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논란해소, 조세호.. 돌아온 ‘무도’의 1타3피

역시 <무한도전>이다. 사실 MBC 파업으로 인해 <무한도전>이 결방되던 시기, 박명수와 정준하에 대한 논란이 계속 이어진 바 있다. 그래서 자칫 <무한도전>에도 그 논란의 여파가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팬들도 생겨났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파업이 끝나고 재개된 첫 방송에서 이런 우려들을 한 방에 날려버렸다. 피해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드러내놓고 웃음의 코드로 바꿔버린 것. 

‘무한뉴스’의 형식으로 꾸려진 방송은 유재석의 ‘길거리 토크쇼 잠깐만’을 그 형식으로 끌어왔다. 리얼리티쇼의 시대가 열리며 좀 더 리얼한 예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무한뉴스’에 ‘예능봇짐꾼’으로 참여한 조세호가 그 운을 뗐다. ‘자연스러운 웃음’이 이제 필요하다는 것. 

유재석의 ‘길거리 토크쇼 잠깐만’은 그래서 그간 멤버들의 근황을 알아보기 위해 불시에 그들을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준비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돌발적인 질문에 당황한 멤버들의 모습이나 마침 비바람이 몰아쳐 토크쇼 진행 자체가 쉽지 않았던 정황 같은 것들이 그 안에 자연스럽게 묻어나 프로그램에 리얼함을 더했다.

흥미로웠던 건 유재석이 우리가 봐왔던 배려의 아이콘의 모습이 아닌 할 이야기는 하는 직설적인 질문을 쏟아 부었다는 점이다. 박명수에게 비판적인 기사가 나올 때마다 곧바로 미담이 기사로 뜨는 것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고, 정준하에게는 논란이 됐던 ‘기대해’라는 말이 뭘 기대하라는 이야기냐며 직구를 날렸다. 

유재석의 돌발 질문에 박명수도 정준하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박명수의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웃음을 주었고, 마침 그런 이야기를 할 때 예능신이 도왔는지 비바람이 몰아치자 하늘도 가만있지 않는다며 박명수의 답변을 반박하는 모습 또한 큰 웃음을 줄 수 있었다. 다소 불편했던 논란 자체를 프로그램 안으로 끌어와 웃음의 코드로 바꿔놓은 것.

정준하의 ‘기대해’, ‘두고봐’, ‘숨지마’라는 논란의 문구들은 이 과정을 통해 하나의 유행어가 되었다. 물론 그 의미는 완전히 달라졌다. ‘기대해’나 ‘두고봐’라는 말은 앞으로의 <무한도전>을 기대하라는 뜻이 되었던 것. 논란이 생겼던 일들을 솔직히 꺼내놓고 사과하며 스스로를 희화화함으로써 한바탕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여유 같은 것이 만들어졌다. 역시 <무한도전>다운 논란 대처법이 아닐 수 없다.

이 과정에서 또 하나의 수확은 ‘프로불참러’로 한참 주가를 올렸던 조세호가 ‘적재적소’ 예능인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내며 <무한도전>에 힘을 실어줬다는 점이다. 물론 아직까지 고정 멤버가 아니라 손님의 역할이지만, 필요할 때 함께 해도 자기 역할이 분명하다는 걸 조세호는 보여줬다. 향후 다른 코너에서도 이런 역할을 자임할 수 있는 캐릭터라면 고정이 아니라도 언제든 웃음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의 발견.

이제 방송이 겨우 재개되어 본격적인 시작 전에 몸 풀기의 형태로 나간 ‘무한뉴스’지만 그 방송만으로도 <무한도전>이 가진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사이 있었던 논란들을 웃음으로 전화시키고, 리얼리티에 대한 요구도 받아들이며 향후 <무한도전>의 진화가 계속 이어질 거라는 기대감을 주었으며, 유재석의 변화 또한 살짝 감지되었다. 게다가 조세호 같은 예능 봇짐러의 발견까지. 이 정도면 1타3피 아니 그 이상의 성과가 아닐까.(사진:MBC)

‘라스’ 논란, 어쩌다 폐지 청원까지 나오게 됐나

도대체 무엇이 이토록 거센 반발을 만들었을까. MBC 예능 <라디오 스타>가 방영한 ‘염전에서 욜로를 외치다’ 특집은 출연자였던 ‘김생민 조롱 논란’으로 시작하더니, ‘김구라’의 무례한 태도와 발언 논란으로 이어졌고, 나중에는 <라디오 스타>라는 프로그램 자체의 문제로까지 비화됐다. 여기에 대해 김구라도 또 제작진도 사과했고 또 재섭외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퇴출과 폐지 청원이 이어지고 있는 것.

'라디오스타(사진출처:MBC)'

사실 출연자들에 대해 센 질문들을 던지는 이런 방식의 토크가 이번만의 일이 아니었다는 걸 떠올려보면 어째서 이번 방송이 이토록 큰 대중들의 질타를 받게 됐는가가 의아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방송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복합적인 요인들이 결합되어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 첫 번째는 이 특집이 내건 ‘염전에서 욜로를 외치다’라는 콘셉트가 갖는 불편함이다. ‘염전’과 ‘욜로’. 그래서 섭외한 인물들이 염전으로서의 김응수, 김생민이고 욜로로서의 조민기, 손미나였다. 방송은 웃음 포인트로 이들의 비교점을 잡았다. 

