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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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게더'의 전현무 효과, 어떤 변화를 만들었나

D.H.Jung 2011. 4. 1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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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 효과, KBS 아나운서들을 호감으로 만들다

'전현무'(사진출처:KBS)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이른바 7단 고음을 선보여 개그맨들마저 포복절도하게 만들어버린 전현무 아나운서. 박미선은 전현무 아나운서의 깝에 대해 '중년의 활력소'라고 표현했고, 박명수는 그가 샤이니 댄스를 출 때 말 그대로 넘어갔다. '개그맨을 웃기는 아나운서'라는 이미지는 전현무의 주가를 한층 올려놓았다. '남자의 자격'에 양준혁 몰래카메라를 위해 중계 해설자로 출연한 전현무는 '출연료 대비 효과가 좋은' 자기 대신 양준혁을 새 멤버로 넣었다며 너스레를 떨고, 깝이 넘치는 해설로 큰 웃음을 주었다.

특유의 끼 덕분에 개그맨으로 알고 있는 분들도 많지만 전현무 아나운서는 많은 아나운서 지망생들이 선망하는 아나운서이기도 하다. 한 때는 아나운서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현재 전현무 아나운서는 말 그대로 KBS의 보배 같은 존재가 되었다. 약 5개 정도의 고정 프로그램을 하고 있고 게스트로도 섭외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는 것. 특히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전현무를 모시기 위해서 줄을 서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진행도 깔끔하게 하면서 특유의 예능감과 끼가 넘치니 예능의 블루칩이 될 만하다.

그런데 이 이른바 '전현무 효과'는 전현무 개인에 머물고 있는 것이 아니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해피투게더'에 동료 아나운서들과 다시 출연한 전현무 아나운서는 그 변화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동료 아나운서들에 대한 이야기를 서슴없이 폭로(?)하는 것으로 밉지 않은 밉상 캐릭터를 가진 전현무 아나운서. 그로 인해 동료 아나운서들의 인간적인 면모들마저 자연스럽게 드러났던 것.

김보민 아나운서는 남편인 김남일 선수와 전현무 아나운서 사이에 있었다는 이른바 멱살 사건으로 연결고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오정연 아나운서의 이른바 '위험한 커피' 에피소드를 폭로함으로써 이제는 서장훈 선수에게 멱살 잡힐 수도 있겠다는 이야기를 끌어내면서 전현무 아나운서는 그녀와의 연결고리도 만들어냈다. 이로서 유재석이 정리한대로 그는 '멱살 아나운서'의 이미지로 웃음을 주었다. 박은영 아나운서와는 열애설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김현욱 아나운서는 후배의 농담을 받아주는 따뜻한 선배의 이미지를 갖게 만들었다.

특히 주목을 끈 건, 박은영 아나운서가 마치 '여자 전현무'처럼 평소 모습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자신이 박명수와 닮았다는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꺼내고, 마치 전현무가 하듯이 오정연 아나운서가 짝짝이 하이힐을 신고 제주도까지 왔던 사연을 폭로하기도 했다. 심지어 코를 후비다가 들킨 사연을 들려주기도 하고, 콧구멍이 크다며 50원짜리 동전을 넣어 보이기도 했다. 사실 이런 모습은 전현무가 일찍이 깔아놓은 멍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아나운서라도 예능에 나와서는 웃음을 주기위해 아낌없이 자신을 낮추는 자세로 호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전현무를 통해 이미 알게된 것.

전현무 효과는 KBS 아나운서들에 대한 호감도로까지 넓혀지고 있다. 아나운서들은 지금 방송의 변화 속에서 변화를 요구받고 있고, 그것을 가장 잘 징후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 바로 전현무다. 이제 시사 교양 프로그램에서 진지한 아나운서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거기에 맞는 변신을 하는 건 그다지 흉잡힐 일도 아닌 시대다. 따라서 이 같은 전현무 효과는 KBS 아나운서실에 새로운 활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