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6/04 집단 토크쇼 시대, 뜨는 MC의 조건
  2. 2008/04/12 KBS 예능, 노래와 바람나다

수평적 대화의 시대, 토크쇼에서 살아남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투나잇쇼’로 잘 알려진 자니 카슨이나, 그 계보를 이어받은 제이 레노, 그리고 역시 토크쇼의 귀재로 동명의 쇼를 진행하는 데이비드 레터맨 같은 이들은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1인 MC 체제를 꽤 오랜 세월 동안(‘투나잇쇼’는 거의 50년 가까운 전통이 있다) 유지해왔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1인 MC체제의 쇼가 유행했던 적이 있다. ‘자니윤쇼’, ‘주병진쇼’, ‘이홍렬쇼’, ‘이주일쇼’, ‘서세원쇼’, ‘김형곤쇼’ 등등이 그것이다. 그 이름만 봐도 한 시대를 풍미한 개그맨들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형태의 토크쇼는 이제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다. 이제 대세는 집단 토크쇼다. 한 명의 MC가 아닌 여러 MC들이 나와 말들을 쏟아낸다.

인터넷 환경을 닮은 집단 토크쇼
이것은 정확히 쏟아낸다는 표현이 맞다. 과거의 1인 MC 체제의 토크쇼에는 기본적으로 질문-답변이라는 순서가 있었다. 하지만 집단 MC 체제에는 이러한 순서는 거의 무시된다. ‘명랑히어로’에서 김성주가 좀 진지하게 어떤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할 때, 김구라는 아예 그 이야기 자체를 끊어버리고 자신의 이야기로 방향을 돌린다. 그리고 김구라의 이야기 도중에도 신정환은 계속 엉뚱한 이야기로 맥을 끊으려 노력한다. 심지어 카메라가 신정환을 잡고 있는 와중에도 말들을 계속 튀어나온다. 그것은 자막의 형태로 마치 만화를 보는 것처럼 화면 속에 들어온다.

집단 토크쇼의 묘미는 비록 글자로서라도 화면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고 싶을 정도로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말의 상찬에 있다. 아마도 과거의 토크쇼에 더 익숙한 분들이라면 이 정신산란한 말과 글자가 범람하는 화면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들의 홍수와 그 홍수 속에서의 순간적인 집중에 대한 훈련을 늘 디지털 사회 속에서 해오고 있는 요즘의 시청자들이라면 말이 다르다. 그것은 너무나 익숙한 풍경일 것이다. 오히려 그들은 정보가 너무나 일목요연한 1인 체제의 토크쇼를 보며 그 단순함에 하품을 할 지도 모른다.

과거의 중앙 집중식 토크쇼 형식이 점점 사라지고, 중앙이 없이 서로 주장들이 난무하는 집단 토크쇼로의 변화는 작금의 인터넷 환경을 닮아있다. ‘라디오스타’에서 서로 자신이 메인 MC라고 주장하는 것은 고스란히 인터넷에서의 대화방식을 닮았다. 인터넷에서의 대화 방식이란 중앙이 없고 대신 무수한 중앙들이 서로의 주장을 하며 부딪치는 형태다. 이처럼 수직적인 대화구조가 수평적인 형태로 변모하면서, 어느 한 사람의 주도 하에 끌려가는 1인 MC체제의 토크쇼는 점점 과거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집단 토크쇼, 달라지는 MC들
이렇게 대화방식이 달라지고 그 방식을 수용한 집단 토크쇼들이 등장하자 MC들도 달라졌다. 물론 집단 토크쇼에서도 메인 MC는 존재하지만 그 힘은 현저하게 약화되었다. ‘해피투게더’의 유재석은 메인 MC임이 분명하지만, 프로그램에서 너무 전면으로 나서지는 않는다. 적당한 선에서 그 날 출연한 게스트들의 웃음 포인트를 콕콕 집어내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이것은 유재석이 이 시대에 어떻게 예능 프로그램 MC 0순위의 자리에 올랐는가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이것은 최근 주목받는 MC로서 강호동도 마찬가지다. 강호동의 스타일이 좀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유재석과는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그 역할은 그렇지 않다. 강호동은 좀 공격적인 방법으로 게스트들의 웃음 포인트를 끄집어 내주고 있을 뿐이다. 공격적인 질문만큼 답변에 대한 과장된 리액션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것은, 씨름을 했던 선수라면 당연할 ‘천부적인 균형감각’을 토크쇼에 있어서도 강호동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호동의 장점은 좀더 강한 토크의 세계 속에서도 유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초창기 ‘무릎팍 도사’의 성공을 가능하게 한 원인이다.

