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중심으로유턴 '사임당', 제작진의 안간힘 통할까

SBS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는 그 시작이 뒤틀어졌다. 그건 이미 중국과의 동시방영을 목표로 해서 일찌감치 만들어졌지만 제 시기에 방영되지 못한 것이 그 첫 번째다. 이러는 사이 사극과 현대극을 오가는 설정은 식상한 것이 되어버렸고, 신인 배우 박혜수는 <사임당>을 찍을 당시만 해도 참신한 신인이었지만, <내성적인 보스> 등에 먼저 출연하면서(그것도 주연급으로) 왜 역량과 달리 여기저기서 등장하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만들었다. 

'사임당, 빛의 일기(사진출처:SBS)'

게다가 <사임당>은 제작발표회에서 크나 큰 실수를 저질렀다. 그것은 박은령 작가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블랙리스트’에 오를 이야기라는 발언과 ‘타임리프’에 대한 발언이 그것이다. 블랙리스트 발언은 <사임당>이 갖고 있는 편견, 즉 ‘현모양처’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생각에 대해 그게 아니고 보다 도발적인 행보를 보일 ‘워킹맘’이라는 걸 드러내려는 의도였다. 심정은 이해되지만 그러나 이렇게 작가가 나서서 작품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모습은 결코 좋게 비춰질 수가 없었다. 

또한 ‘타임리프’라는 단어를 굳이 사용한 것도 문제로 지목되었다. 그것은 <사임당>이 타임리프 드라마라는 시각을 덧씌웠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사임당>은 타임리프 드라마가 아니다. 타임리프라면 과거에서 미래로 혹은 미래에서 과거로 시간을 뛰어넘어 인물이 활약하는 이야기여야 한다. 하지만 <사임당>은 현재의 서지윤(이영애)이라는 인물이 사임당의 일기를 발견해 읽어나가는 ‘액자구조’에 더 가깝다. 

물론 과거와 현재가 혼재되는 평행우주 설정이 들어가지만 그건 아주 일부분이라 거의 무시하고 봐도 상관없을 정도다. 하지만 제작발표회에서 굳이 타임리프가 거론된 데다 첫 회부터 현대극으로 상당 부분을 할애하면서 <사임당>은 사극이 아닌 현대와 과거를 오가는 타임리프 장르처럼 인식되었다. 이 부분은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사실 조금 연령대가 있는 시청자들에게는 중요한 문제다. 사임당이라는 소재가 친숙한 나이든 시청자들은 사극을 기대했다가 현대극이 나오는 걸 보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을 게다. 

제작사 측은 부랴부랴 100% 완성된 드라마지만 편집을 통해 이처럼 뒤틀어진 부분을 되돌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현대극의 서지윤의 이야기가 간간히 등장하긴 하지만 본래 하려고 했던 사극을 중심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사극에서는 사임당의 어린 시절 이겸(양세종)과의 만남과 쓰라린 이별이 그려졌고, 이겸을 위해서 또 집안을 위해서 원치 않는 혼사를 치르는 사임당의 이야기가 보여졌다. 그리고 곧바로 아이 셋을 둔 사임당의 이야기로 넘어갔다. 강릉 오죽헌에서 한양으로 거처를 옮긴 사임당은 무능한 남편 때문에 허름한 집에서 끼니를 걱정하며 아이들을 챙기게 되었고 그 와중에 다시 성장한 이겸(송승헌)을 만나 그림으로 마음을 교류하는 내용들이 흘러나왔다. 

사실 최근의 드라마들의 전개 속도나 이야기가 가진 극적 상황들과 비교해보면 <사임당>의 이야기는 굉장히 차분한 편이다. 예를 들어 현모양처는 아니고 워킹맘이라고 하더라도 사임당이 키워낸 율곡 이이에 대한 이야기가 풀어져 나가는 양상을 보면 너무 느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임당이 키우는 율곡과 대결구도를 이룰 휘음당 최씨(오윤아)가 자식을 키우는 교육방식은 지금 봐도 흥미로울 수 있는 대목이다. 중부학당이라는 기득권들의 교육은 마치 지금의 강남 8학군의 치맛바람을 그대로 떠올리게 한다. 

또한 사임당과의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 그 아픔에 세월을 낭비해온 이겸이 그녀의 일갈에 그 사랑의 아픔을 그림이라는 예술로 승화해가는 과정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과거 첫사랑의 증표처럼 되었던 비익조(눈과 날개가 하나뿐이라 암수가 만나야 날 수 있다는 전설의 새) 인장이 비익당이라는 예술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귀천 없이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공간으로 승화되는 설정이 그렇다. 

