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제와 심사의 충돌을 없앤 <위탄3>

 

<위대한 탄생3>는 확실히 이전 시즌들과 비교해서 참가자들의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진 게 사실이다. 생방송에 진출한 톱16가 보여준 라이브 무대는 그들이 과연 아마추어가 맞는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놀라운 기량을 보여주었다. ‘내 사랑 내곁에’를 부른 한동근은 역시 기대 이상의 노래로 멘토들을 감동시켰고, 소울슈프림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무대 퍼포먼스로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었으며, 나경원은 특유의 리듬감을 무기로 동방신기의 ‘미로틱’을 완전히 자신의 스타일로 소화해냈다.

 

'위대한 탄생3'(사진출처:MBC)

박수진은 어쩌면 조금은 올드해 보일 수 있는 원미연의 ‘이별여행’을 자기만의 소울풀한 창법으로 소화해면서 극찬을 받았고, 이형은은 마이클잭슨의 ‘I want you back'으로 귀여운 소녀의 매력을 뽐냈으며, 오병길은 특유의 감성으로 장혜진의 '1994년 어느 늦은 밤'을 불러 김연우 멘토에게 "나보다 낫다"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그 밖에도 절정의 고음으로 매력을 보여준 정진철이나 이미 프로 가수라는 극찬을 들은 남주희 등등 거의 대부분의 생방송 진출자들의 기량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렇게 실력 있는 이들의 라이브 경연 무대를 더 빛내준 것은 새롭게 도입된 탈락시스템이다. 사실 그간 <위대한 탄생>의 가장 큰 문제점은 멘토제와 심사가 부딪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즉 멘토가 심사도 하고 점수도 주는 방식은 공정성에 큰 균열을 만들었고, 그만큼 논란의 소지도 많았다. 아무래도 손이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는 멘토들이기 때문에 모든 멘티들에게 공정하기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심사하는 멘토의 말 한 마디가 문자 투표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달라진 탈락시스템은 이런 심사와 멘토제의 충돌을 원천적으로 봉쇄시킴으로써 그만큼 공정한 심사가 가능해질 수 있었다. 각각의 멘토가 연령대로 나뉘어진 멘티들과 엮어지고 그 연령대에서 투표로 1,2등을 먼저 합격시키고 나머지 3,4등에서 멘토가 한 명을 선택하는 방식은 여러모로 합리적이다. 일단 시청자들의 참여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셈이고, 멘토 스스로가 자신의 멘티 한 명을 탈락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멘토의 팀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이런 탈락시스템 때문이었을까. 첫 번째 생방송 무대의 결과는 꽤 공감 가는 것이었다. 합격할 이들이 합격하고 탈락할만한 이들이 탈락했다는 얘기다. 톱16에서 탈락한 여일밴드, 신미애, 장원석, 조선영은 이 무대에서 모두 괜찮은 기량을 보여줬지만 그 와중에도 한두 가지의 약점을 보여준 것도 사실이다. 이문세의 ‘옛사랑’을 자작곡과 엮어서 편곡해 부른 여일밴드는 그 편곡이 무난했지만 임팩트가 약했고, 신미애는 늘 지적받아왔던 것처럼 과한 욕심이 조금 어울리지 않는 무대를 만들었다. 또 장원석은 가창력에서 한계를 드러냈고, 조선영은 놀라운 가창력을 갖고 있지만 조금 어려운 선곡으로 대중성이 약했다. 그만큼 대중들이나 멘토들이 바라보는 것이 탈락시스템에 잘 반영이 됐다는 얘기다.

 

물론 이렇게 변한 탈락시스템이 갖는 약점도 있다. 그것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또 하나의 재미일 수 있는 심사위원들의 심사가 약화되었다는 점이다. 점수가 부여되지 않기 때문에 심사는 감상의 차원에 머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용감한 형제는 심사에 있어서 그다지 임팩트 있는 이야기를 건네지 못했고 정반대로 김태원은 너무 과한 표현들이 나오면서 무슨 이야기인지 알아듣기 어려운 말들이 나오기도 했다. 그나마 김연우가 할 얘기는 하면서도 유쾌하고 활력 있는 심사로 주목을 끌었다. 또한 연령별로 굳이 나눠 탈락자를 가르는 방식 역시 특정 세대에 불리함을 안겨줄 수도 있다는 약점도 존재한다.

 

하지만 심사가 주는 재미가 약화되었다고 해도 달라진 탈락시스템이 부여하는 공정함은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건 그 무엇보다 공정성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공정한 룰 위에 서 있기 때문에 <위대한 탄생3>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기량의 참가자들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물론 시청률이 만족할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간 꽤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위대한 탄생>은 이번 시즌3에서 비로소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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