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에어’와 ‘티켓투더문’ 사이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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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작가 서영은(송윤아)이 보조작가 다정(강주형)에게 시청률을 묻는다. 아무리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고 좋은 작품을 쓰겠다고 했지만 그도 역시 어쩔 수 없는 모양. 다정은 시청률이 소폭 올랐다며 “착한 드라마래요. 은영이가 웃으면 같이 웃고 울면 같이 운대요.”하고 시청자 반응을 말하고, 서영은은 감동한 듯, “나 미쳤나봐. 55.5%도 넘겨봤는데 15.5%가 이렇게 좋을 수가 없어.”하고 말한다. ‘온에어’ 속에 등장하는 착한 드라마, ‘티켓투더문’이 15.5%의 시청률을 기록하던 방송이 나가던 날, ‘온에어’의 시청률은 21.9%(AGB닐슨)였다. 최근 사극을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드라마 시청률이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꽤 높은 수치다.

‘티켓투더문’, ‘온에어’가 꿈꾸는 환타지
착한 드라마, ‘티켓투더문’에 시청률 15.5%를 준 것은 어쩌면 ‘온에어’가 꿈꾸는 드라마의 환타지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자극적이지 않고 볼거리에 치중하지도 않으면서 잔잔한 감동과 메시지만을 진심으로 담아 승부하는 착한 드라마들이 이만한 시청률을 거두기는 현실에서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20%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고맙습니다’ 정도가 예외가 될 뿐, 대부분은 10%도 넘기지 못하고 언제 사라졌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조용히 끝나버리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다면 ‘티켓투더문’같은 착한 드라마를 꿈꾸는 ‘온에어’는 착한 드라마일까. 그렇지 않다. ‘온에어’는 꿈꾸는 드라마가 아니라 철저히 현실적인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작가님은 왜 작품마다 PPL로 도배를 하죠?”하고 오승아(김하늘)의 입을 통해 PPL의 문제를 꺼내놓으면서도 심지어 그 대사를 하고 있는 장소조차 PPL로 활용한다. “작가가 왜 작품으로 승부하지 배우에 기대느냐”는 이경민 PD(박용하)의 대사를 빌어 스타배우에 기대는 작금의 드라마 제작 행태를 비판하지만, 이 ‘온에어’라는 작품은 기본적으로 네 명의 스타배우들의 파워와 그네들의 혼신을 불태운 연기에 기댄 점이 분명 존재한다.

“왜 불필요한 해외로케를 하느냐”는 대사를 통해 홍보 이벤트성 해외로케의 문제를 꼬집지만 사실상 한 회분 전체를 해외 로케의 홍보로 활용하는 과감성도 보인다. 이경민 PD는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작품에는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서작가 작품에는 명대사만 많을 뿐 진정성이 없다.”고 말하지만 이 ‘온에어’라는 작품은 진정성 하나를 무기로 전장에 나선 착한 드라마가 아니다. 오히려 그것과는 정반대로 드라마 제작과 마케팅 홍보에 있어서 능수 능란한 프로의 손길이 느껴진다.

문제의식이 멜로로 바뀔 때
따라서 ‘온에어’가 꿈꾸는 드라마, ‘티켓투더문’에서 마지막 16부의 내용이 바뀌는 것은 어쩌면 실제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서영은 작가는 극중 은영의 성장을 단순히 에이든과의 사랑을 통한 멜로의 성장으로만 그려왔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바꾸자는 내용 속에 포함되는 것은 은영의 사회적인 성장이다. 즉 그저 편안한 해외로의 도피가 아니라 국내로 되돌아와 비슷한 장애를 겪는 이들을 위해 거북이하우스를 만드는 것이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겠지만 여기서 ‘거북이’라는 이름은 ‘조금 느릴 뿐’이라는 사회적 의미를 포함한다. 착한 드라마의 진정성이란 멜로의 진정성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함의까지를 내포한다는 걸 자인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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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의미로의 확장은 ‘온에어’라는 현실(이것은 ‘티켓투더문’을 드라마 속이라 상정했을 때는 현실이 된다)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티켓투더문’ 속에서 에이든이 은영에게 “놀라지 말아요”라고 말하며 키스를 하는 장면은, 사실 장애와 비장애를 뛰어넘는 사회적 의미를 가지지만, ‘온에어’라는 현실로 나오면 이경민에게 서영은이 받았던 기습키스를 대본의 형태로 이경민에게 되돌려주는 멜로로서만 의미하게 된다. 따라서 착한 드라마를 꿈꾸는 ‘온에어’는 ‘티켓투더문’이라는 작품 속에서만 꿈을 꿀뿐, 작품 밖으로 나오면 철저히 시청률의 잣대로 움직이는 지극히 현실적인 멜로드라마가 된다.

시청률과 꿈꾸기의 두 마리 토끼 잡기
어쩌면 이것은 만들고 싶은 드라마와 현실적으로 만들 수 있는 드라마 사이의 간극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드라마를 둘러싼 PD와 작가, 배우와 매니저 사이의 팽팽한 갈등과 긴장감은 착한 드라마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끄집어냈지만, 현실적으로 이 드라마 자체는 착한 드라마가 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따라서 착한 드라마를 위한 팽팽한 대립은 점차 멜로의 전조로서 작용한 바가 크며, 착한 드라마인 ‘티켓투더문’은 ‘온에어’의 멜로를 위한 표현의 창구로서(동그라미를 치거나 특정 대사를 집어넣거나) 기능한 바가 크다. 그리고 이것은 안타깝게도 작금의 드라마 제작환경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에어’의 가치는 착한 드라마냐 아니냐의 측면이 아니라, 이 독특한 다중창 전략에서 찾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이 드라마 속의 드라마를 배치하는 전략을 통해 ‘온에어’는 현실적인 시청률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꿈을 꿀 수 있는(극중 드라마를 통해) 장치를 얻어낸 셈이다. ‘티켓투더문’이라는 드라마 속 드라마는‘온에어’라는 차가운 드라마 현실에서 착한 드라마를 꿈꿀 수 있는 티켓이 되어주었다. ‘온에어’는 착한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착한 드라마를 꿈꾸었던 점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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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TV를 캐스팅하다

