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스케6> 곽진언의 해석력, 서태지라고 해도 거침없다

 

첫 마디 나올 때 헤드폰을 벗었어요. 이 리얼한 목소리 정말 듣고 싶었거든요. 이 노래가 끝났을 때 무슨 생각을 했냐면 소격동에 가보고 싶었어요.” <슈퍼스타K6> 서태지 미션에서 곽진언이 부른 소격동을 들은 이승철은 심사평에서 그 한 마디로 특별했던 감흥을 전해주었다. 이승철은 심지어 이 노래 다시 서태지씨가 곽진언씨와 리메이크 해야 되지 않나 생각했다고까지 말했다.

 

'슈퍼스타K6(사진출처:Mnet)'

김범수는 곽진언군은 미쳤어요. 미친 음악쟁이에요라고 말했고 윤종신은 리메이크는 이렇게 하는 거에요라며 전혀 팬덤 신경 쓰지 않고 자기가 통기타 부르는 식으로 불러버렸다고 극찬했다. 백지영 역시 제가 돈이 많으면 그 돈을 다 드리고라도 지금 진언씨가 저한테 그려준 그림을 사고 싶다고 표현했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폭풍칭찬을 하게 만들었을까. 곽진언이 재해석한 소격동은 원곡이 가진 일렉트로닉을 빼고 오로지 통기타와 첼로 같은 어쿠스틱한 사운드 위에 마치 느릿느릿 골목길을 걸어가며 추억을 되짚는 듯한 곽진언의 읊조리는 목소리로 완성되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소격동의 멜로디 라인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고, 그 가사가 주는 정서를 고스란히 전해 받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곽진언 특유의 저음에 깔린 울림이 남다른데다가 듣는 이를 깊게 노래에 몰입시키는 그 힘이 작용한 덕분이다. 사실 서태지가 부른 소격동은 날카롭고 세련된 느낌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곽진언이 부른 것처럼, 그리고 이승철 심사위원이 표현한 것처럼 그 골목길을 걷고 싶게 만드는노래는 아니었다.

 

서태지가 부른 소격동보다 아이유가 부른 소격동이 더 괜찮게 느껴지고, 또 서태지 스스로도 아이유 덕분에 살았다고 표현했던 것처럼 이 노래는 목소리가 주는 따뜻한 감성이 중요한 곡이라는 걸 곽진언을 통해서도 확연히 알 수 있었다. 아이유는 그 차가운 일렉트로닉 사운드 위에서 마치 얼음 위에 눈이 녹아내리듯 부드러운 목소리를 얹어 소격동을 완성했다.

 

나아가 곽진언은 이 원곡의 차가움 자체를 덜어내고 아예 아날로그가 주는 따뜻함으로 노래를 재해석했다. 실로 놀라운 건 그 조용조용한 목소리가 그 어떤 외침보다도 더 강하게 듣는 이의 가슴을 건드릴 수 있다는 점이다. 곽진언을 통해 소격동이라는 곡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한 듯한 느낌을 받는 건 백지영 심사위원이 표현한대로 그가 자신의 목소리로 그려낸 그 그림이 그만이 그려낼 수 있는 감성으로 이 곡을 새롭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윤종신 심사위원이 원곡자에게 이 곡이 참 좋은 노래입니다 라고 알려주는리메이크였다는 말은 아마도 그래서 서태지에게도 공감이 가는 이야기일 것이다. 서태지는 기자간담회를 통해서 스스로 자신을 보컬리스트가 아니라 싱어 송 라이터이자 프로듀서라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즉 자신이 만든 곡을 반드시 자신이 부르는 것이 아니라 더 잘 부를 수 있는 가수를 통해 들려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소격동프로젝트는 그의 성공적인 첫 걸음이 아닐까 싶다. 아이유가 살려냈고 곽진언은 완성시킨 느낌이다.

