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박나래, 어떻게 폭소와 미소 둘 다 잡았을까

이른바 ‘꿀잼’. ‘꿀케미’란 이런 걸 말하는 게 아닐까.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걸그룹 마마무 화사의 집을 방문한 박나래와 한혜진의 ‘여은파(여자들의 은밀한 파티)’는 시종일관 빵빵 터트리는 놀라운 웃음의 밀도를 보여줬다. 박나래가 ‘화자카야’라고 새겨진 나무 간판을 선물로 주면서 슬슬 화기애애해진 분위기는, 역시 선물로 화사가 받은 헤어밴드와 립스틱을 하면서 점점 고조되기 시작하더니 결국 박나래의 ‘카다시안 스타일’ 메이크업으로 봇물 터지는 폭소의 향연이 펼쳐졌다. 

메이크업을 잘 하는 화사에게 얼굴을 맡긴 박나래는 쉽지 않은 눈썹 손질을 하며 자꾸 웃음을 터트리는 화사를 불안해했다. 자칫 웃다가 실수라도 하는 날에는 눈썹이 온통 날아갈 판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눈썹을 잘 손질한 화사는 본격적으로 카다시안 스타일 메이크업에 들어갔다. 어딘지 과해 보이는 화장은 어떻게 보면 잘 어울리고 어떻게 보면 이상해 보였다. 그 과정을 스튜디오에서 보던 이시언은 그 얼굴을 어디서 봤는지 기억났다며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하비에르 바르뎀을 거론했다. 

킴 카다시안을 꿈꾸었으나 하비에르 바르뎀을 닮게 된 박나래는 그 후로 단독샷이 나올 때마다 계속 바르뎀이 떠오르는 잔상효과를 만들었다. 박나래의 진가는 어찌 보면 <개그콘서트> ‘분장실의 강선생님’ 같은 콘셉트의 분장 개그 코드가 담긴 그 순간의 분위기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런 갑자기 ‘분장쇼’가 된 상황이 주는 웃음은 시작에 불과했다. 한혜진이 방문하면서 본격화된 ‘여은파’는 고기에 골뱅이, 그리고 볶음밥까지 군침 돌게 만드는 ‘먹방’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돋보인 건 박나래와 화사의 ‘먹방 케미’다. 본래부터 안주 만드는데 정평이 나 있는 박나래가 맛있는 안주들을 순차적으로 만들어냈고, 화사는 ‘곱창 먹방’의 명성이 이름뿐이 아니었다는 걸 맛나게 먹는 모습으로 증명해줬다. 

함께 음식을 준비하고 먹으며 집구석에서 발견한 ‘타짜’ 관련 서적으로 슬슬 한판 승부의 분위기를 만들더니, 곧바로 머리까지 틀어 올린 채 벌어지는 비장한 ‘타짜 최강전’이 벌어졌다. 벌칙으로 정해진 손목 때리기로 한껏 달아오른 화투 한 판은 웃음과 긴장감이 어우러진 예능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편을 통해 확실히 느껴지는 건 박나래의 놀라운 성장이었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박나래는 웃음은 확실히 보장했지만 어딘지 부담스러움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 부담스러움은 과한 행동 때문이기도 했지만, 인위적인 설정의 느낌이 강해서 생겨난 것이었다. 그렇지만 <나 혼자 산다> 특유의 자연스러운 관찰카메라의 세계 속에서 박나래도 성장했다. 그는 특유의 폭소가 터지는 상황들과 적재적소의 순발력 있는 멘트들로 웃음을 만들면서도 진짜 여자들끼리의 모임에서 벌어질 법한 자연스러움을 유지했다. 

그래서 마치 여자판 ‘세 얼간이’ 같은 그 ‘여은파’는 보는 내내 폭소와 더불어 미소가 지어지는 느낌이 이어졌다. 빵빵 터지는 폭소는 본래부터 박나래가 갖고 있던 재능이었지만, 이제 그 자매애가 느껴지는 훈훈한 분위기가 주는 미소까지 더불어 갖추게 된 그런 느낌. 박나래가 대세 예능인이라 불리는 그 칭호가 그냥 나온 게 아니라는 걸 <나 혼자 산다>는 제대로 끄집어내 보여주고 있다.(사진:MBC)

관찰카메라, 무엇을 어떻게 관찰할 것인가

어느새 관찰카메라가 예능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었다. 지상파에서 본격적으로 관찰카메라를 시도했던 MBC <나 혼자 산다>가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여전히 누군가의 사생활을 관찰한다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존재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전체 가구 수의 4분의 1이 1인 가구라는 걸 전면에 내세웠고, 그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인 1인가구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지금의 <나 혼자 산다>에 굳이 ‘1인 가구’의 이야기가 내세워지지 않는 걸 보면 달라진 관찰카메라에 대한 대중들의 체감을 느낄 수 있다. 어느새 관찰카메라의 관찰이 주는 불편함에 다소 둔감해져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트렌드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관찰카메라는 영상이 일상화된 시대에 어쩔 수 없는 흐름이다. 누구나 영상을 만들기도 하고 또 게재하기도 하는 시대에 영상의 ‘리얼리티’ 추구는 당연해지기 때문이다. 대중들은 기획되어 만들어진 영상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 또한 사생활을 노출하는 일도 이제는 일상화되어버렸다. 그 많은 프사들과 음식점 사진들이 그걸 말해준다. 리얼리티 추구와 사생활 노출에 대한 둔감해진 감각은 그래서 관찰카메라가 트렌드로 설 수 있게 된 이유가 되었다.

