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강호동, 이를 넘을 수 있는 해법은

 

지금 강호동은 위기다. 그는 복귀 후 무려 일곱 개의 프로그램(<무릎팍도사>, <스타킹>, <달빛프린스>, <우리동네 예체능>, <맨발의 친구들>, <별바라기>, <투명인간>)에 차례로 투입되었지만 여기서 네 개 프로그램(<무릎팍도사>, <달빛프린스>, <맨발의 친구들>, <별바라기>)은 페지 되었고 남아있는 세 개의 프로그램 역시 폐지설이 나오는 등 그다지 좋은 상황을 만들고 있지 못하다.

 

'우리동네 예체능(사진출처:KBS)'

KBS <투명인간>2%(닐슨 코리아)대 시청률을 내면서 폐지설이 흘러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정도 시청률이라면 종편에게도 밀리는 상황이다. <투명인간>의 출연진들은 끊임없이 셀프 디스를 해가며 도와 달라 간청을 하지만 프로그램이 그런 방식으로 일어설 수 있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형식을 도입하고는 있지만 시청자들은 오히려 점점 더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KBS <우리동네 예체능>6%대 시청률로 그나마 선전하는 중이다. 한때는 4%대까지도 떨어졌던 것이 정형돈이 투입되고 테니스, 족구 등의 종목을 하면서 조금씩 반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투입하고 있는 자원들을 생각해보면 6% 시청률로 만족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우리동네 예체능>은 강호동보다는 다른 출연자들에 대한 주목도가 꽤 높은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이 성과를 강호동의 것으로 두기가 애매하다.

 

SBS <스타킹>9%의 시청률을 내고 있지만 이것 역시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이 수치는 강호동의 진행 능력이라기보다는 출연자들의 섭외와 기획이 더 좌우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미 <스타킹>의 포맷 구성은 대중들에게는 그만큼 익숙하다. 게다가 이 프로그램의 형식은 조금은 트렌드에서 빗겨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강호동의 위기는 사실 복귀한 후 그의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것에서 비롯됐다. 강호동이 다시 돌아온 판은 그 1년 전과는 너무나 다른 트렌드가 자리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리얼 버라이어티나 토크쇼 시장은 점점 물러나고 리얼리티쇼가 점점 부상되던 시기였다. 그러니 이 판세를 읽었다면 강호동은 기존의 스튜디오물이나 아니면 캐릭터쇼에 가까운 리얼 버라이어티는 피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게다가 강호동이 대중들을 향한 진정성을 드러내 보이려 했다면 좀 더 강도 높은 현장 속으로 뛰어드는 그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심지어 김병만이 <정글의 법칙>을 통해 살벌한 정글 속에서 생존하는 모습을 보여주던 시기였다. 그런 그가 제 아무리 맨발로 해외를 뛰어다닌다고 해도 그 고생의 강도가 별반 느껴지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리얼 버라이어티가 아닌 리얼리티쇼로서의 자기 모습을 좀 더 드러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많은 사람들이 강호동의 MC 스타일이 지금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사실이다. 중심에 서서 모두를 끌고 다니는 강력한 리더십의 메인 MC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불필요해졌다. 그것은 무수한 카메라가 각각의 액션들을 가장 자연스럽게 포착하기 위해 세워져 있기 때문이다. 중심을 내세우면 주변이 잘 보이지 않게 된다. 그것은 진행의 힘이 아니라 오히려 타인을 가리는 행위가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달라진 시대에 강호동이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은 바로 이 메인 MC가 되려는 강호동의 모습이다. <삼시세끼> 같은 프로그램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어색한 모습을 앉아 있기만 해도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손호준을 떠올려보라. 물론 강호동은 자신만의 캐릭터가 있지만 그래도 진행하려는 욕심보다는 자기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자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려면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말 그대로 리얼한 리얼리티를 보여주는 형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동네 예체능>이나 <스타킹>, <투명인간> 그 어느 것도 리얼리티쇼의 자연스러움을 갖고 있지 않다. 이 프로그램들은 아쉽게도 지금은 조금 지나간 트렌드의 형식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강호동만이 지금 현재 그가 처한 위기를 넘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형식 자체가 지금과는 달라야 한다. 자신을 중심으로 세우는 프로그램을 아예 피하는 편이 낫다. 차라리 <진짜사나이> 같은 여러 출연자들이 투입되는 프로그램에 한 사람으로서 들어가거나 <나 혼자 산다>처럼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일상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게 그에게는 지금 더 절실하다. MC 강호동을 버리고 인간 강호동을 보여주는 길. 해법은 그것밖에 없다.

 

예능 트렌드의 변화, 스타 MC 모두의 문제

 

MBC <별바라기>가 조기종영을 결정하면서 강호동 위기론이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다시 복귀한 후 그가 한 예능 프로그램들의 성적표는 거의 바닥이다. MBC <무릎팍도사>가 폐지됐고, KBS <달빛프린스>SBS <맨발의 친구들>도 모두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다 종영됐다. 그나마 KBS <우리동네 예체능>이 그의 주특기인 운동을 살려 버텨내고 있지만 계속되는 프로그램의 종영은 그에게도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별바라기(사진출처:MBC)'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건 강호동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예능 트렌드의 변화는 한 때 스타로서 정상에 군림하던 MC 파워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최정상의 스타MC인 유재석도 이 흐름에서 결코 안전한 상황이 아니다. 그가 새롭게 이끌고 있는 KBS <나는 남자다>는 겨우겨우 5%대의 시청률을 버텨낼 뿐 이렇다 할 파괴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유재석 스스로도 이런 식으로는 시즌2가 쉽지 않다고 말할 정도다.

 

SBS <런닝맨>도 위기다. 그래도 10%대를 유지했던 <런닝맨>은 최근 6%까지 시청률이 떨어졌다. 반면 동시간대 MBC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이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낸 것을 염두에 둔다면, 유재석이 이끄는 <런닝맨>의 추락은 현재 스타MC 파워가 과거에 비해 별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걸 잘 말해준다. 걸스데이 혜리의 3초 앙탈 하나가, 또 저질 체력의 여전사(?) 김소연의 악바리 정신 하나가 그 어떤 스타 MC들의 팬덤보다 더 힘이 세졌다는 것이다.