 

<나가수>, 가능성 있지만 보완해야할 것들

 

MBC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이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것은 정작 이 프로그램이 국내에서는 고개를 숙였지만 중국에서 그네들 버전으로 만들어져 계속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 같은 외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다. <나는 가수다>를 떠올리면 여전히 생각나는 무대와 가수가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나는 가수다(사진출처:MBC)'

첫 무대에 올랐던 이소라가 잔뜩 긴장한 얼굴로 앉아 조용히 바람이 분다를 불렀을 때의 그 감동, 백지영의 마음을 건드리는 그 절절한 목소리, 김건모의 애절하면서도 엉뚱하고 그러면서도 파워풀 했던 무대. 돌아온 임재범이 마치 짐승처럼 불러댄 남진의 빈 잔은 물론이고 비주얼 가수로 자리매김한 김범수의 님과 함께’, <나는 가수다>의 요정으로 등극했던 박정현이 부른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등등. 우리는 여전히 한때 <나는 가수다>가 만들어냈던 그 무대들을 하나의 추억처럼 얘기한다.

 

추석특집 <나는 가수다>에서 시청자들이 기대한 것도 바로 그런 무대였을 것이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감도 큰 법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추석특집 <나는 가수다>는 별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그래서인지 무대도 그다지 큰 감흥이 없었다. 그나마 효린이 애절하게 불러낸 박선주의 귀로<나는 가수다> 무대에 최적화된 더 원이 부른 백지영의 잊지말아요가 약간의 감흥을 만들었을 뿐, 다른 무대들은 그다지 임팩트가 보이지 않았다.

 

혹자들은 이렇게 된 이유를 가수에서 찾는다. <나는 가수다>를 부활시키려면 임재범, 김범수, 박정현, 이소라 같은 가수들을 섭외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그렇게 한다면 분명 이 프로그램의 당장의 가능성은 보여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임시처방이 될 것이다. <나는 가수다>가 특정 가수들의 전유물이 된다는 건 특정한 무대에 묶인다는 뜻이다. 이것은 좀 더 많은 가수들이 이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시청자들의 바람과는 어긋나는 일이다.

 

추석특집 <나는 가수다>가 예전만큼의 감흥을 주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연출 구성이 너무 밋밋했던 탓이다. 무대에 오르기 전에 갖는 가수들의 긴장감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고 그들의 이야기 또한 그다지 없었기 때문에 무대 역시 그만한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저 무대에 올라가 노래하고 내려오는 것이 반복된다면 그것은 여타의 추석특집 음악방송과 다를 것이 없다.

 

이렇게 된 것은 편성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데다 보여주려는 무대는 너무 많았던 것에서 비롯된 일이다. 7명의 가수가 한 곡씩 부르는 시간도 빡빡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추석특집 <나는 가수다>는 먼저 자신들의 곡을 부르고 그 순위에 따라 메인 무대의 순서를 정하는 것으로 경연방식을 구성했다. 이렇게 되자 두 곡씩 그 짧은 시간에 담아내느라 보다 압축적인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데는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즉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앞부분은 마치 사족처럼 보였고 오히려 긴장감을 흩트리는 시간이 되었던 것.

 

또한 야외무대에서 펼쳐진 경연은 노래에 대한 집중력을 그만큼 떨어뜨릴 수밖에 없었다. 라이브 무대의 공연은 현장에서 봤을 때 훨씬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집에서 TV로 볼 때는 그 감흥이 그만큼 느껴지기가 어렵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비까지 내리는 야외에서 리액션이 중요한 <나는 가수다>의 무대가 살아날 리가 없었다. 오히려 실내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다면 좀 더 음 하나하나의 묘미를 더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물론 추석특집 <나는 가수다>는 정규 프로그램이 아니라 일회적인 이벤트다. 그러니 그저 추석에 하는 쇼의 하나거니 하면서 넘겨도 될 문제다. 하지만 아쉬움이 더 깊게 남게 되는 것은 이 프로그램은 분명히 다시 정규화해도 될 만한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번 MBC 추석특집 <나는 가수다>8.2%(닐슨 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타 방송사 프로그램들을 압도하는 수치다. 그만큼 대중들에게는 그 기대감이 남아있다는 반증이다.

 

최근 <비긴 어게인>이라는 영화는 다양성 영화로 100만 관객을 넘기는 기적 같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 기적이 가능했던 건 거기 음악이 있었고 그 음악의 묘미를 효과적으로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가수다>는 그렇게 음악이 빛나는 순간들을 포착하는 방식으로 스토리텔링을 다변화할 수는 없는 일일까. 만일 그것이 가능하다면 이 프로그램은 정규화해도 충분히 <비긴 어게인>이 보여준 음악의 기적을 다시 만들어낼 수도 있지 않을까.

