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7/01 (53)
주간 정덕현
, 굳이 유재석 모르는 사람을 찾아 나선 까닭 우리나라에 과연 유재석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사실 보통 사람이라면 미션 자체가 되지 않을 이 질문이 에서는 굉장한 흥미를 자극하는 아이템이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각종 시상식에서 대상만 무려 14번을 받은 그가 아닌가. 그만큼 방송에서 맹활약한 인물이고 인지도로만 치면 아마도 국내에서 손을 꼽을 만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그다. 늘 그렇듯이 농담처럼 툭 던져진 이 궁금증을 은 제대로 된 하나의 아이템으로 만들었다. 출연자 모두가 거리로 나가 자신의 이름을 모르는 이들을 찾고, 만약 찾게 되면 그 즉시 퇴근이라는 파격적인 보상(?)을 내놓은 것. 빨리 찾게 되면 금세 퇴근할 수 있다는 보상이 따르지만, 그건 또한 당사자에게는 커다란 굴욕이 될 수 있다. 그..
, 해피엔딩과 새드엔딩을 동시에 껴안고 걸어가는 왜 tvN 드라마 는 그 앞에 ‘쓸쓸하고 찬란하신’이라는 수식어를 달았을까.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는 지점에 서서 다시 처음을 돌아보니 도깨비라는 캐릭터는 ‘죽음’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쓸쓸하지만 또한 찬란하게 스러진다. 그의 가슴에 꽂힌 검이란 어쩌면 우리 모두가 살면서 가슴 한 켠에 꽂고 살아가는 쓸쓸함과 찬란함을 표징하는 것일 게다. 그래서 그 검이 뽑히는 날 누구나 쓸쓸하고 찬란하신 죽음을 맞이하기 마련이다. 여타의 드라마였다면 죽음은 그 이야기의 끝일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는 죽음이 이야기의 끝이 아니다. 이미 그들은 여러 차례 죽었었다. 김신(공유)과 김선(유인나)은 이미 왕여(이동욱)의 지시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바 있고,..
김병철, 황신혜, 최진호의 유사점은 사실상 드라마의 반은 악역들이 만들어낸다. 악역이 있어야 갈등이 생기고 드라마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갈등유발자로서의 악역은 시대와 무관하지 않다. 그 시대가 밟고 있는 지평 위에서 가장 민심을 건드릴 수 있는 악이 캐릭터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드라마의 주제의식은 주인공만큼 악역에게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들을 보면 악역들의 유사점들이 발견된다. 그들은 멀쩡한 얼굴로 거짓말을 일삼는 자들이고, ‘세치 혀’를 놀려 사실상 모든 권력의 정점에 서서 전횡을 일삼는 인물들이다. 대중들 앞에서는 선한 척 명분을 내세우지만 그 실체는 추악하기 이를 데 없는 괴물들. 이 시대가 이른바 ‘비선실세’라고 부르는 ..
, 비상식적 현실 유시민의 상식을 만나면 “국정감사에서 난리가 났었는데 끝나고도 대책회의도 안했다는 건 놀고먹었다는 거다. 말이 되는 얘기를 해야지.” 유시민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그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부인했던 조윤선 장관의 청문회 이야기를 하면서다. 사실 유시민이 말한 대로 상식적으로만 생각하면 그 말이 납득되기 어렵다는 건 누구나 다 알 수 있다. 다른 것도 아니고 ‘문화계 블랙리스트’다. 이런 중차대한 문건이 나돌고 있다는데 문화부 장관이라는 직책에서 그 존재 자체를 몰랐다? 유시민은 그것이 ‘놀고먹었다’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촛불민심을 소크라테스에 비유해 논란을 낳은 서석구 변호사의 이야기에 대해서도 유시민 작가는 명쾌한 상식으로 맞섰다. 소크라테스의 비..