네모난 세상/명랑TV 2008/05/15 02:12 Posted by 더키앙

‘온에어’ 이은 ‘스포트라이트’, 방송이란 전문직 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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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소설에 있어서 ‘소설가 소설’이라 불리던 소설이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소설가가 주인공으로 나와 자성적인 입장으로 소설 쓰는 어려움을 토로하거나 소설가의 위선 같은 것을 꼬집으면서, 그 특정한 직업군의 특수한 이야기를 통해 일반적인 명제들을 끄집어내는 소설들이었다. 최근 들어 드라마에서 이와 비슷한 드라마들이 등장해 관심을 끈다. 이제 종방을 앞둔 ‘온에어’와 이제 막 시작하는 ‘스포트라이트’가 그것이다.

‘온에어’는 드라마를 제작하는 과정을 소재로 다룬 드라마로서 연예계의 앞모습이 아닌 뒷모습을 포착한다. PD와 작가, 배우와 매니저의 이야기들을 통해 드라마 제작과정의 어려움과 그 극복의 과정들을 그려낸 이 드라마의 핵심적인 관전 포인트는 바로 그 연예계의 맨 얼굴에 대한 호기심이다. 초반부터 이 드라마는 연예계와 드라마 제작의 문제점들을 꼬집으면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붙잡는데 성공하면서 그 인기를 끝까지 이어갔다.

곧 종영하는 ‘온에어’의 바통을 이어받는 드라마가 ‘스포트라이트’다. 이제 첫 회를 끝낸 이 드라마는 방송국 기자라는 직업군의 세계를 파고든다. 브로드캐스팅이라는 소재는 특종이라는 목적의식과 생방송이라는 긴박감, 그리고 사회 속에 깃들여진 사건사고를 그 안에 포착한다는 점에서 이미 영화에서는 익숙하면서 검증된 소재다. 하지만 아직까지 드라마로서 이 세계를 다룬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에 대한 남다른 기대를 갖게 만든다.

드라마가 TV, 즉 방송을 소재로 끌어들인다는 것은 방송에 대한 관심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것을 방증한다. ‘온에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드라마 내내 사전제작이니 쪽대본이니 하는 드라마 제작에 대한 이야기가 반복되는 이 드라마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이것은 새롭게 시작한 ‘스포트라이트’도 마찬가지. UCC 시대를 살아가는 시청자들에게 방송은(시청은 물론 제작까지) 이제 더 이상 저쪽 세상의 일이 아니라 우리 옆에서 벌어지는 일상이 되었다.

또한 이 일상이 된 방송(혹은 영상)은 여러모로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끄집어낸다. 즉 일방적인 방송을 보는 시대가 아니라 쌍방향에서 요구사항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의 개입은 때론 시청률에만 몰두하기도 하는 방송 스스로의 자성을 요구한다. ‘온에어’와 ‘스포트라이트’ 모두 등장인물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것은 바로 시청률이다. 이 상업적인 방송을 도마 위에 올려놓는다는 것 자체가 시청자들의 요구사항에 부응하는 것으로 보여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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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쉽게도 이 전문직 장르 드라마들이 자기 자신, 즉 방송을 캐스팅했다고 해서 신랄하게 자성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온에어’의 아쉬운 점은 초반부 화두처럼 드라마 제작의 문제점들을 끄집어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거기에 대한 어떠한 답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후반으로 흘러오면서 거의 멜로 구도로 방향을 전환했고, 이를 통해 결말에 대한 관심을 온통 멜로의 성공에 집중시키고 있다. 또한 그 직업의 세계가 이 멜로 구도 속으로 들어가면서 예를 들면 PD와 작가 간의 비현실적인 관계 같은 전문직 장르 드라마가 기본적으로 취해야할 리얼리티 역시 상당부분 후퇴했다는 점이다.

이제 첫방을 끝낸 ‘스포트라이트’는 일단은 그 긴박감이나 직업을 다루는 세밀한 부분에 있어서는 본격 전문직 장르 드라마의 탄생을 예감케 한다. 방송국 기자라는 특정 직업을 통 해 직업 드라마가 갖는 조직 속에서의 스트레스와 성공 그리고 좌절의 이야기 같은 보편성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도 주목할만한 일이다. 사실 전문직 장르 드라마의 성공은 바로 이 부분, 기자가 아닌 보통의 샐러리맨이라도 같은 조직 경험을 통해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면서 갖게 되는 공감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부분의 전문직 장르 드라마들이 그래왔듯이 이 초심이 언제까지 유지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만일 끝까지 리얼리티를 가진 직업의 세계를 고수한다면, 방송을 소재로 다룬다는 자성적 의미는 물론이고 드라마의 새로운 장을 개척해낼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 적당한 선에서의 타협을 통해 흐지부지된다면 시청률 지상주의를 꼬집는 드라마가 자칫 그 시청률 지상주의를 드러내는 자가당착에 빠지게 될 것이다.

소설가 소설들이 초기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져 자신들의 괴로움을 토로하는 장으로 인식되면서 결국 외면을 받았던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TV를 캐스팅한 드라마가 문제를 제시하고 아무런 해결책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그 외면의 길을 걷게 될 지도 모른다. 기왕에 TV를 다루겠다고 한다면 제대로 적나라하게 꼬집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본격’전문직 장르 드라마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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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사극, 수목-전문직, 주말-가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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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완성도가 뛰어나서 성공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 드라마의 장르가 그 방영요일(편성)과 잘 맞아떨어진 결과일까. 최근 드라마들의 성적표를 보면 요일별로 장르가 굳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월화의 ‘이산’, 수목의 ‘온에어’, 그리고 주말의 ‘엄마가 뿔났다’가 그 드라마들이다. 물론 예외적인 것들(예를 들면 ‘조강지처클럽’같은)이 있지만 대체로 이 구도는 꽤 오래 지속되어 왔다.