사임당이라는 인물은 박정희 시절 산업일꾼으로서 남성들이 개발에 뛰어들 수 있게 하기 위해 여성들을 ‘현모양처’라는 틀 안에 가둬두려는 의도로 상당부분 왜곡되어진 인물이다. 당시 고 육영수 여사의 이미지를 사임당과 동일시하려는 의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현재의 여성들에게 ‘사임당’은 문제적 인물이 아닐 수 없다. 그녀를 그저 그 ‘현모양처’라는 과거 가부장적 사회를 정당화하던 왜곡된 이미지로 가둬둘 것인가 아니면 이 시대에 다시금 본 모습이었던 여권을 당당히 드러내던 인물로 재해석해낼 것인가 하는 문제가 그것이다. 

결국 <사임당>이라는 드라마는 그 이미지에 있어서도 상당부분 뒤틀어진 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임당을 고 육영수 여사에 이어 현 박근혜 정부를 호도하기 위해 드라마로 소환해왔다는 시각이 만들어지는 건 그래서다. 하지만 <사임당>은 그 정반대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박정희 시절부터 현재까지 호도되어온 그 이미지를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는 것. 

이처럼 <사임당>은 쉽지 않은 길을 걷는 드라마이면서(어쩌면 그래서 오히려 문제가 생겼는지도 모르지만) 초반에 문제를 더 뒤틀어지게 만드는 잘못된 선택들을 했다. 사실 처음부터 <사임당>의 이야기가 굳이 현대와 과거를 뒤섞지 않고 그저 사극으로 그려졌으면 어땠을까 싶다. 물론 뒤늦게라도 제 길을 찾아가려 노력하고는 있지만 한번 엇나간 길을 되돌리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내성적인 보스>, 스토리는 과했고 연기는 부족했다

 

티저 예고편이 준 기대감은 어째서 조금씩 허물어져 갔을까. tvN 새 월화드라마 <내성적인 보스>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직원들이 퇴근하지 않아서 그 눈치를 보느라 퇴근 못하는 보스. 그 상황을 보며 그 이야기가 나 같다는 팀장들도 꽤 있었을 법 하다. <내성적인 보스>는 이처럼 이 주인공 캐릭터가 주는 우스꽝스런 모습에 대한 묘한 공감대 위에서 빵빵 터지는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내성적인 보스(사진출처:tvN)'

하지만 <내성적인 보스>의 첫 회는 그 스토리의 과함으로 인해 오히려 몰입이 잘 되지 않는 결과를 만들었다. 시작부터 건물 옥상 위에서 투신자살하는 채지혜(한채아)의 모습은 별다른 설명 없이 툭 던져졌고, 그것이 결국 주인공인 은환기(연우진)의 내성적인 성격(사실 이건 내성적이라기보다는 거의 병적인 수준이다)의 이유와 관련이 있을 거라는 걸 후에 암시하게 해줬다. 그가 채지혜의 동생인 채로운(박혜수)이 뮤지컬을 할 때마다 꽃다발을 가져다 줬다는 사실이 그렇다.

 

하지만 상큼 발랄하고 웃음이 빵빵 터지는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하게 하는 작품에서 시작부터 투신자살 신을 보여주는 건 과도한 시선끌기처럼 보였다. 물론 그 후 이어진 브레인 홍보회사의 대규모 오페라 홍보를 따내기 위한 PT에서 은환기와 그의 친구이자 공동대표인 강우일(윤박)의 흥미로운 관계가 등장했다. 사실상 천재적인 능력으로 실질적인 힘을 발휘하는 건 은환기였지만 누구 앞에 나서는 걸 하지 못하는 그를 대신해 강우일이 사실상의 대표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던 것.

 

그렇지만 이런 캐릭터들의 관계를 설명하는 PT 신에서도 역시 과도한 상황 설정이 눈에 띄었다. PT 자리에서 보고서를 찢어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의 PT를 하는 장면은 과장되게 그려졌다. 물론 그것이 가능했다는 전제는 1시간 전 은환기가 메모로 간략하게 적어준 새로운 PT 콘셉트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과한 장면들을 빼놓고 보면 이런 이야기들이 납득가지 않을 리 없다. 하지만 <내성적인 보스>는 전반적으로 스토리나 캐릭터에 있어서 너무 과한 상황들을 반복해서 보여줬다. 예를 들어 채로운에게 꽃다발을 전해주며 팬입니다라고 말하러 가는 도중 마침 그녀의 차를 들이받은 은환기가 내성적이라는 이유로 차창도 내리지 않고 도망치는 장면이나, 그를 회사까지 추격해 와 사장실에 난입해 서랍을 뒤지는 채로운의 이야기는 현실성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도대체 어떤 신입사원이 이런 행동을 마구 할 수 있겠나.

