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스>의 박신혜-김래원, <운빨>의 류준열-황정음

 

지상파들의 드라마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 tvN 드라마의 급성장이 주는 자극은 지상파들의 위기감을 높이고 있고 이 헤게모니 싸움에서 밀리게 되면 끝없이 추락할 거라는 공포감마저 생겨나고 있다. 드라마들이 쏟아져 나오고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그만큼 중요해진 것이 있다. 바로 캐스팅이다. 누가 캐스팅되었고, 그 연기자가 얼마만큼의 연기력을 보여주며 또 팬덤을 갖고 있는가는 드라마의 성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닥터스(사진출처:SBS)'

월화드라마에서 압도적으로 앞서나가고 있는 SBS <닥터스>는 박신혜와 김래원이라는 두 배우의 힘이 확실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2003<천국의 계단>에서 아역으로 시작해 2009<미남이시네요>로 확실한 한류스타로서의 위치를 확보하고 <넌 내게 반했어>, <상속자들>을 거치면서 배우로서의 색깔을 점점 채워나간 박신혜는 이번 <닥터스>에서는 조금은 반항적이면서 여성들도 선망할 멋진 걸 크러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혜정이란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그간 착하고 밝은 소녀로서의 이미지만 보여왔던 그녀의 이런 변신은 <닥터스>라는 어찌 보면 전형적일 수 있는 의학 성장드라마를 매력적으로 만든 중요한 요인이다.

 

한편 상대역으로 등장한 김래원은 <천일의 약속><펀치> 같은 다소 무거운 캐릭터의 옷을 벗어버리고 따뜻하고 자상한 이미지의 홍지홍 역할을 선보이고 있다. 교사이자 의사 역할인 극중 홍지홍의 모습은 김래원의 훨씬 더 자연스러운 연기의 면면들을 끄집어내주기에 충분했다. 선생과 제자로 만나 서로에 대한 연정을 키워가는 쉽지 않은 이야기일 수 있지만, 박신혜와 김래원이라는 두 배우가 가진 그 자체의 매력은 이 멜로에 대한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닥터스>와 경쟁작으로 동시에 시작된 <뷰티풀 마인드>는 그 작품 자체의 완성도는 나쁘지 않다 여겨지지만 아쉽게도 장혁과 박소담의 힘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장혁이 하는 공감 제로의 의사 역할은 쉽지 않은 것이다. 때론 카리스마가 느껴지지만 때론 아픔이 느껴지는 그 면면들을 연기해내야 한다. 하지만 장혁에게서는 여전히 <추노> 대길이의 이미지가 느껴진다는 목소리들이 많다. 또한 드라마가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영화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박소담의 연기는 어딘지 어색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배우에 대한 호감도나 몰입은 <닥터스>와의 대전에서 <뷰티풀 마인드>가 힘을 좀체 발휘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

 

이런 사정은 수목드라마에서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사실 지상파 수목드라마의 성적은 전반적으로 추락해 있다. 지상파 드라마에서 미니시리즈 편성시간대로 자리해있는 수목드라마가 이처럼 10% 시청률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건 확실히 지상파 드라마가 처한 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 <운빨로맨스>가 그마나 수위를 차지하는 이유는 류준열과 황정음이라는 두 배우에 전적으로 기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운빨로맨스>의 스토리는 너무나 단순하다. 초반의 을 중심으로 이어가던 이야기들도 중반으로 들어오면서 상당부분 사라져버렸고, 대신 심보늬(황정음)와 제수호(류준열)의 달달한 로맨스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 이것은 스토리의 힘이라기보다는 황정음과 류준열이라는 배우들의 팬덤과 그들 팬덤이 요구하는 장면들을 충족시켜주는 데서 나오는 힘이라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캐스팅의 힘이라는 것이다.

 

종영한 <국수의 신>이나 새롭게 시작한 <원티드> 모두 스토리의 힘을 강조한 작품들이지만 캐스팅의 힘만으로 보면 <운빨로맨스>를 이기기가 어렵다. <국수의 신>은 주인공 천정명보다 악역인 조재현의 힘이 더 많이 느껴진 드라마로 종영했고, <원티드>의 김아중은 엄마 연기에 대한 몰입도가 그리 강하게 어필되지 못하고 있다. <운빨로맨스>의 선전은 그나마 황정음과 류준열에게서 기대되는 캐릭터들이 작품을 통해 보여지고 있고, 그들이 또한 연기자로서의 열정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생겨났다고 여겨진다.