 

연예인 신뢰를 이용, 소비자 기만

 

지난 9일 6개 연예인 쇼핑몰(백지영과 유리, 진재영, 황혜영, 김준희, 한예인, 김용표)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태료와 더불어 시정명령을 받았다. 전자상거래법 위반행위를 했다는 것. 그들은 지각 등 근무수칙을 어긴 직원에 대해 의무적으로 소비자가 쓴 것처럼 사용 후기 5건을 올리게 했고(백지영, 유리 '아이엠유리'), 불리한 후기는 아예 게재하지 않았다고 한다(황혜영의 ‘아마이’). 이밖에도 끝난 이벤트를 계속 진행 중인 것처럼 속이는 수법을 쓰기도 했고, 추첨도 하지 않은 채 구매를 많이 한 VIP고객에게 사은품을 임의로 몰아주기도 했다.

 

'한밤의 TV연예'(사진출처:SBS)

하긴 인터넷 쇼핑몰의 이런 사기행위는 그다지 놀랍지도 않다. 아마 후기를 곧이곧대로 믿는 소비자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만큼 신뢰가 없는 세상이다. 심지어 진심으로 좋은 뜻의 후기를 남겨도 이른바 ‘알바’로 오인 받을 정도니까. 그래서 연예인 쇼핑몰의 이번 사건 역시 그런 관행의 하나쯤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가 하나 들어가 있다. 그것은 이들 연예인 쇼핑몰의 성패 자체가 연예인들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 쇼핑몰들은 연예인의 유명세 덕분에 큰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적게는 연매출 10억 원에서(이것도 적은 게 아니다) 많게는 무려 200억 원의 연매출을 올리는 쇼핑몰도 있다고 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연예인이 전면에 있어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쇼핑몰이란 그만큼 간편하지만 직접 손으로 만지고 입어보고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신뢰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바로 그 부분을 연예인의 이미지가 채워주고 있었다는 얘기다.

 

사건이 공개된 후 백지영은 발 빠르게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백지영은 "저를 포함한 '아이엠유리' 임직원이 인터넷 쇼핑몰 공정거래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인해 사이트 활성화만을 염두에 두고 허위 후기를 남긴 점에 대해서는 모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공개사과에도 불구하고 대중정서는 싸늘하기만 하다.

 

대중정서가 더 싸늘해진 이유는 백지영이 그간 방송 등을 통해 늘 진솔하고 털털한 이미지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그 신뢰에 금이 간 것이다. 아마도 좀 더 깊은 생각 없이 그저 수익성을 보고 인터넷 쇼핑몰에 뛰어든 탓도 있을 것이다. 인터넷 쇼핑몰의 관행처럼 굳어져버린 알바성 후기들을 올리는 것이 어떤 짓인지도 생각하지 못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알바성 후기의 후폭풍은 기존 인터넷 쇼핑몰의 그것과 연예인 쇼핑몰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를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들이야 그저 벌금 내고 말면 그만일 수 있지만, 연예인 쇼핑몰은 쇼핑몰의 차원을 넘어서 연예인 활동까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워 그만한 큰 수익을 거둬들이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그 이미지가 책임져야 할 부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이런 결과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 이번 연예인 쇼핑몰 사건은 그런 의미에서 연예인들이 사업을 벌일 때 잘되는 만큼 그 후폭풍도 크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만한 책임이 따른다는 얘기다.

 

물론 쇼핑몰의 이런 문제들을 오로지 연예인 몇 명에게 책임지우고 넘어가는 건 문제의 진짜 핵심을 흐릴 수 있다. 이미 인터넷 쇼핑몰 전체에 대해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불신을 거두기 위해서는 이번 문제에서 나아가 전체 인터넷 쇼핑몰에 대한 점검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해당 연예인들 역시 이 문제를 단순히 사과하고 대충 넘길 수 있는 사안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간 사랑을 받아왔던 만큼, 그 기만행위에 의해 상처 입은 대중들에게 진심어린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고쇼>가 보여준 <나는 가수다>, 그 의미

 

'지금만 참고 나면 될 것이다.' <고쇼>에 출연한 김범수가 밝힌 데뷔 전 아버지와 얽힌 이야기는 가수의 탄생이 그냥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었다.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프로듀서에게 인간적인 모멸감까지 당하면서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을 때, 문득 보게 된 아버지의 평온한 얼굴에서 무언의 목소리를 듣게 됐다는 것. 김범수는 이 경험을 통해 가수로서의 길을 계속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현정을 비롯한 출연 가수들은 이 사연에 눈시울을 붉혔다.