 

이런 사정은 신동엽이나 김구라 같은 진행형 MC들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이 두 MC는 비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트렌드에 동승함으로서 타 스타 MC들보다 상대적으로 위기감이 덜할 뿐이다. 하지만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확연히 줄어들었다. 김구라가 출연하지만 3%에 머물고 있는 SBS <매직아이>는 대표적이다.

 

즉 강호동의 위기는 강호동만의 문제가 아니라 스타 MC들 전체가 겪는 문제라는 점이다. 다만 그가 더 위기처럼 도드라져 보이는 건 잠정은퇴 선언을 하면서 과거 그가 했던 프로그램과 단절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속 새로운 프로그램을 런칭했지만 마침 그 시기는 스타 MC 파워가 점점 사라지는 시점이었다. 일반인들이 점점 예능의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고(외국인도 그 범주의 하나다), 연예인들도 하나의 리더를 중심으로 흘러가기 보다는 각개전투 하는 모습으로 변모했다. 이러니 하나의 꼭지점으로서 전체를 리드하던 스타 MC들의 영향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스타 MC들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건 최근 예능의 새 트렌드로 자리한 관찰카메라가 가진 특징을 통해서도 쉽게 드러난다. 즉 관찰카메라는 그 자체로 중심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 전후좌우 도처에 숨겨져 각각의 인물들의 행동을 찍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구도에서는 도드라진 스타 MC들이 불필요해진다. 다만 각자 가진 자신들의 진짜 매력을 숨겨진 카메라를 통해 보여줄 뿐이다.

 

토크쇼 같은 스튜디오 예능이 점점 힘이 빠지는 건 이런 관찰카메라의 시선이 만들어낸 수평적인 느낌과 진정성의 강도를 이들 스튜디오 예능에서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스튜디오 예능은 그 구조상 카메라가 중심부를 향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걸 깨기 위해 JTBC <비정상회담> 같은 경우에는 아예 탁자를 부채꼴로 놓지 않고 과감하게 일렬로 세우는 파격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것은 중심을 세우기보다는 토론이 갖는 양대 구도를 세우기 위한 포진이다.

 

또한 스튜디오 예능이 태생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인위성(스튜디오라는 공간 자체가 일상과는 거리가 멀다)은 최근 시청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진정성의 강도를 떨어뜨린다. 이것은 때로는 <런닝맨> 같은 야외형 예능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런닝맨>처럼 야외로 나간다고 해도 스튜디오와 다를 바 없는 어떤 일정한 틀이 있는 것처럼 보이거나, 일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최소한 <12>처럼 여행이라면 일상이 되겠지만 <런닝맨>은 여행이 아니라 게임이다) 그 리얼리티가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강호동이 표징하는 것처럼, 지금 예능의 새로운 트렌드 변화는 스타 MC들 모두에게 새로운 숙제를 안기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 답이 없는 건 아니다. 그나마 강호동이 잘 버티고 있는 <우리동네 예체능>처럼, 자신에게 가장 자연스럽게 일상처럼 맞는 예능이면서 동시에 중심에 서기보다는 많은 출연자들(일반인 포함) 중 하나로 설 수 있는 프로그램은 이제 스타 MC들이 찾아내야할 새로운 위치가 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스타 MC가 사라져가는 왕좌 없는 예능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리얼 예능과 관찰예능 사이, 이수근의 애매한 위치

 

이수근은 적응이 뛰어난 예능인은 아니다.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하다 <1박2일>로 들어왔을 때 그는 거의 1년 넘게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상황에 적응하지 못했다. 대본을 연기로서 살려내는 콩트적인 환경과 아무런 대본 없이 즉석에서 상황을 만들어가야 하는 리얼 예능의 환경이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1박2일(사진출처:KBS)'

하지만 묵묵히 기다려주는 제작진과 무엇보다 같은 코미디언으로서 든든하게 자리를 마련해준 강호동이 있어 이수근은 <1박2일>의 빵빵 터트리는 에이스로 자리할 수 있었다. 여행에 있어서 이동 간에 혹은 휴식 간에 틈틈이 생겨나는 공백을 이수근은 깨알 같은 상황극 개그로 채워주었다. 리얼이 주는 피로함에 지친 멤버들에게 활력을 제공하는 이수근의 웃음은 그래서 그 멤버들을 가족처럼 여기게 된 시청자들에게도 기분 좋은 것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몇 년 사이, 예능의 트렌드가 또 바뀌었다.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트렌드가 저물고 이른바 ‘관찰 예능’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생겼다. 또한 연예인 토크쇼가 고개를 숙인 반면 일반인이 출연하는 예능들(오디션 프로그램, 일반인 출연 토크쇼 등등)이 점점 중심으로 들어오고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에 적응하고 <승승장구> 같은 토크쇼에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던 이수근으로서는 답답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그를 든든히 받쳐주던 강호동조차 이 트렌드 변화에 휘청하고 있는 형국이다. <무릎팍도사>가 폐지됐고, 리얼 버라이어티의 새 장을 열려고 시도했던 <맨발의 친구들>은 도무지 맥을 잡지 못하고 지리멸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마치 실과 바늘처럼 톰과 제리처럼 강호동 가는 곳에 이수근이 따라붙었지만 <무릎팍 도사>는 뭔가 보여주기도 전에 폐지되었고, 강호동이 부활의 근거지로 서서히 힘을 내고 있는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도 이수근은 슬럼프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이수근의 장점은 애드립이나 상황극 같은 순발력에 있다. 특정 상황이 던져졌을 때 이수근은 실로 기상천외한 멘트를 날리거나, 그 상황을 살려내는 상황극을 보여줌으로써 웃음을 유발한다. 사실 이런 형태의 웃음은 어떤 무대를 상정한다는 점에서 리얼 버라이어티 같은 장르에는 잘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강호동이 질문을 하거나 상황극을 오히려 유도하는 상대역을 자처하게 되면서 이수근의 무대는 열릴 수 있었다.

