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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시작은 창대했다. 아니 창대함 그 이상이었다. 화려한 캐스팅은 물론이고 이게 TV 화면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현란한 영상들까지. 당연 드라마 첫 방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하지만 첫 방을 보고난 마음은 어딘지 허전하다. 아니나 다를까 첫 회에서 20% 가까운 시청률을 올리며 대박 드라마를 예고한 작품들은 중반을 지나면서 시청률이 뚝뚝 떨어졌다. 이른바 용두사미 드라마들이 걷는 운명이다. 왜 이런 현상이 최근 들어 자꾸 창궐하는 것일까. '아이리스'의 스핀오프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아테나'에 대한 기대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드라마로서는 보기 힘든 완성도 높은 영상연출과 무엇보다 정우성, 차승원, 수애 같은, 영화가 왠지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배우들의 대거 출연. 게다가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작품이라는 것에..
'도망자', 초반 부진을 털어낼 것인가 '도망자'는 실험작인가, 실패작인가. 그 어떤 것이라고 해도 '도망자'로서는 예상 밖일 것이다. 엄청난 제작비를 투여한 작품이 실험작이 될 수는 없는 일이고 또한 실패작이어서는 더더욱 안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작품은 어설픈 실험작이자 또 하나의 블록버스터 실패작이 되어가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런 상황에 이르렀을까. 제일 먼저 지목되어야 할 것은 속도다. 이 드라마는 속도 조절에서 실패했다. 빠른 속도감은 최근 드라마들의 한 경향이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빨리 달려 나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특히 '도망자' 같은 액션 스릴러라면 더더욱 그렇다. 액션은 흔히 보여지는 것으로만 생각하지만 사실은 읽혀지는 것이다. 즉 액션을 할 때 왜 저들이 저런 ..
비의 '도망자', 고현정의 '대물' 그 강약 비교 첫 방영에 '도망자'와 똑같은 시청률 18%를 기록한 '대물'은 기획이 잘 된 작품이다. 먼저 '여성 대통령'이라는 화제성이 대중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또 그 대통령을 연기하는 배우가 고현정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선덕여왕'의 미실로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던 그녀의 이미지가 여전히 여운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치 드라마를 소재로 담고 있지만 그저 현실적인 정치에 머무르지 않고 그 위에 대중들의 바람을 판타지로 엮어놓은 점도 강점이다. 천안함 사태나 아프카니스탄 피랍, 대통령 탄핵 같은 우리 주변에 이미 벌어졌던 사건들을 배치하지만, '대물'은 그것을 현실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즉 대통령을 다루지만, 아직은 현실적으로 바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