 

게다가 신입사원 환영회처럼 벌어진 회식자리에서 사장인 강우일에게 채로운이 거의 반말에 가깝게 말을 건네며 순식간에 친해지는 장면도 쉽게 납득되기 어렵다. 결국 이런 납득되지 않는 과한 상황 설정들의 반복은 심지어 채로운을 연기하는 박혜수의 연기력 논란으로까지 불거지고 있다. 제 아무리 연기를 잘 하는 배우가 이 상황을 연기한다고 해도 그걸 납득시키기는 어려웠을 게다. 비현실적인 상황의 반복이기 때문이다.

 

물론 <내성적인 보스>는 이런 과한 상황 설정 자체를 코미디 특유의 과장으로 연출하려 의도했을 수 있다. 비현실적으로 과장되었지만 그것을 아예 코미디 설정이라고 내놓고 보여주려 했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이런 의도를 갖고 있었다면 연출에 있어서 더 현실을 뭉그러뜨리는 만화적 연출법이 들어가거나 연기에 있어서 대놓고 캐릭터를 과장하는 연기가 들어갔어야 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그 대본과 연출, 연기의 조화는 잘 이뤄지지 않았다.

 

코미디적 상황을 의도한 대본이었을 수 있지만 연출은 좀 더 과감하지 못했고 연기는 그걸 받쳐줄 만큼 능숙하지 못했다. 결국 스토리는 과하고 연기는 부족하게 느껴진 건 그래서다. 첫 회 만에 연기력 논란까지 갖게 되었지만 <내성적인 보스>는 향후라도 어떤 하나의 선택을 해서 이 문제를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출을 과감하게 하던가, 다소 과한 설정의 대본을 피하던가. 그나마 괜찮았던 로맨틱 코미디의 기대감을 되살리려면.

<청춘시대>의 성공, 청춘들에게 건네는 위안

 

JTBC <청춘시대>가 오늘 12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한다.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표한다. 이 소소해 보였던 작품이 어느새 슬금슬금 우리네 마음 속으로 들어와 깊은 여운을 남겼다는 걸 종영에 즈음해서야 비로소 새삼 느끼게 된다. 결국 좋은 작품은 시청자들이 알아본다는 걸 확실히 느끼게 해준 <청춘시대>였다.

 

'청춘시대(사진출처:JTBC)'

사실 첫 시청률 1.3%(닐슨 코리아)에서 2회에 무려 0.4%까지 급락하면서 역시 신인 연기자들만을 캐스팅해 오로지 작품의 밀도 하나로 승부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여겨졌다. <청춘시대>는 한예리, 한승연, 박은빈, 류화영, 박혜수, 이렇게 다섯 명의 연기자들을 주인공으로 세웠다. 물론 한예리나 박은빈은 다른 작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연기자들이지만 다른 연기자들은 거의 신인이나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한승연과 류화영은 아이돌 출신이 아니었나.

 

게다가 <청춘시대>가 경쟁해야 하는 금토 편성 시간대의 tvN <굿와이프>는 칸의 여왕이라 불리는 전도연에 역시 오랜만에 드라마로 모습을 보인 유지태가 주인공들이었다. 드라마의 첫 시청률을 이끌어내는데 있어서 이러한 톱클래스 배우들의 출연은 압도적인 우위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 <굿와이프>는 또한 미드 원작으로 탄탄하고 디테일한 대본이 변호사의 세계를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그러니 아예 <청춘시대>는 경쟁상대조차 되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0.4%부터 한 회 한 회 차근차근 이야기를 쌓아가며 작품의 가치를 알린 <청춘시대>는 시청률도 조금씩 회복했고 이 작품의 규모로 봐서는 성공이라고 봐도 좋을 2.5% 시청률을 넘어섰다. 드라마틱한 반전이 아닐 수 없었다. 이렇게 된 건 <청춘시대>가 그저 그런 청춘멜로물 정도일거라 가졌던 그 선입견과 편견을 작품을 통해 깨주었기 때문이다.

 

<청춘시대>는 달달한 청춘의 멜로만을 담은 드라마가 아니었다. 오히려 작금의 청춘들이 겪을 다양한 현실적 문제들을 극화한 작품이었다. 알바를 전전하며 살아가고, 성추행에 치욕까지 겪으면서도 그만두지 못하며 버티는 청춘이 있었고, 사고의 트라우마로 미래를 꿈꾸지 않고 그저 현재를 막 살아가는 청춘이 있었으며, 부모의 죽음을 자신 때문이 아닐까 자책하는 청춘이 있었다.

