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는 눈의 확장, 'W'

TV라는 매체는 그 본질이 '멀리 있는 것을 지금 여기에서 본다'는 이른바 '원격현전'이다. 텔레비전(Television)이란 용어 자체가 멀리(tele) 있는 것을 본다(vision)는 뜻. 그런데 과연 우리는 TV를 통해 멀리 보고 있을까. 또 멀리 보고 있다고 해도 그 멀리 있는 것을 제대로 자세하게 보고 있을까. TV가 오락적인 기능에 매몰되고 있는 동안, 정보적인 기능은 그 본질에 맞게 제대로 작동되고 있었을까. 'W'는 어쩌면 TV를 트는 순간 당연하게 생각해야할 이 질문들에 답변하는 몇 안 되는 프로그램 중의 하나일 것이다. 세상을 보는 눈의 확장, 바로 'W'가 꿈꾸는 프로그램이다.

맥루한이 매체가 우리네 감각을 확장시킴으로써 '지구촌'을 도래하게 할 것이라고 한 것처럼, 'W'는 우리의 눈으로는 다가가기 힘든 지구 구석구석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포착해내 우리네 감각기관으로 전달한다. 카메라는 그 감각을 확장시키는 기구다. 그것은 마다가스카르로 케냐로 필리핀으로 미얀마와 우간다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달려가 그 곳의 이야기들을 담아낸다. 이것은 카메라의 세례다. 아무도 관심두지 않는 지구촌 어느 구석의 소외된 이야기는 카메라의 세례를 통해 우리의 눈으로 전달되고, 바로 그것으로 인해 그 곳은 관심 받고 변화하게 된다.

'엘살바도르 맹그로브 숲의 아이들' 편은 그 곳의 학교에 가지 못하고 대신 노동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보여줌으로써 변화의 단초를 마련했다. 이 편이 방영된 후, 시청자들은 스스로 후원카페를 마련하고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보내 이 곳의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주었다. 처음 한 명으로 시작한 '학교 보내기 프로젝트'는 이제 16명에 달한다고 한다. 지구 저 편에 일어나는 일을 지금 여기서 보고 느끼고 행동하여, 그 곳에 변화를 준다는 것. 이것이 바로 지구촌이라는 의미에 딱 맞는 매체의 역할이 아닐까.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이 가치있는 것은 좀더 총체적으로 지구를 관망할 수 있는 눈을 갖게 해준다는 것이다. 온실가스와 대기오염으로 점점 바다 속으로 잠겨가는 키리바시 공화국 사람들을 다룬 '잊혀져가는 사람들의 당부'편은 단적인 예다. 그들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살 터전을 잃어버린 그들이지만, 뉴질랜드 같은 인근 나라가 보여주는 냉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국가의 차원이 아닌 지구적 차원으로 보는 시선이 얼마나 진실에 가까운 것이고 중요한 것인지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지구촌 구석에 소외된 이들을 조명해주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W'는 그 곳에 희망의 손길을 전해주는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난민들을 돕고 사랑을 전하는 행동은 제작진들의 진정성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 어떤 PD는 촬영 끝에 자신보다 더 필요할 것 같다며 그들에게 카메라를 건네주고 오기도 하고, 어떤 PD는 남은 출장비를 몽땅 털어주고 올 정도로 이들의 일은 이제 일의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그들이 잡아오는 영상이 우리에게 정보 이상의 감동을 주는 것은 그 때문이다.

본격 국제 시사프로그램. 이것이 'W'가 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거창하게 표현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국제 시사가 우리와 멀리 떨어진 어떤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와 직결된 삶의 문제라는 것을 이 프로그램은 손수 보여줘 왔기 때문이다. 지구 전체를 하나의 이웃으로 묶는 인식의 전환. 이것이 'W'가 해온, 또 앞으로 해나갈 가장 큰 사명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200회 특집으로 'W'에서는 2주에 걸쳐 '1부-지상 최후의 풍경'과 '2부-희망은 어디에나 있어야 한다'를 방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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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대중문화로 주목받는 촬영지

드라마나 영화의 촬영지가 주목받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올해 휴가철을 맞아 가장 주목받는 곳은 어딜까. 최근 이른바 뜨고 있는 작품들을 염두에 둘 때, 떠오르는 두 지역이 있다. 그것은 현재 시청률 40%에 육박하고 있는 '선덕여왕'의 경주와, 역시 1천만 관객을 예고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해운대'의 부산이다.