 

 

'고쇼'(사진출처:SBS)

백지영, 김범수, 박정현, 아이비를 게스트로 초대해 '기적의 보이스'라는 타이틀로 꾸려진 <고쇼>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게스트에 대한 집중이 돋보였다. 그간 고현정에 지나치게 주목됐던 시선이 게스트로 옮겨간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런 시선 변화를 통해 <고쇼>는 출연한 가수들이 여타의 프로그램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가수로서의 새로운 면모들을 끄집어냈다.

 

아이비가 트레이닝의 한 방법으로 보여준 이른바 스프링 창법(점프를 하면서 노래를 부르는)은 가수들이 그 가창력을 갖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가를 잘 보여주었다. 점프를 하며 앨리샤 키스의 'if i ain't got you'를 소화해내는 아이비에게 윤종신은 그 노력이 배어난 이 모습이 "지금까지 그 어떤 모습보다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고현정은 댄스가수로 생각해 이처럼 노래를 잘 할 줄 몰랐다며 자신의 오해를 미안해했다.

 

김범수가 겪은 힘겨웠던 데뷔시절의 이야기는 박정현의 어려웠던 시절로 이어졌다. 좁은 방에서 생활하며 작은 창에 낀 성에로 불투명하게 보이던 창밖을 자신의 미래처럼 암담하게 생각했던 시절, 창에 끊임없이 사각형을 그리며 작곡에 열중했던 그 때의 이야기를 그녀는 먹먹하게 들려주었다. <고쇼>는 우리가 무대에서 봐왔던 그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와는 또 다른 그녀의 지극히 인간적이고 솔직한 면모들을 끄집어냈다.

 

김범수와 박정현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을 터트린 아이비는 자신의 힘겨웠던 우울증을 고백했다. 힘겨운 일을 많이 겪었지만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살아가던 어느 날, 무대에서 노래를 하며 딴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는 것. 심지어 수없이 불렀던 노래의 가사가 떠오르지 않는 경험은 조금씩 곪아 안으로 터져버린 우울증의 징후를 발견하게 되었다고 했다. 아이비의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는 백지영은 특별히 다른 이야기를 굳이 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깊은 공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고쇼>는 '기적의 보이스'라는 콘셉트를 통해 가수들이란 존재를 새롭게 보여주었다. <나는 가수다>가 노래를 통해 그 존재증명을 했다면, <고쇼>의 이번 무대는 가수가 되기 위해 겪었던 수많은 노력과 가수생활을 하며 힘겨웠던 사연 같은 그간 잘 드러나지 않았던 그 뒤안길의 이야기들을 풀어놓음으로써 가수라는 존재를 새롭게 보게 만들었다.

 

게스트들에 주목한 결과였을까. <고쇼>는 그 오디션이라는 형식에 지나치게 매몰되지도 않았고, 또 고현정에게도 MC로서 필요한 질문과 경청할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이것은 지금껏 출연한 게스트들이 오디션 형식 속에서 어딘지 연기하는 톤을 보여주면서 가려졌던 실체와는 사뭇 다른 풍경을 만들었다. 토크쇼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게스트들과의 진솔한 대화가 가능했던 것. 가수라는 존재의 진면목을 보여준 <고쇼> '기적의 보이스'편은 그런 점에서 이 토크쇼가 가져야할 가장 중요한 조건 하나를 보여준 가능성의 시간이었다.


미친 가창력, 돌아버리겠네 정말!

'보이스 코리아'(사진출처:엠넷)

노래가 고조되면 될수록 코치들의 손은 점점 버튼으로 다가간다. 마치 자석에라도 이끌리듯 버튼 근처를 서성이는 손은 당장이라도 버튼을 누를 것처럼 안절부절 못한다. 노래는 점점 더 고조되고 그럴수록 코치들의 얼굴은 경탄과 갈등과 곤혹스러움 사이를 오간다. 그리고 결국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 버튼을 누르면 의자가 빙그르르 돌아가고 갈등했던 코치의 얼굴에도 화색이 돈다. 그걸 본 참가자 역시 한층 신이 나 감동적인 무대를 이어간다.