 

그러나 관찰예능이 점점 대세로 자리하면서 일종의 정해진 틀이라고 할 수 있는 무대적 상황은 점점 대중들의 호응을 얻기 어렵게 되었다. <1박2일>의 쇼 콘셉트 소재나 복불복이 점점 재미없어지는 이유는 그것이 인위적인 무대의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심지어 무대가 상정되어 있는 토크쇼에서조차 어떤 정해진 듯한 질문-답변은 시청자들의 아무런 반응도 얻어내기 어렵게 되었다(이것은 심지어 홍보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결국 이수근이 이 달라진 트렌드 속에서 겪고 있는 슬럼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본인이 갖고 있는 무대를 상정하는 듯한 웃음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그것은 분명 이수근의 장점이지만 그것만 갖고는 달라진 트렌드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강호동을 되살리고 있는 <우리동네 예체능>은 그래서 이수근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잠시 예능에 대한 강박을 버리고 온전히 스포츠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달라진 환경 속에서 이수근에게 지금 요구되는 것은 예능적인 웃음을 만들기 위한 안간힘보다는 진짜 이수근을 느낄 수 있는 땀 냄새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수근은 꽤 괜찮은 예능인이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2인자의 위치에 서 있으면서도 그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예능인이다. 또 그가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애드립과 상황극은 독보적이라 할 정도로 뛰어난 순발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요즘 예능은 자질이나 기량보다 중요해진 것이 ‘진짜’다. 늘 웃음을 주기 위해 어떤 극 속으로 뛰어드는 연기자로서의 덕목은 잠시 접어두고, 이제 진짜 이수근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정글>, 시청자를 바운스시키는 김병만이라는 심장

 

김병만. 이 친구 진심이다. 진심이 아니라면 미친 거다. 방송을 위해서 하늘에서 뛰어내리고 기꺼이 바다 속으로 뛰어든다는 것은 제 정신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스카이다이빙을 하기 위해 비행기에 타고 있는 김병만의 얼굴에는 달인답지 않은 긴장감이 어려 있었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다른 일도 아니고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일이다.

 

'정글의 법칙(사진출처:SBS)'

보통 사람이라면 한 번 뛰어내리기도 힘든 그것을 그는 외국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하기 위해 25회 이상을 뛰어내렸고(그래야 에이 라이센스를 받는다), 그것도 모자라 바다 위로 뛰어내리기 위해 3일 동안 25회를 더 뛰어 50회 경험을 채웠다고 한다. 그가 하늘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을 찍은 사진 속에서 김병만은 밝게 웃고 있었다.

 

<맨발의 친구들>이 단점 극복 프로젝트로 진행했던 다이빙에 참가한 김병만은 다이빙 관련 자격증만 무려 세 개라고 말했다. 물론 그 자격증은 <맨발의 친구들>이 도전한 다이빙과는 상관없는 것이었다. 스킨스쿠버 오픈워터와 스킨스쿠버 어드밴스드 오픈워터 그리고 프리 다이빙이 그것이다. 이것은 물론 <정글의 법칙>을 위한 것이다. 그간 바다로 뛰어들면서 좀 더 깊은 바다로 들어가기 위해, 좋은 장면을 잡아내기 위해, 또 식량 확보를 위해서도 다이빙 자격증은 반드시 필요했을 게다.

 

이렇게 준비된 김병만이 9번째 도전지로 간 곳, 카리브해는 그래서 어쩌면 그의 놀이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정글이라는 공간이 언제 병만족을 위험과 고통 속에 몰아 넣을 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래도 김병만이 준비한 스카이 다이빙과 스쿠버 다이빙은 분명 이번 <정글> 여정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기에 충분하다.

 

처음 <정글의 법칙>이 아프리카 나미비아에 갔을 때만 해도 어쩌면 나무를 손쉽게 타고 오르고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나무로 집을 짓고 먹이를 구해 끼니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아끌 수 있었다. 하지만 거듭되는 다양한 도전지 속에서 김병만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진 게 사실이다. 그리고 이것은 또한 김병만이 늘 준비해오던 것이기도 하다. ‘달인’을 하며 그 무수한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건 그것을 즐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도전이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진심을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극기’라는 주제에 김병만은 스스로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웃음을 잃지 않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자 병만족들 역시 여기에 모두 동참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것은 아마도 그간 <정글의 법칙>에 웃음이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에 대한 김병만과 병만족의 의지일 것이다. 하지만 정글에 들어가 웃음을 잃지 않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일까. 정글에서 웃음을 잃지 않으려면 그 정글을 이겨낼 수 있는 준비된 자세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김병만이 하늘과 물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듯이.

 

김병만은 아마도 이미 이 험난한 길에 뛰어 들었을 것이다. 준비된 자가 되기 위해 진짜 탐험가, 생존전문가로서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배워가는 것. 처음부터 진짜 ‘달인’은 아니었지만 어느 순간 김병만이 진짜 달인으로 우리 앞에 서게 되었듯이, 그는 언젠가는 진짜 탐험가로서 우리 앞에 설 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고 해도 시청자를 바운스시키는 김병만이라는 심장, 적어도 이 진심만은 외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

예능에 부는 스포츠 바람, 왜?

 

스포츠는 연예인 예능의 극점인가. 최근 예능에 부는 스포츠 바람이 심상찮다. 강호동은 자신의 장기인 스포츠로 특화되는 양상이다. <우리 동네 예체능>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탁구로 시작했던 종목은 볼링을 거쳐 배드민턴으로 접어들었다. 또 <맨발의 친구들>이 ‘단점 극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다이빙을 아이템으로 잡는 바람에 강호동은 다이빙도 하게 되었다. 그것도 그저 흉내 내는 정도가 아니라 김천시에서 벌어지는 국제 마스터스 대회에 출전까지 했다. 아마도 최근 강호동의 일주일은 스포츠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맨발의 친구들, 런닝맨(사진출처:SBS)'

<런닝맨>은 작년에 이어 박지성과 함께 하는 자선축구대회인 ‘아시안 드림컵’에 출전했다. 이 대회에는 박지성은 물론이고 그의 절친인 세계적인 축구선수 에브라도 참여했다. 유재석은 페널티 킥을 차는 기회를 얻었지만 골대를 맞추는 아쉬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예능에서 축구를 다룬 것은 여러 번이지만 이처럼 해외에서 국제적인 스타들과 함께 하는 축구대회는 이례적인 일로 기록된다.

