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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입체적인 인물들의 반전, ‘비밀의 숲’이 남달랐던 까닭첫 회에서부터 몰입하게 만들었던 tvN 주말드라마 이 어느덧 종영을 맞았다.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매회가 영화 같은 몰입의 연속이었던 . 검찰의 비리를 담는 이야기가 이전에 없었던 것도 아니고, 스릴러물이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지만 도대체 이 괴물 같은 드라마가 시청자들을 빨아들인 그 힘의 원천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이마에 착한 사람, 무서운 사람 써 붙여놨으면 좋겠어요.” 같은 특검에 있던 윤세원(이규형)이 박무성(엄효섭)을 죽인 범인이었다는 것을 못 믿겠다는 듯 김정본(서동원)이 그렇게 말하자 한여진 경위(배두나)는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덧붙인다. “그럼 여기도 애매한 사람 꽤 많을 걸요... 있습니다. 그런 사람. 범..
‘품위녀’, 진짜 품위란 김희선처럼 해야 얻어지는 것도대체 품위란 어떻게 해야 얻어지는 것일까. JTBC 금토드라마 를 보면 특이한 점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마치 모든 걸 던져서 자신의 욕망을 성취하려는 박복자(김선아) 같은 인물이 마치 가시가 바짝 세워진 고슴도치처럼 모든 이들에게 공격적이지만 유독 우아진(김희선) 앞에서만은 약해지는 모습이다. 사무실까지 찾아와 그녀에게 칼을 들이대고 난동을 피운 죄로 안재구(한재영)가 경찰서에 수감되고 그녀는 결코 그를 꺼내줄 의사가 전혀 없어 보이지만, 우아진이 나타나 그녀에게 그걸 요구하자 그녀는 선선히 받아들인다. 어찌 보면 박복자는 우아진이 자신을 찾아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꺼운 마음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고 보면 우아진의 남편 안재석(정상훈)..
나 PD님, 이 박사님들 그대로 '알쓸신잡2' 가능한 거죠?“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 한 사람의 감성, 기운 같은 것들이 머릿속으로 들어오거든요. 한 사람의 뇌라는 것이 나의 뇌가 아니라 여러 사람의 관계로 뇌가 형성되는 거잖아요. 가장 기뻤던 게 김영하의 뇌가 나의 뇌로 들어온 것이에요.” tvN 예능 프로그램 이 시즌을 마감하며 나눈 마지막 이야기에서 황교익은 이 프로그램을 하며 느낀 소감을 그렇게 전했다. 그러고 보면 이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큰 어떤 것을 준 프로그램으로 남는 건 바로 이 황교익이 말하는 그들의 뇌와 했던 ‘교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그냥 지나치곤 했던 것들을 저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부지불식간에 그 감성과 기운 속으로 우리도 슥 들어갔던 그 기적 같은 경험의 ..
‘죽사남’, 이런 속물들 보고 있으니 웃기기보다는 씁쓸하다도대체 누가 죽어야 산다는 얘기일까. MBC 수목드라마 의 제목은 실로 아리송하다. 그래도 드라마를 보며 느끼는 건 이런 속물적인 세상이어서 참으로 살맛이 안 난다는 점이다. 코미디로 포장하고 있지만 웃기기보다는 오히려 씁쓸함이 더 남는 풍경들이 에는 가득 채워져 있다. 35년 만에 딸을 찾으러 온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 우리 이름으로 장달구(최민수)는 엄청난 재력의 소유자다. 하지만 제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렇게 오랜 세월을 혼자 지내게 한 딸 앞이라면 최소한의 부채감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장달구는 부채감은커녕 딸 앞에서도 당연한 듯 재력을 과시한다. 최고급 스포츠카를 선물하고 명품 옷과 가방 구두를 사서 딸의 집으로 보낸다. 처음 딸을 만난..