이것은 '보이스 코리아'라는 블라인드 오디션을 핵심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 구성을 잘 보면 알겠지만 이건 일종의 대결 구도다. 참가자가 노래만으로 코치의 마음을 돌려야 하는 대결. 코치들은 넘어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마치 그리스 신화 사이렌의 유혹적인 목소리를 들은 선원들처럼 그들은 결국 이끌리듯 버튼을 누르게 된다. 누가 봐도 톱가수들이자 아티스트인 권위자들이 보여주는 이 일종의 굴복(?)은 대중들에게 묘한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권위자들을 '돌아버리게 만드는(?)' 미친 가창력이라니. 도대체 저들은 누구인가.

첫 회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배근석은 이 프로그램의 파괴력을 가장 잘 보여준 참가자다. 얼굴 노출이 되지 않은 채 이어지는 인터뷰에서부터 그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여겨지더니, 무대에 오르자 거의 여성에 가까운 미성과 매력적인 바이브레이션으로 코치들을 한 명 한 명 돌아 버리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 일련의 과정이 반전에 반전이었다. 서인영의 '신데렐라'를 선곡했기에 그 중성적인 목소리의 배근석은 코치들에게는 여성으로 인식되었던 것. 코치들은 먼저 그 중성적인 보이스의 매력에 놀랐고,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남성이라는 것에 또 놀랐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과정을 코치들은 보지 못했지만 관객과 시청자들은 보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만큼 시청자들이 코치들보다 우위에 선 입장이다. 즉 '보이스 코리아'라는 오디션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최고의 권위에 있기 마련인 '심사위원'을 가장 낮은 위치에 놓는다는 점이다. 게다가 관객과 시청자는 참가자를 바라보면서 심정적으로 하나의 팀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니 그 참가자의 놀라운 가창력에 코치가 안절부절하고 결국 버튼을 누르는 굴복의 장면에 시청자들 또한 승리감(?)을 맛보게 된다.

'보이스 코리아'가 가진 블라인드 오디션이란 매력적인 특징은 바로 이 '권력의 역전'에서 나오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건 실제로 지금껏 보지 못한 놀라운 가창력의 소유자들이 이 무대에 서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거장인 퀸시 존스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함께 무대에 서기도 했던 정승원이나,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멤버가 될 뻔했고 요아리라는 이름으로 가수 활동을 하기도 했던 강미진, 허각의 쌍둥이 형인 허공 같은 첫 무대에서부터 기대 이상의 기량을 보여주는 참가자들이 이 오디션에는 넘쳐난다. 특히 보컬 트레이너들이 대거 참여한 점도 오디션의 기대감을 한껏 높여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어찌 보면 아마추어라고 하기에는 이미 너무 알려졌거나, 혹은 노래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참가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것도 결국은 블라인드 오디션이라는 이 프로그램만의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목소리만으로 승부한다'는 점은 모든 선입견을 지우고 원점에서 시작하게 한다는 점에서 심지어 프로가 이 무대에 선다고 해도 그것을 용인하게 만든다. 어쩌면 기성 가수라면 그 리스크가 더 클 수 있는(떨어지기라도 한다면) 무대이기 때문이다.

코치를 '돌아버리게 만드는' 이 오디션은 그래서 이제는 식상해진 오디션에 돌아서려 하던 시청자들의 마음도 돌려 세우고 있다. 그래서 금요일 밤이면 우리는 그간 잘 돌리지 않았던 케이블로의 채널을 돌린다. 돌지 않고는 참가자들의 면면을 볼 수 없어 안달하는 코치들처럼.


진지함과 엄격함을 무너뜨리는 통쾌함, '라디오스타'

'라디오스타'(사진출처:MBC)

'라디오스타'는 게스트를 소개하는 방식부터 남다르다. 거기에는 약간의 깐족거림이 들어있다. '나는 가수다' 출신 가수들을 소개하면서 '나가수의 변방'이라고 부르고, "떨어진 자 김연우, 제 발로 나간 자 백지영, 매니저란 이름으로 날로 먹는 도대체 역할이 모호한 지상렬"로 지칭하는 식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어딘지 상대방을 예우해주고 띄워주는 그런 토크쇼들과는 전혀 다른 노선을 '라디오스타'가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특별한 토크쇼는 '황금어장'이 그러하듯이 게스트를 배려한다기보다는 시청자를 더 배려한다. 그래서 재미를 뽑아내기 위해서는 게스트와의 팽팽한 대결구도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때론 공격적으로 물어뜯기도 한다.