 

<정글의 법칙> 히말라야 편은 사실상 ‘등정’이라는 스포츠의 한 영역을 집중적으로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다. 김병만을 위시한 병만족들은 고산병과 사투를 벌여야 했고, 고산지대에 살아가는 부족들과 즉석에서 축구대회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안정환이 게스트로 히말라야 편에 투입된 것은 여러모로 효과적이었다 여겨진다. 폐활량이 좋은 안정환에게 고산지대 적응은 훨씬 용이했을 수 있고 또 축구라는 아이템에 최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MBC에서 방영되고 있는 <파이널 어드벤처>는 최근 들어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고 있는 익스트림 스포츠와 서바이벌을 엮은 프로그램이다. 물론 우리 식으로 유화된 버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카약이나 암벽등반 같은 스포츠가 주요 아이템이다. 또 <맨발의 친구들>이 일회적인 아이템으로 보여줬던 다이빙의 매력은 8월 정도에 MBC에서 <파이널 어드벤처>의 후속으로 편성이 잡힌 <스타 다이빙쇼 스플래시>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적인 인기의 다이빙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셀러브리티 스플래시>의 포맷을 수입한 것이다.

 

그러고 보면 야외에서 주로 벌어지는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대부분 시도하는 소재가 스포츠다. 마라톤에서부터 사이클, 야구 등등. 심지어 <진짜사나이> 같은 군 소재 예능 프로그램도 체육대회를 통해 씨름과 군장달리기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의식해서 바라보면 스포츠 없는 예능 프로그램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고,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스포츠를 주요 소재로 예능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지는 단계다.

 

예능이 스포츠를 선호하는 이유는 그것이 특별한 장치 없이도 ‘각본 없는’ 드라마가 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조미료 없는’ 예능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스포츠만큼 적합한 소재가 없는 셈이다. 어디로 튈지 그 결과를 전혀 알 수 없는데다가 그 과정 역시 대단히 역동적인 장면들을 지극히 자연스럽게 만들어낸다. 도전이 주는 용기가 있고 과정이 주는 땀의 가치가 있으며 결과가 주는 보람이 있다. 이보다 좋을 수가 있을까.

 

스포츠가 예능의 트렌드로 자리하면서 스포츠 스타들을 예능에서 발견하는 건 이제 흔한 일이 되었다. <아빠 어디가>의 송종국, <정글의 법칙>의 안정환, <런닝맨>의 박지성과 구자철, 그리고 <파이널 어드벤처>의 유상철. 이 정도면 월드컵 대표팀을 꾸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상대적으로 은퇴시기가 빠른 스포츠선수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감안해보면 앞으로 이들의 예능 진출은 훨씬 더 본격화될 거라는 걸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예능이 스포츠(혹은 거의 스포츠에 가까운 게임이나 경기)를 다루면서 예능인들은 거의 운동선수화 되어가고 있다. 물론 요즘처럼 체력을 요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환경 상 몸 관리는 필수지만 여기에 예능인들은 이제 운동선수들의 기술을 익히는 단계까지 이른 것. 기존 스포츠 스타의 예능 진출이 본격화되고 예능의 리얼리티화가 더 진행된다면 앞으로 예능과 스포츠는 분간하기 어려운 상황에 도달할 지도 모른다. 이미 서구에서 익스트림 스포츠가 예능의 주류 트렌드가 되고 있는 것처럼.

맨발로 생고생 하는 <맨친>, 왜 안볼까

 

<맨발의 친구들>은 생고생 버라이어티를 자처하며 시작했다. 해외에 나가 현지인들의 삶과 문화를 온몸으로 겪으면서 그들과 소통하겠다는 좋은 의도가 있었지만 그것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일단 해외라는 공간이 우리네 서민들에게는 그다지 정서적으로 와 닿지 않았다. <런닝맨>이 아주 가끔씩 이벤트 성격으로 해외에 나가 한류 팬들을 확인하고 올 때만 해도 뿌듯했던 그 느낌은 <맨발의 친구들>에서 느끼기가 어려웠다. 마치 한류를 의도한 듯한 출연진과 연출이 의외성과 반전의 효과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맨발의 친구들(사진출처:SBS)'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까지 간 <맨발의 친구들>이 숨고르기를 하며, 이효리와 함께하는 엠티 특집을 한 것 역시 그다지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고정 멤버가 아닌 이효리 혼자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려 멤버들과 좌충우돌하며 안간힘을 썼지만 강호동이 하는 <패밀리가 떴다>를 다시 보는 듯한 인상이 강했다. 아침에 갑자기 산행을 하면서 폭포의 물을 맞고 입수하는 장면들은 영락없는 <1박2일>이었다. 그리고 또 엉뚱하게도 이번에는 다이빙 대회 참가라는 전혀 새로운 소재가 시작되었다. 그러자 이제는 <출발 드림팀>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왜 이렇게 된 걸까. <맨발의 친구들>의 가장 큰 문제는 아직까지 콘셉트를 잡지 못했다는 점이다. 해외 체험에서 엠티를 가고 다시 다이빙을 하는 일련의 과정에는 물론 나름의 이유가 붙여져 있다. 즉 엠티는 <맨발의 친구들>이 서로를 더 잘 알기 위해 하는 일종의 단합대회인 셈이고, 다이빙도 애초에 ‘단점 극복 프로젝트’라고 제목 붙여진 것이다. 하지만 이 일련의 과정의 이유가 개연성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일관성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맨발의 친구들>이 무슨 프로그램이냐고 물어보면 이제는 한 마디로 말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문화 소통인지, 멤버들 간의 여행인지, 아니면 스포츠 버라이어티인지 알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이렇게 되면 하나의 아이템이 성공한다고 해도 그것이 프로그램의 이득으로 돌아오기가 어렵다. 이번 다이빙 프로젝트가 성공한다고 해도 다이빙을 주제로 계속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다른 스포츠에 도전을 한다면 그것은 너무 기존 프로그램과 유사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동네 예체능>이나 <출발 드림팀> 같은.