월화의 밤을 사극으로 굳혀버린 장본인은 다름 아닌 ‘주몽’이다. 34주 연속 시청률 1위라는 괴물 같은 기록을 남긴 이 사극은 타 방송사들의 드라마들을 모두 침몰시키면서 월화의 밤에 깊이 각인되었다. 그리고 그 뒤를 잇는 것이 현재 방영되고 있는 ‘이산’이다. ‘이산’과 함께 맞불 작전을 폈던 ‘왕과 나’ 역시 수위를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사극의 밤을 장식했다.

물론 수목드라마로서 방영된 사극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태왕사신기’였지만 이것은 방영시기가 계속 늦춰지면서 공교롭게도 월화에 이미 배정된 ‘이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황진이’가 평균시청률 21%, ‘쾌도 홍길동’이 15% 정도에 머무르는 시청률을 수목의 밤에 장식했으나 그것은 사극으로 봤을 때는 미미한 것이었다. 물론 완성도나 작품성으로 따진다면 나무랄 데 없는 사극이었지만 말이다.

‘쾌도 홍길동’이 높은 완성도에도 주목받지 못하고 있을 때, 수목의 강자로 등장한 것은 전문직 드라마 ‘뉴하트’였다. 전문직 드라마가 수목의 장르로 부상한 것은 ‘쩐의 전쟁’, ‘개와 늑대의 시간’같은 드라마들이 있었기 때문. ‘히트’(월화)나 ‘에어시티’(주말)같은 전문직 드라마가 있었지만 시청률면에서나 완성도 면에서 모두 참패했다. ‘뉴하트’의 분위기를 이어받은 것은 ‘온에어’이며, 이 분위기가 그대로 새로 시작되는 ‘스포트라이트’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강력한 경쟁자로서 ‘일지매’가 방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역시 수목은 전문직 드라마일지, 아니면 사극이 그 틀을 깰 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5일 근무제로 인해 주말드라마는 한동안 침체기를 겪어오다가 최근 들어 가족드라마를 연달아 내보내면서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며느리 전성시대’, ‘황금신부’의 바통을 이어받은 ‘엄마가 뿔났다’, ‘행복합니다’같은 가족드라마들은 주말밤을 온전히 주부 시청자들의 그것으로 만들고 있다. 가족드라마의 특성상 전통적인 시청자층을 확보하면서도 달라진 시대에 맞게 끝없이 변주하는 작금의 가족드라마들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주말의 장르로 군림할 것이라 예상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월화는 사극이, 수목은 전문직이, 그리고 주말은 가족극이 나누고 있는 현재의 드라마 상황은 바람직하기만 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이 장르의 요일별 패턴화는 작품 자체보다는 굳어진 편성에 더 힘을 실어주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자칫 좋은 드라마들이 어울리지 않는 요일을 만나 주목받지 못할 가능성도 생기기 때문이다. ‘사랑해’나 ‘누구세요’같은 호평 받은 드라마들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이유 속에는 이 같은 편성의 패턴이 분명 작용한 바가 있다.

또한 이것은 요일을 떠나서 최근의 되는 드라마가 사극, 전문직, 가족극 이 세 가지 밖에 없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새로움을 시도하는 실험적이고 모험적인 드라마들이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으며, 되는 드라마만 집중적으로 양산되는 이 상황은 자칫 드라마의 다양성을 해칠 위험이 있다. 물론 이것은 시청률 지상주의가 낳은 결과이다. 그래서일까. 이 수많은 패턴들(요일이나 장르)을 넘어서 시청률은 그다지 높지 않지만 새로운 실험적인 드라마가 등장했을 때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른바 마니아 드라마란 그저 시청률에 실패한 드라마에 붙이는 수식어가 아니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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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이 보여준 가수의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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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가 노래만 해서 살아갈 수 없는 상황은 예능 프로그램에 대거 진출해 있는 가수들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적확하게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1박2일’이다. 강호동과 이수근을 빼고, 은지원, 김C, MC몽, 이승기가 모두 가수들이기 때문이다. 이들 가수들은 ‘1박2일’이라는 예능의 한 배를 타면서 그 주가 또한 급상승했다. 은지원은 은초딩이란 별명을 얻으면서 동시에 “밤에 비와-”로 더 알려진 ‘ADIOS’도 인기를 얻고 있으며, 이승기는 ‘다 줄거야’, ‘추억 속의 그대’등 리메이크곡을 수록한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 앨범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한편 MC몽은 최근 발표한 ‘서커스’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호응은 음으로 양으로 ‘1박2일’과 떼어놓고 보기가 어려워졌다. 도대체 ‘1박2일’의 어떤 점들이 이 같은 효과를 만들어낸 것일까.