중요한 건 관찰카메라라는 형식이 아니라, 거기에 무엇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다. 과연 지금의 예능들은 제대로 관찰카메라를 활용하고 있을까. 꼭 그렇지는 못한 것 같다. 관찰카메라에 대한 만만찮은 불편함들이 호소되고, 심지어 논란으로도 비화되고 있으니 말이다. 최근 김재욱 박세미 부부가 악마의 편집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던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관찰카메라가 무엇을 어떻게 관찰해야 하는가의 문제를 잘 드러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관찰하려고 하는 소재는 충분히 공감 가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네 시댁 문화의 ‘이상함’을 며느리 입장에서 담아보겠다는 취지가 들어 있어서다. 하지만 그것을 담는 방식에 있어서는 여타의 관찰카메라들이 그러하듯이 자극적인 장면들의 편집 나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문제는 당연히 드러날 수밖에 없지만, 그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고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건, 자칫 거기 출연한 이들에 대한 폭로를 통한 공격으로만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그 관찰하려는 대상의 공감대라도 있는 편이다. 하지만 SBS <미운 우리 새끼>는 왜 시청자들이 이런 관찰을 해야 하는가 하는 의구심을 남긴다. 물론 예능이니 재미를 위해 관찰한다고 말할 수는 있을 게다. 하지만 때론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기이한 행동이나, 여전히 결혼만을 지상과제로 드러내며 출연한 여성들을 모두 며느리감 보듯 하는 엄마들의 모습이 재미보다는 불편함을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무엇을 관찰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반면 예능적인 재미를 추구하고 있지만 거기서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내는 훈훈한 의미들을 뽑아내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은 ‘무엇을 어떻게’ 관찰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느껴진다. 그 많은 연예인(혹은 가족까지) 출연 관찰카메라에 대한 대중들의 불편한 시선들이 있지만, <전지적 참견 시점>이 그런 불편함을 주지 않는 건 여기 등장하는 연예인과 매니저의 관계가 주는 훈훈함을 포착하고 있어서다. 어찌 보면 수직관계일 수 있는 연예인과 매니저이지만, 마치 한 가족 같고 좋은 선후배 같은 그 관계를 보면서 이 프로그램은 우리네 관계에서도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준다. 

<나 혼자 산다>가 가진 호불호는 그 재미와 공감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어서다. 어느 순간부터 고정 출연자들이 계속 돌아가며 보여주는 그들의 일상은 그 자체로는 충분히 재미와 웃음을 주지만, 그게 반복되다 보면 ‘저들만의 세상’을 우리가 왜 보고 있어야 하는가하는 생각을 갖게 만들기도 한다. 

결국 관찰카메라는 누군가의 사생활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재미만을 추구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건 도촬과 관음증의 재미일 수밖에 없어서다. 관찰카메라가 재미 그 이상의 의미를 도출해내지 못하면 논란에 빠지게 되는 이유다. 또 어떤 방식으로 관찰하는가의 문제 또한 중요하다. 그저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는 당장의 자극적인 재미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만만찮은 반감 또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이제는 고민해야할 시점이다.(사진:MBC)

반려견 문화 들여다 보게 한 '나 혼자', 전현무의 눈물


전현무가 눈물을 흘렸다. 그런 모습을 잘 보이지 않던 그다. 그가 눈물을 흘린 이유는 자신의 가족이자 남매나 다름없이 함께 살아온 반려견 또또 때문이다. 이제 17살이 된 또또는 사람으로 치면 이제 노년의 황혼을 바라보는 나이.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움직이지도 못하는 또또를 데리고 전현무는 동물병원에서 받은 종합검사에서 또또가 신부전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콩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계속 살이 빠진다는 것.

또또에게 절실한 건 물이었다. 하지만 물을 직접 섭취하기도 어려운 또또의 건강상태 때문에 수액을 직접 놔줘야 하는 상황. 의사에게 수액 놓는 방법을 배운 전현무는 그 방법을 집에 알려줘 또또가 매일 수액을 맞을 수 있게 했다. 또 움직이지 못하는 또또를 위해 전현무는 전용 휠체어를 맞춰주기도 했다.

물론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전현문가 또또를 데리고 평소 좋아했던 산책길을 함께 나설 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OST가 깔리는 등 웃음의 포인트를 담아내기도 했지만, 그 장면에서 시청자들이 느낀 건 웃음보다는 아픔이었다. 한 때 그 곳을 같이 산책하기도 했을 또또가 이제는 전현무의 가슴에 안겨 마치 추억을 회고하는 듯한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가장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 건 전현무가 눈물을 흘리며 한 마지막 인터뷰 장면이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함께 하지 못했던 걸 반성하는 전현무는 “하늘나라에 가면 또 만날 것 같다”며 “또또가 떠나는 날이 언제가 되더라도 내가 갈 테니까 잘 있으라고 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사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제 ‘반려견’은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니게 됐다. <1박2일> 시절에 우리가 봐왔던 상근이나 <삼시세끼>에 등장해 사랑을 받은 산체를 비롯해 최근에는 아예 반려견과 그 가족을 소재로 담은 프로그램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어서다. 이미 반려견 인구가 천만시대를 넘어선 지금, 그 현실을 민감하게 반영하기 마련인 예능 프로그램이 반려견의 자리를 이제 마련하는 건 당연한 일일 게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상 우리는 거기 등장한 반려견들의 귀여움과 예쁜 짓을 주로 봐왔을 뿐, 그 후의 사정들을 본 적이 별로 없다. <1박2일>에 나왔던 상근이는 지난 2014년 죽었지만 그 이야기를 우리는 뉴스 단신을 통해서 잠깐 마주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건 어쩌면 우리가 반려견을 바라보는 시각일 수 있다. 즉 귀엽고 예쁘고, 그래서 함께 지낼 즐거운 시간들만을 떠올린다는 것. 하지만 반려견과 함께 살아간다는 건 그 예쁘던 시절만큼 나이가 들어가면서 겪게 되는 아픔도 함께 나눠야 하는 일이다.