 

<일요일이 좋다>의 다른 짝인 <런닝맨>이 초창기 부진을 딛고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어려움 속에서도 게임 버라이어티라는 한 가지 콘셉트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예능 프로그램, 특히 주말 예능은 그 걸어온 길이 하나의 자산이 되는 셈이다. <런닝맨>은 단순한 게임에서부터 시작해 차츰 스파이가 투입되고 제작진과의 심리게임이 부가되면서 흥미로워졌다. 이제는 박지성이나 에브라 같은 세계적인 축구선수들과 함께 축구를 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차근 차근 하나의 콘셉트를 일관되게 밀어붙인 덕이다.

 

<맨발의 친구들>의 멤버들이나 제작진이 그 누구보다 열심히 고생하고 있다는 것은 프로그램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저 맨발로 땀만 열심히 흘린다고 프로그램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지금 <맨발의 친구들>에게 필요한 것은 일관되고 줄기차게 밀어붙일 수 있는 한 가지 콘셉트를 정하는 일이다. <무한도전>도 <1박2일>도 첫술에 배부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적어도 도전과 여행이라는 분명한 색깔이 있었다. <맨발의 친구들>의 색깔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것이 먼저 고민되어야 맨발의 노력이 결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일밤'의 힘 알 수 있었던 이혁재 해프닝

 

개그맨 이혁재가 <세바퀴>에 출연해 <진짜사나이>와 <아빠 어디가>에 대해 언급한 일은 의외로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물론 약간의 농담이 섞인 이야기였을 테고 따라서 이 정도까지 파문이 일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자신이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얘기와 덧붙여 생각해보면 두 프로그램에 출연을 희망한다는 식의 멘트는 자신의 절실함을 표현한 말 그대로의 희망사항일 것이기 때문이다.

 

'세바퀴(사진출처:MBC)'

하지만 그럼에도 파문이 커진 것은 과거 술집 종업원 폭행사건 이후 급전직하한 그의 이미지가 여전히 그대로라는 것을 보여준다. 당시 사건은 이혁재가 그간 보여주었던 건실한 이미지를 한 순간에 무너뜨렸다. 폭력예방 홍보대사로까지 활동했던 그가 연루된 ‘폭력사건’은 그 자체로 대중들에게 엄청난 배신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사건으로 2년 간의 공백기를 가졌다. 하지만 복귀하는 과정에서도 이혁재는 “<무한도전>의 수명이 1년 반”이라는 식의 멘트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그것도 종편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TV조선에서, <무한도전>이 MBC 파업에 동참하고 있을 때 던진 이 멘트는 실로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었다. 그것은 TV조선의 MBC 파업에 대한 비아냥을 그대로 담은 듯한 인상을 주었었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색채를 떠나 같은 방송인으로서 제 아무리 자신이 급박하다고 해도 이런 식의 멘트는 상식적이라 말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이혁재의 이미지는 더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가 <진짜 사나이>와 <아빠 어디가>의 출연 희망을 언급한 것 역시 경솔한 행동이었다. 그것은 이혁재가 대중들에게 비춰지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일밤>의 두 예능 프로그램이 가진 긍정적인 이미지가 서로 상충되기 때문이다. 여전히 이혁재에게 남아있는 부정적인 이미지의 잔상은 <아빠 어디가> 같은 청정 순수 프로그램에는 심지어 위협적으로까지 느껴진다.

 

이것은 지금 현재 <일밤>의 <진짜 사나이>와 <아빠 어디가>의 위상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 두 예능 프로그램들이 주말 예능의 최고 위치에 오른 것은 재미있고 신선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꺼이 이들 프로그램을 지지하고 싶은 시청자들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윤후의 안티카페가 생겼을 때 대중들이 모두 나서서 결국 카페를 폐쇄시키고, ‘윤후야 사랑해’로 검색어를 바꿔놓은 사건(?)은 대중들의 이 프로그램에 대한 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이것은 <진짜 사나이>도 마찬가지다. 이 프로그램의 내레이션으로 김영옥 선생님에 이어 변희봉 선생님이 들어간 것에 대해 대중들의 호평이 이어진 것은, 거기 출연한 병사들을 자식처럼 여기는 대중들의 마음이 투영되어 있다. 가족과 형제를 위해 기꺼이 땀 흘리는 병사들에게 어찌 뭉클한 마음이 생기지 않겠는가.

 

<맨발의 친구들>에서 강호동이 ‘위기설’을 얘기하고, <1박2일>에서 이수근이 프로그램의 위기를 얘기하게 된 것은 <일밤>의 힘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이것은 전적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들의 긍정적인 지지에서 비롯된다. 개그맨 이혁재는 물론 급박한 자신의 사정을 요즘 대세가 된 <일밤>을 거론하면서 강조하려 했던 것일 테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이 해프닝은 대중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그의 둔감함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이혁재가 만일 진정으로 재기를 하고 싶다면 먼저 대중정서를 읽어야 한다. 자신을 대중들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먼저 알아야 하고, 그로 인해 자신의 멘트가 어떻게 읽힐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또한 타 프로그램을 언급할 때는 그 팬들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를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특히 <일밤>처럼 정서적인 지지를 받는 프로그램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성숙해진 언니 이효리는 왜 드센 언니가 됐나

 

5집을 들고 돌아온 이효리에 대한 호평은 끝이 없을 것만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5집에는 지난 앨범들과는 달리 자신의 진솔한 삶이 고스란히 손때처럼 묻어났기 때문이다. 트렌드 세터나 섹시 아이콘이라는 이미지는 여전했지만 여기에 조금은 편안해진 스토리텔러 같은 모습이 더해졌다고나 할까. 사실 타이틀곡인 ‘Bad girls’도 좋지만 자신의 이야기가 녹아있는 ‘미스코리아’나 'Holly Jolly Bus', 'Special ' 같은 곡이 더 마음에 와 닿는 건 그 때문일 게다.

