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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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킴 vs 레이먼 킴, 주말 예능 장악한 셰프들

D.H.Jung 2015. 4. 1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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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프들은 어떻게 주말 예능의 메인이 됐을까

 

이 정도면 셰프들 세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실내에서나 실외에서나 음식이 등장하고 그 음식을 요리하는 셰프들이 등장한다. 우리말을 유창하게 하는 외국인이 예능에 출연하는 게 하나의 트렌드였다면 최근에는 셰프들이 등장하는 게 또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진짜사나이(사진출처:MBC)'

이런 사정은 주말 예능도 예외가 아니다. <12>은 지난해 가을밥상특집으로 샘킴과 레이먼 킴이 출연해 대결을 벌인 바 있다. 이번에 샘 킴과 레이먼 킴은 각각 MBC <진짜사나이>KBS <12>로 대결을 벌이고 있다. 물론 <12> ‘주안상특집에는 레이먼 킴 이외에도 중화요리의 대가 이연복 셰프와 강레오 셰프가 출연했지만 최근 들어 주목받는 건 단연 레이먼 킴이다.

 

레이먼 킴은 SBS <정글의 법칙> 인도차이나 반도편에 출연해 이른바 정글 쿡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껏 정글에서 맛보다는 생존을 위해 음식을 먹어왔다면 레이먼 킴이 있는 정글에서는 즉석에서 얻은 식재료들로 화려한 정글세끼의 만찬이 매번 벌어진다. 조금은 거친 듯한 레이먼 킴의 요리 스타일은 정글과 잘 어우러지며 독특한 그만의 개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런 그가 <12>에 새로 투입돼서는 재료 구입비를 놓고 벌어지는 복불복에서 단 한 번도 제대로 맞추지 못해 0원의 굴욕을 당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전국에 있는 소규모 막걸리 양조장을 찾아가 그 막걸리에 걸 맞는 주안상을 차리는 미션을 부여받은 출연자들. 재료 구입비가 하나도 없는 레이먼 킴은 막걸리를 팔아 재료를 사면 안 되냐는 엉뚱한 아이디어를 내놓아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레이먼 킴이 그래도 요리를 하는데 있어서 어떤 카리스마를 보여준다면, 샘 킴은 훨씬 더 인간적인 면이 돋보이는 캐릭터다. 그는 지난 <12> 가을 밥상 편에 출연했을 때도 레이먼 킴과는 달리 의외의 허당 이미지를 보여준 바 있다. 샘 킴의 허당 이미지는 <진짜사나이>라는 군대 상황 속에서 극대화되어 보여지고 있다.

 

특급 셰프로서의 위용은 온 데 간 데 없고 취사병으로 들어가서도 설거지를 도맡아 하며 선임들에게 갖은 구박을 들어야 하는 입장이다. 나름대로 셰프로서의 선택, 이를 테면 식감을 위해 양배추를 조금 넓게 쓰는 것 같은 그의 선택은 그러나 군대라는 공간에서는 오히려 핀잔을 듣는 이유가 되었다. 먹기 좋게 얇게 썰어야 한다는 것. 500인분의 식사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은 레스토랑의 주방과는 사뭇 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를 통해 보여지는 건 샘 킴의 인간적인 면모다. 셰프로서의 카리스마보다는 그런 걸 내려놓은 소박한 아저씨의 모습을 보여주는 샘 킴은 바로 그 권위를 내려놓는 지점에서 그만의 매력이 발견된다. 반면 레이먼 킴은 초반 열악한 상황에서 시작하지만 특유의 진지함과 카리스마를 잃지 않고 마지막 반전을 노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상반되지만 각자의 매력이 확연히 달라지는 지점이다.

 

셰프들이 주말 예능을 장악하게 된 까닭은 최근 트렌드로 자리한 쿡방이 한 몫을 차지한다. 본래 음식이야 예능의 단골소재였지만 이제 그 음식을 단순히 먹는 것만이 아니라 요리하는 재미까지를 덧붙이게 된 것. 그러니 이를 수행해줄 셰프들의 등장은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단지 요리만 잘한다고 예능에서의 활약을 보일 수 있는 건 아니다. 레이먼 킴과 샘 킴은 그런 점에서 작금의 예능에 최적화된 인물들이다. 요리실력은 기본이고 그 위에 자신들만의 확고한 캐릭터까지 세워놓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