 

또한 청춘들에게는 중대사라고 할 수 있는 연애 문제에 있어서도 <청춘시대>는 풋풋하고 달달한 사랑을 그려내면서도 현실을 잊지 않았다. 나쁜 남자와 헤어지지 못하는 청춘과 그녀가 겪게 되는 데이트 폭력의 이야기는 최근 들어 사회문제로까지 지목되는 소재였다. <청춘시대>는 청춘이라는 시기에 대한 예찬이 아니라 지금의 청춘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들을 발랄한 감성으로 담아냈다.

 

그러면서도 청춘 특유의 회복탄력성을 이 작품은 보여줬다. 그토록 힘겨운 현실들을 마주한 청춘들이 저마다 어떤 계기를 통해 다시 삶을 회복하는 모습은 그래도 버텨내면 언젠가는 좋은 날도 올 것이라는 작은 위안을 건네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청춘시대>의 성공이 의미 있는 건 스타 캐스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우리네 드라마 풍토에서 괜찮은 선전을 해주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여기 출연한 젊은 배우들의 발견은 요즘처럼 신인들이 설 자리가 사라진 현실에서는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마치 실력도 의욕도 넘치지만 설 자리가 없어 그걸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지금의 청춘들이 한데 모여 작은 성취를 이룬 것 같은 느낌이다.

 

캐스팅에 있어서 스펙이 아닌 이 청춘들의 실력을 믿어주었고, 막연한 판타지가 아닌 진솔한 현실들을 담아내려 했던 노력은 결국 <청춘시대>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이유가 되었다. 요즘 같은 현실에 <청춘시대>의 성공이 유독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오는 건 그래서다.

<청춘시대>가 건네는 위로, “살아라

 

내가 아저씨 딸을 죽였어... 그래서 나도 죽일 거야?” 강이나(류화영)는 오종규(최덕문) 아저씨를 찾아가 그렇게 말한다. 사고로 강물에 빠진 강이나가 오종규의 딸과 서로 가방을 붙잡으려 사투를 벌이다 결국 강이나가 살아남게 된 것. 그 깊은 강물 속에 드리워진 죽음의 기억은 강이나의 청춘에 아픈 생채기를 남긴다. 미래에 대한 계획 따위는 세우지 않고 마치 내일 죽을 것처럼 막 사는 것. 그건 사고의 트라우마로 인한 죄책감이 기저에 깔려 있었다.

 

'청춘시대(사진출처:JTBC)'

오종규를 찾아가 그 트라우마와 마주 선 강이나는 그제서야 자신의 죽을 것처럼 살아가는 삶이 어딘가 잘못됐다는 걸 깨닫는다. 아무렇지도 않게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녀의 삶은 사실 여전히 그 강물 속에 멈춰져 있었다. 과거의 자신이 현재의 자신을 붙잡고 있었다. 강이나를 찾아온 오종규에게 그녀는 묻고 싶어진다. 자신이 아니라 그의 딸이 살아남았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지. 오종규는 살으라고말하고 싶다고 한다. “죄책감 같은 거 갖지 말고, 살아남은 것에 부끄러워하지도 말고, 그냥 살라고. 살아가라고.”

 

사실 <청춘시대>에서 강이나라는 캐릭터나 그녀가 겪은 강에서의 사고는 어딘지 잘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벨 에포크라는 셰어하우스에 살아가는 다섯 명의 청춘들이지만, 강이나만 대학생이 아니다. 게다가 그녀는 스스로 남자들의 스폰서를 받는 쉬운(?) 삶을 선택했다고 말하는 인물이다. 일과 사랑 사이에서 처절한 삶을 살아가는 다른 청춘들과는 사뭇 다르다. 그래서 그 바깥에 나와 있는 그녀가 나머지 네 명의 청춘들이 겪는 일과 사랑의 고충을 속 시원히 해결해주는 사이다 같은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그런데 강이나와 오종규의 이야기는 그녀가 왜 <청춘시대>의 한 편을 차지하고 있는가를 명확히 드러내준다. 살아남을 것을 죄로 느끼며 살아가는 강이나에게 그건 죄가 아니라고 말해주는 대목은 사실 지금의 청춘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 개의 가방에 매달려 살아남기 위해 누군가를 떨쳐내야 하는 상황. 이 강이나가 겪은 트라우마는 지금의 청춘들이 처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누군가 살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잔혹한 현실이 거기에는 어른거린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이 드라마에서 가장 잔혹한 현실을 살고 있는 윤진명(한예리)과 강이나라는 청춘의 공유점이 엿보인다. 윤진명 역시 살아남은 청춘이다. 동생은 식물인간으로 죽지 못해 살아있고, 빚더미에 기울어버린 가세는 그녀가 알바에서 알바로 뛰어다니며 연애 따위는 사치로 여길 만큼 자신에게 혹독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다가오는 사람을 밀어내고 나 좋아하지 마요라고 말하는 그녀는 마치 죄인 같다.