 

'안녕하세요(사진출처:KBS)'

그런데 이렇게 새로운 음악을 갖고 나온 이효리에 대해 쏟아지던 호평은 단 몇 주만에 혹평으로 바뀌었다. 음악방송 출연을 2주만 하고 휴식기에 들어간 반면, 예능 프로그램은 줄기차게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서 말들이 쏟아졌다. 이효리는 가수인가 예능인인가 하는 의구심마저 제기됐다. 여기에 이효리 측근이라는 사람의 쓸데없는 설명은 불에 기름을 부운 격이 되었다.

 

한 매체는 이효리 측근의 얘기라며 음악방송 중단의 이유에 대해 “요즘 가요계가 아이돌 위주로 돌아가고, 음악 방송의 경우 아이돌 팬층이 대다수”라며 “이효리가 음악적으로 추구하는 부분과 다소 맞지 않고 고충이 있어 우선적으로 중단하게 됐다"는 식으로 설명을 했다는 것이다. 이 설명은 액면 그대로만 보면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현재의 순위제가 부활된 음악 프로그램은 아이돌 중심이 되어버린 지 오래고, 따라서 이효리 같은 아이돌을 벗어난(혹은 벗어나려는) 가수들에게는 어색한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찌 보면 ‘개념 있는 행보’라고도 볼 수 있는 이효리의 음악방송 중단은 호평보다는 혹평을 더 받았다. 이유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과소비되면서 생긴 그녀의 왜곡된 이미지 때문이다. 똑같은 모습도 너무 많이 보이게 되면 진력이 나기 마련이다. 제 아무리 이효리라도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계속 나오는 것은 시청자들로서는 그다지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여기도 이효리, 저기도 이효리인 상황은 심지어 짜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것은 이효리만의 잘못은 아닐 것이다. 자칭 타칭 예능 고수(?)인데다 실제로 출연한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올리기까지 하는 상황이니 그녀를 모시려는 프로그램이 줄을 서는 건 당연한 일일 게다. 게다가 이효리의 입장에서도 예전 프로그램을 통해 인연이 있는 PD들의 출연 요청을 거절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계속해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것이지만, 문제는 예능이 이효리를 소비하는 방식에도 있다.

 

모든 프로그램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몇몇 프로그램들은 이효리를 ‘기 센 여자’로 캐릭터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해피투게더>는 제목에 걸맞게 여러 출연자가 함께 해피한 모습을 보여줘야 균형이 맞지만 이효리가 출연한 분량에서는 거의 그녀의 독무대처럼 그려졌다. “난 쿨한 여자니까.”라는 이효리의 전용멘트는 이런 상황에서는 쿨함을 넘어 ‘기 센 여자’의 이미지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심지어 돌직구가 쿨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건 그것이 순수하고 솔직한 느낌을 전해주었을 때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자칫 드센 느낌으로 변질될 수 있다.

 

또한 <맨발의 친구들>이나 <안녕하세요> 같은 프로그램에서 이효리는 센 캐릭터를 잡는 더 센 캐릭터로 그려졌다. ‘강호동 잡는 이효리’는 ‘효리성 복통’을 앓는 강호동을 통해 웃음을 줄 수 있었지만 그녀의 센 이미지를 강화시킨 것도 사실이다. 또 <안녕하세요>에서는 아예 대놓고 이영자에게 독설을 날려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그러자 이효리는 과거 이영자의 ‘안 좋은 일’을 거론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예능이 일관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이효리의 ‘기 센 여자’ 이미지는 과거처럼 쿨한 이미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긴 부정적인 이미지는 음악 방송 중단 같은 소신 있는 행동조차 ‘너무 나대는 이미지’로 보이게 만든다. 측근의 설명은 그런 뜻이 아니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이효리와 아이돌을 음악적으로도 비교하게 된 것은 바로 이런 그녀에 대한 달라진 대중정서의 변화 때문이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예능 프로그램이 만들어내고 있는 ‘기 센 여자’ 이미지는 이번 5집 앨범이 기대하게 만든 이효리의 보다 성숙한 이미지와도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5집 앨범의 분위기는 그녀로 하여금 그저 ‘센 언니’가 아니라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성숙한 언니’를 기대하게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으로 돌아오자 그녀는 예전의 모습으로 반복 소비되고 있다.

 

새 음반을 내고 새로운 모습으로 본격 활동을 나선 이효리로서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남자친구를 만나고 순심이 같은 새로운 사회활동을 통해 삶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면서 그런 변화된 삶이 음악으로 뭉쳐져 결실을 맺은 5집은 그녀의 새로운 출사표지만 달라진 그녀를 받아줄 수 있는 방송 프로그램은 없었던 셈이다.

 

순위제가 부활된 음악 프로그램은 달라진 자신의 음악적 성향과는 잘 맞지도 않고 또한 아이돌을 벗어난 나이의 자신 같은 가수들에게는 어딘지 어색한 무대일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이효리만이 느끼는 것이 아닐 게다. 실로 우리네 음악 프로그램에서 아이돌이 아닌 싱어 송 라이터나 순위와는 상관없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음악인들이 음반을 냈을 때 그들에 맞게 노래를 소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몇 개나 되는가. <유희열의 스케치북> 같은 조금은 밀려난 시청 시간대에 남아있는 음악 프로그램이 거의 유일할 것이다.

 

또한 예능 프로그램은 달라진 이효리의 모습이 아니라 과거 이효리가 예능에서 효과를 봤던 ‘센 이미지’만을 불러와 소비시켰다. 물론 프로그램들은 이효리를 통해 화제도 얻고 시청률도 얻었지만 이효리에게는 그다지 좋은 효과를 내지 못했던 셈이다. 결과적으로 이효리는 음원을 냈을 때의 호평이, 본격적으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혹평으로 바뀌었다. 이것은 물론 잘못된 이미지 노출의 문제가 가장 크다. 하지만 그 기저에는 이효리처럼 아이돌을 벗어난 나이에 이제 자신만의 음악을 추구하려는 가수들이 설 수 있는 무대나 프로그램이 많지 않은 작금의 안타까운 현실이 깔려 있기도 하다.

