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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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실패 '무도', 후원단체가 오히려 격려한 까닭

D.H.Jung 2014. 7. 2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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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결과는 실패했지만 과정은 성공했다

 

찾아와 주신 것만 해도 큰 도움이 되요. 미혼모들의 전화가 많이 왔어요.” “결과보다는 과정이 너무 훌륭했다 생각하고요.” “열심히 했으니까 그걸로 된 거죠.” “나누고자 하는 마음에 크고 작음이 없고 고맙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저희에게 마음으로 이렇게 해주신 것만 해도 감사합니다.” “우리 시각장애아동들을 위해서 앞으로 나아가줬다는 것 그리고 그런 관심 갖게 해줬다는 게 얼마나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셨는지 몰라요.” “1등을 한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함께 했다는 게 중요하죠.”

 

'무한도전(사진출처:MBC)'

<무한도전> 스피드 레이서 특집에서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에 나갔지만 단 한 사람도 완주를 못한 출연자들을 오히려 격려한 건 그들이 도와주려 했던 후원단체들이었다. 스폰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스폰서를 해주기 위해 대회에 참가했던 <무한도전> 멤버들은 후원단체를 찾아 일제히 죄송하다며 완주를 못한 것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무한도전> 멤버들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그것은 비록 도전에 실패했지만 이들 후원단체들이 그 마음 씀씀이의 진심을 느꼈기 때문이다. 5개월 동안의 질주. 하지만 그 질주는 그저 스피드를 즐기는 것만이 아니라 자동차에 붙여 놓은 광고 스티커들처럼 후원단체들의 꿈이 함께 달리고 있었다. 모두가 완주를 못한 결과에 결국 터져 나온 눈물에는 아쉬움과 함께 미안함, 고마움이 뒤섞여 있었을 것이다.

 

누구의 탓을 하지 않고 스스로 책임을 지려하는 모습과 약속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은 <무한도전>의 실패가 더 이상 실패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사실 성공과 실패가 뭐 그리 중요할까. 다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달리려고 했던 그 마음들이 소중한 것이고, 그 마음의 이면에 놓여진 책임감과 따뜻함이 더 중요한 것이다. 결과는 실패했지만 과정은 성공했다.

 

실패한 성공이 환기시키는 것들은 실로 크다. 성공한 후 과정의 마음을 다 잊어버리는 우리 사회의 리더들을 얼마나 많이 보았던가. 그들보다는 실패한 자의 변함없는 마음이 더 뭉클하게 다가오는 현실이다. 특히 정치인들이라면 이 <무한도전>이 보여준 실패한 성공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만일 끝까지 마음을 다해 그 진심을 보여준다면 비록 실패했다고 해도 충분히 격려 받을 수 있다는 것. 후원단체가 사과하러 온 <무한도전> 멤버들을 격려해준 것처럼.

 

흔히 지금을 승자가 모든 걸 가지는 승자 독식 사회라고들 말한다. 그래서일까. 세상에 넘쳐나는 게 성공담이지만 우리 사회에 더더욱 필요한 건 어쩌면 성공적인 실패담인지도 모른다. 화려한 성공만이 아니라 어떻게 아름다운 실패를 했는가 하는 이야기에 대한 가치부여는 그래서 이 시대에는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완주를 못한 아쉬움 앞에 하염없이 눈물 흘리던 유재석과, 애써 웃으려하다 그를 보고는 눈물을 터트린 노홍철, 그리고 어떻게든 완주를 하려고 했던 하하나 정준하 모두 그런 면에서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하다. 또 그들과 함께 대회를 준비했던 모든 관계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나눔의 집을 찾은 유재석에게 할머니가 전하는 말은 그래서 시청자들의 마음 그대로일 것이다. “우리가 미안해요. 고생했죠? 건강한 모습 보고 기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