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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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왜 하필 '스타킹'일까

D.H.Jung 2012. 9.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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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이 굳이 <스타킹>을 고집하는 이유

 

왜 하필 <스타킹>일까. 여러 언론 매체에 의해 강호동의 복귀 프로그램으로 <스타킹>이 지목되고 있다. 강호동의 복귀작으로 대중들이 더 원하는 프로그램은 <1박2일>일 것이다. 하지만 <1박2일>은 이미 시즌2의 새 멤버들의 진용이 갖춰진 상태라 강호동의 복귀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것은 자칫 도움을 주기보다 폐를 끼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스타킹'(사진출처:SBS)

물론 강호동이 지상파 방송3사에 각각 한 개씩의 프로그램을 하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화 되어 있다. MBC는 <무릎팍 도사>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이고, KBS는 기존 코너보다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기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SBS의 강호동 복귀 프로그램으로 <스타킹>은 어딘지 약한 느낌을 준다. <스타킹>은 강호동 하차와 거의 동시에 관심도도 뚝 떨어진 프로그램이다. 게다가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그 색깔도 많이 흐려진 상황이다.

 

이런 <스타킹>에 왜 굳이 강호동이 나오려고 하는 걸까. 그것은 이 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특성 때문이다. 즉 <스타킹>은 주인공이 MC도 연예인도 아닌 일반인 출연자들인 프로그램이다. 그들을 무대에 올려주고 한껏 리액션을 해주는 것이 MC와 연예인들의 역할이다. 따라서 강호동으로서는 <스타킹>이 갖고 있는 이런 특성이 그의 복귀 이미지에는 최적이라 여길만 하다. 자신을 띄우기보다는 일반인들을 받쳐주는 모습이 훨씬 더 대중친화적인 강호동의 이미지를 굳건히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강호동이 일반인과 잘 어우러지는 모습은 이미 <1박2일> 등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시청자와 함께 하는 <1박2일> 같은 거대 프로젝트에서 그 전체를 움직이고 때로는 세세하게 그 일반인들 속에 들어가 캐릭터까지 만들어내는 강호동의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또 시골길에서 우연히 만난 가족 여행객들이나 그 동네 주민들과 순식간에 가까워지는 그 특유의 친화력도 익히 봐왔던 모습이다. 그런 그이니만큼 그가 <스타킹>에 투입된다면 어쩌면 조금 가라앉아있는 프로그램을 활기있게 만들어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설혹 살려내지 못하고 소소하게 간다고 해도 강호동으로서는 어쨌든 가장 자연스러운 복귀가 가능하다.

 

또 토요일에 방영된다는 점도 강호동의 유력한 복귀 프로그램으로 <스타킹>이 지목되는 중요한 이유다. 사실상 방송3사가 가장 치열하게 맞붙는 일요일 예능 프로그램으로 어느 한 방송사를 선택한다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물론 복귀 후 조금 시간이 지나고 방송3사에 골고루 프로그램을 포진시킨 상황에는 일요일 예능으로 한 방송사를 선택할 수 있을 게다. 하지만 잠정은퇴 후 복귀하는 프로그램으로 한 방송사의 일요일 예능을 선택한다는 건 여러모로 불편할 수 있다.

 

결국 <스타킹>이 가장 유력한 물망으로 떠오르는 이유는 일반인을 무대에 세운다는 이 프로그램의 일반인을 무대에 세우는 특성과, 그것이 방송3사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안전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거꾸로 말하면 강호동이 극도로 예민하게 모든 걸 신경 써가면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당연한 일일 것이다. 대중들이 복귀를 원하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하더라도 그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는가는 굉장히 중요한 일일 테니 말이다. 어쨌든 이 조심스러운 행보가 대중들의 호평으로 이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