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신입사원', 그 눈물 나는 진심의 인생극장 본문

옛글들/명랑TV

'신입사원', 그 눈물 나는 진심의 인생극장

D.H.Jung 2011. 5. 4. 09:11
728x90


'신입사원'이 보여준 존중과 배려의 가치

'신입사원'(사진출처:MBC)

시그널에 맞춰 즉석에서 진행을 하는 미션을 부여받은 '신입사원' 팀 대결에서 1조의 장성규씨는 흘러나오는 '인생극장'의 시그널 앞에 얼어붙었다. 처음 본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담꾼에 버금가는 재담에 진지함까지 갖춘, 누가 봐도 에이스인 장성규씨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고 결국 배틀에서 7:0 완패를 당했다. 에이스의 패배 탓이었는지 이후 1조는 경쟁조인 4조에게 패하고 말았다.

늘 밝고 재치 있는 모습만을 보여왔던 장성규씨의 그 당혹스런 얼굴 그 표정에, 담임이었던 문지애 아나운서가 눈물을 보였다. 공동담임이었던 김정근 아나운서는 "성규씨에게 너무 큰 짐을 준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떨어져 받게 된 재심사는 '신입사원'이라는 프로그램의 진심을 드러내주는 계기가 되었다. 경쟁을 넘어선 진심어린 출연자들의 따뜻한 마음이 한 편의 '인생극장'을 보는 듯한 극적인 감동을 주었기 때문이다.

팀의 패배가 자신의 패배에서 비롯되었다 자책하는 장성규씨는 "만약에 탈락자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면 자신을 선택하시겠습니까?"하는 심사위원의 질문에 "그렇다"며 그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계속 나 때문이다 라고 이야기하면서 마음 한 켠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저를 보면서 제가 좀 밉더라구요. 분명히 제가 저를 선택해서 떨어뜨렸을 때 후회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제 스스로 벌을 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의 솔직한 대답에 같이 서 있는 동료들까지 눈시울이 붉어졌다.

하지만 다시 "자신의 인생극장을 써보라"는 심사위원의 지시에 그는 특유의 재치를 발휘했다. "아 우리 조가 나 때문에 떨어진 것 같은데 내가 패자부활전에서 붙고 싶다고 말씀드려야 하나? 아냐 내가 잘 못했어 나 때문이야. 나는 절대 붙어선 안 되는 놈이야. 어떡하지 그래도 되고 싶은데? 그래 결심했어! 우리 친구들한테 양보하는 거야!" 막 울 것 같던 동료들도 심각한 얼굴의 심사위원들까지 모두 그의 너스레에 웃음을 터뜨렸다.

함께 선 이윤하씨는 그런 장성규씨를 "다른 의미에서의 공기, 가벼운 면이 있지만 정말 꼭 필요한" 공기라고 표현했고, "가장 자신을 긴장시키는 무서운 동료는 누구냐"는 질문에 "저는 정다희씨를 보면서 1박2일 동안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정말 아나운서를 원하는 사람이고 정말 방송이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정말 저렇게 마음가짐을 가지고 앞으로 계획을 설계해야겠구나. 제가 생각이 너무 미시적이었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말에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정다희씨에게 그 이유를 묻자, 그녀는 "제가 이런 말 들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착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심사위원은 장성규씨의 장점을 들면서 "진중함 속에서도 방향을 틀어서 상황을 유쾌하게 만드는 능력"을 "지금 복잡한 심정의 정다희씨를 위해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해달라고 요청했고, 그러자 장성규씨는 기다렸다는 듯이 춤과 랩과 음성변조를 곁들여가며 정다희씨는 물론이고 심사위원들까지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다.

'신입사원'이 각본 없이 연출해낸 이 눈물과 웃음의 변주곡은 이 프로그램의 진심을 잘 보여주었다. 모두가 합격자로 남고 싶은 그 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서로를 낮추며 보여준 동료애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이 프로그램만의 가치를 만들어냈다. 그것은 이 프로그램이 가장 중요한 가치로 그토록 강조했던 것, 아무리 경쟁하는 관계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갖춰야하는 덕목, 바로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였다. 장성규씨는 심사위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거듭 거기 함께 경쟁자로 서 있는 동료들을 '우리 친구'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