즉 조민기가 콜렉터로서 여러 대의 클래식카와 바이크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마치 욜로족으로서의 부러운 삶처럼 꺼내놓은 후, 그 비교점으로서 여름휴가에 돈을 아끼기 위해 부산의 처제네 집으로 가는 김생민의 이야기를 붙여 넣고, 후배들에게 술을 사기 위해 20여만 원을 쓴 김지훈의 영수증을 보여주고는, 김생민이 자신은 9만원 안에서 해결하기 위해 닭하고 맥주로 해결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붙이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는 돈 자랑이 마치 ‘욜로’인 양 포장되고, 절약하는 것이 ‘염전’으로 매도되는 것으로 ‘웃음 포인트’를 삼으려한 무리수였다. 진정한 욜로에 대한 이해가 없었고, 또한 왜 서민들이 그토록 절약을 하며 살아가는가에 대한 정서도 읽지 못했다. 따라서 이 콘셉트 자체가 불편했을 수밖에 없고, 거기서 특히 센 발언을 주도적으로 하는 김구라는 더욱 불편한 인상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는 <라디오 스타>라는 토크쇼가 가진 공격적인 스타일이 지금의 달라진 예능 환경 속에서 과연 여전히 유효한가 하는 지점이다. 한때는 연예인들이 출연해 그들의 이야기를 탈탈 터는 <라디오 스타>의 방식이 시청자들이 알고픈 것들을 끄집어내는 것으로서 지지받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연예인들이 나와 그들끼리의 이야기로 만들어지는 토크쇼에 대한 대중적 지지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김생민 조롱 논란이 벌어진 지점에서도 이런 정서적 분위기는 포착된다. 즉 그는 <라디오 스타> 같은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했고 그래서 긴장도 되고 기대도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자신은 ‘스타급 연예인’이 아니라는 것. 즉 김구라 같은 스타급 MC들은 <라디오 스타> 같은 방송에서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김생민이 매일같이 새벽에 나가 하는 아침방송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돈을 번다. 김생민은 자신이 한 달 동안 뛰어다녀야 벌 수 있는 출연료가 김구라의 30분 출연료라고 말했다. 

대중들이 김생민의 ‘영수증’에 그토록 열광하고 지지하는 건 그 서민적인 공감대 때문이다. 누군들 마음껏 사고 싶은 걸 사고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서민들은 그렇게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처지다. 그러니 저들이 ‘욜로’라고 외치는 그런 상황에도 ‘염전’으로서의 삶을 살며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방송을 틀기만 하면 어디서든 나오는 김구라가, 서민적인 공감대를 가진 김생민의 처지와 부딪치는 지점에서 더 비화되었다. 여기에는 <라디오스타> 같은 연예인들이 말로 큰돈을 벌어가는 토크쇼에 대한 정서적 불편함 또한 깃들어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대중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 시대다. 그래서 한쪽에서는 욜로를 마치 사고 싶은 걸 사는 문화처럼 호도하지만 그럴수록 짠 내 나는 현실을 감내해야 하는 서민들의 불편함은 더 커진다. <라디오 스타>의 이번 특집은 그 기획 포인트 자체가 그것을 촉발시켰다. 거기에 김구라와 김생민이라는 어찌 보면 극과 극의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가 마치 가진 자와 없는 자의 대변인처럼 그려짐으로써 문제를 더욱 비화시켰다. 그리고 결국 이것은 <라디오 스타>라는 프로그램의 유효성에 대한 질문까지 나가게 만들었다.

늘 시청자가 주인이라고 말하지만

늘 방송 프로그램이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시청자가 주인”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최근 몇몇 프로그램들을 보면 이런 이야기는 옛말이 되어버린 모양이다. 시청자들은 굳이 원하지 않고 불편함을 여전히 호소하는데도 그들만이 사는 세상을 연출하는 경우가 자주 보인다. 최근 논란을 겪은 SBS <런닝맨>, KBS <1박2일>, JTBC <님과 함께2>가 그렇다. 

'런닝맨(사진출처:SBS)'

<런닝맨>은 새 시즌을 구상한다면서 멤버 교체 이야기가 나오며 논란을 겪었다. 강호동이 들어와 유재석과 양강체제를 만들고 대신 김종국과 송지효가 하차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결국 이 구상은 이뤄지지 못했다. 김종국과 송지효의 하차 통보 과정에서 소통의 문제가 있었다. 결국 아쉬움을 토로하는 팬들의 강한 저항에 부딪치게 됐고 여기에 부담을 느낀 강호동 역시 <런닝맨> 합류를 포기했다. 

하지만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는 제작진과 출연자들의 논의 끝에 결정한 것이 멤버 전원이 마지막을 잘 정리하고 올해 초에 종영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또 이 결정은 번복되었다. 지난 24일 SBS 측은 <런닝맨>이 이 멤버 그대로 종영하지 않고 계속 가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제작진의 설득에 출연자들이 동의했다는 것이다. 그 명분으로 내세운 건 종영을 아쉬워하는 팬들 때문이라고 한다. 

팬들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이렇게 계속 말이 바뀌는 결정들을 내놓는다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생각해볼 일이다. 사실 <런닝맨>이 새 시즌 구상, 멤버 교체, 구상 포기, 종영 결정, 종영 번복을 하는 그 일련의 과정에서 팬들은 이리저리 휘둘린 격이 되었다. 시청자들이 어딘지 과거에 비해 정체되어 있는 <런닝맨>에 변화를 요구한 건 분명하다. 하지만 변한 건 없고 계속된 말 바꾸기만 반복된 격이다. 팬들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건 그저 호명된 명분일 뿐, 사실은 그들만이 결정하고 번복하며 사는 세상을 보여준 것이 아닐까. 

