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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날씨가’, 문정희가 아픔을 딛고 빛을 보길 바란다는 건 “윤택아. 난 빛을 잃었어. 이제 아무 것도 없어. 그니까 나한테 뭘 바라지 마.” JTBC 월화드라마 에서 심명여(문정희)는 북현리까지 내려온 차윤택(황건)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는 빛을 잃었다. 아니 빛을 거부해버렸다. 언니 심명주(진희경)에게 상습적인 폭력을 가해온 형부를 겁에 질린 나머지 차로 밀어 죽게 했던 날, 그에게 삶의 빛은 사라져버렸다. 그 살인죄를 온전히 언니가 뒤집어쓰고 감옥에 갔고, 언니는 그 모든 일이 자신 때문이라며 너는 너의 길을 가라고 했지만 이미 벌어진 그 사건은 그를 안에서부터 무너뜨렸다. 어쩌면 죄에 대한 벌을 대신 받고 출소한 심명주는 심명여보다는 홀가분해졌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니가 대신 처벌을 받고 자신은..
‘날씨가’ 서강준과 박민영의 봄, 문정희가 꺼낸 겨울 같은 현실 JTBC 월화드라마 가 드디어 끄집어낸 해원(박민영)의 비극적인 가족사는 그의 폭력적인 아버지 목주홍(서태화)으로부터 비롯됐다. 평상시에는 그토록 자상해 보이는 아버지였고 특히 딸 해원에게는 둘도 없는 살가움을 보인 그였지만, 갑자기 돌변해 아내 심명주(진희경)에게 폭력을 가하는 그는 짐승이나 다를 바 없었다. 그 폭력을 직접 목격한 심명주의 동생 심명여(문정희)는 목주홍으로부터 도망치려 차에 올랐다가 너무 두려운 나머지 엑셀을 밟아 그를 죽게 만들었다. 하지만 심명주는 이 사건이 결국 모두 자신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며 심명여 대신 모든 죄를 뒤집어썼다. 목주홍의 폭력은 그래서 심명주를 감옥에 가게 만들었고, 해원이 ‘살인자의 자식’이란 소..
사는 게 벌 같았지만... ‘동백꽃’ 이정은이 준 큰 위로 “못해준 밥이나 실컷 해먹이면서 내가 너를 다독이려고 갔는데 니가 나를 품더라. 내가 네 옆에서 참 따뜻했다. 이제야 이런 이야기를 네가 다 하는 이유는 용서받자고가 아니라 알려주고 싶어서야. 동백아 너를 사랑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어. 버림받은 일곱 살로 남아 있지 마. 허기지지 말고 불안해 말고 훨훨 살어. 훨훨. 7년 3개월이 아니라 지난 34년 내내 엄마는 너를 하루도 빠짐없이 사랑했어.” KBS 수목드라마 에서 정숙(이정은)이 딸 동백(공효진)에게 손으로 꾹꾹 눌러 쓴 편지에는 그렇게 쓰여 있었다. 일곱 살 딸을 버리고 간 그 엄마의 마음이 얼마나 무너졌을까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그 편지에 담긴 정숙의 삶은 불행과 불운의 연속이었다. 술..
법은 누구의 편인가, ‘리턴’ 박진희 복수가 던지는 질문“내가 왜 19년 동안 그 네 명을 직접 죽이지 않았는지 궁금하지 않냐?” SBS 수목드라마 에서 최자혜(박진희)가 변호인 금나라(정은채)에게 던지는 이 질문은 그의 복수가 단지 가해자에 대한 단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그는 19년 간을 말 그대로 와신상담해왔다. 딸이 처참하게 죽었지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보호대상’이 되어 풀려난 가해자들이 버젓이 살아가는 세상의 부조리를 드러내기 위해.당시 ‘촉법소년’이라는 명분을 법적으로 이용해 이른바 ‘악벤져스’들이 빠져나간 건 그들이 가진 재력과 권력 때문이었다. 그들은 돈과 권력을 이용해 법망을 빠져나갔고 대신 죄 없는 태민영(조달환)이 가난하고 힘없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죄를 뒤집어..
'아이해' 김영철의 절규가 남다른 울림으로 다가온 이유“왜 제게 벌을 안주십니까? 벌을 주세요 판사님. 죄를 짓지 않았을 때는 잡아서 그 독한 벌을 주시더니 지금 죄를 지었는데도 왜 제대로 벌을 안주십니까? 주세요. 판사님. 죽이지 않았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그 때는 안 믿어주시더니 이젠 제가 다 잘못했다는데도 왜? 왜 벌을 안주십니까?”KBS 주말드라마 에서 결국 법정에 서게 된 변한수(김영철)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언도받았다. 타인의 이름으로 살아온 죄의 대가. 그 법정에서 판결을 들은 가족들은 그나마 안심하는 얼굴이었다. 정상참작이 되어 집행유예를 받음으로써 감옥에 들어가 실형을 사는 것은 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변한수는 왜 벌을 안주냐며 오열했다. 아마도 자신이 살아왔던 힘겨운 삶..
벌레로 살아갈 것인가 어른으로 살아갈 것인가 “나 아주 나쁜 놈이야. 당신 말대로 쓰레기고. 동우를 다시 볼 수 없다는 게 지옥 같아서 모든 게 내 탓인 것만 같아서 무섭고 두려웠어. 그래서 도망쳤어. 상처를 마주볼 용기가 없어서 있는 힘껏 도망쳤어. 기껏 도망친 곳이 진짜 지옥인지도 모르고 썩은 권력에 기생하면서 그들이 던져준 돈과 권력에 취해서 벌레처럼 살았어. 참 어리석었어. 매순간 진실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매순간 그걸 놓치고 더 큰 죄를 지었거든. 그들도 나도 그렇게 살았어.” tvN 금토드라마 에서 태석(이성민)은 전처이자 뺑소니사고로 죽은 동우의 엄마인 은선(박진희)을 찾아와 참회한다. 그는 자신이 지옥 같은 고통 때문에 기억으로부터 도망쳤지만 그 도망친 곳이 진짜 지옥이라는 걸 알게..
, 이승기 대신 안재현 그 이유 웹을 통해 공개된 를 보면 군 입대한 이승기 대신 들어온 막내 안재현에게 첫 대면 자리에서 나영석 PD가 출연여부를 두고 묻는 질문들이 눈에 띈다. 세금은 잘 내는가, 군대는 잘 다녀왔나, 여자문제는 괜찮은가, 도박은 하지 않는가를 묻는다. 그 모든 질문에 ‘괜찮은’ 답변을 들은 나영석 PD는 “그러면 합격”이라고 말한다. 이 질문들은 모두 과거 멤버들이 가졌던 문제와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 세금은 강호동 이야기고, 군대는 MC몽 이야기며, 여자문제는 이혼한 은지원 이야기이고, 도박은 이수근 이야기다. 안재현을 캐스팅하면서 나영석 PD가 던진 질문 속에는 지금 현재 가 갖고 있는 전제가 들어있다. 물론 응당한 자숙의 과정들을 거쳤지만 그 남은 이미지들 때문에 여전히 무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