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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온전히 이승기의 세상이 된 것 같습니다. '찬란한 유산'에서 부잣집 아들로 철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1박2일'에서 생고생하는 이승기를 볼 때면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까지 합니다. 이번 '1박2일'은 하루 일찍 팀원들이 소집되었는데 촬영 때문에 늦게 도착한 이승기는 죄송하다고 하고는 곧바로 옥상에 마련된 텐트에 몸을 눕혔습니다. 다음날 아침 다들 멍 때리고 있는 그 시간, 이승기는 늘 그렇듯 샤워를 하고 얼굴에 로션을 찍어 바르며 촬영을 준비합니다.

이승기의 이런 모습은 '1박2일' 초창기부터 계속되었습니다. 야생에 몸을 던지면서도 늘 자신을 관리하고 챙기는 그의 자세는 다른 멤버들과는 비교되는 것이었죠. 뭐 사내가 이런데 나와서 하루 정도 좀 안챙기고 대충 지내면 되지 웬 유난이냐고 할 수도 있겠죠. 맞습니다. '1박2일'은 예능 프로그램이고 확실히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예능의 본분인 웃음을 주는데 일조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승기의 입장은 다른 멤버들과는 조금 다르죠. 강호동이나 이수근은 개그맨이니 응당 망가지는 모습을 몸 개그의 연장으로 해야할 의무(?)가 있고, MC몽이나 은지원은 힙합맨으로서 조금은 반항적이면서도 유쾌하고 코믹한(섭섭브라더스는 그래서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이미지를 구사해도 되는 입장입니다. 김C는 삶 자체가 다큐이니 논외가 되겠습니다.

그렇지만 이승기는 예전부터 정극의 연기자를 꿈꾸고 있었습니다. '소문난 칠공주'에서 종칠이의 젊은 남편인 황태자 역으로 마마보이를 연기했죠. 사실 이 드라마는 지금으로 말하면 막장드라마에 가까웠습니다. 이승기는 중심적인 인물은 아니었지만 후에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나름 열심히 하면 중심적인 인물로 부각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더군요. 물론 드라마에서 이런 일은 쉽지 않고 흔한 일도 아닙니다. 드라마가 그다지 좋지 않을 경우엔 더욱 그렇죠.

이승기는 그것이 본인이 가진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황태자처럼 늘 자신을 지키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1박2일'은 그런 그의 캐릭터가 야생과의 부조화를 통해 더욱 부각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었죠. 바로 이 노력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가 '돌아온 일지매'의 일지매 역으로 거론될 수 있었던 건 다 그런 노력이 밑바탕이 되었기 때문이죠. '찬란한 유산'의 부잣집 아들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지금 그는 이 이질적인 두 분야(드라마와 예능)를 동시에 해나가고 있습니다. 이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신을 철저히 관리하지 못하면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들려오는 소리에 의하면 이승기는 굉장한 승부사라고 합니다. 뭔가 잘 안된다 싶으면 될 때까지 연습을 해 결국 해내는 기질을 현장에서 발휘한다고 하죠. 사실 이건 '1박2일' 하나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처음 '1박2일'에 왔을 때 보여주었던 부적응의 면면들은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되었죠. '찬란한 유산' 역시 처음 몇 회 방송에서 다소 어색한 모습을 보여주더니, 지금은 완전히 환의 캐릭터에 몰입되어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혹자들은 이승기의 이런 성공이 운이라고 말하고 또 실제로 그렇게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운으로 치부하기에는 이승기가 보여주는 노력의 모습들이 눈에 밟힙니다. 분명 이승기에게는 운이 따라준 것이 맞지만, 그 바탕에는 그가 평소에 해온 노력이 깔려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운도 노력이 있어야 가능한 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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