KBS <1박2일>은 사생활 문제로 하차했던 정준영을 말 그대로 ‘전격 복귀’시켰다. 자숙의 기간이 너무 짧고, 또 그 사생활 문제가 온 가족이 보는 프로그램에는 불편함을 만들 수 있다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나왔지만 거기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은 보여주지 않고 제작진이 원하고 출연자들이 원하는 대로 복귀 수순이 이뤄졌다. 물론 멤버가 5명이라 프로그램을 구성하기가 쉽지 않은 제작진의 입장이 이해되는 바이고, 또한 함께 동고동락했던 출연자들의 동생을 생각하는 마음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배제되어버린 시청자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정준영 복귀를 위해 채워진 <1박2일>의 경남 거창, 산청에서의 방송 분량은 ‘그들만이 사는 세상’을 확인시켜줬다. 서른 번 정준영의 이름이 나와야 복귀할 수 있다는 미션이 주어지고 마지막에는 출연자들이 눈을 가린 채 정준영의 얼굴을 손으로 만져 그 정체를 맞추는 게임이 이어졌다. 그리고 기막히게도 출연자는 정준영을 맞췄다. 그만큼 그를 출연자들이 그리워했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지만, 그의 조기 복귀를 원치 않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어딘지 뒷맛이 찜찜할 수밖에 없는 방송이었다. 

JTBC <님과 함께2>는 최근 두바이에서 촬영 중 욕설을 한 서인영의 동영상이 유출되면서 생긴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출연한 방송 분량을 아무런 편집도 없이 내보냈다. 이미 하차가 결정되었고, 그 논란 동영상들이 유포된 상황이며 게다가 여기에 대해 서인영 측의 사과까지 있던 상황이었다. 물론 서인영 당사자의 사과가 아니라 소속사에서 내놓은 사과에 대해 시청자들의 감정은 여전히 식지 않은 상황. 이런 시기에 방송 분량을 그대로 내보낸다는 건, 서인영 논란이 재점화될 수 있는 일이다. 

무엇보다 이건 시청자들이 원하는 일이 아니다. <님과 함께2>는 가상 결혼을 콘셉트로 삼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니 그 가상을 진짜인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해 제작진과 출연자 그리고 무엇보다 시청자와의 암묵적인 합의가 전제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미 이 상황이 터진 논란으로 인해 깨져버렸다. 그 상황에서 방송분량을 그대로 내보낸다는 건 전혀 시청자를 고려한 처사가 아니다. 

최근 일련의 방송 프로그램들이 보이는 행보는 안타깝게도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그들이 사는 세상이고 그들이 만드는 세상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시청자들이, 대중들이 있기에 가능한 세상이다. 이걸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방송은 자칫 소통 없는 일방적 질주를 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일방통행이 어떤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는 작금의 우리네 현실이 그 무엇보다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개콘’, 풍자는 더 이상 그저 용감한 발언이 아니다

“대체 어느 나라 장관입니까? 우리도 일본에 십억엔 주고 야스쿠니 신사 철거하라고 하세요.” KBS <개그콘서트>의 ‘대통형’은 매주 현 시국에 대한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이번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진 후 <개그콘서트>의 달라진 모습이긴 하다. 물론 예전에도 정치권에 대한 날선 풍자를 했다가 개그맨이 고소를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개그콘서트>는 대놓고 현 시국을 비난하는 발언들을 내놓고 있다. 

'개그콘서트(사진출처:KBS)'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이고 정유라, 우병우와 김기춘, 조윤선에 이어 반기문까지 ‘대통형’은 대중들의 입에 회자되던 논란거리들을 조목조목 코너로 가져왔다. 이번에는 대권 행보를 공식적으로 내걸고 국내에서 본격 활동에 들어간 반기문 전 총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서민을 위한답시고 나섰지만 정작 서민 살이는 잘 모르는 것처럼 보여 논란이 되었던 행동들을 그대로 개그 소재로 갖고 온 것. 

뿐만이 아니다. 소녀상 철거와 위안부 합의 문제에 있어서도 ‘대통형’은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덜컥 합의를 했다는 발표를 하고는 계속해서 엉뚱한 소리나 해대는 외교국제부 장관 홍현호에게 대통형 서태훈은 거듭해서 “할머니들께서 합의에 동의했냐?”고 물었다. 결국 아니라는 답변을 내놓는 홍현호의 모습을 통해 당사자의 합의 없이 이뤄진 위안부 합의 문제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이처럼 매주 현 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거리들을 소재로 가져와 거침없는 비판을 하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대통형’에 대한 반응은 그리 뜨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심지어 이건 풍자가 아니라 그저 현실의 재연이라며 게으른 코미디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나아가 이처럼 현 시국이 담고 있는 문제의 핵심을 찌르지 못하고 그저 단순해 재연하는 코미디는 정치 혐오만을 부추긴다는 지적의 목소리까지 들린다.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단 1년 전만 해도 <개그콘서트>에서 이러한 시국에 대한 ‘용감한 발언들’은 그 자체로 ‘사이다’라며 대중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었다. 과거 ‘동혁이형’이나 ‘용감한 녀석들’을 떠올려 보라. 그 때 그 코너들은 개그맨들이 대놓고 직설적으로 당대 현실에 대한 날선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 큰 호응을 얻기도 했었다. 그런데 어째서 ‘대통형’은 더 센 소재와 대상을 두고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그 반응이 영 시원찮은 걸까.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건 상황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번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개그콘서트> 같은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어떤 정치나 시사 문제에 대해 대놓고 이야기하는 건 그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니 어떤 식으로든 ‘발언’을 용감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개그콘서트> ‘대통형’이 주말에 이르러 그 주에 있었던 사안들을 갖고 어떤 비판을 가하는 건 이제 더 이상 새롭거나 용감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 