 

생존, 견딤, 죄책감 같은 단어들이 <청춘시대>의 청춘들에게는 어른거린다. 물론 청춘의 풋풋함을 살아가는 은재(박혜수) 같은 인물도 있지만 그녀 역시 어딘가 집안 문제에 비밀스런 아픔 같은 것이 숨겨져 있다. 예은(한승연)은 도저히 헤어질 수 없을 것만 같던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더 밝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이지만 사실은 그 아픔을 온몸으로 버텨내는 중이다.

 

이들은 모두가 아프다. 하지만 그 아픔은 그들이 자초한 일들이 아니다. 어쩔 수 없는 냉혹한 현실이 만들어낸 것이고, 그래서 어떻게든 살아내기 위해 버텨내고는 있지만 그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극단적으로는 마치 죄라도 지은 것처럼 스스로를 몰아세우며 살아가지만, 그건 알고 보면 그들의 죄가 아니다. 살아남은 게, 아니 그저 살아가는 게 어떻게 죄가 된단 말인가.

 

<청춘시대>는 그래서 아프니까 청춘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아픈 건 청춘의 본질이 아니라 누군가 그들을 그런 상황으로 몰아넣었기 때문에 아픈 것이다. 강이나에게 살라고말해주는 오종규의 한 마디는 그래서 깊은 감동을 준다. 그는 강이나와 사투를 벌여 죽은 딸로 인해 고통을 겪었지만 어느새 강이나를 딸처럼 이해하고 다독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혹독한 현실을 만들어낸 이들은 저 편에 숨겨져 있고 대신 피해자들이 서로를 끌어안는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지만.

<청춘시대>, 풋풋하면서도 먹먹한 이 느낌은 뭘까

 

이 청춘은 어째서 이렇게 고통스런 삶을 버텨내며 살아가게 된 걸까.

 

'청춘시대(사진출처:JTBC)'

JTBC <청춘시대>의 윤진명(한예리)에게 청춘의 꽃길 따위는 없다. 알바에서 알바로 새벽까지 마치 이어달리기를 하는 듯한 하루하루. 엄마가 호흡기에 의지해 살고 있는 동생의 안부조차 묻지 않는다고 하자 그녀는 누가 죽은 사람의 안부를 묻냐고 퉁명스럽게 내뱉는다. 그녀에겐 자신의 삶이 살아도 살아있는 게 아니다. 행복은 누구나 꿈꿀 권리가 있다지만 그녀에게 행복이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현실은 그런 그녀에게 무례하다. 절박한 그녀의 손을 잡아주기보다는 그 절박함을 미끼로 함부로 명령하고 함부로 폭력을 행사한다. 물론 물리적인 폭력은 아니지만 권력의 힘으로 제 멋대로 상대방에게 손을 뻗치는 행동들은 추행이자 폭력이 분명하다. 레스토랑 매니저라는 알량한 권력을 가진 자(민성욱)는 마치 그녀의 처지를 이해하는 듯 접근해 일자리를 제안하며 은근슬쩍 그녀를 추행하려 한다.

 

생각해보면 나랑 그렇게 다른 사람도 아닌데 이상하게 겁먹고. 마치 엄청난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인 것처럼.” 뒤늦게 사태를 깨닫고 정신을 차린 윤진명은 그렇게 말하며 매니저로부터 도망치듯 그 집을 빠져나온다. 그런 그녀에게 매니저가 던지는 덜 절박하구나라는 말은 가난하고 어떻게든 일자리를 얻어야 하는 위치에 놓여진 청춘들을 대하는 현실의 냉혹함을 잘 보여준다.

