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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녹두꽃'과 '아스달연대기', 문명이라 칭하지만 야만인 저들 SBS 금토드라마 에서 백이현(윤시윤)은 상투를 자르고 양복을 입은 채 ‘개화조선’이라고 혈서를 쓴다. 그리고 자신의 일본식 이름을 오니(도깨비)라 명명한다. 그는 일본 유학을 통해 본 문명의 힘을 실감하고 조선이 개화된 세상을 꿈꾸었지만, 높디높은 신분차별의 벽을 실감하고 절망한다. “조선에 설 곳이 없다”는 걸 깨달은 그는 일제의 앞잡이가 되면서도 스스로는 조선을 ‘개화’시킨다는 명분을 내세워 자신 잘못된 행동을 합리화한다. 그러면서 그는 구한말의 조선을 ‘야만’이라 칭한다. 즉 일본이 들어와 개화하려는 것이 ‘문명화’된 세상을 만들기 위함이라는 것. 그의 이런 변명과 합리화에 송자인(한예리)은 범궐을 해 무차별로 인명을 살상하고 힘으로 조..
‘아스달 연대기’가 담으려는 자연과 문명의 대결 tvN 주말드라마 에서 와한족은 어떻게 아스달족과 같은 말을 쓸까. 대흑벽을 넘어와 이아르크 정복을 시작한 아스달족의 대칸부대원들은 자신들이 노예로 포획한 와한족이 자신들과 같은 말을 쓴다는 사실에 놀란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간파하지 못한 채, 다만 말을 쓴다면 더 높은 가격으로 팔릴 수 있을 것이란 사실만 생각한다. 그런데 와한족이 아스달족과 같은 말을 쓴다는 사실은 이미 이들이 이전에 어떤 식으로든 문명의 전파가 있었다는 걸 의미한다. 대흑벽이 아스달과 이아리크를 자연적으로 격리시켜놓은 상황, 와한족의 씨족할머니인 늑대할머니가 바로 그 문명을 전파한 인물. 그는 언어를 주었지만 다만 아스달족이 걸어간 문명의 길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려..
, 조작 논란이 가져온 후폭풍 만일 조작 논란이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아마도 뉴질랜드편은 훨씬 더 흥미로웠을 지도 모른다. 뉴질랜드라는 무수한 판타지 영화에 등장했던 공간이 주는 막연한 동경이 있었을 것이고, 그 안에서 마치 대본 없이 찍은 한 편의 영화처럼 병만족의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원시 체험이 강렬한 인상을 주었을 것이다. 전사의 후예, 마오리족이 주는 강인한 인상이 뉴질랜드라는 나라에 대한 이국적인 정서를 만들어냈을 것이고, 그들에게 배우는 생존기술 또한 좀 더 팽팽한 긴장감을 동반했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아무 것도 없이 석기시대로 돌아간 초심의 이야기는 거꾸로 그 자체가 우리가 문명의 빛에 가려, 잊고 있었던 풍족한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불러 일으켰을 게다. 하지만 조작 논란의 여파는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