<나 혼자 산다>가 소개한 전현무의 반려견 또또의 이야기가 특별했던 건, 지금껏 예능 프로그램에서 잘 담지 않았던 반려견의 노년을 담고 있어서다. 아마도 제대로 반려견의 한 평생을 함께 한 사람이라면 폭풍 공감했을 이야기. 늘 받은 것만 많고 해준 건 별로 없었다는 전현무의 후회와 눈물 섞인 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해질 수밖에 없었을 게다.(사진:MBC)

짠하거나 웃기거나, <미운 우리 새끼>의 두 얼굴

 

SBS <미운 우리 새끼>MBC <나 혼자 산다>의 노총각 버전 같은 위치에 서 있다. 이제 쉰을 바라보고 있는 김건모나 역시 비슷한 나이대의 박수홍이 혼자 사는 모습은 웃기면서도 짠하다. 점심이 다 돼서야 일어난 김건모가 밤새 마신 술을 해장하느라 엄마가 해놓은 순두부 대신 라면을 끓여먹는 모습이나, 역시 늦게 일어나 하루 종일 TV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박수홍의 모습은 우습다. 그 나이에도 여전히 철없는 아이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미운 우리 새끼(사진출처:SBS)'

하지만 그 모습을 스튜디오에서 엄마들이 본다는 사실은 여기에 또 다른 시선을 겹쳐준다. 모두가 웃을 때 엄마들은 정작 웃지 못한다. “저게 뭐하는 짓이고하는 말이 수시로 터져 나오고, “저러면 안되는데라는 걱정 가득한 목소리가 그저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이 묻어나온다. 엄마들은 아들들이 저렇게 궁상맞고 철없게 살아가는 것이 혼자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야기는 기---결혼으로 흘러간다.

 

그렇지만 리얼한 관찰카메라 속에서 아들들은 엄마들의 이런 걱정과는 달리, 결혼을 그다지 생각하지 않는다. 김건모는 남자 후배 동생들과 노는 것을 가장 좋아하고, 밤이면 모여 둘러 앉아 소주를 마시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걸 낙으로 여긴다. 박수홍은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굴 대다가 저녁이면 친구들과 클럽에 가기 위해 밤거리를 떠돈다. 그 역시 친구들에게 혼자 사는 것이 더 좋다고 정색하고 말한다.

 

그럴 때마다 엄마들은 안색이 굳어진다. 스튜디오에 있는 엄마들의 입장은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세상은 점점 결혼은 선택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들은 그래도 내 아들만은 결혼을 해 평범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길 바란다. 그건 아마도 모든 엄마들의 바람일 것이다. 하지만 아들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세상은 이미 변하고 있다. 엄마들의 생각이 너무 고답적일 때마다 신동엽은 나서서 달라진 지금의 세태를 유머로 섞어 이야기 한다.

 

<미운 우리 새끼>는 이런 엄마들의 보수적인 생각과 아들들이 보이는 때론 보수적이면서 때론 엄마와는 다른 생각들을 어떤 가치평가 없이 그대로 늘어놓는다. 이 프로그램에서 가부장적인 색채를 느끼는 건 그래서 당연하다. 엄마들도 그렇지만 아들들도 나이 들었다. 어떤 식으로든 가부장적 체계 안에서 살아오며 체득해온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동시에 나이 들었어도 이들은 결혼 하지 않고 혼자 사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할 정도로 과거와는 달라진 결혼관을 드러낸다.

 

<미운 우리 새끼>에서 이들이 혼자 살아가는 모습은 엄마들이 생각하기에는 안쓰럽기 그지없지만 정작 그들은 자유롭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이들이 혼자 살아가는 이유에 대한 두 가지 서로 다른 관점이다. 이 프로그램은 그래서 결혼을 지상과제라고 제시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혼자 사는 삶 역시 오롯이 행복한 삶이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엄마들은 여전히 며느리 감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그것이 엄마들의 생각일 뿐, 아들들은 결혼 자체를 생각하지 않고 대신 연애는 하고 싶고 아이는 갖고 싶다는 솔직한 욕망을 드러낸다.

 

여러모로 엄마와 아들이라는 프레임은 그 자체로 가부장적 체계의 한 부분을 연장해 보여주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이 프레임은 과거의 가부장적 체계를 더 이상 유지하지 못하고 그 균열을 보인다. 관찰카메라를 보던 엄마들은 아들의 행동을 보고 말을 들으며 저런 면이 있었나 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희비극은 서로 겹쳐 있기 마련이다. 짠한 지점에 웃음이 있다. <미운 우리 새끼>는 웃기다가도 짠해지는 지점을 보여준다. 김건모가 한밤 중 태블릿PC의 대화 앱을 켜놓고 하릴없는 기계와의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은 웃기기 이를 데 없지만 그건 또한 혼자 살아가는 중년의 외로움 같은 걸 담아낸다. 엄마의 시선은 여기에 겹쳐지고 그래서 다시 기---결혼의 이야기로 돌아가지만, 이 프로그램은 그런 보수적 시선마저도 웃음의 코드로 만든다.

 

관찰 카메라가 어떤 의도적인 목적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바라보기만 한다면 거기에서 우리는 우리 사회의 미세한 변화들을 감지해낼 수도 있을 것이다. <미운 우리 새끼>는 지금 결혼과 가족이라는 가부장적 프레임에서 홀로 살아가는 이들로 변화해가는 그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거기에는 그래서 안타까움도 짠함도 있고 답답함도 있으며 웃음도 존재한다. 있는 그대로를 그저 담아내고 반응 그대로를 그대로 보여주는 일. <미운 우리 새끼>가 이런 다층적인 재미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이다. 그들이 혼자인 까닭이 보는 눈에 따라 다르듯이, 그 다른 관점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것.

황석정이 보여준 <나 혼자 산다>의 진가

 

황석정은 드라마 <미생>의 반전뒤태 재무부장으로 대중들의 마음속에 불쑥 얼굴을 내밀었다. 그녀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러브콜을 받는 인물이 되었다. 이제 중년에 혼자 살아가는 그녀는 MBC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에 최적일 수밖에 없다.

 

'나 혼자 산다(사진출처:MBC)'

소유나 효린, 엠버처럼 간간히 여성 출연자들이 출연하게 된 것은 이 프로그램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일상에 부려진 관찰카메라의 시선이 자칫 엿보기 악취미로 그려질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혼자 사는 일상이 주는 헛헛함이 어찌 남성들만의 것이랴.

