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조세호에게 해준 스님의 말씀이 남달랐던 건

절묘한 타이밍일까 아니면 끝을 앞둔 상황이라 모든 것들이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걸까. MBC 예능 <무한도전>이 ‘보고 싶다 친구야’편에서 했던 약속 때문에 후속으로 마련한 유재석의 김제동 어머니와의 만남과 조세호의 ‘묵언수행’은 남다른 느낌을 주었다. 

사실 이전에 했던 ‘보고 싶다 친구야’편 역시 ‘다른 모습을 보고 싶다’는 명분으로 몸 개그를 보여준 아이템이었지만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온 면이 있었다. 그건 마치 특집 제목처럼 먼 훗날 다시 보고픈 이 친구들의 면면을 마치 기시감처럼 보여주는 듯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별 대단한 새로운 모습을 굳이 보여주려 하지 않았어도 충분히 재미있고 행복해 보였다. 함께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후속으로 유재석을 위해 늘 기도한다는 김제동의 어머니를 찾아간 이번 특집도 훈훈하기 이를 데 없었다. 마치 <효리네 민박>에 박보검이 온 것처럼 ‘유보검’이 된 듯 환대해주는 김제동의 어머니와 그 가족들의 모습이 너무나 따뜻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뒤늦게 찾아온 김제동에는 별 관심도 없고 유재석과 방송 욕심을 드러내는 어머니의 모습은 따뜻하면서도 우스웠다.

그런데 마지막을 앞두고 있어서일까. 그 장면이 유달라 보였다. 마치 <무한도전>을 사랑해왔던 팬들의 마음을 유재석과 제작진에 대한 무한애정을 표현하는 이 가족들이 대신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서다. 결국 그 집을 떠나 김제동의 아버님 산소를 찾아 절을 올리는 모습도 어딘지 짠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아마도 이건 이제 종영하는 <무한도전>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생겨나는 마음일 게다. 

‘묵언수행’을 위해 월정사를 찾은 조세호의 이야기 역시 웃음과 함께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그토록 수다쟁이처럼 떠들던 조세호가 묵언수행을 하며 겪는 그 답답함이 웃음을 주었지만, 그건 마치 이제 토요일 저녁 <무한도전>이 있어 가득 채워졌던 그 웃음과 수다 대신 크게 남을 침묵의 무게가 느껴져서다.

조세호와 연꽃을 만들면서 스님이 한 ‘생각을 하기보다는 그냥 하라’는 말씀은 마지막에 즈음에 그토록 많은 추측들이 나왔던 <무한도전>의 상황을 떠올리게 했다. ‘단 것’이 뭐냐고 물으면 그걸 애써 설명하기보다는 ‘설탕’을 조금 주는 편이 낫다는 그 말씀에서 향후 <무한도전>이 어떻게 될 것이냐는 수백 가지의 말보다 한 가지의 행보가 더 많은 걸 설명해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기다리던 내일이 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는 조세호의 질문에 스님이 지금 현재를 잘 살면 된다고 한 말도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지금을 열심히 살아야 내일도 온다는 것. 그건 마치 이제 끝을 앞둔 <무한도전>에게 던지는 덕담처럼 들렸다. 내일을 걱정하기보다는 오늘 눈앞에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이제 한 회만을 남기고 있는 <무한도전>이 남기는 큰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스님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특별한 무게로 여운을 남겼다.(사진:MBC)

‘무도’, ‘보고 싶다 친구야’ 특집에 담긴 특별한 느낌

우연의 일치였을까. 아니면 의도된 기획이었을까. MBC 예능 <무한도전>이 보여준 ‘보고 싶다 친구야’ 특집은 이제 시즌 종영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그 제목이 달리 보였다. 마치 향후 시즌을 종영한 후 시청자들이 느낄 이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을 제목에 담은 것처럼 다가왔다.

오랜 절친을 다시 만나는 기획처럼 보였지만, 이 특집의 앞에서 생략된 목적어가 있었다. 그것은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다 친구야’ 였던 것. 그래서 각 출연자들의 절친들이 SNS로 단톡방을 열어놓고 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연출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그 지시대로 출연자들이 실행하는 것이 이번 미션의 내용이 되었다. 

그래서 이 SNS로 뭉친 이른바 ‘랜선 친구들’은 출연자들에게 동대문에 가서 그들이 원하는 대로 봄에 맞는 스타일링을 하는 미션을 내렸다. 농민의 난 스타일로 유재석이, 황진이 스타일로 조세호가, 건달 콘셉트로 하하가, 그리고 나머지 출연자들은 씨름부 3인방으로 변신했다. 그 모습 그대로 호텔의 ‘딸기 뷔페’에서 식사를 한 후, 그 추운 날씨에 한강 고수부지에서 씨름을 하고 심지어 월미도까지 가 디스코팡팡을 타는 갈수록 혹독해지는(?) 미션을 수행해야 했던 것.

이 코너가 준 웃음의 핵심은 ‘몸 개그’였지만 역시 <무한도전>답게 거기 담겨진 남다른 의미도 찾아볼 수 있었다. 그건 SNS라는 익명의 공간에서 내려지는 지시가 갈수록 혹독해지고, 지시를 내리는 이들은 깔깔 웃고 있지만 정작 이를 실행하는 출연자들은 굉장히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그건 SNS가 가진 익명의 폭력을 풍자하는 것처럼 느껴지지기도 했지만, 동시에 <무한도전>에 시청자들이 바라는 ‘새로움’이라는 것이 말은 쉽지만 실제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얼마나 힘겨운 노력을 필요로 하는가를 보여주고 있었다.

13년 동안 그 ‘새로운 재미’를 위해 달려왔고, 그걸 위해서라면 뭐든 감수해온 그들이지만 또한 그들이 얼마나 지쳐 있을까를 생각해볼 수 있는 장면들이었다. 그래서 마지막에 이르러 ‘랜선 친구들’에게 역공을 하기 위해 직접 지상렬의 집을 방문해 저녁을 먹으며 나누는 이야기들은 이들에게 주는 작은 위로처럼 보였다.

SNS가 아닌 진짜 오프라인에서 얼굴을 대면하고 만나는 그 시간은 그 자체로 빵빵 터지는 즐거움의 연속이었다. 특히 오랜만에 <무도>에서 보게 된 지상렬은 특유의 저승과 이승을 오가는 놀라운 멘트들로 하루 종일 고생했던 출연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이어 찾아온 남창희는 단톡방에서의 남다른 재능을 인정받아 ‘랜선계 유재석’이 되어 프로그램을 마무리 짓는 메인MC 역할을 해보였고 김제동 역시 모임에 합류해 즐거운 시간을 보여줬다.

사실 새로움에 대한 강박이 뭐가 그리 중요할까 싶은 특집이 아니었나 싶다. 그것보다는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어느새 시청자들에게도 오랜 친구처럼 남아있는 이들이 그간 피곤했다면 조금 쉬었다 다시 그 반가운 얼굴을 보여주길 바랄뿐이다. 특별한 새로움을 찾지 않아도 그저 모이기만 해도 이렇게 재밌는데 더 바랄 게 무엇일까.(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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