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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모가디슈’, 두 시간이 쫄깃한 남북 공조 소말리아 탈출기 류승완 감독의 신작 영화 는 먼저 그 제목부터가 호기심을 유발한다. 아프리카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 1991년 그 곳에서 벌어진 내전을 소재로 했다. 한국영화가 한국도 아닌 해외 배경으로, 그것도 아프리카라는 공간을 소재로 가져온 것만으로도 색다른 그림과 스토리가 기대될 수밖에 없다. 영화 시작부터 부감으로 보여지는 모가디슈의 이국적인 풍광은 그 곳에서 벌어질 대혼전을 예고하며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이 배경 위에 남북한의 외교 총력전이라는 대결구도를 세워두니, 영화는 더욱 이색적인 느낌을 준다. 이역만리의 땅에서 벌어지는 대한민국 대사관과 북한 대사관 사이의 치열한 외교전이 그것이다.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으로 국제사회에 발을 ..
'반도', 좀더 쿨한 강동원이었다면 어땠을까 그 후 4년. 바로 이 문구만으로도 연상호 감독의 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이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K좀비라는 지칭이 나올 정도로 '한국형 좀비'에 대한 관심이 커진데다, 같은 올 여름을 겨냥한 좀비물이 이미 등장했던 터라, 에 거는 기대감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 결과는 어땠을까. 뚜껑을 연 에 대한 반응은 호불호가 확연히 갈린다. 별 생각 없이 여름 블록버스터로서 액션을 즐기고 싶은 관객이라면 좀비 떼들과 두 시간 가까이 사투를 벌이는 그 시간에 푹 빠져들 수 있다. 공포와 스릴러와 액션이 잘 버무려진 작품인데다, 무엇보다 이러한 좀비 아포칼립스 장르의 배경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도시 공간이 할애되고 있..
‘하이바이 마마’가 그리는 유족의 눈물, 떠난 자의 눈물 사람이 저 세상으로 떠나도 그 흔적은 여전히 남는다. 그래서 살아있었다면 함께 갔을 수 있는 여름캠프의 무정한 예약 알림이 더 허전하게 다가오고, 생일만 오면 여전히 남아있는 떠난 자의 SNS에 그리움의 마음을 꾹꾹 눌러 적는다. ‘내 친구, 내 마음의 언덕, 나의 차유리, 유리야... 유리야... 보고 싶어.’ 그러면서도 살아가기 위해서 그 아픔을 애써 외면하려 한다. 괜스레 거울을 닦고 욕조를 청소하며 안하던 고스톱 게임을 한다. 주방 구석구석을 청소한다. 마치 기억을 지워내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하지만 그 슬픔은 지워지지 않는다. 아마도 tvN 토일드라마 는 바로 이 부분에서 기획된 드라마일 게다. 그 슬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보겠다는 것. ..
이 시대 가족드라마들이 배워야할 ‘눈이 부시게’KBS 주말드라마 이 종영했다. 이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49.4%(닐슨 코리아)를 거둔 드라마지만 이 드라마는 전형적인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였다. 뻔한 신파와 신데렐라 이야기에, 시대착오적인 효녀, 착한 여자 콤플렉스에 ‘핏줄 의식’까지 철철 흐르는 드라마였으니 어찌 보면 ‘욕하면서 보기’ 때문에 생겨난 그만한 시청률도 이해될만 했다. 이런 정도의 자극적이고 퇴행적인 이야기들을 개연성도 별로 없이 마구잡이로 붙여놓는다면(그것도 주말극의 자리에) 그 어떤 드라마가 주목받지 못 넘길까.이미 종영한 드라마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토를 다는 일이 어딘지 쓸데없는 일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이 시점에서 생각해봐야 하는 건 과연 이런 식의 가족드라마를 시청률이 나온다는..
구박하는 계모, 출생의 비밀, 신파... ‘하나뿐인 내편’의 진부한 현주소시간을 한 30년 넘게 되돌린 것 같다. KBS 새 주말드라마 은 아주 오래된 신파극의 설정이 고스란히 재연되어 있다. 병에 걸린 아내를 어떻게든 살리려 돈을 빌리러 갔다가 우발적으로 저지른 두 차례의 살인과 강도, 결국 아내는 사망하고 살인죄로 감옥에 가게 되는 현대판 장발장 강수일(최수종). 그를 평생의 은인으로 생각해 고아원에 보내진 그의 딸을 자신의 딸처럼 키우는 김동철(이두일). 그 집안에서 알게 모르게 구박을 받으며 자란 콩쥐 혹은 신데렐라 김도란(유이), 도란을 구박하고 친딸인 김미란(나혜미)만을 챙기다 결국 그 출생의 비밀을 터트리는 소양자(임예진), 그 충격에 집을 나간 도란을 찾아 나섰다가 사고로 김동철이 죽게 되..
'같이 살래요' 뻔한 상투성, 유동근·장미희 연기까지 이상하다주말극은 이 상투성을 벗어날 수 없는 걸까. 또 결혼반대 코드에 뻔하디 뻔한 뒷목 잡게 만드는 악역 캐릭터다. 다만 KBS 주말극 가 다른 게 있다면 그 결혼 반대하는 대상이 부모가 아니라 자식이라는 점이다. 효섭(유동근)과 미연(장미희), 둘 사이는 핑크빛이고 그래서 결혼까지 오가고 있지만, 이 둘을 미연의 아들 문식(김권)은 대놓고 반대하고 나섰다. 그런데 그 반대하는 이유가 황당하다. 결국 미연의 재산 때문이라는 것. 문식은 그래서 몰래 친부를 만나고 미연과의 재결합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보통의 주말극에서 늘상 나오던 상투적인 장면인 부모가 자식 결혼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식의 설정을 거꾸로 뒤집어 자식이 부모 결혼에 간섭하는 이야기...
‘감빵생활’, 박해수에게 배우는 슬기로운 위기대처법주인공인데 이토록 무뚝뚝하기도 참 어려울 듯하다. tvN 수목드라마 의 주인공 김제혁(박해수)은 말보다는 행동을 더 많이 보여준다. 그래서 침묵 속에서 표정조차 잘 변하지 않는 이 인물은 평상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없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다. 이렇게 무뚝뚝하고 어떤 면에서는 무뎌 보이는 인물이 이토록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건 왜일까.김제혁은 자신에게 벌어지는 사건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어쩌다 감옥까지 오게 됐지만 그는 마치 바보처럼 무덤덤해 하고 그다지 아픈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데 그건 그가 무감해서가 아니다. 다만 그런 아픔들이 있어도 그걸 버텨낼 만큼 강인한 정신의 소유자라서다. 자신보다 ..
눈물 가득 ‘황금빛 내 인생’과 ‘신과 함께’, 흥행하는 까닭너무 신파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 누구도 눈물을 참기 힘든 상황 설정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방송 전체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KBS 주말드라마 이 그렇고, 개봉 5일 만에 350만 관객을 넘어서며 일간 관객 수 순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 그렇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각각 대중들의 가장 큰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는 이 두 작품에는 모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져 있다.은 서태수(천호진)의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슬픈 크리스마스의 한 풍경으로 시청자들을 울렸다. 자신의 존재 자체가 부정당한 상황에서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이 가장은 가족들에게는 원양어선을 탄다고 했지만 본래부터 삶을 정리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몸 상태가 심상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