이미 그런 정도의 발언들은 뉴스는 물론이고 시사 프로그램 그리고 <썰전>이나 <말하는 대로>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다 나오는 이야기들이고, 나아가 인터넷만 열면 너무 많이 들어서 심지어 식상해질 정도가 된 이야기들이다. 그러니 그걸 뒤늦게 반복 재연하는 건 별 의미가 없게 느껴진다. 

이런 경우 중요해지는 건 풍자 본래의 색깔이 그러하듯, 소재 자체가 아니라 그걸 담는 참신한 형식적 틀이나 시도들이다. 그런 형식적 틀이 한 차례 에둘러 이야기해줄 때, 그리고 그 틀 자체가 새로움으로 다가올 때 그 풍자가 게으르다 여겨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테면 SBS <웃찾사>의 ‘뿌리 없는 나무’ 같은 코너가 그렇다. 이 코너는 소재로서 당시의 어떤 사안들을 갖고 와 녹여내더라도 그 형식적 틀(조금은 모자란 듯 목소리를 내는 왕)은 온전히 ‘뿌리 없는 나무’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다. 

풍자와 비난은 다르다. 그저 비판 의식을 코미디라는 본연의 신선한 형식적 틀에 넣어야 비로소 비난이 아닌 풍자가 된다. 또한 이러한 무언가를 비판하는 입장에 선 이들은 무엇보다 조심해야할 것이 그 타깃을 명확하게 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병신년’ 운운하며 하는 풍자라는 것이 엉뚱하게도 시국을 비판하는데 ‘여성 혐오’가 덧씌워지는 건 이런 조심성이 결여되어 나타나는 결과다. 

<개그콘서트> 같은 코미디 프로그램이 어떤 식으로든 시국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건 나쁜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저 시국을 소재로 담는다고 해서 그것이 좋은 풍자라는 평가로 이어지는 건 아닌 시점에 들어섰다. 코미디적인 완성도와 시국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시선을 담아내지 못하는 단순한 재연은 자칫 시국에 발을 얹는 기회주의자의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 풍자의 진정성을 얻는 길. 그건 결국 그 코미디가 다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어떤 독자적인 색깔을 완성도 높게 그려내는가에 달려있다.

<SNL코리아>, 진정성은 꾸준함에서 생겨나는 법

 

tvN <SNL코리아>는 간만에 시국을 담은 풍자를 내놨다. ‘예능청문회는 타이틀 그대로 최근 벌어지고 있는 청문회를 패러디했다. 물론 청문회에서도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 김경진 의원 같은 인물도 있었지만 이완영 의원처럼 수준 이하의 질문으로 청문회를 맹탕이라 질타받게 만든 인물들도 많았다. ‘예능청문회는 그런 점들을 예능식으로 끄집어내 풍자했다. 안민석 의원이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에게 제가 미우시겠어요?”라고 질문했던 장면도 고스란히 패러디됐다.

 

'SNL코리아(사진출처:tvN)'

이번 <SNL코리아>가 보여준 시국 풍자에서 주목받을 만한 코너는 겨울왕국이었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이야기를 그대로 가져와 여왕이 되는 엘사를 박근혜 대통령에 그리고 그녀의 연설문 쓰는 걸 도와주는 동생 안나를 최순실로 그려냈다. 세상과의 소통을 닫고 얼음성에 들어가 머리를 다듬고 드라마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그들의 모습과, 비아그라를 배달하다 들키자 키가 작아서 책상에만 올라가도 고산병이 걸린다고 둘러대는 모습이 연출됐다. 그리고 피날레는 백성들이 들고 온 촛불에 얼음성이 녹아내리는 장면으로 마무리됐다. 마치 다음편이 계속 이어질 것처럼 끝난 이 코너는 과거 신랄한 정치풍자를 하다 사라진 여의도 텔레토비시리즈를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간만에 시국 풍자로 돌아왔지만 <SNL코리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수 받지 못했다. 거기에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불거진 논란들이 남긴 불편함이 여전히 이 프로그램에서 느껴졌기 때문이다. B1A4의 성추행 논란에 이어 정이랑의 엄앵란 성대모사를 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유방암 환우 비하 논란은 <SNL코리아>가 가진 적어도 웃음을 추구한다는 그 진정성을 무너뜨려버렸다.

 

다소 거칠고 다소 선정적으로 여겨질 수 있는 것들도 <SNL코리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받아들여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건 이 프로그램이 그나마 웃음이 코미디의 본분이라는 걸 수행해오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차례에 걸쳐 벌어진 논란은 그 웃음이 다름 아닌 웃기기 위해서는 해서는 안 될 것까지 하는 무개념으로 드러나게 했다. 물론 그건 의도치 않게 벌어진 실수일 수 있지만, 사실 이런 무의도성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아예 성 의식이나 어떤 문제의식 같은 것이 애초에 없었던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갑자기 등장한 시국 풍자 코너들 역시 진정성을 의심받게 됐다. 그건 최순실 게이트가 처음 불거졌을 때 패러디를 선보였던 <SNL코리아>가 그 후로는 아예 시국 관련 코너를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가 이런 논란에 휩싸이면서 다시 풍자 코너를 넣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마침 탄핵안이 가결된 후에 시국 풍자를 다시 넣은 것처럼 보이게 된 건 프로그램이 너무 기회주의적인 것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낳았다.