의 눈 먼 어른은 진실에 눈 뜰 수 있을까 과연 그는 진실을 마주할 용기를 낼 수 있을까. SBS 이 진실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라진 아버지를 찾기 위해 몰래 집으로 들어가 아버지와 마주친 허준재(이민호)는 어두컴컴한 방에서 시력을 잃어가며 죽어가고 있는 아버지에게 소리쳤다. “도대체 여기서 뭘 보고 계신 거냐구요? 여기 더 있다간 아버지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구요.” 허준재의 이 외침은 어째 예사롭지가 않다. 점점 시력을 잃어가며 앞을 보지 못하는 그의 아버지 허일중(최정우)이란 캐릭터 역시 마찬가지다. 그저 ‘심청전’의 심봉사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캐릭터처럼 보였지만, 거기에는 또한 눈이 있어도 앞을 보지 못하는 ‘어른들’을 표상하는 의미가 담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허일중은 아들..
, 11년 달려왔는데 7주 정도야 MBC 이 정규방송 대신 2달 간 레전드편을 재편집해 내보내기로 결정하면서 김태호PD는 굳이 ‘휴식’이 아닌 ‘정상화’라는 표현을 썼다. 그건 이 레전드편이 나가는 와중에도 은 쉬는 게 아니라 회의를 하고 다음 아이템을 준비하는 등 정상적으로 일을 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김태호 PD는 이 기간을 통해 “ 본연의 색깔을 찾아오겠다”고 했다. ‘휴식’이 아니라 ‘정상화’라고 한 데는 또한 김태호 PD가 지금 현재 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에 대한 시각도 들어있다고 보인다. ‘정상화’라는 말은 사실상 지금의 이 ‘비정상적’이라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 ‘본연의 색깔’을 찾겠다는 말에도 현재의 이 본연의 색깔을 잃었다는 의미가 깔려 있다. ‘비정상적’이라는 말은 ..
, 유연석과 강동주의 평행이론 잘 되는 드라마에는 좋은 캐릭터들이 많기 마련이고, 좋은 캐릭터들은 그걸 연기하는 연기자들의 잠재력을 깨워준다. SBS 월화드라마 의 강동주라는 캐릭터와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유연석이 그렇다. 드라마 속에서 강동주의 성장이 놀라운 것처럼, 그걸 연기해내는 유연석이란 연기자의 성장 또한 놀랍다. 아버지가 수술을 받지 못한 채 돌아가신 것에 대해 울분을 터트리던 강동주라는 아이는 어느 새 훌쩍 자라 의사가 되었고, 힘이 있어야 진실도 밝힐 수 있다며 성공을 꿈꾸었다. 하지만 기회를 잡기 위해 무리하게 한 수술의 실패로 인해, 거대병원에서 돌담병원으로 좌천된 그는 김사부(한석규)를 만나게 되면서 의사의 새로운 길을 걸어가게 된다. 이 가 갖고 있는 강동주의 이야기는 고스란히 연기..
김신영, 할머니 연기에 담긴 진심 예능 프로그램이 이렇게 울려도 되나. 연기자인 이한위는 마치 코미디언처럼 웃기는 반면, 웃길 것 같던 개그우먼 김신영이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을 울리다니. SBS 에서 김신영이 하는 할머니 연기를 보던 출연자들은 그 뭉클함에 눈물을 흘렸다. 대본 없이 만들어진 ‘즉석 연기’에서 생겨난 돌발 상황이다. 강풀 원작의 의 상황을 슬쩍 가져온 이 즉석 연기에서 김신영은 진짜 할머니에 빙의된 듯, 상대역인 이준혁을 살뜰히도 챙기는 모습이었다. 그 앞에서 여전히 수줍은 듯 사랑의 마음을 표현하면서도, 그녀는 자신의 힘겨웠던 젊은 날들을 회고했다. 연실 입에 붙은 듯한 “죄송합니다”와 “미안합니다”라는 습관적인 말 속에 타인을 먼저 배려하는 그녀의 살아온 삶들의 고단함이 묻어났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