 

사랑 따윈 사치처럼 되어버린 삶을 살아가는 윤진명은 정말 기적처럼 다가온 박재완(윤박)을 밀어낸다. 자신을 좋아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그런 말을 반복할수록 윤진명의 마음 속에 박재완이 얼마나 깊게 자리하고 있는가가 드러난다. 그녀는 그저 보통사람들처럼 박재완을 사랑하고 싶지만 그녀를 둘러싼 현실의 무게들은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

 

하지만 <청춘시대>에는 선배인 윤종열(신현수)과 유은재(박혜수)가 만들어가는 풋풋한 사랑이야기도 있다. 물론 그녀 역시 죽은 아빠와 관련해 어딘가 숨겨진 아픔 같은 것들이 존재한다. 누군가를 자신이 죽였다는 혼잣말과 엄마를 바라보는 시선이 문득 문득 차가워지는 그녀에게서 무언가 비밀스런 과거가 느껴진다. 하지만 그래도 유은재의 사랑은 우리가 청춘에 기대하는 그 첫사랑의 면면들이 묻어난다.

 

그런가 하면 처절한 현실을 부정하고 아무렇게나 살아가는 강이나(류화영) 같은 청춘도 있다. 대학생이라 속이고 제 몸을 팔아 스폰서 받는 편한(?) 삶을 선택한 그녀. 스스로 쉬운 삶이고 자신을 창녀라고 말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삶일까. 그녀가 그런 삶을 선택하게 된 데는 과거 죽을 뻔 했던 사고에서 그녀의 말대로 운이 좋아 살아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에 지켜야할 것을 지키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되묻는다.

 

셰어하우스에 모인 다섯 명의 청춘들의 제각기 다른 현실과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청춘시대>는 청춘을 한 가지 얼굴로만 내밀지 않는다. 그들이 대하고 있는 청춘이란 윤진명이나 강이나처럼 혹독하기도 하지만 유은재처럼 달달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 다른 배경과 상황 속에서 때론 갈등하지만 그러면서도 서로를 토닥이고 안아준다. 박재완을 애써 밀어내고 돌아와 그 아픔에 오열하는 윤진명을 송지원(박은빈)이 꼭 끌어안아주는 것처럼.

 

이것은 <청춘시대>가 가진 현실을 다루는 좋은 균형감각이다. <청춘시대>는 청춘이라는 그 지점이 가진 낯설음과 설렘을 내포하지만 그것을 두려움과 처절함으로까지 만들어내는 현실을 또한 외면하지 않는다. 보통의 청춘 멜로로서는 기대하기 힘든 무게감과 진중함이 유쾌한 청춘들의 이야기와 잘 어우러지게 된 건 이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작금의 청춘들을 섬세하게 드라마가 들여다보고 그 균형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현실의 무게 때문에 힘겨워 하고 있지만 그들이 서로를 위로해주고 도와주는 모습은 <청춘시대>가 진짜 그리고 있는 청춘의 판타지다. 남녀 간의 달달하고 강렬한 사랑만큼 지금의 청춘들에게 필요해진 것이 위로가 됐다는 건 어쩐지 슬픈 일이다. <청춘시대>의 셰어하우스에 함께 살아가는 다섯 청춘들의 이야기가 풋풋하면서도 먹먹해지는 건 그래서다.

청춘 보고서 <청춘시대>, 그저 달달한 멜로를 선택하지 않은 까닭

 

JTBC <청춘시대>에는 무려 다섯 명의 여주인공이 등장한다. 윤진명(한예리), 정예은(한승연), 송지원(박은빈), 강이나(류화영), 윤은재(박혜수)가 그들이다. 그들은 저마다의 개성으로 보는 이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한 캐릭터들이다. 연애가 사치일 정도로 여유 없는 짠한 청춘의 전형을 보여주는 윤진명,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나쁜 놈이란 걸 알면서도 떠나지 못하는 정예은, 늘 인기 만점이지만 정작 남자친구는 없는 모태솔로 송지원, 제 몸 하나 맘대로 굴려 스폰서를 전전하며 막 살아가는 구질구질한 건 못 견디는 강이나 그리고 아무 것도 모르는 귀여운 새내기 윤은재.

 

'청춘시대(사진출처:JTBC)'

하지만 무려 다섯 명의 이런 반짝이는 여주인공을 세우고 있는 드라마에 눈에 띄는 남자주인공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남자를 초대해 벌인 이른바 수컷의 밤파티를 보면 이런 면들이 단박에 드러난다. 윤진명은 아예 파티에 참가하지 않았고, 정예은은 결국 그 나쁜 놈을 데려왔다. 강이나는 바에서 알게 된 어딘지 미스테리한 아저씨를 초대했고 윤은재는 벌칙이 싫어 자신을 따라다니는 선배 윤종열(신현수)을 데려왔다. 파티를 주도한 송지원은 역시 캐릭터에 걸맞게 한 사람도 초대시키지 못했다.