 

<SNL코리아>는 오는 24일 가수 황치열을 마지막 호스트로 시즌8을 마무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제작진측은 시청자분들의 날카로운 비판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응원과 격려를 거름삼아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지금으로서는 시즌을 마무리하고 새롭게 돌아오는 편이 훨씬 나은 선택이다. 다만 시청자들의 지지를 다시 얻기 위해서는 지금 같은 모습에서 환골탈태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꾸준함이다. 그 꾸준함은 다름 아닌 진정성에서 나온다. 일시적으로 시류에 맞춰 어떤 모습을 꾸미기보다는 웃음을 주더라도 진지한 자세를 계속 이어가는 것

제작진 개념의 문제, 출연진 사과만으로 해결 안돼

 

tvN 예능 <SNL코리아>는 사과하는 날 또 논란이 터졌다. 마마무가 호스트로 출연해 불후의 명곡을 패러디하는 코너에서 엄앵란 분장을 하고 나온 정이랑이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을 부르는 대목에서 벌어진 논란이다. 노래 가사 중에 들어있는 가슴이라는 대목을 부르며 나는 잡을 가슴이 없어요라고 말한 것.

 

'SNL코리아(사진출처:tvN)'

여성의 신체를 소재로 비하의 의미를 담아 놓은 코미디적 성격 자체도 문제지만, 엄앵란 씨가 지난해 유방암 2기 판정을 받고 절제 수술을 받았던 사실을 떠올려보면 해도 너무한 무개념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특정인을 패러디 대상으로 세워놓고 본인에게는 굉장히 고통스럽고 슬플 수밖에 없는 사실을 웃음의 소재로 쓴다는 건 너무 잔인한 일이다. 이건 마치 아파서 쓰러진 사람을 일으켜 세워주기는커녕 손가락질하며 웃음의 소재로 쓰는 일과 뭐가 다른가.

 

이것은 엄앵란 씨 개인이 치른 고통이 아니라 유방암으로 가슴 절제 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많은 환우들이 겪은 고통에 대한 무개념이 아닐 수 없다. 만일 본인이 유방함 판정을 받고 가슴 절제 수술을 받았다면 이런 이야기를 함부로 코미디랍시고 할 수 있을까.

 

여기에 대본에 들어있는 듯 기다렸다는 듯이 거미 분장을 하고 나온 안영미가 가슴이 없다는 거. 개인적으로 공감한다.”고 한 대목도 지극히 부적절한 말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여성의 가슴을 성적 대상화하는 발언이다. 따라서 이 부적절한 말은 일반 여성들에게조차 불쾌함과 불편함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거미의 남자친구를 의식한 듯, 조정석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됐지만, 그가 출연했던 <질투의 화신>이 남성 유방암 환자에 대한 이야기로 유방암의 고통에 대한 공감을 넓혔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장면이다. 개념과 무개념은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든다.

 

한 주 동안 불편함과 실망을 느끼셨을 많은 분들에게 <SNL코리아>를 대표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잘못된 행동이었고 잘못된 생각이었다.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잘못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이 날 마침 <SNL코리아>는 신동엽이 대표해 SNS에 올라와 논란을 일으켰던 부적절한 영상에 대한 사과를 했다. 그의 말대로 그 문제는 이세영 개인의 문제라고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 이 사과 방송이 있는 날 또 다시 터진 논란이다.

 

이번 논란 역시 물론 그걸 시연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소지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정이랑이나 안영미 모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하지만 결국 제작진이 대본을 만들고 크루들은 그걸 효과적으로 시연하는 것이 본인들의 역할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문제의 방점은 제작진에게 찍힌다. 특히 어떤 콘텐츠든 개념의 문제는 그걸 애초에 짠 대본의 문제와 또 그걸 관리 감독하는 연출의 문제에서 비롯되는 일이다.

 

논란이 터지자 <SNL코리아> 측은 곧바로 사과하고 재방송 분에서 해당 장면을 삭제조치 했다. tvN 관계자는 이번 시즌8 초반부터 정이랑 씨가 김앵란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생방송 코너에서도 엄앵란 씨의 개인사를 모르고, 노래 가사를 정이랑 씨 본인의 이야기에 빗대어 애드리브를 하다가 오해가 생겼다면서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점 사과드리며, 재방송 분에서는 해당 장면을 삭제 조치했다. 앞으로 더욱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고정 크루들이 나와서 고개를 조아리고 사과를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건 이것이 결국 제작진의 개념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 제작진이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코미디를 그저 웃기는 것 그 이상으로 생각하며 누군가 소외되는 이 없이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웃음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사과한다고 그치지 않을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는 한

<뷰티풀 마인드>, 어째서 박소담이 모든 짐을 떠안아야 할까

 

KBS 월화드라마 <뷰티풀 마인드>의 추락은 충격적이다. 사실 이 드라마에 KBS가 걸었던 기대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회 시청률에 4.1%(닐슨 코리아)라는 저조한 기록으로 불안감을 갖게 했던 드라마는 5회에 급기야 3.5%까지 추락했다. 마침 동시에 출격한 의학드라마 <닥터스>의 승승장구는 <뷰티풀 마인드>의 추락을 더욱 뼈아프게 만들었다.

