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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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김선아, 여자들이 더 좋아하는 비결

D.H.Jung 2011. 8. 1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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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더 좋아하는 여배우, 그 비결

'여인의 향기'(사진출처:SBS)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했나. 여배우들은 여성 시청자들의 눈총을 받는다. 조금이라도 예쁜 척 하는 모습을 보였다가는 비호감이 되기 일쑤고, 그렇다고 공감 없는 캐릭터에 마구 망가지기만 하다보면 이미지만 망치기도 한다. 특히 로맨틱 코미디처럼 여배우의 상대역으로 멋진 남자가 등장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여배우들이 여성들에게 사랑 받는 것은 훨씬 어렵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도 아랑곳없이 꾸준히 여성들에게도 사랑받는 여배우들이 있다. 공효진, 최강희, 김선아 같은 여배우가 그들이다. 도대체 이들의 비결은 뭘까.

먼저 이들의 가장 큰 장점은 작품 선정이 좋다는 것이다. 제아무리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어도 드라마는 캐릭터에 따라 그 이미지가 다르게 비춰질 수 있다. 따라서 좋은 캐릭터가 있는 작품을 선정하는 것은 여배우들의 필수다. 공효진은 '파스타'의 서유경에 이어 '최고의 사랑'의 구애정 같은 당차고 귀여우면서도 여성스러움을 잃지 않는 캐릭터를 연기했고, 최강희는 '달콤 살벌한 연인'의 이미나, '째째한 로맨스'의 다림 역할은 물론이고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의 은수에 이르기까지 어딘지 엉뚱하지만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로 사랑을 받았다. 김선아는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부터 보여준 털털한 캐릭터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여인의 향기'의 연재 역할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것은 어쩌면 이들의 작품 선정이 뛰어나다기보다는 이들이 갖고 있는 연기자로서의 결이 이렇게 여성들에게도 사랑받는 캐릭터의 캐스팅으로 이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즉 이 정도 연기자들의 색깔이라면 아예 작품을 구상하고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부터 염두에 두는 경우도 생긴다. 그렇다면 이들이 가진 어떤 점들이 여성들도 사랑할만한 캐릭터를 연기할 연기자로 이들을 선택하게 하는 것일까.

그 첫 번째는 외모가 아니라 매력이다. 엄밀하게 말해 공효진, 최강희, 김선아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말하는 여신급 외모는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매력을 갖고 있다. 공효진의 매력은 '공블리'로 불리는 것처럼 보면 볼수록 자꾸만 빠져드는 그 사랑스러움에 있다. 최강희는 '4차원'으로 불리는 것처럼 그 엉뚱함에 매력이 있고, 김선아는 절대 예쁜 척과는 거리가 먼 리얼함과 솔직함에 그 매력이 있다.

하지만 이 매력이 작품 속에서 드러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탄탄히 받쳐주는 연기력이 있기 때문이다. 공효진은 그 누구보다 몰입이 좋은 배우로서 그녀를 바라보는 여성들도 빠져들게 만들고, 최강희는 어떠한 캐릭터도 자신의 중성적인 매력 속으로 끌어안는 장점을 가진 배우다. 한편 김선아는 망가짐이 자연스러운(?) 배우로 그 상황을 우스꽝스럽게 만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현실감을 놓치지 않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웃음 뒤에 찡한 페이소스를 만들어낸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들이 출연한 로맨틱 코미디가 여타의 작품들보다 주목받는 것은 그들이 가진 이러한 매력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로맨틱 코미디는 거기 만나는 남과 여가 핵심일 수밖에 없는 장르이고, 그 중에서도 여성 캐릭터는 그 작품의 주제와 거의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공효진과 최강희, 김선아는 망가지는 것을 피하지 않는 연기로 로맨틱 코미디에서 그 장르에 걸맞는 충분한 웃음을 주면서, 동시에 그 현실감을 잊지 않는 연기력으로 진지함을 유지하는 여배우들이다. 결국 여성들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여배우들이란, 단순히 여성이 아니라 배우로서의 매력을 이들이 작품을 통해 드러내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