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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27년만에 다시 행진하는 들국화 들에서 모진 바람을 버텨온 탓일까. 국화 향은 더 진해졌고 더 강렬해졌다. ‘그것만이 내 세상’을 외치고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들국화. ‘인제는 돌아와 대중 앞에 선’ 들국화는 서정주의 절창만큼이나 원숙해졌다. 젊은 시절 거칠었던 야성은 그 긴 시간을 거치며 그 강렬한 힘 속에 부드러움을 갖추게 되었고, 그들이 노래하는 가사는 도발적이면서도 인생의 깊이가 더욱 느껴졌다. 합정동 인터파크 아트홀에서 열린 ‘다시 행진’이라는 콘서트(4일-14일)는 그 제목처럼 들국화를 27년 만에 돌아와 다시 출발점에 서게 했다. 가사의 진정성이란 가수의 삶이 거기에 그대로 겹쳐질 때 담겨지는 법. ‘나의 과거는 어두웠지만-’ 콘서트의 첫 곡 ‘행진’은 그들이 살아낸 삶을 미..
중년들에게 들국화의 의미 ‘난 니가 바라듯 완전하진 못해. 한낮 외로운 사람일뿐야. 제발 숨~막혀. 인형이 되긴 제발~ 목말라. 마음 열어 사랑을 해줘~’ 전인권이 ‘제발’을 부르자, 유재석은 눈물을 훔쳤다. 28년 만에 첫 예능으로 에 놀러온 들국화였다. 그 긴 세월 동안 방송 출연이 고작 5회였다는 사실은 들국화가 살아낸 세상의 무게를 고스란히 느끼게 했다. 아마도 들국화와 함께 나이 든 중년들이라면 유재석의 눈물을 백분 공감했을 것이다. ‘제발’이 말하듯, 들국화가 꿈꾼 건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장발 단속으로 길거리에서 무단으로 연행(?)되어 바리깡으로 머리가 밀리던 시절, 치렁치렁한 머리를 자유의 상징처럼 흔들며 살았던 청춘이었다. 언더그라운드에서 그들이 불렀던 The Hollies의 ‘H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