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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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혜, 표절 논란보다 심각한 소통의 실패

D.H.Jung 2015. 9. 1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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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혜, 미숙한 대처방식으로 인성문제까지

 

표절 논란만큼 그 진위를 파악하기 힘든 사안도 없다. 특히 요즘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다양한 생각들과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그것이 인터넷이라는 저장고에 채워지고 보여지는 상황에 표절 시비는 더더욱 많아질 수밖에 없다. 사실상 우리의 뇌가 이제는 정보의 네트워크라는 공동의 뇌를 더해 무언가를 생각하고 만들어내고 있는 현실에서 완전히 새로운 것이 과연 존재하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사진=중국 동방TV <여신의 패션> 웨이보

그러니 표절 문제는 더 신중하게 들여다봐야 하고 그 진위가 파악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중요한 건 이 표절 논란의 대상이 연예인처럼 주목받는 위치에 서게 됐을 때 사안의 진위와 상관없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노출되어 있는 해당 연예인은 훨씬 더 소통에 신중해야 한다. 만일 표절이 아니라고 해도 표절 문제를 제기한 상대방의 입장을 최대한 수긍하고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어쨌든 불거진 사안에 대해 대중들이 가질 의혹을 풀어주기 위한 소통의 노력도 필요하다.

 

하지만 자신에게 불거진 의상 표절 논란에 있어서 윤은혜 측은 그 소통 방식에 있어 너무나 미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윤춘호 디자이너가 SNS를 통해 불쾌한 심사를 드러내며 표절문제를 제기했을 때 보다 신속하게 그에 대한 입장을 보여주지 않았고, 무려 이틀이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내놓은 해명에서도 상대방의 입장을 보듬어주기보다는 오히려 윤은혜라는 이름 석 자를 이용한 브랜드의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식으로 불을 질렀다.

 

여기에 대해 윤춘호 디자이너가 왜 윤은혜가 중국 동방 TV<여신의 패션>에서 1위를 차지한 의상이 자신의 브랜드 아르케 의상을 표절한 것인가에 대해 조목조목 그 근거들을 제시한 점은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다. 게다가 윤춘호는 윤은혜 측이 자신들과 직접 소통하지 않고 SNS에 문제제기를 한 것에 대해 노이즈마케팅의 의구심을 제기한 점에 대해서도 사실은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SNS에 사안에 대해 올리기 전 윤은혜 측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애매한 해명으로 일관했었다는 것.

 

표절 논란이라는 개인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 윤은혜 측은 너무 안이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즉 사안에 대한 대처 속도가 너무나 느리고, 게다가 그 대응방식도 오히려 상대방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바라보고 있는 대중들이 이제는 윤은혜 개인의 인성 문제까지 들고 나오게 된 건 이러한 잘못된 소통 방식에서 비롯된 일들이다.

 

물론 윤은혜 측의 주장처럼 표절의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미 사진으로 공개된 의상들이 너무나 비슷하다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게다가 윤은혜 측이 해당 의상의 브랜드를 비교적 최근까지도 입었었던 정황까지 덧붙여졌다. 그러니 패션의 전문가가 아닌 대중들로서는 표절 문제를 제기한 윤춘호의 입장에 상당 부분 동조할 수밖에 없다.

 

윤은혜 측은 대중들에게 이런 의구심이 있다는 걸 인지해야 하지 않을까. 사실 표절 논란 자체보다 더 심각한 건 그래서 대중들이 갖게 될 입장을 먼저 들여다보지 않는 태도의 문제다. 사실 연예인들에게 언제든 논란은 벌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논란이 소통의 실패를 더하게 되면 자칫 태도와 인성의 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 논란이야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수그러들 수 있어도 인성의 문제는 결코 수그러드는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