집단 MC 체제는 그 형태가 기본적으로 이야기 배틀의 구조를 가져가기 때문에 그 상황 속에서 특유의 재능을 가진 MC들을 주목시킨다. 그 대표적인 MC가 신정환이다. 신정환은 특유의 순발력과 재치로 TV에 등장하자마자 토크쇼의 강자로 떠오른 인물이다. 물론 탁재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최근 탁재훈은 메인 MC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생기면서 오히려 초창기의 이미지를 아쉽게 만들고 있다. 지금은 옆자리에 앉아서 툭툭 던지는 촌철살인의 말들이 가장 중심에 서서 하는 말보다 더 주목받게 되는 시대다.

옆자리 토크에 적응해야 살아남는다
바로 이 ‘옆자리 토크’가 우세한 시대가 낳은 스타가 김구라다. 그는 누군가 하는 말을 받아치는 방식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세울 수 있었다. 받아친다는 것은 어찌 보면 강렬한 인상을 줘 독한 이미지로 비춰질 수 있지만 김구라는 그 부분을 솔직함과 공감으로 넘어선다. 실제로 가끔씩 던지는 사회에 대한 쓴 소리는 그것이 의미가 있든 없든 간에 보는 이의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구석이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랫동안 메인 MC로서의 확고부동한 위치를 차지해온 이경규는 이렇게 달라진 환경 속에 스스로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명랑히어로’에 나온 이경규가 박미선에게 “너랑 같이 했어야 했다”고 말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박미선은 메인의 입장에서 한참 동안의 공백을 통해 변방으로 내려와 집단 토크쇼 속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녀가 제일 먼저 한 것은 ‘해피투게더’에서 후배 박명수를 웃기기 위해 굴욕을 거듭하며 한없이 낮아지는 것이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박미선은 편안한 아줌마의 이미지로 집단 토크쇼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 돌아온 김국진도 마찬가지다.

달라진 시대의 대화방식을 차용한 집단 토크쇼는 거기에 걸맞은 MC들의 변화를 요구한다. 그 변화는 바로 수직적 체계에서 수평적 체계로의 이행이다. 라인 문화가 공공연히 프로그램 속에서 회자되던 적이 있었다. 그것이 실제로 수직적인 체계인지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지금은 라인 문화(일단 이 용어부터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보다는 팀 문화가 더 어울리는 시대다. 옆자리에 앉아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이 변화된 토크쇼 환경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Daum 블로거뉴스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TRACKBACK :: http://thekian.net/trackback/539

KBS 예능, 노래와 바람나다

네모난 세상/명랑TV 2008/04/12 08:52 Posted by 더키앙

풍덩 칠드런 송, 도전 암기송, 불후의 명곡, 그리고 예능의 가수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KBS의 예능 프로그램이 노래와 바람이 났다. ‘쟁반 노래방’시즌2의 성격을 띈 ‘상상플러스’시즌2(풍덩 칠드런 송)가 시작되면서 KBS의 예능은 거의 일주일 내내 ‘노래에 도전하는 연예인들’을 보여주게 된 셈이다. 주중에 포진된 ‘해피투게더’의 ‘도전 암기송’이 그렇고, 주말 ‘해피선데이’의 ‘불후의 명곡’이 그렇다. 노래방으로 대변되는 우리네 노래문화가 특이하다고 해도 이런 프로그램들의 편향에는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을 법하다.