가수들, 살아있는 무대를 만나다
만약 이들이 가수들이 아니었다면 ‘1박2일’의 재미는 분명 반감되었을 것이 틀림없다. 적어도 경남 거창 편에서 갑작스레 결정된 ‘전국노래자랑’ 출전(?)에 이어, 경북 문경 편에서 우연히 들르게 된 충주대에서 이루어진 게릴라 콘서트 같은 독특한 살아있는 재미는 주지 못했을 테니까. 가수들이지만 예능을 하게된 그들이 그 속에서 무대를 만났을 때 주는 감흥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더구나 그 무대가 그들이 늘 노래부르던 화려한 무대와는 거리가 먼 지극히 서민적인 무대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 낮은 무대는 단지 ‘1박2일’에게만 수혜를 준 것이 아니다. 늘 정해진 안무와 정해진 계획대로 짜여진 틀 속에서 노래하던 그들이, 이 우연히 만나게 되는 무대에서 발견하는 것은 진짜 ‘라이브’라는 말에 걸맞는 살아있는 무대다. 충주대에서 즉각적으로 이루어진 게릴라 콘서트는 바로 그 우연성으로 인해 더 빛날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새로운 무대이다. 늘 보던 스튜디오와 조명들과 안무들을 모조리 떼어낸 자리에 남는 것은 마치 연예인들의 맨 얼굴 같은 가수들의 날 것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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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들, 맨 얼굴을 드러내다
‘1박2일’이 보여준 가수들의 얼굴은 실제로도 맨 얼굴이었다. 추운 야생에서의 하룻밤을 지내고 난 그들의 부스스한 얼굴들에서 과거 가수들이 써왔던 신비주의 전략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하지만 그 언저리에 새롭게 지지대를 형성하는 것은 바로 친근한 가수들의 얼굴이다. 은지원이나 김C, 그리고 MC몽이 이 예능 프로그램을 만나 시너지를 이룰 수 있었던 원인은 그들의 전략이 신비주의와는 거리가 먼 친근함에 있었기 때문이다. 은지원의 악동 같은 이미지, 김C는 보헤미안적 이미지, MC몽의 거침없는 자유로움의 이미지는 ‘1박2일’이 주창하는 야생과 잘 어울렸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맨 얼굴 전략’이 주효했던 가수는 아이러니하게도 이승기다. 이승기는 은지원이나 김C, 그리고 MC몽과는 다른 이미지, 즉 귀공자 이미지를 가진 가수이지만 과감히 전략을 수정하면서 오히려 친근한 이미지까지 얻어냈다. ‘내 여자라니까’를 부르며 ‘누나들 사이에서’ 머물렀던 이승기가 ‘1박2일’에 합류함으로써 바뀌어진 것은 이제 ‘형들 사이에서도’ 귀여운 이미지를 얻어냈다는 점이다. 이로써 이승기의 팬층은 좀더 폭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그의 리메이크 앨범인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가 중년층까지를 소화할 수 있는 옛 노래들을 가지고, 여자가수들의 노래와 남자가수들의 노래를 차례로 부르면서 호응을 얻어낸 팬층과 잘 맞아떨어지는 결과다.

가수들, 가능성을 만나다
무엇보다 ‘1박2일’이 가져온 가장 큰 효과는 이들이 팀을 이루면서 서로 시너지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강호동을 맏형으로 유사가족을 형성한 이 가수들은 저마다의 고유한 캐릭터를 구축하고 동시에 상대방의 캐릭터를 서로 강화해주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가수들은 ‘1박2일’을 떠나서는 저마다 각자의 가수의 영역 속에서 활동하면서, 동시에 이 프로그램 속에서는 강력한 팀으로서 활약한다. ‘1박2일’이 리얼 버라이어티로서 애초부터 이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에, 가수들의 외적인 활동은 고스란히 ‘1박2일’의 확장으로도 볼 수 있게 된다. 이렇게 가수들의 외적 활동이 ‘1박2일’의 확장된 형태가 되면, 거꾸로 ‘1박2일’은 마치 가수들의 이미지를 매주 제고시켜주는 프로그램으로서도 기능하게 된다. 프로그램 측이나 가수들이나 모두 바람직한 지점을 찾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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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안무대로 인형처럼 움직이는(인간이 아닌 듯한 존재) 가수들은, 이제 어떤 식으로든 ‘1박2일’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낼 필요를 느낄 지도 모른다. 물론 가수는 노래가 가장 중요한 덕목이지만 이제 더 이상 노래만 잘한다고 성공하는 가수가 되기는 어려운 시대이기 때문이다. 연기자가 연기를 통해 리얼한 모습(멋지게 보이는 모습이 아닌)을 보여주고, 개그맨들이 리얼 버라이어티쇼를 통해 그 리얼리티를 드러내는 사이, 늘 똑같은 순위 프로그램의 형식 속에서(그것마저도 거의 사라졌다) 얼굴을 드러내야했던 가수들에게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점은 바로 그 리얼한 모습이었다. 그런 면에서 ‘1박2일’의 기획되지 않은 맨 얼굴, 기획되지 않은 무대를 통해 가수들이 만난 것은 이 시대 가수들의 새로운 생존법이면서 동시에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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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야’, 무의미의 실험이냐 의미의 공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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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야’가 생긴 건 분명 ‘개그콘서트’가 열어 놓은 공개무대개그의 영향이 크다. 개그의 무한경쟁 시대를 열어놓은 KBS ‘개그콘서트’가 독주하고, 그 분위기를 감지한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등장한 후에도 MBC는 꽤 오랫동안 ‘웃으면 복이 와요’가 가졌던 콩트 개그류의 전성기가 다시 도래하기를 꿈꾸고 있었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대세가 기운 상황에서 MBC가 내민 카드가 ‘개그야’다. ‘개그야’가 여타의 공개개그와 차별점을 두었던 것은 내러티브 속에 잡아넣는 말 개그, 즉 유행어였다. ‘죄민수’의 “아무 이유 없어!”, “MC계의 슈레기"나 ‘사모님’의 “운전해 어서!” 같은 유행어들은 ‘개그야’가 가진 말 개그가 낳은 것들이다.

무대개그의 실험성은 단연 ‘개그콘서트’가 독보적인 상황이었으며, 그 주축을 이룬 개그맨이 정종철, 박준형이었다는 점에서 현재 그들이 이적한 ‘개그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 하지만 시청률면에서나 관심도면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이유는 무얼까. 이들의 실험성과 ‘개그야’가 본래부터 갖고 있던 유행어 제조기를 방불케 하는 내러티브형 말 개그는 과연 시너지효과를 거두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유행어 면으로만 보면 현재의 ‘개그야’는 과거의 그것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인지도를 예감케 한다. 벌써부터 ‘천수정 이뻐’나 ‘없어’ 그리고 ‘끊지마’같은 코너는 그 제목 자체가 유행어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처럼 누구나 한번 들으면 귀에 쏙쏙 박히는 중독성을 갖고 있다. 특히 ‘천수정 이뻐’는 “힘들어? 오 내 새끼 오 남의 새끼” 이런 식으로 유행어 조짐을 보이는 말들을 연쇄적으로 풀어내는 묘미를 선사한다.

