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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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SNL코리아', 상생하려면

D.H.Jung 2013. 8. 1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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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SNL코리아>, 섹시에 품격을 얹어야

 

노출이 화제가 되어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클라라는 스스로 밝히길 훌륭한 연기자가 진짜 목표라고 했다. 물론 여타의 노출로 주목받은 연기자들도 목표는 같을 것이다. 하지만 목표는 같다고 결과도 같을 수는 없다. 노출이 화제가 되었던 여배우 오인혜나 이소은, 하나경은 당시 잠깐 주목받았을 뿐 지금은 거의 잊혀진 존재가 되었다. 그렇다면 클라라는 어떨까. 그녀도 반짝 노출 스타로 끝나버릴까. 아니면 그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일까.

 

'SNL코리아(사진출처: tvN)'

확실히 클라라의 존재감이 여타의 노출 여배우들과 비교해 더 큰 것만은 분명하다. 그것은 아마도 다른 여배우들이 영화쪽에서 활동하는 반면, 클라라는 드라마나 예능 같은 방송쪽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지금 현재 SBS 주말극 <결혼의 여신>에서 TV 앵커인 유부남 노승수(장현성)의 불륜녀인 신시아 정(클라라) 역할을 연기하고 있다. 썩 연기를 잘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육감적인 캐릭터와 클라라의 이미지는 잘 맞아 떨어진다는 점에서 그다지 이물감이 있다 말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무엇보다 클라라의 존재감을 확실히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은 <SNL 코리아>다. 그녀가 노출로 주목받는 시점에 마침 <SNL 코리아> 같은 19금 예능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녀에게는 엄청난 행운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SNL 코리아>는 클라라를 새로운 크루로 합류시킨 이후 훨씬 더 노골적인 19금 콩트 코미디를 선보이고 있다. 첫 출연에서 그녀는 김완선과 간단한 섹시대결을 벌이더니, 조동혁과 한정수가 호스트로 출연한 두 번째 방송부터는 훨씬 더 빛나는(?) 활약을 선보였다.

 

그녀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패러디를 통해 신동엽으로 하여금 베드신을 상상하게 만들기도 했고, ‘아찔한 요가 학원’에서 특유의 몸매를 선보이고는 조동혁에게 이상한 동작을 하게 만들고 그것을 관찰하는 콩트를 하기도 했다. 또 ‘우리는 하나다’에서는 감독 신동엽의 여자 친구로 등장해 팀을 순식간에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마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클라라의 활용도가 높은 것은 그녀가 갖고 있는 섹시함 혹은 섹시한 이미지가 19금 콩트 코미디에는 딱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안영미가 가끔 노출을 통해 섹시 이미지를 드러내고 때로는 김슬기나 서유리가 여기에 가세하지만 클라라만큼 확실한 섹시 아이콘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SNL 코리아>로서도 클라라의 크루 합류는 그만큼 괜찮은 선택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클라라에게도 마찬가지다. 최근 MBC 에브리원 시트콤 <무작정 패밀리 시즌3> 제작발표회 도중 갑자기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린 것에 대해서 클라라는 스스로도 자칫 섹시 이미지로만 굳어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노출과 섹시 이미지로 주목받은 클라라인 만큼 그것을 벗어내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그것을 피하기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정면돌파 하는 것도 방법이다.

 

물론 그렇다고 더 노출을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노출이나 섹시 이미지 역시 연기의 한 부분이라는 점이다. 그것을 부정하기보다는 좀 더 원숙하게 해내고 그 안에서 다른 면들까지 끄집어낼 수 있다면 클라라는 섹시 이미지만이 아닌 연기자의 이미지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섹시한 것을 단지 몸으로만 보여줄 때 노출 이미지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굳이 몸을 드러내지 않아도 섹시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연기의 영역으로 소화될 때 노출로만 이미지 메이킹된 클라라의 출구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을 게다.

 

<SNL 코리아>는 그런 점에서 클라라에게 최적의 프로그램인 셈이다. <SNL 코리아>는 19금으로 대변되는 선정성이 있으면서도 시사 풍자 같은 개념이 동시에 탑재되어 기묘한 조화를 이루는 프로그램이다. 즉 19금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좀 더 과감한 표현이 가능하면서도 그 표현 속에 풍자 같은 개념을 장착한다면 클라라의 이미지는 훨씬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SNL 코리아>가 과연 클라라를 그런 방식으로까지 소비할 것인가이다. 클라라 투입으로 19금 콩트는 확실히 과감해졌지만 그로 인해 시사 풍자가 약화된 느낌이 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SNL 코리아>도 클라라도 상생하기 위해서는 섹시에 어떤 품격을 얹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