 

이처럼 캐스팅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까닭은 작품의 편차가 압도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어느 정도는 평준화되어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한 이렇게 팬덤을 갖고 있는 배우들의 작품 선택이 그만큼 신중해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는 그래서 갈수록 더 드라마의 성패에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수의 신><뷰티풀 마인드>, KBS드라마가 고민해야할 것

 

<태양의 후예>의 저주인가? 심지어 KBS 드라마의 부활이라고까지 얘기됐던 그 분위기는 <태양의 후예>가 끝나고 삽시간에 잦아들었다. 후속작으로 기대했던 <국수의 신>10%를 넘기지 못하고 7%대에 머물러 있다. 월화의 시간대도 마찬가지 흐름이다.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최고 시청률 17.3%(닐슨 코리아)까지 내며 종영했지만 후속작으로 야심차게 시작한 <뷰티풀 마인드>는 고작 4%대 시청률에 머물러 있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을까.

 

'국수의 신(사진출처:KBS)'

물론 드라마라는 것이 다 예상한 대로 잘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국수의 신><뷰티풀 마인드>의 경우는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낮은 의외의 결과를 보인 작품들이다. 잘 만들었지만 시청자들이 그만한 호응을 보내지 않고 있다는 것. 이것은 드라마가 보여주려는 것과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 사이에 괴리가 크다는 걸 말해준다.

 

<국수의 신>은 복수극이다. 복수극에서 역시 중요한 건 악역이지만, 또한 그만큼 중요해지는 게 그 악역을 뛰어넘고 고구마 전개를 사이다로 풀어내주는 주인공의 역할이다. 이 드라마에서 악역 김길도(조재현)를 맡은 조재현의 연기는 명불허전이다. 목적을 위해서는 눈 하나 까닥 하지 않고 살인을 저지르기도 하는 희대의 악역 캐릭터는 조재현의 묵직한 연기가 얹어져 드라마 전체의 힘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에 맞서는 무명이(천정명)는 그만한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 무언가 통쾌함을 선사하는 복수극의 진면목이 느껴져야 하는데, 어째 김길도에게 이리 저리 휘둘리는 인상이 짙다. 천정명의 연기도 조재현만큼의 존재감을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국수의 신>은 악역의 힘으로 흘러가는 드라마가 되었다. 너무 어두운 이야기들은 결코 요즘의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다. 통쾌함을 기대했건만 잦은 패배와 복수에 대한 다짐만 반복되는 드라마에 시청자들이 지치는 건 당연지사다.

 

<뷰티풀 마인드> 역시 완성도는 떨어지지 않는 작품이다. 공감 제로의 천재외과의라는 설정은 의학드라마라는 장르적 설정 속에서도 공감과 소통이 인간의 증명이라는 결코 작지 않은 메시지를 담아낸다. 하지만 <뷰티풀 마인드>는 의학드라마에 스릴러라는 장치를 넣었다. 병원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추적하는 이야기. 섬뜩함마저 느껴지게 만드는 반전 스토리는 물론 흥미진진할 수 있지만, 이것이 지금의 시청자들이 의학드라마라는 틀을 통해 보고 싶어 하는 건지는 미지수다. 최근 시청자들은 소름끼치는 이야기보다는 좀 더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에 시선이 가기 때문이다.

 

<뷰티풀 마인드>에서도 연기의 문제는 여전히 시청자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주인공인 이영오 역할의 장혁은 늘 연기가 비슷비슷하다는 이야기를 이 드라마에서도 듣고 있다. 상대역할인 계진성(박소담)은 캐릭터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박소담은 영화에서는 대단한 연기를 보였지만, 드라마에서의 연기는 어딘지 어색한 면이 묻어난다.

 

결국 <국수의 신><뷰티풀 마인드>도 괜찮은 완성도의 이야기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외면 받는 상황이다. 게다가 KBS라는 플랫폼의 충성도 높은 시청층들이 이러한 스릴러 장르물들에 익숙하지 않다는 걸 감안해보면 이들 드라마들이 왜 힘을 내지 못하는가 하는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최근 드라마들은 작품의 내적 완성도만큼 중요한 것이 대중들의 정서다. 즉 대중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인가 아닌가에 따라 완성도와는 별도로 성패가 결정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간만에 <태양의 후예><동네변호사 조들호>로 부활의 단초를 잡은 KBS드라마가 좀 더 고민해봐야 할 지점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것은 KBS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지만.