 

누가 봐도 청춘 멜로드라마라고 여길만한 <청춘시대>에 정작 남자주인공이 이렇게 없다는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나마 자신의 현실 때문에 남자를 자꾸 밀어내는 윤진명에게 순애보적인 사랑을 보이는 박재완(윤박)이 눈에 띄는 남자지만, 그 역시 이 드라마에서 중심적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윤종열 역시 조금씩 윤은재와 가까워지지만 남자주인공이라고 할 만한 존재감은 아니다.

 

그렇다고 멜로의 애틋함이나 달달함이 없는 건 아니다. 윤진명과 박재완의 관계는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든다.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걸 시청자들은 알지만, 그 관계를 거부하는 윤진명의 현실이 너무나 공감가고 그렇게 밀려나면서도 늘 곁에서 그녀를 바라보며 서성이는 박재완이 못내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 처음에는 다른 남자의 외적인 요소에 아무 생각 없이 끌렸던 윤은재가 차츰 그녀의 옆자리에 있는 선배 윤종열에게 마음을 주는 모습은 한 마디로 풋풋한 첫사랑의 설렘이 묻어난다.

 

그런데 <청춘시대>는 이들의 멜로를 살짝 살짝 양념처럼 치고는 있지만 결국 에포크 하우스에 함께 살고 있는 여자 다섯 명의 이야기가 본맛이라는 듯 그들의 이야기로 귀결된다.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젊음을 공유한 그들이지만, 그들은 저마다 아픈 비밀스런 자신들만의 이야기들을 숨기고 있다. 신발장 귀신을 이야기하며 그 귀신이 보인다는 송지원이나, 누군가 죽기를 바랐다는 윤진명(그녀는 식물인간인 자신의 동생이 죽기를 바란다) 그리고 속으로 누군가를 죽였다고 말하는 윤은재는 물론이고, 어둠 속에서 빛나는 팔찌에 무언가 비밀을 갖고 있는 강이나도 모두 미스테리한 과거의 아픔들을 숨기고 있다.

 

멜로는 이들 청춘의 겉면이지만 <청춘시대>는 그 이면에 놓여진 청춘의 어두운 그림자들을 조금씩 풀어놓는다. 이것은 <청춘시대>라는 드라마가 그저 달달한 사랑 타령을 하는 단순한 청춘 멜로가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거기에는 일종의 현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보고서 같은 아픈 현실의 이면들이 마치 숨은그림찾기처럼 숨겨져 있다.

 

어찌 보면 남자주인공이 이처럼 큰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건 드라마로서는 큰 약점이 될 수 있다. 결국 멜로드라마의 주 시청층인 여성들에게 남자주인공이 누구냐 하는 건 가장 중요한 선택의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춘시대>는 여자주인공들이 훨씬 입체적으로 다뤄지고 있는 반면 남자주인공들은 살짝 뒤로 밀려나 있다.

 

이것은 혹시 그저 청춘을 첫사랑같은 이야기로 다룰 수만은 없는 지금의 현실이 투영된 건 아닐까. 물론 그들도 사랑하고 싶어 하고 그것이 청춘의 중요한 순간들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현실이 그걸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만일 쉽게 그럴 듯한 남자주인공을 내세워 달달한 사랑을 그려냈다면 훨씬 쉽게 대중성을 확보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청춘시대>는 그런 선택을 하지는 않았다. 그건 달달할 뿐 현실을 마비시키는 거짓 판타지이니까. <청춘시대>가 대중성을 떠나 괜찮은 드라마라는 이유다.

<청춘시대>, 전도연 없어도 충분히 가치 있는 까닭

 

JTBC <청춘시대>에는 전도연, 유지태가 없다? 사실이고 현실이다. <청춘시대>에는 이렇게 표현하기 좀 그렇지만 이른바 ‘A급 캐스팅이 없다. 첫 회를 이끌어나간 유은재라는 막내 새내기 대학생 역할의 박혜수는 SBS <용팔이>에 잠깐 출연했을 뿐 이번이 두 번째 작품이다. 드라마보다는 <K팝스타>에 나왔던 이력이 더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다.