하지만 '라디오스타'의 이런 도발적인 자세는 절대로 게스트를 무시하거나 방송분량만을 쪽쪽 뽑아먹으려는 의도가 아니다. 오히려 이런 전혀 다른 접근방식을 고수함으로써 지금껏 우리가 봐왔던 스타들의 다른 이면을 끄집어내는 게 목적이다. 그래서 그 다른 면모를 통해 거기서 우리는 그 스타의 인간적인 면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래서 김연우의 노래 부르는 모습만을 봐왔던 시청자들이라면 '라디오스타'에서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친근하고 예능감이 넘치는 또 다른 김연우를 발견했을 것이다. 이미 김연우가 '나는 가수다'를 통해 말 그대로 잘 나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얘기. 그렇다고 겸양을 떠는 건 '라디오 스타'의 방식이 아니다. 오히려 마구 자랑하고 드러내면서 그것을 경거망동 캐릭터로 만들어내는 게 '라디오 스타'의 방식이다.

몇 주 동안 '나는 가수다'를 기다리다 겨우 두 곡 부르고 하차한 김연우에게 윤종신은 "스케치북에 가도 두 곡 부르고 나온다"고 깐족대고, 김구라는 "보컬 트레이너로 유명한데 손님이 뚝 끊겼다"는 얘기를 꺼내고는 "저라도 등록할까요?"하고 장난을 친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윤종신이 '타깃을 주부로 돌려 보세요"라고 말하면서 웃음이 빵 터지는 식이다.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김연우를 두고 김구라가 '유남규 닮은 가수'라고 끄집어내면 그 옆에서 김희철이 탁구치는 모습을 흉내 내는 방식. '라디오스타'는 그 악동 같은 MC들의 면면이 빛날 때 웃음이 터지고, 그럴 때마다 게스트의 새로운 면면이 슬쩍슬쩍 드러난다.

이러면서도 이런 지나친 듯 보이는 장난이 허용되는 것은 게스트들의 준비된 마음 때문이기도 하다. 김연우는 아예 내놓고 경거망동 캐릭터로 자화자찬을 일삼는데, 이것은 MC들의 공격(?)과 잘 합이 어우러진다. 본인 스스로 '발라드신, 연우신'이라고 말하는 김연우는 MC들의 공격을 허용하는 셈이다.

물론 MC들이 공격만 하는 것은 아니다. 중간중간 스스로 자신을 무너뜨려 웃음을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정석원과 두 달 만났다는 백지영의 얘기에 김희철이 자신은 "세 달이면 이별"이라며 "오래 만났다"고 말한다거나, 백지영이 정석원을 '어버'로 부른다고 하자 윤종신이 자신이 그렇게 아내를 부르면 "진짜 업을 것"이라며 "와이프가 절 업어도 충분히 어울린다"고 말하는 식으로 자신을 무너뜨린다.

흥미로운 건 이 '라디오스타'의 한 없이 엉뚱하고 가벼운 이야기 주제들이다. '무릎팍 도사'가 어딘지 진지한 주제들을 갖고 인생을 이야기한다면 '라디오스타'는 너무 소소해 저게 과연 토크쇼에 어울릴까 생각되는 것들을 주제로 올린다. 김연우의 '털'이 화제로 오르고, "털 많은 사람이 정도 많다"는 지상렬의 엉뚱한 얘기에 "아 그러면 외국사람들은 다 정 많어?"하고 김구라가 받아치는 식으로 이야기는 한없이 가벼워진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이렇게 진지함을 벗어날수록 묘한 쾌감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대 위에서 그 카리스마 넘치는 김연우가 클럽 춤을 추고 합기도 유단자라는 이유로 전방낙법, 측방낙법, 발차기를 하는 대목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에는 '라디오스타'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웃음의 결이 느껴진다. 그것은 엄격함과 진지함을 무너뜨리는 통쾌함을 가진, 마치 서민들의 일상적인 격 없는 대화가 주는 즐거움이다. 여기에 '라디오스타'라는 정체성에 맞게 음악이 곁들여지면 금상첨화. 이것이 이 특별한 토크쇼가 사는 법이다.