<시그널>의 김원석, <응답하라>의 신원호, <태양의 후예>의 이응복

 

물론 사극 같은 경우는 이병훈 감독처럼 연출자가 키를 쥐는 경우도 있었지만, 드라마의 키는 오랫동안 작가들이 쥐고 있었다. 그래서 어떤 드라마가 시작하면 으레 관심이 집중되는 건 다름 아닌 작가였고 연출자는 그 다음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작가만큼 연출자의 몫이 주목되고 있다.

 

'김원석 감독(사진출처:tvN)'

tvN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는 필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작품이 잘 된 것이 김원석 감독의 공이라고 말한 바 있다. 즉 대본도 훌륭했지만 김은희 작가는 그것을 완성도 높은 연출로 빛나게 해준 김원석 감독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드러내 주었다. 그리고 이것은 그저 의례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시그널>의 스타일이나 연출은 영화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김워석 감독이 아니었다면 그토록 복고적인 질감을 멋스럽게 그려낼 수 있었을까. 그런 스타일은 <시그널>의 이야기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결코 쉽지 않은 이 장르드라마에 대한 몰입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tvN <응답하라 1988> 역시 마찬가지다. 이우정 작가 팀이 만들어낸 훌륭한 대본이 있었지만 이를 완성도 높게 연출한 신원호 감독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자칫 잘못하면 시트콤적인 느낌을 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코미디적인 재미와 진지한 정극의 느낌을 골고루 살려낸 신 감독의 연출은 이번 작품은 물론이고 <응답하라> 시리즈에 대한 신뢰 또한 높여놓았다.

 

지상파 드라마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KBS <태양의 후예> 역시 이응복 감독의 연출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드라마 특성상 액션에 재난까지 블록버스터적인 스케일을 담아내야 하는 결코 쉽지 않은 드라마 연출이다. 그럼에도 이응복 감독은 블록버스터의 볼거리를 충분히 그려내면서도 그 안의 인물들의 감정 선을 놓치지 않는 섬세한 연출로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다.

 

최근 들어 이처럼 드라마에서 대본만큼 연출에 대한 지분이 많아지고 있는 건 드라마들의 변화 때문이다. 즉 지금의 드라마들은 과거처럼 대사 위주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하다못해 tvN <또 오해영> 같은 멜로드라마도 대사만큼 중요한 게 인물의 심리를 담아내는 영상 연출이다. 그러니 <시그널> 같은 장르드라마의 경우에는 영상 연출의 몫이 훨씬 커진다.

 

이른바 때깔이 나는 드라마와 그렇지 못한 드라마가 확연히 구분되고 있다. 예를 들어 MBC <몬스터><굿바이 미스터 블랙> 같은 드라마는 연출이 좀 더 공을 들였다면 훨씬 괜찮은 드라마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반면 KBS <국수의 신> 같은 경우는 그나마 연출이 영상미를 추구했기 때문에 대본이 가진 심지어 막장에 가까운 자극성들을 상당히 무마해낼 수 있었다.

 

드라마에서 연출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는 건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그만큼 높아져 있다는 걸 말해준다. 이제 인물과 대사만으로 시청자들은 만족하지 못한다. 완성도 높은 연출이 그려내는 그 드라마만의 독특한 스타일이나 분위기는 이제 드라마 성패의 중요한 관건으로 대두되고 있다

<국수의 신>, 고구마는 가득한데 사이다는 언제쯤?

 

KBS <국수의 신>은 한 마디로 극성이 세다. 인물마다 자신의 욕망이 뚜렷하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부딪침이 많다. 갈등은 도처에서 벌어진다. 그리고 사람은 쉽게 죽고, 폭력은 도처에서 벌어진다. 지상파 드라마지만 심지어 성폭력이 등장하기도 하고, 성적 유혹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마스터 국수의 신(사진출처:KBS)'

1,2회에 김길도(조재현)라는 악마의 탄생을 촘촘히 그려내면서 네 사람이 그의 손에 죽고 한 명은 식물인간이 된다. 그런데 그 다섯 사람 중 한 사람은 아버지고 다른 한 사람은 장인이며 무명의 부모는 아이의 눈앞에서 불타 죽었다. 이 정도로 세다. 목적을 위해 존속살인은 물론이고 청부, 아이도 마다않는 인간이다.

