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내 사랑 못난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08/23 사람냄새 나는 드라마,‘완벽한 이웃…’
  2. 2006/09/29 못난이들, 잘난 이들의 위선과 맞장뜨다

인간다움에 끌리는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한 때 SBS 금요드라마를 보면서 ‘어 이거 금요일 맞아?’하고 의아함을 느끼게 만든 드라마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정지우 작가의 ‘내 사랑 못난이’다. 이 시간대의 드라마들은 대부분 성인극을 들고 나와 보기에 민망한 불륜과 치정을 드러냈던 반면, 이 드라마는 보는 이의 측은지심을 자극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에서 ‘내 사랑 못난이’의 진차연(김지영)이나 호태(김유석), 신동주(박상민), 정승혜(왕빛나)의 면면이 떠오르는 건, 정지우 작가가 일관적으로 갖고 있는 인물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같기 때문일 것이다.

백수찬(김승우)의 부성애는 진차연의 모성애를 떠올리게 하고, 백수찬과 친구 먹은 정윤희(배두나)는 측은지심 가득한 호태를 닮았다. 겉으로는 얼음이지만 착하고 따뜻한 내면을 가진 유준석(박시후)은 저 신동주를 떠올리게 하고, 묘한 삼각관계 속에서 때론 냉정하지만 결국은 착한 내면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는 고혜미(민지혜)는 정승혜란 캐릭터의 연장선으로 보여진다. 또한 ‘내 사랑 못난이’가 금요드라마의 틀을 벗어날 수 있었던 주인공 주변인물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은, 고스란히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의 도처에서 반짝거리는 이웃들의 모습으로 살아난다.

그렇다고 이 드라마가 ‘내 사랑 못난이’와 같다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내 사랑 못난이’가 아무래도 금요드라마라는 틀 안에서 세련됨보다는 직접적인 감정을 유발하는 설정들이 많았던데 비해,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은 물기와 기름기를 쪽 뺀 듯한 느낌이다. 사랑과 배신 같은 ‘내 사랑 못난이’의 기본 설정 구도가 가진 질척거림은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에 와서는 이웃 간의 사랑과 의리 우정 같은 코드로 엮이면서 발랄해진다.

“진가년 그년에게서는 사람냄새가 나”라는 조옥자(여운계) 여사의 말을 통해서 이 세상 못난이들의 잘난 이들과의 한판 승부가 바로 그 사람냄새에서 결판날 것을 암시한 정지우 작가는, 이야기를 이웃으로 가져와 진짜 ‘사람냄새 나는 이야기’를 하려 작정한 듯 하다. 제비라는 것이 들통났어도, 또 허울좋은 개살구로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됐어도 행복마을 사람들은 백수찬과 그 집에 더부살이하는 양덕길 부자를 걱정한다. 특히 도저히 농촌총각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정미희(김성령)는 바로 그 측은지심으로 인해 점점 양덕길에게 끌리는 중이다. 그것은 역시 언발란스 하기만 한 정윤희가 얼음처럼 차갑기만 한 유준석 실장을 특유의 독특함(?)으로 녹이는 것과 연장선상에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저 ‘내 사랑 못난이’에서 호태가 그저 주변 인물이 아니었듯이, 이들 중심인물 주변에 포진하고 있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이다. 아끼라는 말이나 할 줄 알았지 따뜻한 말 한 마디 못해줬던 아내가 갑작스런 죽음을 맞자 그제서야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는 김대식(김동균), 사랑한다는 미명 하에 아내를 구속하는 위대한(박광수), 집에서는 잘난 마누라와 자식 땜에 회사에서는 직장 상사들에게 굽신거리느라 기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살아가는 변희섭(이원재)이란 캐릭터들이 그들이다. 특히 “나는 남자들의 삶이란 게 별거 아니라고 생각해. 자식에게 제 살점 하나씩 떼 주면서 그렇게 사는 거지.”라 말하는 변희섭이란 캐릭터는 물이 오른 듯한 이원재의 어눌한 연기에 덧붙여져 보는 이들을 짠하게 만든다.