강호동에게 약간의 시간을 줘야 하는 이유

 

강호동이라는 이름은 육중하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잠시 예능을 떠나있는 동안이 오히려 강호동의 이름을 더 육중하게 만들었다. 기대감만 더 커진 셈이다. 하지만 그가 복귀했을 때 바로 이 육중한 기대감은 강호동은 물론이고, 강호동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게마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맨발의 친구들'(사진출처:SBS)

<스타킹> 8.5%, <무릎팍 도사> 5%, <달빛 프린스> 4%, <우리동네 예체능> 7.5%, <맨발의 친구들> 4.7%. 강호동이 출연한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낮아도 너무 낮다. 그래서 항간에는 강호동이 한 물 갔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강호동 출연 프로그램의 낮은 시청률이 오롯이 강호동만의 잘못일까.

 

먼저 <스타킹>과 <무릎팍 도사>의 시청률 추락은 강호동과는 그다지 상관이 없다. <스타킹>은 이미 강호동이 있던 시절에도 내리막을 걷던 프로그램이다.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쏟아지면서 일반인 스타를 찾던 <스타킹>은 차별성을 잃어버렸다. 제 아무리 놀라운 재주를 가진 일반인들이 나와도 마치 동네 경연 같은 느낌을 주게 된 것. 화려하고 한 가지 종목에 집중되어 더 전문화된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영향이다.

 

<무릎팍 도사>는 강호동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는 토크쇼지만, 연예인 토크쇼 트렌드가 지나버린 지금 사실상 그 누가 맡아도 어려운 프로그램이 되었다. 발군의 유재석도 <놀러와>의 추락을 버텨내지 못했듯이. <스타킹>과 <무릎팍 도사>의 추락은 이런 변화하는 트렌드를 읽지 못하고 그저 강호동이라는 MC에 기대보려 했던 방송사들의 패착인 셈이다.

 

그렇다면 새롭게 런칭한 프로그램들은 어떨까. 일찌감치 폐지된 <달빛 프린스>는 새로운 시도는 좋았지만 책이라는 소재의 한계를 쉽사리 뛰어넘지 못했다. 무엇보다 강호동과는 소재적으로도 잘 맞지 않는 옷이었다. 오히려 이것이 기획 포인트라고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이 갖고 있는 정적인 분위기는 강호동의 동적인 장점을 살려내기는 무리였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복귀한 강호동으로서는 가장 효과를 발휘하고 또 기대해볼만한 프로그램이다. 시청률이 7% 대에서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지만 반응도 좋은 편이고, 확장가능성도 많은 프로그램이다. 동네 스포츠의 다양함은 물론이고, 동네의 숨은 고수들은 거의 무한대로 많다. 여기에 조달환이나 이병진처럼 미친 존재감들이 가세하면서 끊임없는 추동력을 만들어낸다.

 

4연승을 하면 동계올림픽에 가고 싶다는 소원은 동네 스포츠에서 국가대표 스포츠까지를 아우르겠다는 야심마저 보인다. 무엇보다 든든한 조력자 이수근과 합이 잘 맞는 강호동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예능과 체육이라는 옷을 제대로 찾아 입은 셈이다. 주말에 훨씬 어울리는 아이템을 주중에 편성시킨 것이 하나의 오점처럼 보이지만 그것마저 역발상으로 뒤집을 수 있다면 전체적으로 침체된 주중 예능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맨발의 친구들>은 그 맨발로 뛰겠다는 의지는 좋으나 포인트를 잘못 잡았다. 이미 <런닝맨>이나 <정글의 법칙>을 통해 해외로케 예능의 가능성을 제대로 본 것은 맞지만 중요한 것은 거기에 우리네 대중의 정서를 담지 못했다는 점이다. <런닝맨>의 해외로케는 정규적인 것이 아니고 가끔 나가는 데다 예능 한류가 주는 자긍심이 있다. 또 <정글의 법칙>은 어떤 정글이라는 공간이 주는 고생에 대한 의미화가 분명하다. 거기에는 환경과 공존의 의미가 있다.

 

<맨발의 친구들>이 추구한 것이 없는 건 아니다. 이 프로그램은 이문화 교류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에 가서 그들과 똑같이 하루를 살아보는 체험은 그들과 맨발로 부딪치는 문화교류라는 의미를 찾아내려 하지만, 대중들에게는 그만큼 절절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눈물 나는 진짜 생고생이 아니라면 해외로케는 서민들에게는 그 자체로 배부른 얘기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 힘겨워진 현실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이 <맨발의 친구들>은 그 의지가 나쁜 건 아니다. 따라서 이를테면 체험을 국내로 돌리고 진정으로 어려운 삶을 살거나 문화적으로든 나이로든 빈부의 격차로든 서로 섞이기 어려운 서민들 속으로 들어간다면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맨발의 진심이 아니겠는가.

 

문제는 강호동을 세우고 새롭게 런칭한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조급증이다. 한때 <1박2일>로 40%가 넘는 시청률 기록의 사나이인 그에게 시청률 4%, 5%는 일찌감치 ‘글렀다’는 속단을 불러온다. 하지만 <1박2일>도 처음부터 40%는 아니었다는 것을 상기해보라. 강호동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만들어내는 조급증은, 될 프로그램도 안 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강호동은 여전히 육중하다. 그리고 그 육중한 몸을 더 열심히 놀리고 있다. 부담은 몇 배다. 프로그램이 안 되면 오로지 그 탓이 자신에게 온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어서다. 또 자신 때문에 프로그램에 대한 관대함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 또한 알기 때문이다. 조금만 기다려보자. 그에게도 어느 정도의 시간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그가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죽을 힘을 다해 맨발로 뛰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만이 그 육중함을 이겨낼 유일한 방법, 바로 진정성을 끌어낼 수 있는 길이라는 걸 그는 알고 있다.