 

만일 이 드라마가 연출을 세련되게 만들지 않았다면 단박에 막장의 비난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사실 이 드라마는 이 정도의 자극을 갖고도 막장 논란이 안 나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연출에 공을 들였다. 어쨌든 이렇게 강력하게 악마 김길도를 세운 덕에 이 드라마는 복수극의 명분을 얻었다.

 

고아원에 들어간 무명이 친구인 태하(이상엽)와 재영(고길용) 그리고 사랑하는 여자 여경(정유미)을 만나는 건 이 복수극을 위한 사전포석이다. 이들은 함께 훗날 복수극으로 도와주거나 대결하게 되는 운명을 갖게 될 인물들이다. 이들이 함께 힘을 합쳐 김길도와 대결하는 건 기대감을 자아내게 하는 구도지만 이야기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밝혀진 바대로 여경의 어머니를 죽인 자는 태하의 아버지다. 태하는 이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김길도는 그런 태하에게 부하가 될 것을 권유했다.

 

복수의 대상인 김길도가 장인인 고대천을 식물인간 만들고 서울 강남에 짓는 궁락원은 무명과 그 친구들이 부숴나갈 악마의 소굴 같은 곳이다. 무명이는 어떻게든 궁락원으로 들어가 안으로부터 그 소굴을 무너뜨려 김길도에게 복수하려 한다. 들어가는 과정이나 그 속에서 복수하는 과정은 결국 국수 만드는 비법 대결 같은 틀로 이뤄지게 될 것이다.

 

사실 이 정도면 이야기가 촘촘하고 전개도 빠르며 극적인 상황들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왜 시청률은 응답하지 않는 걸까. 화제성도 그다지 높지 않다. 그리고 이것은 실제로 이 드라마를 보면서도 느껴지는 이상함이다. 인물들은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데 정작 보는 마음은 무덤덤하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그 첫 번째는 아무래도 이런 식의 복수극과 음식 소재의 대결 이야기 같은 것들이 어디서 많이 봤던 기시감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 드라마 시작부터 나왔듯 <국수의 신><제빵왕 김탁구>가 만들어낸 음식 복수극과의 비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큰 문제는 드라마가 지금까지 너무 게임처럼 흘러왔다는 점이다. 이야기는 아귀가 맞고 사건은 빠른 속도로 이어지지만 인물들이 느끼는 아픔 같은 감정들이 강렬하게 다가오지 않는 건 연출이 이야기 전개는 세련되게 하고 있지만 인물들의 감정을 거기에 잘 얹지 못하기 때문일 수 있다. 복수심은 알겠지만 다양한 감정들은 잘 묻어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사건은 실감이 느껴지기보다는 게임을 하듯 일정한 거리감을 만들어낸다.

 

이것은 또한 연기가 몰입이 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게 아니면 애초에 만화 원작이 갖고 있는 그 만화적인 느낌을 드라마로 가져오면서 좀 더 현실성을 바탕에 깔지 못한 탓일 수도 있다. 무명은 그 당한 일들을 떠올려보면 쳐다보는 것조차 동정심을 유발할 정도로 강렬한 느낌을 줘야 하지만 상대적으로 너무 차분하게 느껴진다.

 

물론 이것도 보다 본격적인 복수극을 위한 하나의 포석일 수 있다. 실제로 이제 <국수의 신>은 무명이 궁락원에 들어가고 여경이 검사가 되어 사건을 파헤치는 등 본격적인 복수극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과정이 너무 길었다는 느낌이 짙다.

 

문제가 무엇이든 드라마에 현실적인 느낌을 좀 더 실어내지 못한다면 제 아무리 사람을 몇 명씩 죽인다고 해도 시원찮은 반응을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실 자극적인 장면보다 더 강력한 건 그 사람의 내면에 대한 깊은 공감이 아닐까. 이 불쌍한 청춘들이 그들을 짓누르는 어른들의 세계를 철저히 부숴버리는 그런 사이다는 언제쯤 등장할까.

