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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가 갖고 있는 흥미로운 심청전의 재해석 심하게 멍청해서 심청이다? SBS 에서 인간세상으로 나온 인어에게 허준재(이민호)는 그렇게 반 농담을 섞어 ‘심청’이란 이름을 붙여준다. 사실 바다와 관련 있는 심청이란 고전소설의 인물이 인어의 이름으로 떡하니 붙여진다는 건 흥미로운 접근방식이다.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삼백 석에 팔려 바다로 뛰어든 효녀. 하지만 용왕에 의해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온 인물. 인어란 가상의 존재가 결국은 그렇게 바다로 사라져버린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수많은 그리움들이 만들어낸 것이라면, 심청 역시 그 부활의 기저에는 비슷한 맥락이 깔려 있지 않았을까. 그저 코미디의 하나로 농담 반 진담 반 ‘심청’이란 이름이 붙여진 것이 아니라는 게 명확해진 건 그녀가 사랑하는 허준재..
, 이들의 소소하지만 위대한 이야기들 어느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저녁, 홍대의 한 카페에 사람들이 둘러앉았다.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다. 누군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그걸 듣고 느끼며 공감하는 시간. 이건 어쩌면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눈 뜨면 늘 하는 것이 바로 그 말하고 듣는 일들이 아니던가. 하지만 처음 만난 사람들이 그 말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한다는 건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각자 다른 사람들이지만 때론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 어떤 알 수 없는 위로나 위안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JTBC 는 아주 소소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이 필요로 하는 건 마이크 하나면 충분하니까. 누군가 초대된 인물이 그 마이크를 들고 어떤 생각을 이야기하면 모여든 ..
'신년토론' 전원책 후폭풍 왜 생겨난 걸까 시청률 11.8%. 이 수치만 봐도 신년을 맞아 JTBC가 마련한 ‘신년특집 대토론 – 2017년 한국 어디로 가나’는 분명 성공적인 기획이었다고 평가될 수 있다. 그 토론 자리에 이재명 성남시장과 유승민 개혁보수신당 의원을 앉힌 행보는 여러모로 대선을 앞두고 있는 올해 의미 있는 포석이었다고 보인다. 떠오르는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그들의 JTBC 토론 프로그램 출연은 다른 대선 주자들의 출연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하지만 시청률면에서도 또 향후 대선 정국을 앞두고 내놓은 좋은 포석의 기획면에서도 괜찮다 여겨졌던 이 특집 프로그램은 또한 방송 이후 꽤 큰 후폭풍을 낳았다. 그것은 전원책 변호사의 ‘막무가내식 토론 태도’에서 빚어진 일이었다. 박근..
, 갈수록 팽팽해지는 까닭 갈수록 더 팽팽해진다. 많은 드라마들이 초반에 팽팽한 긴박감을 유지하다가 중반을 넘기면서 흐지부지되고 결국 용두사미라는 얘기를 듣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SBS 는 갈수록 힘을 받고 있다. 이걸 가장 잘 말해주는 건 시청률 곡선이다. 첫 회 9.5%(닐슨 코리아)에 시작했지만 8회 만에 20%를 넘겼고 잠시 숨고르기를 하더니 17회에서는 25.1%를 기록했다. 이제 남은 건 20회까지 3회 분. 어쩌면 미니시리즈에서는 기록하기 힘들다는 30% 시청률 돌파도 그리 불가능한 수치처럼 보이지 않는다. 의 이야기 구조는 매 회 하나의 에피소드로 완결성을 가지면서도 전체 이야기가 점층적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형태로 이뤄져 있다. 이런 점은 특별히 이 드라마를 처음부터 보..
이 유골무죄 무골유죄 청춘을 보듬는 방식 “유골무죄 무골유죄.” 골품이 있으면 죄가 없고 골품이 없으면 죄가 있다? 이 조어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삼국시대 신라의 골품제도에 빗댄 말이다. 지금으로 치면 금수저 흙수저의 신라 버전쯤 될까. KBS 월화드라마 이 그려내는 청춘들은 당대의 골품제도라는 태생적인 틀에 묶여 꿈이 있어도 펼칠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무명(박서준)은 그 골품제도에 의해 많은 상처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어린 시절부터 천인촌에서 함께 자라온 둘도 없는 친구 막문(이광수)이 그 신분제의 틈바구니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다. 누이를 찾기 위해 왕경을 넘었다는 죄로, 또 절대 신분이 노출되면 안 되는 성골 삼맥종(박형식)의 얼굴을 봤다는 죄로 막문이 죽음을 맞이하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부터 까지, 효과 톡톡 신년부터 JTBC는 승승장구다. 은 종편역대최고 시청률인 11.3%(닐슨 코리아)를 찍었다. 그리고 이어진 특별기획 ‘신년토론’은 이보다 더 높은 11.8%를 기록했다. 이 날 에 이토록 뜨거운 관심이 모인 것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덴마크 현지경찰에 체포되는 그 과정이 단독보도 되었기 때문이다. 그 체포 자체가 JTBC 기자의 제보에 의한 것이었다. 그간 잠적 도피 중인 정유라의 체포까지 가능하게 했다는 건 놀라운 기자정신의 발로가 아닐 수 없었다. 이어진 ‘신년토론’에도 시청자들의 관심은 집중됐다. 무엇보다 조기에 치러질 것이 유력한 대선의 후보로 지목되는 유승민 개혁보수신당 의원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현 시국에 대한 생각을 말하는 자리인지라 주목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패널로..
함께해야 가능, 가 전하는 메시지 “내가 6시간이 가능하겠다 싶었던 거는 ‘여기 있는 여러분 모두하고 같이 수술 한다’라는 그런 전제하에 나온 계산이예요.” 신 회장(주현)의 인공심장 교체 수술을 앞두고 도윤완(최진호) 병원장은 돌담병원 수술 팀 스텝을 전부 거대병원 스텝으로 교체하거나 수술을 생중계하는 라이브 서저리(Live Surgery)를 하라고 요구한다. 스텝 교체를 하지 않을 걸 뻔히 알고 있는 도윤완이 김사부(한석규)가 라이브 서저리를 하게 함으로써 수술에 압박을 가하려는 목적. 수술이 잘못되면 그 책임이 온통 김사부에게 몰릴 걸 걱정하는 스텝들에게 그러나 김사부는 그들과 함께 하지 않으면 결코 이 수술이 성공할 수 없다는 걸 강변한다. SBS 에 있어서 이 신 회장의 수술이라는 에피소드는 이..
오디션은 끝물? 이 보여준 또 다른 가능성 은 그저 그런 오디션 소재의 애니메이션 영화처럼 보인다. 게다가 그다지 많은 홍보 마케팅을 하지 않은 작품인지라 영화를 보기 전 기대감은 거의 바닥에 가깝다. 하지만 이 홍보 마케팅을 하지 않은 것이 별 기대하지 않는 작품이라는 뜻이 아니라, 그만큼 작품 자체로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라는 걸 알게 되는 건 영화가 시작된 후 단 몇 분만이면 충분하다. “Once there was a way to get back homeward-”로 시작하는 비틀즈의 곡 ‘Golden Slumber’를 왕년의 잘나갔던 가수 나나 누들만(제니퍼 허드슨)이 부르는 그 장면은 동물이 부른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장중한 느낌이 주는 묵직함과 동시에 코믹함이 뒤섞여 있다. 그 묵직함과 코믹함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