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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불친절한 '낮과 밤', 시청자들은 몰입할까 포기할까 28년 전인 1992년 어느 산골에 위치한 건물들이 불타고 있다. 깜깜한 밤이지만 솟아오르는 불길로 환한 그 곳으로 어린 아이가 겁도 없이 걸어 들어간다. 그곳은 죽은 자들 천지다. 아직 살아남은 자들도 살아있다 보기 어렵다. 그들은 서로를 찌르고 죽인다. 그런데 이상하다.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그들의 얼굴은 웃고 있다. 건물 안 어느 방으로 들어간 아이에게 공포에 질린 한 청년이 다가와 안아주지만, 오히려 청년을 다독이는 건 아이다. 청년에게 자신과 함께 나가자고 말하는 아이는 말한다. 이 미친 광경을 만든 건 바로 자신이라고. 그러면서 알 듯 모를 듯한 말을 중얼거린다. "나는 아무도 없는 텅 빈 거리에 혼자 있어. 태양이 하얗게 빛나고 있는데 절대..
‘피고인’, 고구마 전개에도 시청률 유지하는 까닭이번에는 박정우(지성)가 묻어놨다는 캐리어다. 박정우가 기억해냈다는 캐리어를 묻은 장소를 처남인 윤태수(강성민)가 결국 찾아냈다. 윤태수는 그 캐리어 안에 박정우 딸 시신이 들어 있는 것으로 믿고 있지만 과연 실제로도 그럴까. SBS 월화드라마 의 5회 마지막 장면에서는 그 캐리어를 열고 알 수 없는 이유로 오열하는 윤태수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런 엔딩은 결국 다음 회에 대한 참을 수 없는 궁금증을 유발한다.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 것인가가 향후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결정적인 흐름의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알 수 없는 사건으로 인해 기억을 잃어버린 박정우가 기억을 찾아나가는 과정과도 동일하다. 박정우는 징벌방 바닥에 자신이 기억을 잃기 전 새겨 둔..
, 속도감과 복잡함을 풍부함으로 받아들여야 시작만 하면 누가 누구와 사랑하게 되고 또 누가 그들을 방해하게 될지 그리고 심지어는 결론이 어떻게 날 것인지를 바로 알게 되는 기성의 멜로드라마나 가족드라마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은 하나의 복잡한 미로다. 하나의 문제가 해결되는가 싶으면 또 다른 문제가 등장하고, 믿었던 인물들은 계속 해서 용의선상으로 올라온다. 그것도 적당한 속도가 아니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기동찬(조승우)의 옷을 입은 자가 수정을 살해하는 장면이 찍힌 사진으로 그가 용의자로 몰리지만 그것은 곧 김수현(이보영)이 제시하는 알리바이에 의해 부정된다. 그러자 기동찬은 수정의 살인자로 지목한 자신의 형이 사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증언을 했음을 알게 된다. 결국 기동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