 

'청춘시대(사진출처:JTBC)'

하지만 <청춘시대>의 첫 회에서 박혜수는 확실히 괜찮은 연기를 보여줬다. 대학 새내기가 가질 수 있는 낯설음과 두려움 같은 것들을 때론 귀엽고 때론 안쓰럽게 잘 표현해줬고 후반부에 이르러 누르고 눌렀던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도 꽤 임팩트있게 소화해냈다. 누가 봐도 딱 대학 새내기 같은 이미지를 보여줬고, 그녀의 시선을 통해 이 드라마의 다른 출연자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내는 데도 자연스러웠다는 점에서 그 역할 수행이 꽤 성공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강이나라는 자기 주장과 욕망이 강해 겉으로는 섹시 노출증 환자처럼 보일 정도의 능동적인 매력을 보여주는 캐릭터를 연기한 류화영 역시 연기 경험은 일천하다. <태양의 후예>에 잠깐 출연한 바 있고 <돌아와요 아저씨>에도 출연한 바 있지만 그녀가 더 대중들에게 알려진 건 티아라가 몇 년 전 겪은 왕따 논란의 주인공이었다는 점이다. 결국 그녀는 티아라에서 탈퇴해 자신만의 독자적인 길을 선택했고 이번 <청춘시대>에서 결코 작지 않은 강언니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류화영 역시 첫 연기치고는 꽤 그 역할을 잘 수행해내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여성들도 반할 만큼 시원시원한 면모를 보여주지만, 그 이면에 깔려 있는 청춘의 고단함과 아픔 또한 갖고 있는 인물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류화영이 겪어왔던 청춘의 힘겨움 같은 것이 극중 캐릭터와 잘 매치되는 느낌이다. 만일 박연선 작가가 이를 염두에 뒀다면 이 캐릭터의 이미지는 확실히 류화영과는 맞춤인 면들이 있다.

 

그래도 이 벨 에포크라는 셰어 하우스에서 함께 사는 나머지 인물들, 윤진명(한예리), 정예은(한승연), 송지원(박은빈)은 그나마 익숙한 인물들이다. 한예리는 <육룡이 나르샤>에서 척사광 역할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지만 <청춘시대>에서는 어딘지 현실에 잔뜩 치여 알바를 전전하며 살아가는 작금의 청춘의 전형 같은 인물 역시 진짜 그 인물이 된 양 연기해낸다.

 

한승연은 첫 연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의외로 정예은이라는 톡톡 튀고 남에게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캐릭터를 잘도 소화해내고 있고, 박은빈이야 본래 연기 경력이 꽤 되는 인물이라 첫 회에서도 거의 뒷부분에 슬쩍 등장하지만 그 짧은 등장만으로도 말은 잘하지만 연애는 영 안되는 송지원이란 캐릭터를 쉽게 공감시킨다.

 

<청춘시대>는 이처럼 A급 캐스팅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꽤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는 신인 여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고 있다. 물론 같은 시간대에 방영되는 tvN <굿와이프>의 전도연에 비교될 수는 없을 것이다. 공력의 차이도 차이지만 신인과 누가 봐도 대배우의 비교가 어찌 가당키나 할까.

 

그래서 시청률도 보면 도무지 <굿와이프>에는 대적하질 못한다. <굿와이프>3%에서 5%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청춘시대>는 첫 회에 간신히 1.3%(닐슨 코리아)를 기록했지만 2회에는 0.4%로 추락했다. 물론 이런 시청률은 휴가철인 작금의 계절적 요인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래도 액면으로 보면 <청춘시대><굿와이프>에 대적 불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히 말하지면 <청춘시대>는 웰메이드 드라마다. <연애시대>를 쓴 박연선 작가의 대본은 확실히 촘촘하고 재밌고 유쾌하면서도 청춘의 현실과 가치와 의미들을 담아낼 줄 안다. <사랑하는 은동아>를 연출한 이태곤 PD의 연출도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은 A급이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향후에는 분명 A급이 될 지도 모를 열정적인 혼신의 연기들을 보여주는 연기자들이 갖고 있는 저마다의 매력은 이 드라마가 가진 굉장한 자산이다.

 

A급 캐스팅도 없고 시청률은 바닥이지만 그래도 <청춘시대>를 지지하는 이유는 그 시도가 참신하고 그 결과물 역시 꽤 괜찮기 때문이다. 우리네 드라마들이 A급 캐스팅에 목을 메고 일정 부분 그 힘으로 주목받지만, 모두가 그래서야 어디 젊은 신진 연기자들이 설 자리가 있을까. 그들이 설 자리가 없다면 미래의 드라마도 그리 낙관적으로 보기 어려울 게다. 게다가 이 드라마는 작금의 청춘들이 겪고 있는 아픈 현실들을 웃음과 눈물을 버무려 잘도 풀어내고 있다. 가진 것 없어도 빛나는 지금의 청춘들을 이 드라마는 꽤나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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