이 드라마의 미덕은 이처럼 자꾸만 보고 싶게 만드는 반짝반짝 빛나는 못난이 캐릭터들에 있다. 이 캐릭터들을 갖고 드라마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인물들이 ‘인간다움’에 서로 끌리는 이야기를 엮어간다. 그것은 백수찬이란 전직 제비와 정윤희의 우정관계, 정윤희라는 개념상실 비서와 얼음장같은 유준석 실장의 사랑관계, 농촌 총각으로 결혼 한 번 해보지 못한 양덕길과 무려 세 번의 이혼을 한 정미희의 애정관계에서만 멈추지 않는다. 좀더 시각을 넓게 해서 보면 좀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행복마을 사람들의 이웃으로 엮인 공존 자체가 어떤 희망 같은 것을 기대하게 만든다. 정지우 작가가 말하려는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은 그러니까 빈부나, 출신, 계층, 지역, 남녀 같은 것을 넘어서는, 인간이라면 갖게 되는 가장 기본적인 것, 바로 ‘사람을 사람냄새 나게 만드는 그 무엇’에 있는 게 아닐까.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 http://thekian.net/trackback/312

측은지심의 드라마, ‘내 사랑 못난이’

‘내 사랑 못난이’에서 신동주(박상민 분)는 잠깐동안의 인연을 맺고 헤어진(쫓아냈다는 말이 맞겠다) 진차연(김지영 분)이 자꾸 신경 쓰인다. 지지리 궁상으로 살아가는 그녀를 차마 무시하지 못하고  “넌 평생 그렇게 남 뒷바라지나 하며 살거다”라고 독설을 퍼붓는다. 그건 아직 관심이 있다는 얘기다.

신동주의 동생, 신동현(경준 분)은 레지던트다. 그는 경계성 인격장애를 겪고 있는 최은우(박다안 분)에 자꾸 신경이 쓰인다. 그녀의 병은 전부가 아니면 오히려 고통만을 겪을 뿐이라는 걸 잘 아는 신동현은, 그녀와 헤어지려 하지만 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그녀를 어쩌지 못한다.

사랑 없이 신동주와 결혼했다 이혼해 엔터테인먼트 사장으로 변신한 정승혜(왕빛나 분). 그녀는 스캔들을 일으키고 결국 이혼을 하게 만든 장본인인 진차연을 미워해야 할 것이지만 왠지 그녀에게 자꾸 신경이 쓰인다. 도저히 되지도 않는 진차연을 가수로 만들려한다. 그녀는 진차연을 저 가난과 불행의 구렁텅이에서 건져내고픈 욕구를 어쩔 수 없다.

자꾸 신경이 쓰이는 드라마
그들은 어찌 보면 전혀 관계가 없는(혹은 없어진) 이들에게 왜 그리도 신경을 쓰는 걸까. 물론 여기서 “신경이 쓰인다”는 말은 “관심 있다”, “사랑한다”는 말의 우회적 표현, 요즘식으로 하면 쿨한 표현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사랑인가. 물론 이 드라마는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이 사랑얘기임에 틀림없다. 잘 나가는 남자와 지지리 복도 없는 아줌마의 사랑, 로맨스, 환타지는 이 드라마의 주된 골격이다. 그것은 금요드라마의 전통과 잘 맞닿아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단지 이 드라마가 갖는 힘을 사랑타령으로만 볼 수 있을까. 과거의 여타 금요드라마들처럼 자극적인 상황이나 불륜 코드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30대 이상 아줌마 시청자들은 물론이고 젊은층까지 끌어 모으는 이 드라마 속에는 혹시 아줌마의 사랑, 그 이상의 어떤 것이 있는 건 아닐까. 그저 그런 사랑얘기일거야 하면서도 시청자들을 자꾸 신경 쓰이게 만드는 이 드라마의 진짜 힘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연애드라마치고는 수상한 구조
이 드라마는 먼저 잘난 이들과 못난이들을 나누어놓는다. 잘난 이들의 대표주자가 신동주, 정승혜 같은 인물이고 못난이들의 대표주자가 진차연이다. 그들은 각자의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신동주와 진차연이 계약결혼을 하면서부터 이 전혀 다른 세상사람들의 인생은 하나둘 엮이게 된다.