 

그런 점에서 보면 황석정만큼 그 리얼함의 끝을 보여준 인물도 없을 것이다. 자다 일어난 부스스한 민낯은 기본이고 목욕탕에 쪼그리고 앉아 긴 머리를 벅벅 감는 모습도 그렇게 자연스러울 수가 없다. 같이 사는 반려견 대박이와의 스킨십은 마치 오래된 지인같은 편안함이 묻어나고, 도시락으로 김밥을 마는 솜씨에서는 그녀의 능숙함이 묻어난다.

 

사실 황석정이 등장해서 보여주는 특별함이라는 것은 거의 없다. 그것은 그저 그녀의 일상일 뿐이다. 차 한 잔을 들고 나와 베란다에 앉아 마시는 장면이나, 거기에 그녀가 키워놓은 꽃과 야채를 살짝 보여주는 것, 그리고 소파를 떡하니 차지하고 앉아 있는 모습이 일상처럼 보이는 대박이를 바라보는 건 남다를 것 없는 보통사람들의 삶 그대로다.

 

이제 대중들이 TV를 통해 보려고 하는 건 셀러브리티들의 특별한 삶에 대한 선망이 아니게 되었다. 관찰카메라의 시대는 보다 일상 가까이에서의 공감을 요구한다. 따라서 황석정이 보여주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소소함이란 다름 아닌 <나 혼자 산다>가 가진 진가다. 이 프로그램을 늘 새롭게 하는 것은 그 특별함을 거둬내고 일상의 자잘함들에 시선을 돌릴 때 생겨난다.

 

민화를 배우고 그렇게 그린 그림을 황정음이나 김광규 같은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같은 나이로 혼자 살아가는 대학동기들과 만나 한 잔의 술을 마시며 이젠 달콤한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 나이대에 가질 수밖에 없는 솔직한 소회를 나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텅 빈 집으로 홀로 들어가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누구나 그 삶의 뒤태를 보면 느껴질 수 있는 쓸쓸함이 묻어난다.

 

병원 검사비 때문에 한껏 딸을 걱정하고 미안해하는 엄마의 목소리와, “괜찮다고 재차 말하는 황석정의 무덤덤한 표정 속에는 그래서 우리네 삶이 고스란히 담긴다. 특별할 것 없는 삶이지만 그렇게 하루를 들여다보면 드디어 보이는 그 반짝거림의 실체. 그것은 우리가 사는 삶이 그런 아무 것도 아닌 일상으로 흘러가지만 그것들이 하나하나 쌓여 그 사람이라는 존재를 소중하게 여겨지게 만든다는 것.

 

이것은 <나 혼자 산다>가 빛나는 이유다. 이 카메라가 헌사하는 일상에 대한 시선들 속에는 그렇게 무참하게 흘러가는 시간들에 대한 소중함이 묻어난다. 황석정의 그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상의 모습들에서 느껴지는 보통의 특별함’. 그것이 <나 혼자 산다>의 진가다.

 

 

<삼시세끼>부터 <미생>까지 금요일 장악한 케이블

 

이제 금요일 밤의 주도권은 지상파에서 케이블로 넘어가고 있는 것일까. 물론 시청률 전체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은 여전히 SBS <정글의 법칙>이다. 시청률 13.5%. 하지만 예전만큼 화제성이 뜨거운 프로그램은 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이런 시청률이 나오는 건 이미 이 프로그램이 고정 시청자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정글의 법칙>은 중장년 시청층에게도 충성도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사진출처:MBC)'

MBC가 새롭게 편성한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시청률은 3%에 머물고 있다. 기획적인 포인트나 시도 자체는 괜찮게 보인다. 하지만 금요일 밤의 치열한 경쟁을 염두에 두고 보면 너무 임팩트가 약하다는 게 약점이다. 큰 기대감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프로그램이 되고 있다.

 

KBS <나는 남자다>는 유재석을 메인 MC로 두고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청률이 4% 대다. 포커스를 남자들에 맞춰 놓는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역시 스튜디오 토크쇼가 갖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는 여성들을 객석에 초대하는 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효과는 별로 없었다. 무언가 형식 자체가 특화된 것이 아니라면 명 MC라도 어쩔 수 없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이 금요일 밤에 살아나고 있는 지상파 예능은 SBS <웃찾사>. KBS <개그콘서트> 이외에 그다지 무대 개그 프로그램으로서 주목받지 못했던 <웃찾사>는 최근 지속적인 아이디어로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현실 풍자 개그를 보여주는 ‘LTE뉴스나 혀 짧은 임금 캐릭터가 등장하는 뿌리 없는 나무같은 코너는 <개그콘서트>의 패턴화된 개그와는 색다른 묘미를 선사하고 있다.

 

MBC <나 혼자 산다>는 새로운 인물의 투입과 하차가 자유로운 형식의 이점 때문에 계속 신선함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역시 예전만은 점점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홍철의 하차가 주는 빈 자리는 확연히 느껴진다. 무엇보다 이제 나홀로 족에 대한 콘텐츠들이 너무 많아진 것도 프로그램의 신선함이 덜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다.

 