 

'뷰티풀 마인드(사진출처:KBS)'

이러한 추락의 원인으로 박소담의 연기가 세간에 오르내리고 있다. 영화 일정 때문에 뒤늦게 합류함으로써 드라마 시작 전부터 시끄럽더니 막상 드라마가 시작하자 좀체 박소담에게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물론 드라마 연기가 처음이다 보니 박소담에게 어색한 면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연기력 논란을 얘기할 정도는 아니고 또한 이 드라마가 추락한 그 모든 짐을 박소담이 떠안아야 한다는 건 어딘지 억울할 일이다.

 

먼저 분명해야 할 것은 이건 박소담의 연기보다 계진성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문제가 더 크다는 점이다. 어째서 이름을 계진성이라고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뭐든 쓸 데 없어 보이는 것까지 파고들어가 수사한다는 반어적인 의미의 진상 캐릭터는 갈수록 진짜 진상 캐릭터로 굳어져 가는 인상이다. 이 캐릭터의 가장 큰 문제는 많은 이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현실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녀는 교통과 순경이다. 그런데 지금 하고 있는 걸 보라. 병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수사하는 그녀는 거의 강력계 형사가 해도 될 만한 사건이다.

 

교통과 순경이 강력사건을 수사하는 것이니, 시행착오가 없을 수 없다. 계진성은 그래서 끊임없이 오판을 한다. 그녀는 이영오(장혁)를 의심한다. 그가 수술한 환자의 죽음이 그의 살인이라고 의심하고, 그가 수술하다 역시 죽게 된 병원장의 죽음 역시 그의 소행이라고 오판한다. 하지만 그 때마다 드러나는 건 그녀가 너무나 쉽게 오판하고 현혹되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결국 이런 캐릭터에 시청자들이 매력을 느낄 수가 있을까. 계진성은 이영오와 함께 극을 이끌어나가야 할 여자 주인공이다. 매력이 철철 넘쳐서 드라마의 사건 전개가 다소 느슨하다고 해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아 둘 수 있어도 모자랄 판에 이렇게 민폐로 일관하는 행위로 캐릭터의 매력을 뚝뚝 떨어뜨릴 수 있을까.

 

계진성이라는 캐릭터는 그래서 호감을 느끼기가 어렵다. 여자 주인공이라기보다는 민폐 캐릭터로서 극의 갈등을 만드는 인물 정도로 기능할 뿐이다. 여자 주인공이 이처럼 제대로 서지 못하면 그 상대역으로서 남자 주인공도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매력적인 여자 캐릭터는 그 캐릭터와 관계를 맺어가는 남자 주인공도 매력적으로 만들어낸다. 결국 <뷰티풀 마인드>의 추락은 계진성이라는 캐릭터를 제대로 세우지 못한 데서 연쇄적으로 발생한 결과라는 것이다.

 

박소담은 그런 점에서 보면 피해자에 가깝다. 박소담의 평범한 얼굴은 최근 드라마의 경향에서 훨씬 대중들을 몰입시키고 공감시킬 수 있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평범한 얼굴에 민폐 캐릭터는 몰입은커녕 비호감 이미지까지 갖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건 전적으로 제작진의 잘못이다.

 

<뷰티풀 마인드>의 이야기는 분명 흥미롭다. 하지만 반전에 반전을 이어가는 이야기의 묘미만큼 중요한 것은 그 속에 시청자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인물들이 곳곳에 서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뷰티풀 마인드>는 그러한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실패함으로써 심지어 그 여파를 연기자들마저 떠안아야 하는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사건-부인-불신’, 이어지는 연예계 음모론

 

최근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연예계 사건 사고가 쏟아져 나온다. 방송인 이창명은 음주운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고, 조영남은 대작 논란 때문에 검찰이 나섰다. 유상무는 갑자기 불거진 성폭행 의혹으로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세 사건은 성격이 다르다. 하지만 공통점들도 있다. 그것은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그 진실은 오리무중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된 건 당사자들이 사건의 정황을 모두가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출처:JTBC

이창명은 많은 정황들이 음주운전을 한 건 아니냐는 추정을 불러일으켰는데 자신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차량 사고 후 사후처리를 하지 않고 자리를 비운 점이나, 연락이 두절된 게 배터리가 나가서라고 했지만 중간에 전화를 했던 증거나 나온 점, 그리고 마침 그날 지인들과 식사자리가 있었다는 점 등이 그 정황이다. 하지만 구체적이고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 점은 여전히 이 사건의 진위를 명쾌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조영남의 대작 논란은 일단 작업을 의뢰한 점은 인정했으나 실질적인 작업은 자신이 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역시 그 진위파악이 어렵다. 조영남의 전시 큐레이터이자 오랜 지인인 신정아가 나서 조영남의 작품이 맞다고 말하고 있지만 대중들 입장에서는 그녀의 말을 더욱 믿지 못하는 상황이다. 결국 검찰 조사의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

 

갑자기 터져 나온 유상무의 성폭행 의혹은 A씨의 신고에 의해 불거졌지만 어찌된 일인지 몇 시간 만에 취소와 고소를 반복하면서 사안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유상무측은 그녀가 여자친구이며 술을 마신 후 생긴 해프닝이라고 주장했지만 A씨 측은 몇 번 만난 사이로 여자친구라는 주장을 부인했다. 결국 이 사안도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그 진상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사안의 또 다른 공통점은 이들이 정황을 부인해 그 진위 파악이 되지 않고 있지만 그 부인을 대중들은 믿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창명의 해명은 앞뒤 정황이 상식적이지 않고 애초에 했던 이야기가 자꾸 바뀌기 때문에 그 신뢰를 잃었다. 조영남은 평소 기행을 하는 모습에 대한 반감이 그의 말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만들어내고 있다. 유상무는 자신을 포함한 옹달샘 멤버들이 그간 해왔던 사회적 논란들이 그의 말에 대한 신뢰를 깎아내리고 있다.