독해질수록 주목받는 악역의 재발견

 

새로 시작한 KBS <국수의 신>의 이야기는 주인공 무명(천정명)이 아닌 악역 김길도(조재현)라는 괴물의 탄생 과정(?)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학대받으며 자라난 김길도는 타인을 흉내내는 <태양은 가득히>의 리플리 같은 인간. 가짜 대학생 행세를 하며 과외를 하러 들어간 집에서 금고를 털다가 들키자 살인을 저지르고 도망친다. 그는 마치 카멜레온처럼 변신을 거듭하며 도주하고 급기야 산 속에서 국수를 연구하던 무명의 아버지 집으로 들어와 그를 벼랑 끝에서 떨어뜨리고 국수비법을 가로챈 후 도망친다.

 


'국수의 신(사진출처:KBS)'

김길도라는 희대의 괴물은 <국수의 신>이라는 드라마에 강력한 동력을 만들어낸다. 가까스로 목숨은 구했지만 머리를 다친 무명의 아버지는 자신을 구한 여인과 무명을 낳고 행복하게 살아가지만 어느 날 그가 살아있다는 걸 알게 된 김길도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다. 불길 속에서 혼자 살아남은 무명이 복수에 불타게 되는 건 바로 이 괴물 김길도라는 인물 때문이다. 그가 결국 이 드라마에서 가장 강력하고 중요한 인물로 부각되는 건 그래서다.

 

무명이 주인공이지만 그 역할을 맡은 천정명보다 오히려 김길도 역할을 연기하는 조재현의 존재감이 빛난다는 이야기는 연기력의 차이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드라마가 악역에 상당히 빚진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불길 속에서 슥 뒤돌아보며 미소 짓는 조재현의 연기는 소름 끼치도록 살벌한 악마의 얼굴을 보여준다. <국수의 신>이라는 드라마가 바로 그 김길도를 무너뜨리는 이야기라면, 그 전제조건으로써 확실한 악역을 세운 조재현이야말로 이 드라마의 일등공신이 아닐 수 없다.

 

JTBC 금토드라마 <욱씨남정기>의 주역들은 옥다정(이요원)과 남정기(윤상현)지만 이 드라마의 핵심적인 힘을 만들어내는 장본인은 바로 황금화학의 김상무(손종학)와 기업사냥꾼이자 옥다정의 전남편으로 등장하는 지상(연정훈) 같은 악역들이다. <욱씨남정기> 초반의 힘은 사실상 갑질하는 김상무로부터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김상무가 있어 그 얼굴에 물을 끼얹고 하청계약을 파기하는 옥다정이라는 사이다 캐릭터가 가능했고, 그에게 고개를 조아릴 수밖에 없는 을 중의 을 남정기가 주목될 수 있었다.

 

그리고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가면서 지상이 그 악역의 중심으로 들어온다. 물론 지상 역시 김상무와 끈이 연결되어 있다. 잘 나가는 러블리 코스메틱에 엔젤투자가인 척 접근해 경영권을 빼앗고 회사를 공중분해해 황금화학에 넘기려는 것. 갑질 중 최고는 역시 돈이라고 지상은 돈을 앞세워 러블리 코스메틱 직원들이 자중지란을 일으키게 만든다. 이에 맞서는 옥다정과 남정기의 사투가 <욱씨남정기> 후반부의 핵심적인 재미요소다. 특별출연이라고는 하지만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는 연정훈이 돋보이는 건 이런 극성을 만들어내는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tvN 금토드라마 <기억>에는 아들의 뺑소니 사실을 덮으려는 아버지 이찬무(전노민)나 그의 어머니 황태선(문숙) 같은 인물은 물론이고 재벌3세로서 드라마에 의외의 변수를 집어넣는 신영진(이기우) 같은 악역도 있다. 뺑소니로 죽은 아들의 진실을 찾으려는 아버지의 사투를 그린다는 점에서 그걸 덮으려는 자들인 이찬무가 그 반대에 서 있지만, 신영진은 어떤 면에서는 이 모든 사건들을 만들어내는 돈과 권력을 표징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캐릭터라고 말할 수 있다. 결국 이 모든 사건들의 배경이 신영진이라는 악역을 배경으로 깔고 있다는 얘기다.

 

신영진을 연기하는 이기우는 늘 밝은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각인되어 있었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의외로 강렬한 악역을 보여줌으로써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해주고 있다. 어떤 면으로 보면 최근 주목받은 재벌3세 역할을 연기한 <베테랑>의 유아인, <리멤버 아들의 전쟁>의 남궁민을 잇는 연기로 보인다.

