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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라의 '매직', 강용석 이어 유정현도 통할까

D.H.Jung 2014. 7. 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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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아이>, 김구라와 유정현, 왜 강용석이 떠오를까

 

김구라는 왜 정치로 인해 비호감 이미지를 가진 인물들과 방송을 같이 하는 걸까. JTBC <썰전>에서 김구라와의 조합으로 최대 수혜를 입은 인물은 단연 강용석이다.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저격수처럼 나서다가 오히려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도 있는 강용석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김구라와의 조합으로 강용석은 예능계에 자신의 입지를 제대로 마련했다.

 

'매직아이(사진출처:SBS)'

SBS <매직아이>의 후반부인 숨은 얘기 찾기코너에 브라질 월드컵 중계 때문에 자리를 비운 배성재 아나운서를 대신해 유정현이 김구라와 함께 자리한 모습에서 <썰전>의 강용석을 떠올리게 되는 건 왜일까. 물론 프로그램은 유정현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듯, 고정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유정현 역시 여배우와의 모텔 출입 루머로 곤혹을 치른 적이 있고 무엇보다 정치와 방송을 오가는 과정에서 그 진정성을 의심받음으로써 비호감 이미지를 가진 인물이다.

 

유정현과 김구라는 JTBC <적과의 동침>에서도 함께 출연한 적이 있지만 그다지 시너지를 발휘하지는 못했다. 그것은 김구라와 유정현이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분량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김구라와 강용석이 시너지를 이뤘던 가장 큰 이유는 김구라 특유의 독설이 비호감 이미지의 상대방에게 쏟아졌을 때 양자에게 모두 이득을 주기 때문이다. 이 조합에서 김구라의 독설은 더 시원하게 느껴질 수 있고, 강용석은 저격수가 아닌 당하는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다.

 

게다가 강용석은 정치인들의 뒷얘기를 끄집어낼 수 있는 인물로, 김구라에게는 최적의 이야기 보고처럼 느껴질 수 있다. 즉 정치인에 대한 비호감 이미지를 강용석에 투영시키고 김구라는 독설로 그걸 파헤치고 뒤집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속 시원함을 선사하는 것. <매직아이> ‘숨은 얘기 찾기에 출연한 유정현 역시 정치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기 쉬운 상대다. 첫 회에 출연한 박원순 서울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홍보를 했던 김현성씨와 유정현 그리고 김구라의 구도는 저 <썰전>의 강용석과 이철희, 김구라 구도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강용석이 <썰전>을 통해 방송인으로 자리를 잡은 것과 유정현이 <매직아이>를 통해 하려는 시도는 다른 지점이 있다. 그것은 먼저 이 두 프로그램의 방송 플랫폼이 다르다는 점이다. 종편의 틈새 전략은 웬만한 논란거리까지 허용되는 분위기지만, 지상파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그저 비호감으로 남을 가능성이 더 크다. 강용석이 여전히 지상파로 진출하지 못하고 종편과 케이블 언저리에 남아있는 이유가 그것이다.

 

<매직아이>에서의 김구라와 유정현의 만남은 그래서 강용석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그 조합이 그다지 유쾌하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를 만든다. 물론 이것은 일회적인 것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규로 자리한 첫 방송에서 이런 카드를 먼저 내미는 것은 현명한 선택으로 보이지 않는다. 마치 두 개의 독립된 프로그램을 억지로 이어놓은 듯한 <매직아이>는 우선적으로 긍정적인 공감대 형성을 우선해야 그나마 승산이 있지 않을까.

 

강용석에 이어 유정현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면 이제 김구라의 독설은 욕먹는방송인들에게는 확실히 매직같은 힘을 발휘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독설이 욕이 아닌 속 시원함으로 이어지게 하는 데는 그만한 대상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또한 지금 현재 대중들의 정치에 대한 입장을 말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결국 김구라의 선택은 대중들의 욕구를 대리실현 해주는 그 위치에서 나온 것이다. 얼마나 정치인들에 대한 비호감이 컸으면 그들을 향한 독설이 이토록 시원하게 다가올까. 또 그렇게 당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들이 비호감 이미지를 털어낼까. 놀라운 매직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