 

이들은 모두 자신들이 참여하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쳤다. 이창명은 그간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 있던 KBS <출발드림팀>에서 하차했고, 조영남은 최유라와 함께 해오던 MBC <지금은 라디오시대>에 당분간 합류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유상무는 현재 출연하고 있는 tvN <렛츠고 시간탐험대>도 문제지만 앞으로 출연예정인 KBS 신규 예능인 <외개인>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들의 사건들이 특이한 건 경찰과 검찰이 너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인상을 준다는 점이다. 물론 사건이 벌어졌으니 철저히 조사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조영남의 대작 의혹 논란이 미술계의 사안에서 일찌감치 검찰 조사 사안으로 바뀐 건 이례적인 느낌이다. 또한 이창명의 경우, 물론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겠지만 위드마크 공식으로 계산해 혈중 알코올농도 0.16%로 추정된다고 밝힌 점도 특이하게 다가온다.

 

사건이 벌어졌지만 그 정황을 부인하고 대중들은 그걸 믿지 않으며 한편으로는 너무 능동적으로 보이는 경찰과 검찰의 조사가 이어지는 그 과정이 언론을 통해 하루에도 몇 차례씩 쏟아져 나왔다. 그러다 보니 또 몽실몽실 피어나는 게 음모론이다. 사실 이렇게 연예계가 각종 사건사고로 얼룩져 시끌시끌해지기 전까지만 해도 어버이 연합에 쏟아진 갖가지 의혹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하지만 지금 현재 연예계 이슈들로 덮이면서 어버이 연합이야기는 흐지부지해지고 있다. 이러니 음모론이 생길 밖에. 각각 다른 사안들이지만 그래서 이들 사안은 어째 비슷해 보이는 면이 있다.

논란에도 아랑곳없는 제작사의 자신감 혹은 무치함

 

장동민이 다시 KBS <나를 돌아봐>에 정식 복귀했다. 작년 과거 옹달샘의 폭력적인 여성 비하 발언이 문제가 되어 뜨거운 논란이 되었을 때 그는 <나를 돌아봐>에서 하차한 바 있다. 그렇게 1년이 지났고 그는 다시 돌아왔다. 아마도 그 1년 동안 그는 자신의 문제가 지워졌으리라 판단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적어도 당시 하차시켰다 다시 복귀시킨 제작진과 제작사는 그런 판단이 있었을 지도.

 


'나를 돌아봐(사진출처:KBS)'

하지만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이번 한 자녀 가정 비하 논란을 또다시 일으킨 tvN <코미디 빅리그>를 통해 드러났다. <코미디 빅리그>충청도의 힘이란 코너에서 이혼 가정의 아이 캐릭터로 등장한 양배차에게 장동민이 생일 때 양쪽에서 선물을 받는다며 그건 재테크라고 하는 조롱 섞인 대사들이 흘러나왔다. 논란이 되자 <코미디 빅리그>측은 이것이 제작진의 잘못이지 장동민은 죄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이런 입장발표는 오히려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게 만들었다.

 

작년 옹달샘 논란이 터져 시끌시끌할 때도 자숙을 선택하지 않은 장동민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일로써 자숙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렇다면 제 아무리 대본이라도 그걸 연기하는 개그맨으로서 문제의 소지를 당연히 읽어냈어야 하지 않았을까. 전혀 문제가 없다 여겼다면 그건 어쩌면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 결국 그는 자숙은커녕 그간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는 걸 드러낸 셈이니 말이다.

 

물론 다시 <나를 돌아봐>에 그가 나비와 함께 정규멤버로 합류한 건 프로그램 제작자가 공식적으로 말했듯 이런 일들이 터지기 이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1년 전 논란이 되어 하차했던 장동민을 아무런 사전 예고나 고지도 없이 슬그머니 방송을 통해 정규 멤버로 합류시키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건 마치 <무한도전>에서 문제가 되어 하차한 길이나 노홍철이 아무런 고지도 없이 어느 날 방송에 합류한 후 정규 멤버가 되었다고 밝히는 식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정상적인 방송사의 흐름이라면 이건 결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나를 돌아봐>의 제작사가 코엔미디어이고 장동민이 코엔미디어 소속 연예인이라는 사실을 두고 보면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가를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제작사가 자사 소속 연예인을 출연시키는 것만 두고 잘못됐다 말하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논란이 있던 연예인을 이렇게 자의적으로 끼워 넣는다는 건 너무 속보이는 일이 아닐까.

 

장동민은 방송을 계속 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자숙의 기간이 끝난 건 아니다. 물론 그 기간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그 스스로도 말했듯이 일하면서 자숙하는것이 그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드러난 건 그는 자숙의 기간을 가진 적이 없고 달라진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나를 돌아봐>에 버젓이 들어가 있는 모습은 그래서 대중들의 정서는 아랑곳없이 정주행하는 무치를 드러내는 듯 보인다.