반면 시청률면에서도 또 화제성 면에서도 압도적인 건 최근 tvN<미생>, <삼시세끼> 그리고 종영한 <슈퍼스타K6>의 라인업이다. 케이블로서는 이례적으로 <미생>6%, <삼시세끼>7% 그리고 <슈퍼스타K6>도 평균 4.6%의 괜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런 시청률보다 더 고무적인 건 화제성이다. 다음날 토요일판 포털을 들여다보면 거의 이들 케이블 프로그램들의 기사들로 도배되다시피 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금요일 밤 지상파 프로그램들의 존재감은 점점 시들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지상파 프로그램에 파괴력이 느껴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신선함이 없다는 점이다. <정글의 법칙>이나 <나 혼자 산다>처럼 처음에는 신선했던 프로그램도 반복적으로 비슷한 패턴을 보여주면서 그 신선함이 사라지고 있고, <나는 남자다><띠동갑내기 과외하기> 같은 새롭게 출시된 프로그램들은 굳이 봐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육아예능처럼 뭔가 잘 되면 우 몰려 비슷한 프로그램들을 양산하면서 결국에는 더 빠른 소비로 동반 추락을 겪는 것도 지상파 프로그램들의 한계로 지목된다. 완전히 새로운 시도 자체를 하기 보다는 스타 MC를 기용하거나 이미 성공했던 아이템을 가져와 변용하는 식으로 안전함을 선택하는 것도 지상파 프로그램이 식상해지는 이유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유기농 예능에 도전해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나영석 PD<삼시세끼>, 드라마 내용상 불필요한 멜로 따위는 애초에 접어버림으로써 오히려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는 <미생> 같은 프로그램에서 이제 지상파가 배워야할 때다. 이제 안전한 시도에서 가져갈 것은 없는 상황이라는 걸 인식하지 못하고 기존의 패턴을 유지한다면 이미 케이블로 넘어가고 있는 주도권을 되돌릴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주중예능 추락의 시대, <나 혼자 산다>의 생존비결

 

11시대 주중 예능 프로그램들은 이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는 걸까. 목요일 밤에 방영되는 강호동의 MBC <별바라기>는 시청률이 고작 3%. 경쟁 프로그램인 유재석의 KBS <해피투게더>7.1%(73일 닐슨 코리아). 이것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은 <정도전> 출연자들이 게스트로 나왔기 때문에 올라간 수치다. 이전에는 6%대에 머물렀다.

 

'나 혼자 산다(사진출처:MBC)'

한때 주중 예능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토크쇼라고 지목됐던 KBS <안녕하세요>도 최근에는 6%까지 시청률이 떨어졌다. SBS <힐링캠프>4,5%대를 전전하다 브라질 월드컵 시즌에 반짝 6%를 기록하더니 다시 3%대까지 떨어졌다. 강호동이 출연하는 <우리동네 예체능>도 브라질 월드컵을 특수로 여겼지만 웬걸. 브라질 월드컵을 기점으로 시청률은 4%까지 오히려 떨어졌다. 이런 사정은 수요일 저녁(<라디오스타> 5%, <도시의 법칙> 3%)도 마찬가지다.

 

주중에 살아남은 예능은 11% 정도의 시청률을 내고 있는 SBS <정글의 법칙>이 거의 유일하다. 하지만 이 시청률도 과거와 비교해보면 뚝뚝 떨어지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화제성 면에서도 <정글의 법칙>은 예전만 못하다. 흥미로운 건 이 와중에 MBC <나 혼자 산다>가 꽤 괜찮은 성적으로(7%에서 9%까지 나온다) 선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 혼자 산다>라는 제목처럼 이 프로그램은 저 혼자 살아남은 예능이 되고 있다.

 

도대체 그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우선 주중 예능으로서 가장 많이 포진되어 있던 스튜디오 토크쇼 트렌드를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나 혼자 산다>MBC에서 관찰카메라 형식을 처음으로 전면 도입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이 보인 가능성 때문에 <아빠 어디가><진짜 사나이> 같은 <일밤>의 관찰카메라 트렌드 시대가 열렸다.

 

주중 예능에 있어서 이미 무덤으로 인식되고 있는 토크쇼 트렌드를 과감하게 벗어났다는 점에서 <나 혼자 산다>는 일단 세간의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이러한 형식적인 변화만으로는 대중적으로 성공하기는 어려운 법. <나 혼자 산다>의 또 다른 핵심적인 무기는 싱글족 트렌드라는 새로운 문화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이미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혼자 사는 싱글족이 된 시대에, <나 혼자 산다>는 그저 저들은 어떻게 혼자 살까 하는 궁금증만으로도 충분히 관심을 끌었다.

 

관찰 카메라의 특성은 리얼리티가 극대화되어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것은 강점이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리얼한 카메라에 포착된 누군가의 혼자 사는 삶은 때로는 궁색하게 보이기 마련이다. 그것은 따라서 리얼하기는 하지만 마냥 보고 확인하고 싶은 풍경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나 혼자 산다>는 이 리얼함에 덧붙여, 혼자 사는 삶의 판타지를 부여해주었다. 노홍철이 패러글라이딩을 체험하거나 스위스 여행을 하는 모습은 어찌 보면 혼자 사는 삶의 자유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처럼 관찰카메라 형식이라는 극단적인 리얼을 추구하면서도 리얼리티와 판타지가 적절히 조화를 이룰 수 있게 되는 것은 이미 혼자 사는 삶이 그 자체로 이 양자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혼자 사는 삶은 때론 궁상처럼 보이지만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면 관계의 피곤을 벗어난 자유로운 삶의 판타지로 다가오기도 한다.

 

<나 혼자 산다>가 살벌한 주중 예능 경쟁에서 혼자 살아남은 이유는 지금의 트렌드에 걸맞는 형식적인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이 그 첫 번째고, 그 형식 위에 현재의 라이프 스타일인 싱글 라이프를 리얼리티와 판타지 양면으로 균형 있게 보여주는 점이 그 두 번째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여타의 싱글 라이프를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들과 달리, 인위적인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기도 하다. 특별한 걸 만들어내기 보다는 그저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준다는 점. 이것은 어쩌면 <나 혼자 산다>가 가진 꾸준한 인기의 비결일 것이다.

예능에 중독된 일중독 사회

SPECIEL 2014.03.29 08:40 Posted by 더키앙

일상이 예능이 된 사회의 디스토피아

 

 

방송의 중심에 교양이나 드라마가 아니라 예능이 선 지는 그리 오래 되진 않았다. 하지만 최근 예능 프로그램의 존재감은 방송의 거의 전 분야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교양 프로그램이 해오던 사회적 실험이나 관찰은 예능과 만나 이른바 관찰 카메라,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자리했다. 최근 종영된 <> 같은 프로그램은 교양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예능화된 경우이고, <정글의 법칙>은 교양팀과 예능팀이 합쳐져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 <슈퍼맨이 돌아왔다>, <나 혼자 산다>, <오 마이 베이비>, <백년손님-자기야>, <심장이 뛴다> 등등. 최근 예능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본래는 교양에서 했던 소재나 방식을 예능의 문법으로 껴안아 제작된 것들이다. 이제 예능은 <글로벌 홈스테이 집으로>처럼 아마존에 사는 원주민들과의 공감과 교류를 다루는 단계에까지 접어들었다.

