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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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 감독의 '디워2' 집착이 위험한 까닭

D.H.Jung 2014. 6. 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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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는 없고 장밋빛 계획만 무성한 <디워2>

 

“100억을 투자하지만 1,000억이 돼서 돌아 올 수 있는 상황이다.” JTBC <연예특종>에 나와 심형래 감독이 영화 <디워2>의 제작준비를 하고 있다며 밝힌 말이다. 심형래의 말대로라면 엄청난 수익률이다. 하지만 이제 겨우 제작 첫 단계에서부터 돈 얘기부터 나오는 건 어딘지 섣부른 느낌이다. 영화감독이라면 돈 얘기보다는 영화 얘기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

 

'연예특종(사진출처:JTBC)'

심형래 감독에 따르면 최근 <디워2>는 제주 비스타케이호텔그룹과 100억 원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투자 결정 이유는 중국에서 <디워>가 보인 흥행이 <디워2>로 이어지면 투자 수익은 물론이고 홍보효과도 누릴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란다. 역시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다.

 

그는 또 현재 “<디워2>1차 시나리오가 나온 상태이며 CG감독으로 <고질라><스파이더맨3>의 시각효과를 맡은 데이비드 에브너와 함께 작업하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오는 7월 중순에는 미국에서 할리우드 스태프들과 영화의 제작 방향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물론 데이비드 에브너와의 계획은 구두 협의된 상황이라고 한다.

 

또 캐스팅에 있어서도 영화에 아시아인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일본의 유명 여배우와 중국 여배우를 포함해 여러 배우들이 물망에 올라 있다고 말했다. 캐스팅을 하고 있지만 아직 논의 사항이고 결정된 건 없다는 얘기다.

 

심형래 감독의 이야기는 대부분 얼마를 투자받을 계획이고 그것이 얼마의 수익을 낼 것이며 또 누구와 작업할 것이고 어떤 연기자를 캐스팅할 것이라는 얘기에 집중되어 있다. 정작 <디워2>가 어떤 영화인지는 잘 알 수가 없다. 막연하게 1969년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미국과 소련이 치열한 우주과학기술경쟁을 벌이던 시대에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한다. 실체는 없고 주변 얘기만 무성하다.

 

사실 <디워2>에 회의적인 것은 <디워>를 그다지 성공작이라 부를 수 없기 때문이다. 당시의 애국주의와 논란이 뒤섞인 마케팅으로 국내에서 흥행하기는 했지만 이미 관객들은 그 실체를 보았다. 전작에 실망감을 갖는 관객이 속편을 찾아볼 까닭이 있을까. 아니 실패한 전작의 속편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심형래 감독의 말대로 1000%의 수익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면 아마도 거대 투자사들이 이를 가만히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어디에서도 거대 투자사가 <디워2>에 투자했다는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게다가 심형래 감독의 이야기들은 실제 이루어진 것보다는 앞으로의 계획에 더욱 집중되어 있다. 미리 1000%의 수익을 예상하는 것처럼 미래에 대한 계획은 넘쳐나지만 실제 성사된 구체적인 일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100억대, 아니 그 이상의 투자가 오고가는 작품이라면 향후 실패하거나 엎어졌을 때 그 파장 또한 클 수밖에 없다. CG 작품은 지금의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더 정교해져야 하고 그러려면 투자비는 더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것이 진정 감당할 수 있는 일이라고 여기는 것일까. 직원 임금과 퇴직금 체불 혐의로 기소되고 파산신청까지 한 심형래 감독이다. 그는 왜 이렇게 <디워2>에 집착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