 

<나를 돌아봐>에 장동민이 다시 복귀한 건 우연이 아니다. 거기에는 대중정서 따위는 그다지 큰 문제라고 여기지 않는 제작사의 과도한 자신감 혹은 무치함이 깔려있다

<꽃청춘>, 높이 난 만큼 추락의 상처도 깊지만

 

tvN <꽃보다 청춘> 나미비아편은 나영석표 예능이 늘 그래왔듯이 그 기획부터 이미 대박이었다. <응답하라1988>로 한창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4인방, 류준열, 고경표, 안재홍, 박보검이 출연했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종영으로 아쉬움이 남았던 시청자들이라면 그 연장선으로서 <꽃보다 청춘>으로 그 빈자리를 채우고픈 마음이었다.

 


'꽃보다 청춘(사진출처:tvN)'

이미 <응답하라1988>의 포상휴가를 떠났던 그들이 푸켓에서 나영석 PD에게 납치(?)됐다는 소식이 나오자마자 대중들은 반색했다. 대중들이 정확히 원하는 그 포인트를 나영석 PD 특유의 오글거리지 않는 스타일로 짚어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갑자기 아프리카로 떠난 그들. 이런 상황 자체를 뒤늦게 통보받고 후발대로 박보검이 합류하는 과정도 흥미로웠고, 다 모인 그들이 마치 형제처럼 서로를 토닥이며 여행을 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훈훈함을 주었다.

 

그들은 한 번도 그런 여유를 만끽한 적이 없었던 청춘들처럼 들떠 있었고, 모든 것 하나하나가 감사함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그 억눌렸던 청춘의 감정들이 봇물 터지듯 풀려났던 것이 문제였던가. 가운을 입고 조식을 먹으러 가는 장면과 수영장에서 팬티까지 벗어 던지고 물놀이를 하는 장면이 아슬아슬한 느낌을 안은 채 방영되었다. 청춘의 한 때 치기라고 볼 수도 있는 장면이었지만 비매너 논란은 의외로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지금껏 나영석 PD의 프로그램에서 자잘한 논란거리는 나왔지만 이만큼의 큰 파장은 처음이다. 늘 대중들이 원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나영석 PD의 성향이지만 어딘지 이번 논란을 일으킨 장면들은 그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늘 출연자도 제작진도 또 시청자도 즐겁고 흐뭇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을 추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 논란의 장면들은 출연자와 제작진은 어떨지 몰라도 결코 시청자들이 편안할 수 없는 것이었다.

 

결국 제작진이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지만 의외로 그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청춘의 한 때로서 이해할 수 있다는 동정적인 시각이 나오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늘 비호 받는 나영석 PD표 프로그램에 대한 불만 또한 등장하기도 했다. 즉 이제는 비매너 논란이라는 사안 자체에서 벗어나 지금껏 늘 대중들에게 호의적이었던 나영석 PD표 프로그램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는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무엇이 잘못됐던 걸까. 어쩌면 이것은 논란 자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에서 비롯되는 건 아닐까. 결국 나영석 PD에 대한 무한지지는 그 프로그램들이 워낙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안겨주었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웬만한 논란이 나와도 나영석 PD가 나서서 한 마디 하면 가라앉을 수 있었던 건 그래서다. 그렇다면 <꽃보다 청춘>이 가진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사실 <꽃보다 청춘>이 예전만큼 재미가 없어졌다는 이야기는 이미 아이슬란드편에서부터 조금씩 흘러나왔다. 물론 아이슬란드라는 놀라운 풍경들이 모든 걸 압도하고 있었지만 본래 <꽃보다 청춘>의 재미는 거기 출연하는 인물들의 새로운 면모에서 나온다. 하지만 아이슬란드편에서 인물들보다 주목된 건 풍광이었다. 오로라는 멋있었지만 거기 출연하는 인물들은 새롭다기보다는 이미 다른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알고 있던 이미지의 재연처럼 여겨지는 면이 있었다.

 

이것은 곧바로 이어진 <꽃보다 청춘> 나미비아편도 마찬가지다. 물론 <응답하라1988>로 한껏 높아진 관심 때문에 첫 회부터 두 자릿수 시청률을 내는 대박 아이템이 되었지만 그 인물들은 <응답하라1988>의 캐릭터를 반복해서 보여줄 뿐 새로운 면모는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지 그들의 새로운 면이 없었다는 건 아니다. 류준열은 의외로 뛰어난 소통능력과 추진력을 보여주었고, 안재홍은 긍정적이며 여유 있는 성품을 드러냈다.

 

중요한 건 그런 면모들이 그다지 부각되는 느낌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꽃보다 청춘>이라는 시리즈가 반복되면서 생겨난 피로가 아닐까. 그나마 시즌제로 어떤 휴지기를 두고 방영됐을 때는 새로운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번처럼 아이슬란드편에서 바로 나미비아편으로 이어지면서 그건 반복적인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다만 장소와 풍광만 달라졌을 뿐.

 

나영석 PD는 이제 새로운 아이템을 시작해야 할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꽃보다> 시리즈도 아니고 그렇다고 <삼시세끼>도 아닌 또 다른 참신한 아이템만이 그의 비상을 지속가능하게 해주지 않을까. 이번 <꽃보다 청춘><응답하라1988>의 콜라보는 시청률에서는 대박을 내주었지만 나영석 PD표 예능 프로그램에는 큰 상처를 주었다. 그간 늘 높이 날아왔기 때문에 이번 추락의 충격은 더 깊을 수 있다. 하지만 나영석 PD에게 이것은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 항상 대중들의 눈높이에서부터 다시 시작했던 그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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