 

예능의 확장은 드라마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열풍을 만들어낸 <별에서 온 그대>를 보면 그 안에 꽤 <개그콘서트>류의 코미디가 엿보이는 걸 볼 수 있다. 극중 여주인공인 전지현이 하지마-”하고 외치는 장면은 개그우먼 오나미의 유행어를 패러디했다. 이런 코미디 코드들이 능수능란하게 사용될 수 있었던 건 이 작품의 박지은 작가가 한때 예능 작가의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예능의 드라마 분야로의 확장은 <응답하라>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이 작품을 쓴 이우정 작가는 <12>부터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같은 히트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방송국에서의 예능의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한 때는 교양PD, 드라마PD 그리고 예능PD 순으로 암묵적인 순위가 있었지만, 지금은 예능PD가 첫 번째로 꼽힌다. PD 지망생들 중에도 예능PD가 되겠다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이른바 스타 PD가 과거에는 드라마에서 나왔다면 요즘은 예능에서 주로 배출된다. <무한도전>의 김태호PD, <12>의 나영석PD는 대표적이다. 예능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사회가 교양의 시대에서 재미, 놀이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열심히 노력하는 것보다 즐기는 것이 경쟁력인 사회다. 호이징가가 말한 놀이하는 인간, ‘호모 루덴스의 출현이다.

 

하지만 예능의 위상이 놀이의 시대를 말해준다고 해도, 사회가 일보다 놀이의 가치를 중시하는 것 같지는 않다. 특히 우리 사회는 일 중독 사회혹은 피로사회라고 불릴 정도로 심한 경쟁과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다.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이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고 자살률도 OECD 국가 중 늘 1위다. 일에 대한 강박으로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직장인들은 일도 일이지만 가족들이나 지역사회 같은 타 집단들과의 교류가 끊겨버리는 문제를 겪는다. 심지어 주말에 집에 있어도 대화와 교류가 없던 가족들이 투명인간 취급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일 때문에 시간이 없는데다, 관계도 소원해진 그 빈자리를 채워주는 건 다름 아닌 예능 프로그램들이다. 바빠서 아이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아빠들은 <아빠 어디가>를 보며 위안을 받고, 변변한 여행 한 번 가기 힘든 이들은 <12>을 보며 대리 충족을 받는다. 현실 여건이 맞지 않아 혼자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나 혼자 산다> 같은 프로그램을 보며 세상에 혼자가 자신만이 아니라는 걸 확인한다. 좀체 새로운 도전을 해볼 기회조차 없었던 이들이 <무한도전>을 보고, 제대로 된 교제 경험이 별로 없는 이들은 <>이나 <마녀사냥> 같은 프로그램을 보며 이성의 심리를 읽어보려 애쓴다. 물론 예능 프로그램은 그나마 이런 현대인들의 허전함을 채워주는 고마운 존재다. 하지만 예능에 푹 빠진 사회가 보여주는 일중독 사회의 디스토피아는 우리 사회의 어둠을 고스란히 드러내준다.

싱글턴, 가족주의 종언의 징후인가

SPECIEL 2014.01.09 11:07 Posted by 더키앙

가족보다 더 우선되는 개인의 시대, 싱글턴

 

최근 가족드라마를 보면 흥미로운 경향들이 두드러진다. 단란한 가족의 모습을 그리곤 했던 가족드라마는 언젠가부터 파탄 일보 직전의 이른바 막장이 되거나, 불륜 혹은 이혼에 직면한 가족의 위기를 다루고 있다. 문영남 작가의 <왕가네 식구들>이 소재로 내세운 것은 시월드(시댁)가 아닌 처월드(처가)지만 여기서 왕가네가 보여주는 진면목은 경제적으로 몰락하거나 가족 윤리가 파탄 난 가족의 모습이다. 김수현 작가의 <세 번 결혼하는 여자>는 제목처럼 아예 재혼한 한 여성이 엄마로서의 삶마저 포기하고 개인의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아마도 김수현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결혼과 이혼이 부쩍 많아진 현 세태 속에서 행복의 문제를 질문하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이 보여주고 있는 것은 가족주의라는 사회적 틀이 가진 한계처럼 보인다. 이제 따뜻하고 힘겨우면 늘 찾던 그 가족의 양태는 과거의 시대로나 가야 만나 볼 수 있는 어떤 것이 되어버렸다. 김정수 작가의 <맏이>는 그래서 시간을 60년대까지 되돌린 후에 다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속에서 가족은 물론 여전히 아련함을 남기지만 그것은 추억이나 회고일 뿐 현재를 얘기해주는 것은 아니다.

 

 

가족드라마가 가족의 해체를 드러내는 요즘, ‘싱글턴(singleton)’이라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 대중문화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도대체 싱글턴이란 뭘까. 단언적으로 말해 싱글턴은 독신주의나 노총각, 노처녀와는 다른 개념이다. 독신주의나 노총각, 노처녀 모두 결혼을 전제로 해서 결혼을 안 하는(혹은 못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것이지만, 싱글턴은 결혼과 상관없이 혼자 사는라이프 스타일을 총체적으로 포괄하는 개념이다. 즉 젊은 나이에 부모와 혼자 떨어져 사는 이들이나, 결혼을 안 하고 혼자 사는 이들, 또 나이가 들어 부양하는 가족이 없이 혼자 사는 노인들까지 모두 포함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싱글턴은 독신주의나 노총각, 노처녀 같은 단어가 갖고 있기 마련인 수동적이거나 부정적인 뉘앙스도 있지만 동시에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뉘앙스도 포함하고 있다. 이를 테면 과거 <결혼 못하는 남자>라는 드라마에 등장했던 혼자 사는 삶을 즐기는 남자 주인공처럼.

