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정글', 김병만의 이 진심을 어떻게 외면하나 본문

옛글들/명랑TV

'정글', 김병만의 이 진심을 어떻게 외면하나

D.H.Jung 2013. 7. 28. 09:18
728x90

<정글>, 시청자를 바운스시키는 김병만이라는 심장

 

김병만. 이 친구 진심이다. 진심이 아니라면 미친 거다. 방송을 위해서 하늘에서 뛰어내리고 기꺼이 바다 속으로 뛰어든다는 것은 제 정신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스카이다이빙을 하기 위해 비행기에 타고 있는 김병만의 얼굴에는 달인답지 않은 긴장감이 어려 있었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다른 일도 아니고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일이다.

 

'정글의 법칙(사진출처:SBS)'

보통 사람이라면 한 번 뛰어내리기도 힘든 그것을 그는 외국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하기 위해 25회 이상을 뛰어내렸고(그래야 에이 라이센스를 받는다), 그것도 모자라 바다 위로 뛰어내리기 위해 3일 동안 25회를 더 뛰어 50회 경험을 채웠다고 한다. 그가 하늘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을 찍은 사진 속에서 김병만은 밝게 웃고 있었다.

 

<맨발의 친구들>이 단점 극복 프로젝트로 진행했던 다이빙에 참가한 김병만은 다이빙 관련 자격증만 무려 세 개라고 말했다. 물론 그 자격증은 <맨발의 친구들>이 도전한 다이빙과는 상관없는 것이었다. 스킨스쿠버 오픈워터와 스킨스쿠버 어드밴스드 오픈워터 그리고 프리 다이빙이 그것이다. 이것은 물론 <정글의 법칙>을 위한 것이다. 그간 바다로 뛰어들면서 좀 더 깊은 바다로 들어가기 위해, 좋은 장면을 잡아내기 위해, 또 식량 확보를 위해서도 다이빙 자격증은 반드시 필요했을 게다.

 

이렇게 준비된 김병만이 9번째 도전지로 간 곳, 카리브해는 그래서 어쩌면 그의 놀이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정글이라는 공간이 언제 병만족을 위험과 고통 속에 몰아 넣을 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래도 김병만이 준비한 스카이 다이빙과 스쿠버 다이빙은 분명 이번 <정글> 여정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기에 충분하다.

 

처음 <정글의 법칙>이 아프리카 나미비아에 갔을 때만 해도 어쩌면 나무를 손쉽게 타고 오르고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나무로 집을 짓고 먹이를 구해 끼니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아끌 수 있었다. 하지만 거듭되는 다양한 도전지 속에서 김병만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진 게 사실이다. 그리고 이것은 또한 김병만이 늘 준비해오던 것이기도 하다. ‘달인’을 하며 그 무수한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건 그것을 즐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도전이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진심을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극기’라는 주제에 김병만은 스스로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웃음을 잃지 않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자 병만족들 역시 여기에 모두 동참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것은 아마도 그간 <정글의 법칙>에 웃음이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에 대한 김병만과 병만족의 의지일 것이다. 하지만 정글에 들어가 웃음을 잃지 않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일까. 정글에서 웃음을 잃지 않으려면 그 정글을 이겨낼 수 있는 준비된 자세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김병만이 하늘과 물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듯이.

 

김병만은 아마도 이미 이 험난한 길에 뛰어 들었을 것이다. 준비된 자가 되기 위해 진짜 탐험가, 생존전문가로서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배워가는 것. 처음부터 진짜 ‘달인’은 아니었지만 어느 순간 김병만이 진짜 달인으로 우리 앞에 서게 되었듯이, 그는 언젠가는 진짜 탐험가로서 우리 앞에 설 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고 해도 시청자를 바운스시키는 김병만이라는 심장, 적어도 이 진심만은 외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