먹방의 전설? 풍요의 시대, 배고픔의 향수

 

<진짜 사나이> 2회에 등장한 군대리아(패티와 잼을 함께 넣어 먹는 군대식 햄버거)를 먹으며 샘 해밍턴은 “정말 맛있다”고 말했다. 호주에 가면 그 몇 배는 큰 패티와 베이컨, 야채를 쌓아올린 수제 햄버거가 동네마다 널렸다. 그런데도 샘 해밍턴은 이 이상한 조합의 햄버거를 허겁지겁 맛있게 먹었다. 군대라는 공간이 만들어낸 새로운 식욕, 새로운 먹방의 탄생. 군대를 다녀온 이들에게 향수로만 존재하던 군대리아는 이제 일반인들의 뇌리에 남겨진 먹방의 전설에 오르게 되었다.

 

'진짜사나이'(사진출처:MBC)

<진짜 사나이> 3회에서는 자판기로 뽑아먹는 얼음 띄운 ‘바나나라떼’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다. 서경석과 샘 해밍턴은 그 중독성 있는 맛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편 류수영은 야전 훈련 이후 지급된 전투식량에 푹 빠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라며 <SNL 코리아>의 신동엽이 하는 이엉돈 PD를 흉내 내며 즉석에서 데운 비빔밥에 갖가지 햄과 김치 등을 얹어 맛있게 먹었다.

 

먹방이 대유행이다. <진짜 사나이>에서 패러디를 할 정도로 <SNL 코리아>에서는 매회 신동엽이 이엉돈 PD로 나와 ‘먹거리 X파일’을 진행한다. 콩트 중간에 갑자기 음악이 흐르며 이엉돈 PD가 등장해서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라는 대사와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참 맛있네요.” 몇 마디만 던지면 그 자체로 빵빵 터진다. 도대체 먹방의 무슨 매력이 예능을 장악해버린 걸까.

 

이제 예능 프로그램에서 먹방은 필수 아이템이 되었다. <아빠 어디가>에서 김성주가 만들고 윤후가 완성시킨 짜빠구리는 그 면을 생산하는 회사의 매출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고 한다. 그들은 광고에도 출연했고, 그 광고비를 김성주는 기부하기도 했다. 먹방에서 <1박2일>은 이미 선구적인 프로그램이다. 저녁 복불복으로 대표되는 <1박2일>의 먹방은 누구는 먹고 누구는 그걸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비교체험으로 그 강도를 높였다.

 

그런가 하면 <정글의 법칙> 뉴질랜드편은 ‘먹방 특집’이라고 해도 될 만큼 다양한 먹방을 선보였다. 거대한 흑전복을 장작불에 구워먹고, 웨카라는 날지 못하는 새와 물고기, 거대한 장어는 물론이고, 이젠 웨타라고 하는 청정지역에 사는 곱등이(?)를 날 것으로 씹어 먹으며 그 땅콩버터 맛(?)을 즐긴다. <정글의 법칙> 뉴질랜드편은 이제 다음 회에는 무엇을 먹을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이 될 정도로 먹방이 화제의 중심으로 오르고 있다.

 

새롭게 시작한 <맨발의 친구들> 역시 강호동이 출연하는 만큼 먹방이 빠질 수는 없었다. 강호동과 김현중은 베트남에서 그토록 먹고 싶었던 쌀국수집에 들러 족발 쌀국수를 먹으며 그 맛에 감탄했다. 말을 알아듣지도 못하는 주인아주머니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맛있어요!”하고 외치는 강호동은 결국 두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한편 하루벌이를 위해 베트남식 빈대떡 반세오를 팔며 맛을 보는 장면도 이국 음식에 대한 흥미를 돋우기에 충분했다.

 

뭐니뭐니 해도 먹방의 전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 <무한도전>이다. <무한도전>이 하와이에 갔을 때 정준하는 어마어마한 팬 케익을 혼자 먹는 도전(?)을 보여주었고, 택시 특집을 할 때는 기사식당의 돼지불백을 무려 11인분이나 먹어치워 화제가 되었다. 8주년 특집으로 내보낸 무한상사에서도 정리해고 대상이 된 정준하는 최후의 만찬(?)으로 초밥을 수십 그릇 흡입하는 장면을 내보내기도 했다.

 

한편 <나 혼자 산다>의 나 홀로 여행 편에서는 제주도로 떠난 데프콘이 고기국수, 핫도그, 해물뚝배기, 흑돼지, 갈치구이 등 무려 1일7식의 먹방을 보여주어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기도 했다. 또한 <해피투게더>는 아예 먹방 특집을 통해 김준현의 놀랍고도 나름 과학적인(?) 음식에 대한 탐닉을 선보이며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먹방이 유행하는 이유는 과거보다 풍족해진 먹거리의 시대를 그 배경으로 깔고 있다. 이제 새롭고 맛있는 먹거리에 대한 욕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져 있다. 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으로 예능만한 것이 있을까. 먹방을 강화시켜주는 것은 그래서 오히려 배고픈 시절에 대한 추억이다. ‘시장이 반찬’이라던 과거 그 시절, 밥 한 그릇에 김치 한 조각만으로도 충분한 포만감을 느끼던 그 때의 감성을 오히려 풍족해진 지금은 느끼기 어려워진 탓이다.

 

또한 먹방이 보여주는 날 것의 본능은 프로그램의 리얼리티를 강화시켜주는 방식이기도 하다. 배고픔이나 포만감 같은 먹거리에 대한 욕구는 방송 프로그램을 그저 시청각적인 자극에 머물던 것에서 촉각적인 자극으로까지 확장시킨다. 그만큼 깊은 인상을 남긴다는 점이다. 먹방 없는 예능은 이제 패티 없는 햄버거처럼 밍밍해져버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먹방이 그저 향락에 머무는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없던 시절 작고 소박했던 먹거리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기도 하니까. 한편에서는 1일1식을 주장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먹방이 대유행인 이 이색적인 풍경. 그것은 이 시대의 폭발적인 먹거리에 대한 이중적인 시선을 말해주는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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