 

결국 악역이 떠야 극이 산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드라마나 영화에서 악역은 그 위치가 중요해졌다. 악역들은 지금 우리 현실의 갈증들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악역이 제기하는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고픈 욕망이 그 악역 캐릭터에 들어 있다는 것. 현실 공감으로서의 악역은 그래서 주인공만큼 중요한 역할로 자리하고 있다

지상파 드라마의 변하지 않는 한계들

 

KBS <태양의 후예>가 방영될 때까지만 해도 지상파 드라마의 부활을 기대하게 했었다. 무려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화제성은 국내는 물론이고 중국이 들썩거릴 정도였다. 대사는 유행어가 되고 드라마에 등장한 PPL이 논란이 될 정도로 업계를 들었다 놨다 했다. 심지어 종영 후 스페셜 방송으로 편성된 프로그램이 본방 드라마 시청률을 압도했으니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굿바이 미스터 블랙(MBC)'

하지만 <태양의 후예>가 지나간 자리를 보면 다시 본래의 지상파 드라마로 돌아간 느낌이다. <태양의 후예> 종영 후 수목드라마의 패권을 두고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여겨졌지만 어째 드라마 대결은 시시해져가는 양상이다. <태양의 후예>를 이어 KBS가 야심차게 준비한 <국수의 신>은 첫 회 7.6%로 시작해 2회에는 6.5%로 대폭 하락해 동시간대 꼴찌를 기록했다.

 

드라마의 완성도는 낮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너무 무겁고 어둡고 독한 복수극. 2회 만에 네 명이 죽어나갔다. 그것도 주인공의 부모는 어린아이의 눈앞에서 불에 타 죽었다. 게다가 어디선가 봤던 구도와 소재 그리고 성장드라마라는 틀이 시청자들에게는 그리 참신하게 다가오지 못하고 있다. 드라마가 연출적인 면에서 완성도가 높다고 해도 결국 그 최종 결과의 키는 시청자들의 선택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다. 그잖아도 어두운 현실에 드라마까지 어두운 걸 봐야 할까.

 

동시간대에 방영되는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태양의 후예> 이후 반사이익을 얻어 시청률 1위를 차지하고는 있지만 그것이 드라마의 내적인 힘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드라마 역시 지상파 드라마에서 늘 등장하곤 하는 복수극, 출생의 비밀, 로미오와 줄리엣 설정 같은 것들이 얼기설기 이어져 있다. 스토리도 올드한 데다 연출은 가히 재앙급이다. 마치 아이들 만화를 보는 듯한 유치함 때문에 몰입이 안 되고 실소가 터질 때가 많다.

 

그나마 SBS <딴따라>는 나은 편이다. 6.2%(닐슨 코리아)로 저조하게 시작했지만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 8.3%를 기록하고 있다. 이것은 음악이라는 소재와 지성이라는 배우의 존재감 그리고 무엇보다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 주효한 덕분이다. 첫 회 완성도는 시청자들에게 많은 지적을 받았지만 그것이 자극이 되었는지 갈수록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딴따라> 역시 무언가 임팩트가 느껴지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다.

 

물론 큰 성공을 거둔 드라마의 후속 드라마들은 대부분 성공하기 어렵다는 게 속설이다. 그만큼 높아진 기대치를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지금 방영되고 있는 수목드라마들의 모습은 너무나 전형적인 지상파 느낌이 강하다. 늘 해왔던 문법들 안에서 뱅뱅 돌고 있고, 비슷한 패턴들의 반복이다. 특히 비슷한 방식으로 전개되는 복수극이라는 닳고 닳은 소재에 대해서 시청자들은 식상함을 느끼고 있다.

 

<태양의 후예>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지상파 방식이 아닌 영화적 방식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사전 제작이나 글로벌 투자 방식 같은 새로운 접근이 새로운 드라마를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시그널> 같은 비지상파 드라마들이 주목받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지상파와는 완전히 다른 제작시스템은 마치 영화 같은 심도와 완성도의 드라마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런 드라마들에 이미 눈이 떠진 시청자들이다. 구태의연한 과거의 틀을 답습하는 드라마가 눈에 들어올 리 있겠는가.

