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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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탄2'의 진심, 오디션의 사심

D.H.Jung 2012. 1. 2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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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를 통해 보인 '위탄2'의 진심

'위대한 탄생2'(사진출처:MBC)

"그런데 경주야 생방송은 안 되겠어. 섭섭하지?" '위대한 탄생2(이하 위탄2)'에서 이선희 멘토는 멘티인 김경주와 더 이상 생방송을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렸다. 눈물을 주르륵 흘리는 김경주의 눈물을 닦아주며 거듭 "미안하다"고 말하는 이선희. 그런 그녀에게 김경주는 품에서 편지를 꺼내준다. 이선희가 멘티들에게 각각 보내줬던 진심을 담은 편지에 대한 답장이다. 의자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고 김경주를 꼭 안아주며 눈물 흘리는 이선희의 모습에서 '멘토'라는 단어의 의미가 되살아난다. 그 장면 위로 김경주의 인터뷰한 목소리가 오버랩되었다. "한 달 동안 가슴이 꽉 찬 거 같아요."

김경주는 최종 미션 무대에 서기 전에 이런 얘기를 했다. "헤어지는 거 정말 싫어요. 떨어지면 생방에 못가서 아쉬운 게 아니라 옆에 있는 언니 오빠들이 없어서예요." 같은 이선희 멘토의 멘티였던 배수정도 이 멤버들을 "정말 가족 같다"고 말했다. 그들은 배수정을 '큰언니 큰누나'로 부른다고 했다. 이선희가 이들을 무대에 올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얼굴은 흡사 엄마가 자식을 세상에 내보내는 그 표정이다. 최종 미션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도 그녀는 각각의 멘티들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었다. 김경주에게는 호흡과 비브라토를 강조했고, 구자명에게는 담백하게 부르기를, 장이정에게는 조금 오버하면서 불러도 된다고, 또 배수정에게는 강약 조절을 잘 해주기를 부탁했다.

멘티들의 가족들을 모두 초대하고, 소속사 식구들로 이승기와 이서진을 초대한 자리에 앉아, 멘티들과 호흡을 맞춘 연주자와의 무대를 바라보는 이선희는 그 자리에서조차 심사가 아니라 멘토링을 하고 있었다. 멘티의 노래에 때론 깊은 공감을 표하고 때론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그 진심으로 공감해주는 얼굴과 표정과 마음에서 언뜻 '위탄2'의 진심이 느껴졌다. 멘토링이란 바로 이런 것이고, 이것이 '위탄2'가 진정 차별화하려 했던 그 진정성이 아니었던가. 이선희 멘토의 최종 미션 무대는 그래서 가족 모임 같은 훈훈함을 만들었다. 멘티들은 형제 남매 같았고, 이선희와 멘티들, 이선희와 소속사 가족들, 또 멘티들의 기족들, 게다가 멘티와 함께 무대를 꾸민 연주자들까지 가족 아닌 사람이 없었다.

'위탄2'는 멘토 스쿨로 들어오면서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심사에서는 독설도 마다않던 윤일상 멘토의 따뜻한 면모가 멘토 스쿨에서 드러났고, 이승환 멘토의 아이 같은 천진함 뒤에 숨겨진 완벽주의가 보였다. 차갑게만 느껴지던 윤상 멘토는 멘토 스쿨을 통해 섬세하고 사려 깊은 지적으로 멘티들의 변화를 만들어냈고, 이선희 멘토는 마치 엄마 같은 가족적인 멘토링의 따뜻함을 전해주었다. '위탄2'가 보여주는 따뜻한 멘토링을 보며 심지어 감동을 느끼게 되는 것은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것이 하나의 판타지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최고의 무대'를 선사하기 위한 혹독한 트레이닝을 보여준다. 이것은 그 무대에 서는 경쟁자들을 위한 것(그들이 우승하기  위한)이라고 제시되지만 여기에는 또한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사심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것이 방송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위탄2'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오디션의 다른 지점은 바로 멘토링이 주는 따뜻함에 있다. 트레이너와 경쟁자라는 차가운 관계가 아니라 멘토와 멘티라는 관계가 주는 훈훈함. 그래서 만들어지는 경쟁을 초월한 관계들의 스토리. 오디션 프로그램의 사심을 넘어서는 진짜 관계들의 진심. 이것이 '위탄2'가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이다. 이선희는 멘토 스쿨을 통해 그것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