먼저 노래라는 소재가 가진 장점은 KBS의 성격과 잘 어울리는 구석이 있다. KBS라는 방송사의 성격상 전통적인 시청자를 아우르면서 젊은 세대까지 끌어 모으는 방식으로서 노래는 대단히 효과적인 장치다. 이들 예능 프로그램들이 내세우는 노래는 ‘현재’가 아닌 ‘과거’의 노래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성세대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옛 노래를 가지고 지금의 연예인들이 도전을 한다는 설정은 일거양득의 힘을 가진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래로 편향된 KBS의 예능 프로그램들에서는 어떤 일련의 계보가 중첩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아마도 그 시작은 ‘전국노래자랑’의 ‘땡’에서부터 비롯된 것 같다. 노래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가진 음치, 몸치의 재미는 ‘딩동댕’과 ‘땡’과 만나면서 우리에게 하나의 포맷을 만들어냈다. ‘쟁반 노래방’은 바로 이 ‘땡’을 쟁반이라는 물리적인 장치로 변형시켜 예능 프로그램의 ‘벌칙’의 개념으로 바꿔놓았다. ‘상상플러스’시즌2는 쟁반 대신 다른 장치로 그것을 변형시켰을 뿐이고, ‘도전 암기송’과 ‘불후의 명곡’은 전통적인 ‘땡’을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포맷뿐만 아니라 MC들의 계보까지도 만들어낸다. ‘해피투게더’의 ‘쟁반노래방’ 코너에서 MC를 맡았던 이효리는 ‘상상플러스’시즌2로 복귀해 ‘쟁반노래방’시즌2 성격의 ‘풍덩 칠드런 송’을 하고 있고, 유재석은 ‘해피투게더’에서 새롭게 포맷을 만든 ‘도전 암기송’에 남아 있다. ‘불후의 명곡’의 탁재훈, 신정환 콤비는 예능 프로그램에 그들을 확고히 안착시켜준 ‘상상플러스’에서 그 계보를 이어받고 있다. 이렇게 놓고 보면 프로그램 포맷들이 서로 서로 조금씩 중첩되면서 변형되어왔고 그 안의 MC들 또한 반복적으로 활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KBS 예능 프로그램들이 가진 가수들에 대한 열렬한 환호다. 이효리, 탁재훈, 신정환 같은 가수들은 ‘노래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메인 MC로 자리잡았다. 이것은 최근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1박2일’의 구성원들의 면면을 봐도 드러난다. 그들은 강호동을 빼고는 모두 노래와 관련이 있다. 은지원, 이승기, MC몽, 김C는 가수이며, 이수근은 개그맨이지만 ‘노래와 관련된(예를 들면 고음불가 같은)’ 노래개그로 뜬 개그맨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수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메인이나 고정 출연자가 된다는 것은 우리네 가요계가 변화된 상황을 에둘러 말해주는 현상이다. ‘노래를 잘한다’는 가수의 이미지는 이들 프로그램에 오면 거꾸로 ‘서투르게 노래하는’ 이미지로 바뀌면서 일종의 권위의 파괴에서 오는 쾌감을 준다. 이것은 ‘노래 잘하는 가수’보다는 ‘재미있는 가수’가 더 주목받는 작금의 음반계 상황과 잘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어쨌든 이것은 자기 노래를 한번이라도 불러서 홍보를 해야 하며, 때론 평범한 이미지를 통한 친숙함을 만들어내야 하는 가수들 입장에서도 나쁜 것이 아니다.

KBS가 노래와 바람이 난 이유는 전통적으로 성공해왔던 노래 예능 프로그램들의 확대 재생산이라는 측면이 강하다. 확실히 노래는 그 자체로 이런 힘이 있는 게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일주일 내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노래방으로 향하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도전보다는 익숙한 프로그램의 (그것도 너무 드러나는)샘플링이 되어 가는 것으로는 현재의 민감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나친 마케팅과 향수의 만남은 고만고만한 프로그램들의 양적 팽창으로 이어지면서 자칫 동시에 가라앉는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투자를 하더라도 분산투자를 해야 위험이 적은 법이다.


Daum 블로거뉴스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TRACKBACK :: http://thekian.net/trackback/500

BLOG main image
더키앙
문화 속에 담긴 현실을 모색하는 곳
by 더키앙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635)
네모난 세상 (473)
책으로 세상보기 (5)
낯선 곳으로 (9)
와인으로 읽는 세상 (4)
생활의 발견 (16)
[블로거 뉴스] 생각의 바다 (2)
무대읽기 (3)

달력

«   2008/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1246811
  • 10003456
textcubeget rss

더키앙

더키앙'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Copyright by 더키앙 [ http://dogguli.tistory.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