문제는 이런 입에 쩍쩍 달라붙는 말들이 독특한 발성과 높낮이를 통해 강한 중독성을 내포하기는 하지만, 어떤 의미를 도출하지 못하는 점에 있다. 개그가 반드시 모든 사회적 의미를 내포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무거운 것이 아닌 간단한 것이라도 의미망을 형성하지 못한다면 자칫 말장난에서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말장난 또한 웃음의 한 요소인 것은 분명하지만 의미는 바로 그 말장난을 좀더 강력하게 각인시키는 힘이 있다.

의미 형성을 이루지 못하는 재미있는 말들의 상찬은 즉각적인 웃음은 불러낼 수 있지만 그 이상을 만들기 어렵다는 말이다. 이러한 말의 무의미성이 극대화된 것은 바로 ‘나카펠라’다. ‘나카펠라’가 가진 실험성은 아카펠라의 패러디, 노래의 재해석, 그리고 몸 개그의 결합 등등 간단히 겉으로만 봐도 실로 극대화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것은 분명 정종철이 가진 다양한 개인기가 아니면 풀어내기 어려운 개그의 형식이다. 하지만 한바탕 웃고 나서 “도대체 이게 무슨 얘길 하는 거냐”고 묻는다면 딱히 의미를 찾기가 어렵다.

이러한 실험적인 코너가 한두 개 있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의미가 극대화된 풍자나 세태개그가 주류를 이루는 ‘개그콘서트’ 같은 경우에 이런 ‘무의미의 실험개그’가 주는 신선함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 이른바 4차원 개그에 대한 주목도는 나머지 코너들이 대비효과를 주어야 비로소 더 빛나는 법이다. 하지만 ‘개그야’가 선보이는 코너들은 거의 대부분이 4차원에 머물고 있다.

IQ가 430이라 자처한 한 황당한 정치인에서 따온 것이지만 그 내용은 풍자와 세태와는 거리가 먼 ‘IQ430’라는 코너에서, 개그우먼이 “기분 많이 좋아?”하고 물어볼 때 유행어를 예감케 하는 재미에 비해 그 무의미함으로 인해 그 이상으로 남지 못하는 건 그 때문이다. ‘개그야’에 대한 떨어진 호응도는 아직까지 섣불리 그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제 정종철과 박준형이 투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무대개그의 속성상(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앞으로 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무의미의 실험보다 우선해야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그건 바로 웃음의 의미가 만들어내는 공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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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프로그램, 카더라 통신을 프로그램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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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게더’에는 사우나에 모여 수다를 떠는 동네 아줌마들이란 설정으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설정토크, ‘웃지마 사우나’라는 코너가 있다. 절대로 웃으면 안되며 웃으면 물총 세례를 맞는 몸 개그가 주 컨셉트이지만, 실상 재미의 요소는 그 설정 자체에 있다. 설정이라는 공간 속으로 들어가면 출연진들의 이야기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를 얻는다. 그 안에서 진담은 농담처럼 이야기되고, 반대로 농담 역시 진담처럼 이야기된다. 이른바 ‘-카더라’통신의 이야기조차 이 안에서는 용인되고 회자된다. 단 마지막에 가서 “콩트는 콩트일 뿐 오해하지 말자~ ”는 구호만 외치면 깔끔하게 한바탕 웃고 넘기는 토크로 정리되는 것이다.

카더라 통신과 가상TV의 닮은 점
이 설정 상황 속에서 가지는 토크의 강점은 ‘카더라 통신’이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지는 그 이유와 맞닿아 있다. 그 속에서는 무엇이든 말할 수 있고,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이 ‘무엇이든’ 속에 시청자들의 욕망이 꿈틀댄다. 연예인 누구와 누가 연결되면 어떤 모습을 보일까, 이런 상황이라면 연예인은 어떤 반응을 할까 같은 상상의 욕구이다. 그리고 때론 진짜 사실이 이 욕망 속에 포함되기도 한다. 어떤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이나, 혹은 이미 ‘카더라 통신’으로 회자된 이야기 속 주인공이 등장했을 때 그것이 진짜인지 아닌지를 알고 싶은 욕구이다. 이 설정 속에서는 바로 그 화제의 주인공이라도 편안하게 얘기를 할 수 있다. 상황 자체가 진위를 떠난 설정이기 때문이다.

새롭게 시작한 ‘신동엽, 신봉선의 샴페인’의 ‘허락해주세요’라는 코너 역시 가상의 설정이 등장한다. 그 설정은 신봉선네 집에 사윗감을 데려와 허락을 얻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동엽은 아버지로, 조형기와 이수근은 삼촌으로, 노사연은 고모로, 티파니는 막내동생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 코너의 특징은 현실의 토크쇼와 가상의 설정 콩트가 서로 결합되어 있다는 점이다. 신동엽은 각각의 출연진들에게 어떤 사안에 대한 질문을 던지다가, 가상의 콩트 상황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설정의 강점은 여느 사윗감이 첫 방문을 하는 집안에서 그러하듯이 매주 다른 사윗감으로 출연하는 연예인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설정(허락을 구하는 사위의 설정) 속에서 드러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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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너에 출연했던 지현우는 자신의 실제 옛 여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 사윗감이 장인에게 하는 이야기처럼 콩트로 얘기한다. 중요한 것은 신봉선이란 캐릭터의 역할이다. 콩트적 설정으로 용인되는, 자기 딸을 줘야 하는 아버지의 격한 질문들 속에서 신봉선은 여자친구라는 설정으로서 적당한 방패막이가 되어주거나, 때로는 푼수 같은 처신으로 남자친구를 당황하게 만드는 균형자 역할을 한다. 모든 이야기가 끝나고 게스트에게 하는 신봉선의 뽀뽀는 이 상황이 가상, 즉 콩트였다는 것을 오히려 드러낸다. 입맞춤을 하게 된 MC몽의 과장된 반응은(이것이 현실이다) 지금까지의 상황이 가상이었다는 걸 말해주는 셈이다. 신봉선의 입맞춤은 ‘웃지마 사우나’의 “콩트는 콩트일 뿐 오해하지 말자~ ”와 같은 역할을 해낸다.