이렇게 보면 신데렐라의 아줌마 버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겉으로 드러난 설정에 지나지 않는다. 이 드라마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살던 캐릭터들의 부딪침이다.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들 두리를 위해서는 ‘무엇이든 한다’는 진차연으로 대표되는 ‘못난이들’의 현실은 각박하고 눈물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대척점에 있는 신동주, 정승혜처럼 부족한 것 없어 보이는 인물들이 그리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다. 부유한 사회적으로 ‘잘난 이들’은 놀랍게도 가난한 ‘못난이들’의 행복에 끌린다.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자신들이 성공의 꼭대기에 올라오면서 잃었던 어떤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 대척점의 맨 앞을 신동주와 진차연이 차지하고 있다면 그 맨 뒤쪽은 진차연의 아들 두리와 신동주의 할머니, 조옥자(여운계 분)가 차지한다. 그 둘은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한 인물들이다. 어찌 보면 가장 약자로 보이는 이들은 그러나 드라마 상에서 주인공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동인으로 작용한다. 진차연을 비롯한 ‘못난이들’은 두리를 위해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는다. 때론 비굴하기도 하고 때론 굴욕을 당하면서도 그들은 두리를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 한편 신동주가 유일하게 애정을 쏟는 인물은 치매를 앓고 있는 조옥자다. 그는 결혼의 조건에서조차 상대가 조옥자를 위해 헌신할 인물인가를 먼저 살핀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조옥자가 다른 사람이 아닌 진차연만을 찾는다는 것이다. “진가년이 뭐가 그리 좋냐”는 신동주의 물음에 조옥자는 말한다. “그년에게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고.

사람냄새 나는 드라마
이 할머니의 한 마디는 이 드라마의 구조를 빈부나 ‘잘난 이와 못난이’가 아닌 ‘사람 냄새 나는 이’와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누어놓는다. 신동주는 이제 알아차린다. 왜 자신이 자꾸 진차연이 신경 쓰이는지. 그것은 바로 그녀에게서 나는 사람냄새다. 그가 할머니에게 이끌리던 그 묘한 힘을 진차연에게서도 똑같이 느낀 것이다.

이 이야기는 비단 진차연과 신동주간의 얘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의 동생 신동현와 최은우의 사랑 역시 마찬가지다. 신동현은 우리가 흔히 현실에서 보는 이성적인 인간의 전형을 보여준다. ‘한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의 전부가 될 수 있는가’하고 그는 의문을 갖는다. 반면 최은우는 물론 병으로 포장되어있지만, ‘이것저것 따지지 않는 전부의 사랑’을 하는 인물로 극단화되어 있다. 신동현은 이성이니 사랑이니 하는 허울에 갈팡질팡하고 있는 반면, 최은우는 온몸을 던져(해줄 수 있는 게 안보는 거라면 그거라도 해주겠다는 식의) 사랑을 해나간다. 병자이지만 우리에게 보다 인간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정승혜는 진차연과 그의 단짝 친구인 이호태를 만나면서 ‘행복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질문한다. 그녀는 진차연에게 어떤 외면할 수 없는 인간의 예의를 발견하는 한편, 이호태를 통해 자신의 삶이 허울뿐이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인간적인 삶과 행복’을 처음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측은지심’의 드라마
작가는 아마도 양끝에 자리한 두 약자(두리와 조옥자)를 세워놓고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당신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들은 막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를 보는 것 같은 안타까움과 불쌍한 마음을 갖게 된다. 아픈 사람을 보며 자신도 아파하는 것, 불쌍한 사람을 보면 도우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 즉 맹자가 말한 측은지심을 우리는 이 드라마를 통해 경험한다.

물론 이 드라마는 사회적 양극화의 문제를 구조적인 문제로 보지 않고 쉽게 개인적인 문제로 환원시키고는, 사랑이란 허울로 해결하려 한 혐의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하지만 드라마에서 그걸 다룬다면 시청률 제로에 도전하는 꼴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약점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반짝반짝 빛나는 것은 허위의식으로 가득한 세상에 쓰러지지 않고 당당하게 맞장을 뜨는 진차연의 ‘인간적인 모습’이 소중하게 보여지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 http://thekian.net/trackback/67

BLOG main image
더키앙
문화 속에 담긴 현실을 모색하는 곳
by 더키앙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637)
네모난 세상 (517)
생활의 발견 (15)
문화, 여행, 책 그리고 와인 (21)

달력

«   2008/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1416240
  • 3823364
textcubeget rss

더키앙

더키앙'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Copyright by 더키앙 [ http://dogguli.tistory.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