 

라이프 스타일에 특히 민감한 대중문화는 싱글턴을 앞 다투어 다루고 있다. MBC <나 혼자 산다>는 아예 대놓고 혼자 사는 남자들의 다양한 삶을 예능의 코드로 품어냈고, 올리브 채널의 <마트를 헤매는 당신을 위한 안내서>는 대형마트의 가공식품을 재가공해 맛볼 수 있는 노하우를 전하면서 그 타깃을 혼자 밥 먹는 것이 어색한 1인 가구에 맞췄다. KBS의 특이한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독>이나, 반려견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온스타일 <펫토리얼리스트>는 싱글턴의 라이프 스타일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또 최근 시작한 tvN <식샤를 합시다>1인 가구들이 곤란을 겪는 두 가지 문제, 즉 식사와 안전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물론 싱글턴의 라이프 스타일을 다루는 프로그램은 아직까지는 주로 먹거리 문제 정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혼자 영화 보러 가는 건 쉬워도 혼자 밥 먹는 게 어려운 1인 가구들에게 먹는 문제가 최대의 고민인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점심시간 혼자 맛집을 찾아갔다가 왠지 미안해서 발길을 돌린 경험은 싱글턴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이야기일 테니 말이다.

 

<SBS 스페셜>싱글턴, 혼자 살아서 좋다!?’라는 제목으로 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나라의 1인 가구 비율이 네 집 건너 한 집에 육박하고 있고 2030년에는 세 가구 중 하나가 1인 가구가 될 것이라며 싱글턴은 이미 확정된 미래라고 말한다. 즉 과거의 대가족이 핵가족을 거쳐서 결국은 싱글턴의 삶의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는 것. 이렇게 확정된 미래라 단언하는 데는 그만한 사회적 토대의 변화가 근거로서 깔려 있다.

 

<고잉 솔로 싱글턴이 온다>의 저자 에릭 크라이넨버그는 여성들의 지위가 향상되면서 점점 결혼의 틀로 들어가기 보다는 일하며 혼자 살아가는 삶이 늘고 있고, 통신혁명으로 가족이 아닌 다른 커뮤니티를 통한 소속감을 느끼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대도시의 형성은 전통적인 가족주의를 해체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삶을 만들어내고 있고, 무엇보다 혁명적인 수명연장은 어쩔 수 없이 혼자 사는 삶을 인생에서 누구나 겪게 만든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가족주의에 여전히 몰두하고 있는 사회에 이런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가정적 결합을 촉진하는 무익한 캠페인에 에너지를 적게 투입하고, 이미 혼자 사는 사람들이 더 잘살도록(더 건강하고, 더 행복하고, 사교활동도 활발하게 하도록) 돕는 데 집중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지만 가족주의 형태를 거의 유일한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며 살아온 사회가 갑작스레 싱글턴의 라이프 스타일을 모두 소화해내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혼자 살아서 좋다고 외치는 이들은 그 혼자 사는 삶을 마음껏 영위할만한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 혹은 선망하는 직업 같은 제반 조건들이 갖춰진 싱글턴에 국한되기 때문이다. 즉 잘 사는 이들에게는 싱글턴이 하나의 누릴 수 있는 자유가 되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는 외롭게 버텨내야 하는 불안한 삶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화려한 싱글은 그들을 받쳐줄 수 있는 공적 시스템이 갖춰졌을 때 골고루 누릴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가 지금껏 유지해온 시스템이 온통 가족제도에 맞춰져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라. 이 변화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싱글턴이라는 새로운 삶의 방식은 머릿속으로는 이미 진행형이지만 현실이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는 자칫 더한 상대적 박탈감이나 양극화로 치달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단적으로 고독사나 고독한 노년의 삶은 이미 사회문제로까지 제기되고 있다. 고독사 문제는 싱글턴의 삶이 이미 우리네 깊숙이 들어와 있지만 이 변화된 삶에 대해 사회가 아직까지 아무런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1인 가구 비율이 이미 50%에 육박하고 있는 스웨덴의 경우 공동주택이라는 새로운 주거형태를 통해 혼자 살면서도 이웃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삶을 영위하게 해주기도 하고, 또 저소득층에게는 안정된 주거생활이 가능하도록 주택보조금을 주기도 한다고 한다. 싱글턴의 삶이 고립으로 이어지는 것을 국가와 사회가 나서 막아주고 있다는 것. 하지만 우리의 경우는 아직 요원하기만 한 일이다.

 

우리네 대중문화에서 다뤄지는 싱글턴의 삶은 주로 화려한 면만을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대중문화가 일종의 선망을 주로 다루기 때문이다. 따라서 막연히 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따라하다가는 오히려 불행한 상황에 놓여질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것이 화려하건 불행하건 싱글턴은 앞으로 새롭게 등장할 사회유형이라는 점이다. 국가적인 차원에서든, 사회적인 차원에서는 그것도 아니라면 개인적인 차원에서든 이 새로운 사회유형에 대비하지 못한다면 그 파장과 사회적 비용은 훗날 더 톡톡한 대가를 요구하게 될 수도 있다.

 

오랜 가족주의의 전통 속에 살아온 우리에게 가족이란 여전히 불변의 가치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래서 TV를 켜건, 영화관을 가건, 아니면 흘러간 가요 한 자락에도 우리는 가족을 발견한다. 하지만 이 가족주의가 늘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왔던 것은 아니다. 가족주의는 때론 가족 이기주의로 변질되기도 했고, 나아가 혈연, 지연, 학연 하는 가족주의의 또 다른 부정적 결과로 확장되기도 했다. 싱글턴의 라이프 스타일이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이 개인주의적 삶은 때론 가족주의의 부정적인 면들을 상쇄해주는 대안적 가치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늘어난 수명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된 싱글턴을 좀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훨씬 유리하지 않을까. 어쨌든 가족주의 시대의 황혼은 점점 저물어가고 있다.