가상TV는 콩트다, 하지만
최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코너는 그 설정을 결혼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이 가상TV 프로그램들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토크보다는 실제 영상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또한 MC들의 간여를 배제해 리얼리티적 요소를 더 강화하고 있다는 것뿐이다. 가상 결혼이라는 설정 속에서 커플들로 등장한 연예인들은, 매번 다른 특정 상황을 미션으로 삼아 진심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는 반응들을 드러낸다. 하지만 이것 역시 콩트적 상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이 커플들이 가진 일관된 캐릭터에서 드러난다.

귀차니스트 정형돈의 일관된 모습이나 자상한 알렉스의 모습은 극명한 대비효과를 보일 만큼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다. 진짜 현실에서의 사람의 성격은 드라마나 콩트처럼 극대화된 일관성을 갖고 있지 못하다. 오히려 상황에 따른 서로 다른 반응들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쩌면 편집의 결과일 수도 있다. 실제 반응은 다양하게 보였을 지도 모르지만, 편집이 일관되게 캐릭터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바로 이 불분명해지는 진위가 바로 설정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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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 위에서, 아니면 말고
설정 혹은 가상의 상황을 토크쇼나 버라이어티 쇼에 부여하는 것은 가상보다는 리얼리티를 더욱 요구하는 작금의 상황 속에서 TV가 꺼내든 일종의 묘안이다. 리얼리티를 끄집어내면서도 어떤 안전판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따라서 이것은 그토록 연예인들을 원치 않는 상황으로 몰아넣었던 ‘카더라 통신’을 프로그램 속으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폭로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동시에 해명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이르면 이 자체가 ‘카더라’ 즉 콩트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간의 토크와 상황을 가상과 현실의 중간지대로 돌려놓는다.

프로그램들이 이처럼 진위와는 상관없이 설정 속으로 빠져드는 것은 자극적인 연출의 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가상과 현실에 대한 이분법적 구도가 점차 희미해지는 요즘의 환경 속에서 시청자들이 이를 무리 없이 수용하고 있는 결과이기도 하다. 게임은 가상이지만 게임을 할 때의 감정적 반응은 현실이다. 그러니 가상 속에서 말해지는 많은 이야기들은 그 속에 있을 때는 현실적인 모습으로 어떤 잠재된 욕구를 건드리기도 하는 것이다. 현실로 느끼던 가상상황 속에서 빠져나왔을 때 그것이 가상이었다는 것만을 알면 그뿐이라는 말이다. 만일 여기에 대해 “순 거짓말 아니냐”는 시대에 뒤떨어진 비판을 한다면 ‘카더라 통신’에서 흔히 보았던 반응이 나올 것이 뻔하다. “아니면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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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의 형식실험으로 얻은 긴박감, 의미,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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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과 스릴러가 만나면 어떤 형태가 될까. ‘무한도전-경주보물찾기’편이 그 형식으로 가져온 것은 최근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주목되고 있는 스릴러라는 장르다. 그것은 마치 인기 미국드라마 ‘24’나 ‘추격자’같은 쫓고 쫓기는 긴박한 스릴러를 연상시킨다. 아침에 경주에서 일어난 ‘무한도전’ 출연진들이 영문도 모를 게임에 빠져들고 하루 동안 쉬지 않고 뛰어다니며 문제를 풀어나가는 형식이 그렇다.

스릴러라는 장르적 긴박감을 부여하면서 ‘무한도전’이 얻은 가장 큰 것은 속도감이다. ‘24’같은 리얼타임 액션을 보고 있다보면 그네들이 흘리는 땀과 심장박동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처럼, 비가 오는 상황 속에서 달리고 달리는 ‘무한도전’ 출연진들의 모습 또한 시청자들에게 그 긴박감을 전해주기에 모자라지 않았다. 최고의 자리에서 느슨해질 수도 있는 고삐를 바로 이 스릴러라는 형식을 끌어옴으로써 바짝 조일 수 있었다.

‘무한도전-경주보물찾기’편은 또한 퀴즈 프로그램의 진화된 형태로도 읽을 수 있다. 퀴즈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대개 떠오르는 것은 스튜디오에 출연진들이 모여 문제를 맞추는 폐쇄적인 형태. 하지만 ‘무한도전-경주보물찾기’편은 그 퀴즈 형식이 마치 게임의 한 부분을 보는 것 같은 현장성을 보여주었다.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던져지는 문제를 풀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해 그 현장으로 달려가는 모습은, 문제집 속에 박제화된 퀴즈를 살아있는 형식으로 바꿔주는 힘을 발휘한다.

여기서 퀴즈의 내용이 또한 중요하다. 기존 퀴즈 프로그램들이 내보냈던 그저 문제 맞추기를 위한 공감 없는 문제는 왜 그 문제를 풀어야 하나 하는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즉 그것은 퀴즈의 과정(문제를 푸는 의미)보다는 결과(점수)에만 치중하는 퀴즈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무한도전-경주보물찾기’편은 그 의미를 부각시킨다. 잘 알고 있다 생각했지만 사실은 잘 모르는 우리의 문화유산으로서의 경주의 보물들을 알아간다는 취지는 퀴즈의 과정 자체를 그저 몸 개그를 위한 것이 아닌 의미 있는 작업으로 만들어낸다.

또한 문제를 풀어 가는 과정에서 보여준 지역주민들과의 교류는 그 의미를 더욱 확장시킨다. 문제를 잘 풀어내는 일부 엘리트 지식인들만의 경연장으로서만 기능했던 퀴즈 프로그램은 이런 형태와 만나면 보통사람들의 지식에 대한 진짜 호기심을 끄집어낸다. 조금 어리숙하고 배운 건 적어도 알고 싶은 욕구는 그 배움의 많고 적음을 떠나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 아닌가. 이 부분은 분명 작금의 달라진 지식사회 속에서 누구나 참여시킬 수 있는 형태로서의 새로운 퀴즈 형식을 예감하게 만든다.