'나가수', 무대를 내려오자 완성된 그들의 음악

'나는 가수다'(사진출처:MBC)

한 때 '재도전'이라는 말은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의 금기어(?)였다. 그만큼 엄정한 청중평가단의 결과에 대한 수용이 이 예능 프로그램에 요구하는 대중들의 정서였으니까.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그렇게 결과에 의해, 혹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하차한 '나가수'의 가수들이 더더욱 그리워지는 것은. 너무 빨리 '나가수' 무대를 내려와 미처 다 보여주지 못한 그들의 음악이 각종 음원차트를 통해 더 빛을 발하는 것은 그 때문일 게다.

정엽이, 김연우가 첫 탈락자가 됐을 때, 또 JK 김동욱이 공연 도중 좀더 '완벽한 노래'를 선보이기 위해 다시 노래를 불러 자진 하차를 결정했을 때, 음원차트는 어김없이 이들의 노래를 가장 꼭대기에 올려놓았다. 정엽이 부른 '잊을게'는 특유의 맺돌 창법을 대중들의 잔상 속에 남겨놓았고, 김연우가 부른 '나와 같다면'은 감성을 자극하던 미성과 절정의 테크니션을 환기시키며 그의 옛 앨범들까지 찾아듣게 만들었다. 한편 '조율'이란 곡을 재발견시킨 JK 김동욱의 울림 있는 목소리는 새삼 귀에 착착 감기는 그의 노래를 자꾸만 듣게 했다.

물론 '나가수'의 무대가 어떤 지르는 창법을 추구했던 것은 아닐 것이다. 아직 이 무대가 대중들에게 적응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먼저 귀에 들어온 것이 성량과 고역대의 음폭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차츰 '나가수'의 무대가 전해주는 음악의 다양한 즐거움이 인식되기 시작하는 현재, 초창기 성량과 음폭만이 아닌 다른 음악이 주는 매력을 전해주던 하차한 가수들의 노래는 더더욱 그리워질 수밖에 없다. 하차했지만 그들의 노래들이 '나가수'라는 무대를 다채롭게 해왔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기 때문이다.

정엽의 감미로운 목소리, 김건모의 감칠맛 나는 창법, 온 몸으로 흐느끼는 듯한 백지영의 호소력, 아름다움을 느끼게 만드는 김연우의 단단한 미성, 마성의 카리스마로 노래가 아닌 하나의 진심을 덩어리째 보여준 임재범, 깊은 울림의 목소리로 가사 하나하나를 음미하게 해준 JK 김동욱, 그리고 마치 바람처럼 섬세하게 때론 거칠게 노래가 주는 감성을 전해주었던 이소라. 이제는 경연의 무대를 내려와 편안해진(?) 이들의 음악이 더더욱 새롭게 들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게다.

이것은 '나가수'라는 무대가 가진, 아니 어쩌면 모든 무대가 가진 본질일 것이다. 노래는 어쩌면 무대 위에서 불러지지만 가수가 무대를 내려왔을 때 그 빈 자리가 전해주는 깊은 여운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나는 가수다'라고 외치는 이 프로그램은 가수의 등장에서부터 흥겨운 무대와 더불어, 무대를 내려온 후까지 그 '가수'라는 정체성이 대중들에게 전해주는 모든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그러니 하차한 만큼 그리워지는 존재를 그려내는 '나가수'라는 무대를 지나치게 서바이벌의 살벌한 눈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 이 무대의 '서바이벌'이란 좀 더 팽팽한 긴장감을 부여해 가수들의 최고치를 끌어내기 위한 말 그대로의 장치일 뿐이니. 결과에 의해, 혹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이미 하차했지만, 그래서 더더욱 그리워지는 정엽, 김건모, 백지영, 김연우, 임재범, JK 김동욱, 그리고 이소라. 어쩌면 그들은 무대를 내려옴으로써 드디어 그들의 음악을 완성했는지도 모른다. 언젠가 그들의 무대를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나, '나가수' 출신 가수야

네모난 세상/명랑TV 2011.04.19 11:30 Posted by 더키앙


'나가수'의 탈락자도 '나가수' 출신 가수다

'나는 가수다'(사진출처:MBC)

한 달 간 재정비의 시간을 갖고 있는 '나는 가수다'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자진 하차를 결정한 김건모와 백지영 그리고 탈락자인 정엽이 빠져나가고, 남은 김범수, 박정현, 윤도현, 이소라는 계속 출연하기로 결정했고, 새로운 멤버로 김연우와 임재범 그리고 또 한 명의 가수(아직은 베일에 싸인)가 결정되었다. 흥미로운 건, 새로운 멤버들이 구성되는 과정에서 여러 가수들의 이름이 물망에 올랐다는 점이다.