먹방의 전설? 풍요의 시대, 배고픔의 향수

 

<진짜 사나이> 2회에 등장한 군대리아(패티와 잼을 함께 넣어 먹는 군대식 햄버거)를 먹으며 샘 해밍턴은 “정말 맛있다”고 말했다. 호주에 가면 그 몇 배는 큰 패티와 베이컨, 야채를 쌓아올린 수제 햄버거가 동네마다 널렸다. 그런데도 샘 해밍턴은 이 이상한 조합의 햄버거를 허겁지겁 맛있게 먹었다. 군대라는 공간이 만들어낸 새로운 식욕, 새로운 먹방의 탄생. 군대를 다녀온 이들에게 향수로만 존재하던 군대리아는 이제 일반인들의 뇌리에 남겨진 먹방의 전설에 오르게 되었다.

 

'진짜사나이'(사진출처:MBC)

<진짜 사나이> 3회에서는 자판기로 뽑아먹는 얼음 띄운 ‘바나나라떼’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다. 서경석과 샘 해밍턴은 그 중독성 있는 맛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편 류수영은 야전 훈련 이후 지급된 전투식량에 푹 빠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라며 <SNL 코리아>의 신동엽이 하는 이엉돈 PD를 흉내 내며 즉석에서 데운 비빔밥에 갖가지 햄과 김치 등을 얹어 맛있게 먹었다.

 

먹방이 대유행이다. <진짜 사나이>에서 패러디를 할 정도로 <SNL 코리아>에서는 매회 신동엽이 이엉돈 PD로 나와 ‘먹거리 X파일’을 진행한다. 콩트 중간에 갑자기 음악이 흐르며 이엉돈 PD가 등장해서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라는 대사와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참 맛있네요.” 몇 마디만 던지면 그 자체로 빵빵 터진다. 도대체 먹방의 무슨 매력이 예능을 장악해버린 걸까.

 

이제 예능 프로그램에서 먹방은 필수 아이템이 되었다. <아빠 어디가>에서 김성주가 만들고 윤후가 완성시킨 짜빠구리는 그 면을 생산하는 회사의 매출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고 한다. 그들은 광고에도 출연했고, 그 광고비를 김성주는 기부하기도 했다. 먹방에서 <1박2일>은 이미 선구적인 프로그램이다. 저녁 복불복으로 대표되는 <1박2일>의 먹방은 누구는 먹고 누구는 그걸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비교체험으로 그 강도를 높였다.

 

그런가 하면 <정글의 법칙> 뉴질랜드편은 ‘먹방 특집’이라고 해도 될 만큼 다양한 먹방을 선보였다. 거대한 흑전복을 장작불에 구워먹고, 웨카라는 날지 못하는 새와 물고기, 거대한 장어는 물론이고, 이젠 웨타라고 하는 청정지역에 사는 곱등이(?)를 날 것으로 씹어 먹으며 그 땅콩버터 맛(?)을 즐긴다. <정글의 법칙> 뉴질랜드편은 이제 다음 회에는 무엇을 먹을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이 될 정도로 먹방이 화제의 중심으로 오르고 있다.

 

새롭게 시작한 <맨발의 친구들> 역시 강호동이 출연하는 만큼 먹방이 빠질 수는 없었다. 강호동과 김현중은 베트남에서 그토록 먹고 싶었던 쌀국수집에 들러 족발 쌀국수를 먹으며 그 맛에 감탄했다. 말을 알아듣지도 못하는 주인아주머니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맛있어요!”하고 외치는 강호동은 결국 두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한편 하루벌이를 위해 베트남식 빈대떡 반세오를 팔며 맛을 보는 장면도 이국 음식에 대한 흥미를 돋우기에 충분했다.

 

뭐니뭐니 해도 먹방의 전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 <무한도전>이다. <무한도전>이 하와이에 갔을 때 정준하는 어마어마한 팬 케익을 혼자 먹는 도전(?)을 보여주었고, 택시 특집을 할 때는 기사식당의 돼지불백을 무려 11인분이나 먹어치워 화제가 되었다. 8주년 특집으로 내보낸 무한상사에서도 정리해고 대상이 된 정준하는 최후의 만찬(?)으로 초밥을 수십 그릇 흡입하는 장면을 내보내기도 했다.

 

한편 <나 혼자 산다>의 나 홀로 여행 편에서는 제주도로 떠난 데프콘이 고기국수, 핫도그, 해물뚝배기, 흑돼지, 갈치구이 등 무려 1일7식의 먹방을 보여주어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기도 했다. 또한 <해피투게더>는 아예 먹방 특집을 통해 김준현의 놀랍고도 나름 과학적인(?) 음식에 대한 탐닉을 선보이며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먹방이 유행하는 이유는 과거보다 풍족해진 먹거리의 시대를 그 배경으로 깔고 있다. 이제 새롭고 맛있는 먹거리에 대한 욕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져 있다. 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으로 예능만한 것이 있을까. 먹방을 강화시켜주는 것은 그래서 오히려 배고픈 시절에 대한 추억이다. ‘시장이 반찬’이라던 과거 그 시절, 밥 한 그릇에 김치 한 조각만으로도 충분한 포만감을 느끼던 그 때의 감성을 오히려 풍족해진 지금은 느끼기 어려워진 탓이다.

 

또한 먹방이 보여주는 날 것의 본능은 프로그램의 리얼리티를 강화시켜주는 방식이기도 하다. 배고픔이나 포만감 같은 먹거리에 대한 욕구는 방송 프로그램을 그저 시청각적인 자극에 머물던 것에서 촉각적인 자극으로까지 확장시킨다. 그만큼 깊은 인상을 남긴다는 점이다. 먹방 없는 예능은 이제 패티 없는 햄버거처럼 밍밍해져버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먹방이 그저 향락에 머무는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없던 시절 작고 소박했던 먹거리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기도 하니까. 한편에서는 1일1식을 주장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먹방이 대유행인 이 이색적인 풍경. 그것은 이 시대의 폭발적인 먹거리에 대한 이중적인 시선을 말해주는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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