 

물론 드라마 라인업은 당장 만들어질 수 있는 건 아니다. 지금 준비해도 빠르면 내년쯤에나 가능한 게 드라마 라인업이다. 그래서 <태양의 후예>의 성공을 예측하지 못했다면 후속드라마들이 예전의 지상파 드라마로 돌아가는 건 당연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냉정하다. 일단 높아진 눈높이에 지상파 드라마들도 맞춰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태양의 후예>의 영광만을 계속 회고하며 살아가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니.

<국수의 신>이 가진 가능성과 약점

 

KBS 새 수목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이하 국수의 신)> 첫 회 시청률은 7.6%(닐슨 코리아)로 동시간대 드라마들 중 2위에 머물렀다. 1위는 8.7%를 기록한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 원작이 워낙 유명했던 작품이라 기대했던 것보다는 적은 수치지만 그렇다고 낙담할 수준은 아니다. <굿바이 미스터 블랙>9.4%에서 8.7%로 추락한 걸 염두에 둔다면 <국수의 신>의 시청률은 아직 드라마가 본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볼 수 있고 반등의 기회도 충분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국수의 신(사진출처:KBS)'

무엇보다 <국수의 신>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는 이유는 연출이 탄탄하다는 점이다. 첫 회부터 김길도(바로, 조재현)라는 희대의 악역이 탄생하는 과정은 사실 연출이 허술했다면 자칫 막장드라마처럼 보일 위험성도 있었다. 하지만 <국수의 신>은 그 짧은 한 회 속에 김길도라는 괴물의 탄생을 임팩트 있게 보여주면서도 연출의 완성도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사실 살인강도를 저지르고 국수에 미친 순석(천정명)의 아버지 하정태를 찾아와 칩거하며 국수 비법을 훔치고 결국 하정태를 벼랑에서 떨어뜨려 모든 기억을 지워버리는 정도의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세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국수의 신>은 여기서 머물지 않고 국수집을 차려 잘 살고 있는 김길도가 하정태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와 그의 아내를 살해하는 장면까지 담아낸다. 어린 순석이 불길 속에서 부모가 불에 타 죽는 장면을 보는 장면은 끔찍하기 이를 데 없다.

 

이 정도로 강하고 자극적인 장면들을 배치해 넣은 이유는 결국 복수극의 힘이 강렬한 악역에서 탄생하기 때문이다. 김길도는 목적을 위해서는 살인도 아무렇게나 저지르는 괴물이다. 부모를 잃고 고아원에서 자라난 순석이 김길도에게 처절한 복수를 안기는 이야기. 그러니 <국수의 신>의 첫 회는 복수극으로서의 요건들을 상당히 잘 채워 넣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말했듯 연출의 완성도로만 보면 같은 만화 원작이라도 <굿바이 미스터 블랙><국수의 신>의 편차는 확실하다. <국수의 신>이 심지어 어떤 미장센이 느껴지는 장면 연출까지를 보여준다면, 안타깝게도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기본기 없는 연출로 인해 이야기의 상황 설정만 있을 뿐 그다지 작품의 심도가 느껴지지 않는다. 같은 복수극이지만 완성도가 떨어지게 느껴지는 건 바로 이 연출의 차이 때문이다.

 

하지만 <국수의 신>이 갖고 있는 처절한 복수극의 이야기를 과연 지금의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할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 좀체 시청률이 오르지 않는 이유 중 가장 큰 건 너무 주인공이 힘겨운 상황들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근 들어서 차지원(이진욱)의 사이다 복수가 조금씩 시작될 기미를 보여주지만 여전히 고구마(?) 전개라는 아쉬움들이 나오고 있다.

 

<태양의 후예>의 시청률이 그토록 고공행진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심지어 전쟁과 지진과 전염병이라는 어마어마한 난관들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짧은 고구마 긴 사이다전개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심지어 여주인공인 강모연(송혜교)이 납치되는 절체절명의 상황도 <태양의 후예>는 그리 오래 끌지 않았고, 금세 구출해 나와 농담을 던지는 유시진(송중기)을 보여줬다.

 

최근 들어 시청자들은 고구마 전개의 드라마들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금토 드라마인 <기억><욱씨남정기>를 보면 그 사정을 잘 알 수 있다. <기억>이 꽤 완성도 높은 드라마지만 <욱씨남정기>에 시청률에서 따라잡히는 가장 큰 이유는 그 주인공이 너무나 힘겨운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욱씨남정기>는 힘겨운 상황에도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사이다 전개를 곳곳에 배치해 놓고 있다.

