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옆 미술관에 가면 저것(뭐라 부르기 참 애매한)이 있다.
이것은 저 스스로 노래한다.
그게 전기적으로 돌아가는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 손으로 돌리는 것이지 모르겠지만
나는 왠지 바람이 그걸 대신하는 거란 생각을 한다.

노래 소리를 자세히 들어보면 참으로 구성지다...
사람이 하는 그것보다도 더 그렇다.
아마도 아- 하는 그 소리를 계속 이어 붙이면
그런 정조를 느끼게 하는가보다.

놀랍게도 그 아- 하는 소리 하나지만 거기에는 고저가 있어
그것이 감정을 만든다.
참으로 이야기라는 것은 별 쓸모없는 거란 생각이 든다.
저렇게 아- 소리 하나로 모든 걸 얘기해주니 말이다.

과거에 성악을 했던 친구는 나나나 송을 들으면서 그런 얘기를 했다.
"저 사람은 좋겠다. 가사 외울 필요 없어서..."
가사 외울 필요가 없어서일까, 오히려 감정에 더 충실해지는 것.
나나나 송(라라라 송이라고도 함)은 사람이 하니 그렇다치고
이건 사람도 아닌 것이, 참 속을 후벼판다.
특히 바람부는 날, 저렇게 벌거벗고 서서 나무들을 향해 소리를 내는 건,
더욱 그렇다.

그 앞에 서면 나는
바람의 노래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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