이러한 형식은 또한 여행 프로그램의 새로운 접근방식으로도 볼 수 있다. 예능과 여행의 만남으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1박2일’이 야생에 대한 도전이라면, ‘무한도전-경주보물찾기’편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같은 지식여행에 대한 갈증이다. 답답한 일상탈출과 함께, 체험이 가져다주는 살아있는 지식의 경험은 바로 다름 아닌 여행 속에서 우리가 흔히 추구하던 것이기 때문이다.

‘무한도전-경주보물찾기’편은 따라서 예능에 스릴러, 퀴즈, 그리고 여행 형식을 접목시키는 실험을 통해, 프로그램의 긴박감(스릴러의 속도감)과, 재미(퀴즈형식의 호기심과 의미), 그리고 실제적인 지식(여행)을 전하는데 성공적이었다. 이것은 TV 프로그램으로서 과감한 형식 실험이면서, 예능의 최강자로서 그만한 힘을 가진 ‘무한도전’만이 가능한 도전임이 분명하다. ‘무한도전-경주보물찾기’편은 그 힘이, 청와대 같은 높은 곳으로 가는 것보다 저 지역사회에서 소외된 보물들 속으로 내려가는 것에서 더욱 빛난다는 걸 보여준 시간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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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에어’, 동그라미 치는 그들의 사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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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PD(박용하)는 늘 서영은 작가(송윤아)의 대본을 읽으면서 빨간 펜으로 동그라미를 친다. 그것은 ‘재미있다’는 표현이다. 처음에 서영은은 그것이 무슨 숙제검사 하듯 대본 검사하는 것처럼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차츰 이경민의 동그라미가 점점 간절해진다. 동그라미의 의미는 점점 진화한다. 대사에 동그라미가 하나도 없는 걸 확인하고 실망하던 차에, 서영은은 대본 첫 장에 쓰여진 자기 이름 위에 동그라미가 쳐져 있는 걸 발견하고는 아이처럼 즐거워한다. 동그라미가 단 한 개만 있는 대본을 주며 이경민이 그 한 신만 빼고는 다 좋다고 할 때, 둘 사이의 미묘한 감정이 움직인다. 직업적인 관계와 사적인 관계가 차츰 엮이고 부딪치는 부분이다.

‘온에어’가 가진 멜로의 장치는 바로 이 직업적인 관계로 사적인 관계를 숨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경민과 서영은 간의 멜로는 대본을 통해 교감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되면 둘 사이에는 일정한 거리감과 긴장감이 유지된다. 이것은 오승아(김하늘)와 장기준(이범수) 사이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매니저는 응당 자기 배우를 챙기는 것이 직업이지만, 때론 “내 배우”라는 말이 가진 뉘앙스는 매니저와 배우 사이의 미묘한 기류를 형성한다.

이것은 단순히 이경민-서영은, 오승아-장기준의 이분화된 라인으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직업적으로 보자면 PD인 이경민은 당연히 배우인 오승아를 위해 신경을 써줘야 하는 것이고, 이것은 오승아의 매니저인 장기준이 드라마 첫 방영을 끝내는 산고(?)를 치른 서영은에게 미역국을 끓여다 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요는 다 드라마가 잘 되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으로 표면화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수면 아래 그들의 감정들은 조금씩 교차된다.

전문직 장르 드라마와 멜로의 공존에 있어서 수많은 비판을 받아온 것은 ‘전문직은 없고 멜로만 있는’드라마들에서 비롯되었다. 그런 비판 때문인지 전문직 장르 드라마에 멜로가 들어가면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라듯 드라마를 백안시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멜로 드라마는 뭔가 트렌디하고 뻔한 것이라는 암묵적인 시선까지 생겼다. 하지만 사실 어떤 드라마든 멜로는 있을 수 있다. 어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데 멜로가 생기지 않을 수 있을까.

문제는 멜로를 어떻게 활용하고 어떤 방식으로 드러내느냐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온에어’는 전문직이라는 장치를 멜로에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유난히 이 드라마에서는 인물들 간의 팽팽한 대립이 많은데, 그것은 바로 직업적인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오승아와 서영은, 서영은과 이경민, 이경민과 오승아, 오승아와 장기준의 대립은 배우, 작가, PD, 매니저 간의 힘 겨루기처럼 그려진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힘 겨루기 이면에는 그들이 가진 감정이 숨겨져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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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들의 드러내지 않는 사랑법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멜로를 쿨하게 그려낸다. 초반부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대는 모습은 물론 어떤 사적 감정이 끼여든 것이 분명하지만, 직업적인 프로의식의 한 측면으로 가려진다. 이러한 대립적인 관계는 이제 실제로 드라마가 제작되는 단계로 넘어오면서 전환점을 맞는다. ‘티켓 투 더 문’이라는 드라마에 동승한 이상, 서로를 격려하고 치켜 세워주는 분위기로 바뀌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도 역시 사적인 감정은 직업적 상황 속에서 가려진다.