 

물론 이런 경향을 모든 드라마에 일반화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국수의 신>이 가진 가능성과 약점을 이 관점으로 해석할 수는 있지 않을까. 완성도 높은 연출과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는 <국수의 신>이 가진 가장 큰 가능성이지만, 그것이 복수극이라는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갖고 있다는 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것이 굉장히 센 장면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시청률은 의외로 약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제빵왕 김탁구> 떠오르는 <국수의 신> 성공할 수 있을까

 

KBS <태양의 후예>가 만들어낸 후폭풍은 어마어마하다. 본방이 나갈 때도 30% 시청률을 훌쩍 넘기는 기적 같은 일을 만들었고, 심지어 후속으로 나간 스페셜 방송이 타 방송사의 드라마들을 시청률에서 압도해버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KBS 드라마국은 이런 <태양의 후예>가 거둔 결과에 마냥 좋아하기만 했을까.

 


'마스터-국수의 신(사진출처:KBS)'

물론 기뻐할 일이었지만 또 한 편으로는 후속 드라마에 대한 고민이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 부담감을 고스란히 떠안고 이제 방영될 드라마는 <마스터국수의 신(이하 국수의 신)>이다. 그러니 이 첫 방에 시선에 쏠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과연 <국수의 신><태양의 후예>의 부담감을 떨쳐버리고 KBS 드라마가 오랜만에 잡은 승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예고편과 기획의도 그리고 이야기소재와 인물 설정 등만으로 모든 걸 예단하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국수의 신><태양의 후예>와는 사뭇 다른 드라마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태양의 후예>가 훨씬 세련된 느낌의 트렌디한 드라마였다면, <국수의 신>의 설정들은 사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것들이다.

 

<국수의 신>을 짧게 설명한 소개란을 보면 이렇게 되어 있다. ‘복수를 위해 국수의 신이 되려는 주인공 무명이의 가슴 뛰는 성장기이자 국수로 이어진 사람들과의 슬픈 연대기로 밑바닥에서부터 면의 장인이 되기까지 흥미진진한 성공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 어디서 많이 봤던 구도가 아닌가. 그것은 다름 아닌 2010년에 방영되어 무려 49.3%(닐슨 코리아)라는 최고시청률을 냈던 <제빵왕 김탁구>.

 

물론 <국수의 신> 제작진측은 <제빵왕 김탁구>와는 다르다고 하지만 복수극과 성장드라마가 공존하고 음식 장인의 이야기가 들어가 있다. 만일 경연이라는 소재까지 들어가게 된다면 그건 사실상 빵이라는 소재를 국수로 바꾼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국수의 신>은 동명의 박인권 만화가 그 원작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장르적 특징과 설정들이 유사하다는 건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제빵왕 김탁구>가 시청률이 높았던 건 이 드라마의 이야기 패턴들이 중장년들에게 익숙했고 동시에 젊은 세대들에게는 경연이라는 오디션 틀이 흥미롭게 다가왔었기 때문이다. ‘출생의 비밀복수극같은 코드들이 들어가 있었고, 권선징악의 단순해 보여도 강력한 극적 장치도 빠지지 않았다. 여기에 전광렬, 전인화 같은 중견 배우들과 윤시윤, 주원 같은 젊은 배우들의 조화로운 열연도 한 몫을 차지했다.

 

<국수의 신> 역시 조재현 같은 믿고 보는 중견과 천정명 같은 젊은 배우의 조합이 기대되는 대목이고, 무엇보다 <야왕>, <대물>, <쩐의 전쟁> 등을 히트시킨 박인권 화백의 원작이라는 점이 신뢰가 가는 지점이다.

 

하지만 <태양의 후예>와 너무나 다른 작품이 후속으로 이어져 있다는 점은 <국수의 신>의 불안요소로 작용한다. <태양의 후예> 열광했던 세련되고 트렌디한 드라마의 시청자들이 전혀 색깔이 다른 <국수의 신>을 이어서 볼 것인지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결국 첫 방이 모든 걸 드러내줄 것으로 보인다. <태양의 후예>가 만들어놓은 부담감을 과연 <국수의 신>은 넘어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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