'크리미널 마인드', 어째서 쉽지 않은 작품일까는 워낙 유명한 미드다. 그래서 애초에 이 작품이 리메이크된다고 했을 때 우리네 시청자들 역시 그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동시에 일찌감치 성공은 힘들다는 의견들도 만만찮았다. 아무래도 원작이 있는 작품은 기본적으로 원작과의 비교가 오히려 걸림돌이 되기 마련이다. 첫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에서 드러난 것도 역시 바로 그런 원작이 있는 작품이 갖는 한계였다. 시청자들은 원작에서의 캐릭터들과 리메이크작에서 재연된 캐릭터와 그 연기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물론 우리식으로 해석된 캐릭터들이기 때문에 이런 비교가 가능할까 하는 의문은 있다. 하지만 이 유명한 미드를 본 시청자들이 적지 않고, 그만한 팬덤이 있는 작품이 갖는 부담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원작..
‘한끼줍쇼’, 우리에게 김치란 무엇인가우리에게 김치란 어떤 음식일까. 사실 우리나라에서 살면서 김치의 소중함을 느끼는 경우는 거의 없다. 냉장고만 열면 거기 있는 게 김치이고, 식당에 가도 더 달라면 언제나 퍼주는 게 김치니 말이다. 하지만 해외에 나가보면 안다. 우리가 그렇게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대하던 김치가 얼마나 소중한 음식이었던가를.JTBC 예능 프로그램 가 마련한 ‘여름 특집’ 일본편에서 유독 눈에 들어온 것도 그래서 김치다. 요코하마에서 첫 끼니를 함께 한 한인분은 이경규와 강호동에게 김치수제비를 내놓으셨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대단하다고는 느끼지 못했을 김치수제비일 수도 있지만, 일본에서 맛보는 그것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으리라. 고생 끝에 문을 열어준 분의 고마움에 더해져 낯선 ..
‘군함도’, 이런 판을 만들어준 류승완 감독에게 박수를 지난해 송혜교는 미쓰비시 자동차 회사의 중국 광고 모델을 거절했다. 미쓰비시는 다름 아닌 최근 개봉한 의 실제 모델인 하시마섬(군함도라 불림)에서 탄광을 운영했던 ‘전범기업’이다. 최근에 송혜교의 공개 연인인 송중기는 를 찍었다. 그는 기자 간감회에서 송혜교 광고 거절 사실을 언급하며 마음으로 박수를 보냈다고 했다. 아마도 를 보고 나오는 관객들의 마음이 마치 송중기가 송혜교에게 마음으로 박수를 보냈던 그 마음이지 않을까. 결코 제작환경이 녹록치 않은 작품이다. 군함도 실제 크기의 2/3에 해당하는 초대형 세트를 제작했고 적지 않은 배우들과 엑스트라들이 참여했다. 실제를 방불케 하는 탄광 내에서의 혹독한 환경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조명과 각도까지 ..
‘조작’, 남궁민이라는 기레기에 희망을 거는 이유SBS 새 월화드라마 은 너무나 현실 같은 드라마다. 정관계와 손이 닿아 사건을 은폐하고 사실을 조작하는 거대 권력을 가진 언론사. 그 와중에도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을 하는 검사와 기자들. 하지만 정관계와 언론의 커넥션 속에서 희생되는 그들. 이런 이야기는 더 이상 드라마 속 이야기가 아니다. 뻔히 보이는 그 비리를 알면서도 어찌할 수 없는 그 단단한 적폐들 앞에서 우리는 얼마나 무력감을 느껴왔던가. 의 한무영(남궁민)은 그 비리 앞에 희생된 형으로 인해 기레기를 자청하며 진실을 향해 다가가는 인물이다. 이석민(유준상)과 권소라(엄지원)는 진실을 밝히려다 권력의 힘 앞에서 속절없이 꺾여버린 기자와 검사다. 이 다루려는 이야기의 그림은 그래서 첫 회에 이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