‘온에어’가 보여주는 멜로가 쿨하게 보이는 것은 바로 이러한 직업적 관계에 동그라미를 치는 간접화법에 기인한다. 대본을 바꾸겠다며 애써 웃어 보이려는 서영은에게 지금 대본 대로 간다고 말하는 이경민. 그 말에 흘리는 서영은의 눈물은 직업적인 관계에서 끝까지 자신을 밀어주는 이경민에 대한 고마움일 수도 있고, 사적인 감정의 발로일 수도 있다. 아직까지 ‘온에어’의 멜로가 좋은 지점은, 그 울고 있는 서영은을 이경민이 끌어안기보다는 그 앞에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 거리감이 주는 일정한 긴장감, 그것이 전문직과 멜로가 만날 때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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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근이가 마스코트이자 제7의 멤버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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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못지 않은 대접을 받고 있는 ‘1박2일’의 마스코트, 상근이. 하지만 최근 들어 ‘1박2일’에서의 활약상이 과거와 같지 못하다는 얘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혹자는 이런 상황에 처한 상근이를 두고 ‘반짝 스타’를 떠올리기도 하나 보다. 그 인기는 언론 플레이가 만들어준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런 부분이 분명히 있다. 현재 피부병에 대한 기사만 봐도 그렇다. 연예인들 중 어느 누가 피부병에 걸렸다고 기사화까지 될까 싶다. 하지만 이것은 거꾸로 생각해보면 상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상근이는 시청자들이 보호해주고 싶은 혹은 꼭 보호해줘야 할 존재로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상근이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단지 언론 때문만이 아니다. 거기에는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 성격과 상근이의 캐릭터와의 상관관계가 있다. 야생 버라이어티를 주창하는 ‘1박2일’에서 상근이는 야생 그 자체를 상징하는 캐릭터다. 초창기 ‘1박2일’을 떠올려보면 야생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출연진들의 고생담이 거의 대부분이었다는 걸 상기할 수 있다. 그 때 상근이란 존재는 그냥 그 출연진들 옆에 있기만 해도 부각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야생 그 자체인 상근이와 문명의 때가 잔뜩 묻은 출연진들로 대비되면서 양자의 캐릭터를 모두 강화하는 효과를 지닌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이 대비가 차츰 흐려지고 비슷해지는 순간이다. 즉 출연진들이 처음에는 야생의 이질적인 존재로서 등장하다가 차츰 야생에 적응해가는(혹은 잘 버티고 있는) 모습들을 보이는 순간 순간이 ‘1박2일’의 중요한 재미요소였다는 말이다. 그러니 상근이와 출연진들은 초반부에는 서로 간의 거리가 먼 존재였다가 차츰 가까워지는 존재가 된다. 상근이와 은초딩, 허당 같은 캐릭터가 서로 눈밭에서 어울리고 뛰어다니는 모습에서 떠오르는 것은 저 무인도에 떨어졌던 로빈슨이 유일하게 살아남은 개와 함께 적응해가는 모습이다.

특히 ‘1박2일’의 성공 조건이 되었던 것은 겨울이라는 계절적인 조건이었다. 추위라는 원초적인 야생에서의 하룻밤을 두고 복불복 게임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이 조금은 극단적인 야생 상황 속에서 상근이의 존재는 분명한 대비효과이면서(자신은 여유로운), 또 한편으로는 위안이 되는 존재(기댈 수 있거나 혹은 보호해줘야 할 대상으로 존재한다는 점에서)이기도 하다. 상근이의 존재가 최근 잘 눈에 띄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계절적 요인(따뜻한 봄의 도래)이 크다고 보인다. 그리고 이것은 상근이만이 아니라 ‘1박2일’ 자체가 가진 현재의 도전상황이기도 하다. ‘1박2일’에게 봄은 새로운 도전이 된다.

그리고 이 봄은 단지 계절적인 요인만이 아닌, 소위 뜰대로 떠버린 프로그램 자체의 상황을 말해주기도 한다. 이미 적응해버린 로빈슨에게는 새로운 미션이 주어지지 않으면 재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1박2일’이 여서도를 선택한 것은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1박2일’을 성공시켜주었던 섬이라는 공간(소외된 지역, 야생의 공간, 혹은 로빈슨 적인)을 다시 되새기면서 초심을 다시 다질 수 있는 여건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곳에서 출연진들이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면 ‘1박2일’의 도전상황은 오히려 좀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줄 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러한 출연진들의 새로운 모습이 가장 극명하게 보여지는 자리에 상근이는 대비되는 존재의 모습으로 서 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상근이는 가만히 존재하기만 해도 ‘1박2일’의 현재를 보이게 하는 구석이 있다. 이것이 상근이가 ‘1박2일’의 마스코트이자 제 7의 멤버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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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예능, 노래와 바람나다

네모난 세상/명랑TV 2008/04/12 08:52 Posted by 더키앙

풍덩 칠드런 송, 도전 암기송, 불후의 명곡, 그리고 예능의 가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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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예능 프로그램이 노래와 바람이 났다. ‘쟁반 노래방’시즌2의 성격을 띈 ‘상상플러스’시즌2(풍덩 칠드런 송)가 시작되면서 KBS의 예능은 거의 일주일 내내 ‘노래에 도전하는 연예인들’을 보여주게 된 셈이다. 주중에 포진된 ‘해피투게더’의 ‘도전 암기송’이 그렇고, 주말 ‘해피선데이’의 ‘불후의 명곡’이 그렇다. 노래방으로 대변되는 우리네 노래문화가 특이하다고 해도 이런 프로그램들의 편향에는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을 법하다.

먼저 노래라는 소재가 가진 장점은 KBS의 성격과 잘 어울리는 구석이 있다. KBS라는 방송사의 성격상 전통적인 시청자를 아우르면서 젊은 세대까지 끌어 모으는 방식으로서 노래는 대단히 효과적인 장치다. 이들 예능 프로그램들이 내세우는 노래는 ‘현재’가 아닌 ‘과거’의 노래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성세대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옛 노래를 가지고 지금의 연예인들이 도전을 한다는 설정은 일거양득의 힘을 가진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래로 편향된 KBS의 예능 프로그램들에서는 어떤 일련의 계보가 중첩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아마도 그 시작은 ‘전국노래자랑’의 ‘땡’에서부터 비롯된 것 같다. 노래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가진 음치, 몸치의 재미는 ‘딩동댕’과 ‘땡’과 만나면서 우리에게 하나의 포맷을 만들어냈다. ‘쟁반 노래방’은 바로 이 ‘땡’을 쟁반이라는 물리적인 장치로 변형시켜 예능 프로그램의 ‘벌칙’의 개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