양파는 기회가 오면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인순이는 고민 중이라고 했다. 아이유는 주변에서 자꾸만 '나는 가수다'와 연결시키는 바람에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하지만 실제로 출연을 하지 않더라도 가수들 입장에서는 '나는 가수다'에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이 나쁠 게 없는 상황이다. 그만큼 쟁쟁한 가창력의 가수들 사이에 선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MBC 예능국 관계자에 의하면, 애초에 많은 가수들이 '나는 가수다'가 가수에게 순위를 매겨 서열화한다는 우려를 표명했던 것과는 상반되게 지금은 꽤 많은 가수들이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여기 출연한 가수들은 거의 모두가 확실한 이득을 거둬가고 있다. 이소라는 9년 만에 부활된 '이소라의 두 번째 프로포즈(케이블채널 KBS JOY)'를 진행하게 되었다. 뛰어난 가창력에도 불구하고 1위를 해본 적이 없는 김범수는 '나는 가수다'에서 1위를 한 후, 팬들의 시선 자체가 달라졌다고 한다. 막상 탈락한 정엽은 심지어 가장 많은 걸 얻은 가수가 되었다. 정엽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에게 완전한 호감을 심어주었다.

아직까지 정산이 되지 않아(3개월마다 정산한다고 한다) 그 수익이 얼마일지는 알 수 없으나 여기서 부른 노래들의 음원 수익 역시 쏠쏠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음원 차트 상위권을 거의 휩쓸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세션에서부터 심지어 리메이크할 때 들어가는 편곡료까지 모두 방송사에서 지급하기 때문에 가수들 입장에서는 그만큼 부담이 없는 셈이다. 그러니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려는 가수들이 줄을 설 수밖에.

문제는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거나 출연할 가능성이 있는 가수들과 그렇지 못한 가수들 사이에 느껴질 괴리감이다. 5월에 재개되어 차츰 프로그램이 정착을 해가게 된다면 이른바 '나가수 출신 가수'라는 말이 나오지 않으란 법이 없다. "나 이대 나온 여자야"라고 김혜수가 '타짜'에서 했던 대사를 살짝 패러디해 말하면 "나 나가수 출신 가수야"라는 말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것은 이미 '나는 가수다'의 출연 제의가 왔다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된 작금의 상황을 보면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제작진들이 갖고 있는 다양성에 대한 마인드는 오히려 이런 우려를 가능성으로 보게 만든다. 제작진들은 애초에 밝힌 대로 트로트 가수에서부터 아이돌 가수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좀 더 다양한 무대를 대중들에게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즉 어느 누구에게나 무대가 열려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되도록 많은 가수들이 '나는 가수다'의 무대에 오르고 각자의 매력을 재발견하게 해주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진심이라는 것이다.

'나는 가수다'는 오디션 형식을 갖고 있지만 일반인 오디션과는 정반대의 방향성을 갖고 있다. 즉 일반인 오디션은 다수의 지원자들이 경쟁을 통해 소수의 삼각형으로 줄어들고 거기서 결국 최후의 1인을 뽑는 과정을 보이지만, '나는 가수다'는 일단 7명의 소수의 삼각형으로 시작해 차츰 '나는 가수다' 출신 가수들의 풀을 넓혀가면서 점점 커지는 삼각형 구조로 간다는 얘기다.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을 무대 위에 오르는 가수에만 집중하지 않고 거기서 노래를 불렀던 가수들(탈락했을 지라도 정엽 같은)까지 함께 끌고 가는 이른바 '나는 가수다' 출신 가수 개념으로 끌어안는다면 이 프로그램의 긍정적인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지 않을까. 진심으로 노래하는 이 땅의 모든 가수들이 '나가수'의 무대에 오르고 또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나 '나가수' 출신 가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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