물론 '선덕여왕'의 촬영지는 경주만이 아니다. 용인의 MBC세트장에서도 촬영을 하고, 양평에서도 야외 촬영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경주가 '선덕여왕' 촬영지로 주목받는 것은 그 곳 보문단지 내에 조성된 신라밀레니엄파크 내에 있는 세트장 때문만은 아니다. 지금껏 사극이 조명하지 않았던 신라를 온전히 품고 있는 곳으로서의 경주가, '선덕여왕'으로 주목받는 여행지가 되는 이유다.

따라서 드라마 '선덕여왕'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세트장에서만이 아니다. 선덕여왕 하면 우선 떠오르는 첨성대가 그렇고, 지금까지는 조금은 쓸쓸하게 존재해온 선덕여왕릉이 그렇다. 그 곳에 가면 드라마가 왜 그다지도 천문에 관심을 두는가를 직접 느껴볼 수 있다. 드라마의 이야기지만 미실(고현정)과 덕만(이요원)이 천문을 두고 벌이는 대결구도는 실제로 선덕여왕이 얼마나 여기에 관심이 많았는가를 거꾸로 알려주는 대목이다.

첨성대가 있는 대릉원 주변에는 실제 드라마 '선덕여왕' 촬영지가 있어서인지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주변에 조성된 지천으로 피어난 연꽃들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그 앞에 서면 카메라를 꺼내고픈 욕망에 사로잡히기 마련이다. 드라마 포스터에 선덕여왕이 쓰고 있는 금관과 금귀고리를 보려면 대릉원 맞은편에 있는 천마총에 가보면 된다. 천마총도 천마총이지만, 거기까지 가는 길에 조성된 소나무 군락이 장관이다.

경주가 '선덕여왕'으로 들썩이고 있다면, 부산은 영화 '해운대'로 들썩인다. 1천만 관객을 앞두고 있는 '해운대'는 그 제목 자체가 해운대이기 때문에 이 공간이 갖는 특별함은 더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해운대 해수욕장에는 영화 '해운대'의 포스터가 즐비하게 걸려 있어, 영화 속 장면과 실제 장면의 묘한 긴장감을 느끼게 해준다. 해운대를 통째로 잡아먹는 쓰나미를 잡아낸 영화는, 해운대를 인파의 쓰나미로 법석대게 만든다.

해운대라는 공간이 영화적으로 의미가 있었던 것은 앞으로는 바다가 있고 뒤로는 호텔과 빌딩들이 서 있는 그 공간적 특수성에 비롯된 바, 해운대의 묘미는 바닷바람 맞으며 호텔 잔디밭에서 벌어지는 쇼를 감상하는 것이다. 누리마루에서 보는 멋진 풍광은 영화 해운대에서 엄정화가 다가오는 쓰나미 앞에 이리 뛰고 저리 뛰던 그 장면을 이야기하게 만든다. 영화 '해운대'가 보여준 부산만의 지역적인 재미, 특유의 활력은 해운대라는 공간에 서면 현실로서 보여진다.

문화 컨텐츠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익히 알려진 바다. '주몽'의 성공이 그 테마파크가 있는 전라도 나주를 일으켜 세웠듯이 '선덕여왕'은 경주를 재발견하게 만들고 있고, '라디오 스타'라는 영화 한 편이 강원도 영월을 우리에게 새롭게 보이게 했듯이, '해운대'는 부산을 우리 앞에 새로 꺼내놓고 있다. 휴가철, 이제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것은 단순한 여행지, 그 이상의 문화가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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