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2’는 어떻게 연예인 관찰카메라의 한계 넘었나

이른바 관찰카메라의 시대지만 그 호불호는 확실히 나눠진다. 특히 연예인이 그 가족과 함께 등장하는 관찰카메라에 대해 대중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싱글와이프>나 <둥지탈출>이 연예인들의 가족이 등장하는 것만으로도(사실 내용은 다를 수 있지만) 시청자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건 단적인 사례다. 

'동상이몽2(사진출처:SBS)'

그런데 이상하게도 <동상이몽2>는 그 반응이 다르다. 여기에도 추자현과 우효광 부부가 등장하고, 이지애와 김정근 아나운서 부부가 등장한다. 물론 이재명 시장과 그의 아내 김혜경이라는 특별한 출연진이 눈에 띄지만 정치인과 연예인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 유명인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그리 이질적으로 느껴지진 않는다. 도대체 <동상이몽2>는 무엇이 다르기에 연예인(유명인) 가족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불편함이 아닌 호평을 받고 있는 걸까. 

가장 큰 것은 <동상이몽2>가 보여주는 게 그저 연예인 부부의 특별한 일상이 아니라, 보통의 부부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면면들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이재명 시장과 김혜경 부부가 강원도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는 모습은 그 나이의 부부들이 보여줄 만한 현실감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풀 빌라가 로망인 아내와 낚시를 하고픈 남편. 그 사이에 갈등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금세 “내가 정말 당신을 사랑했나보다”라며 과거 임신했을 때조차 낚시를 하러 갔던 때를 회고하는 아내의 이야기는 둘 사이에 쌓인 남다른 부부의 정을 느끼게 해준다.

추자현과 우효광의 이야기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대륙의 별’이라 불릴 만큼 유명해진 추자현이지만 우효광과의 부부생활에서 그녀는 달콤살벌한 현실 부부의 면면을 드러낸다. 용돈을 올려달라는 우효광의 요구에 과거 목돈을 줬다가 주식투자를 해 날린 남편 이야기를 꺼내 말문을 막아버리는 추자현의 모습이 그렇다. 그렇게 현실적인 갈등을 보이지만 또 헤어질 때면 보고 있어도 그립다는 말을 할 정도로 절절한 애정을 보여준다. 유명한 연예인으로서의 일상은 거의 보이지 않고 대신 현실 부부로서의 공감대가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지는 이유다. 

짧은 분량으로 등장하는 이지애와 김정근 아나운서 부부의 일상은 더더욱 현실적이다. 프리 선언한 후 백수가 되어 육아대디의 삶을 살아가는 김정근이 마트에 들어가자마자 “나 카드가 없지롱”하고 말하는 대목은 빵 터지면서도 짠한 현실감을 준다.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아내와 철없이 비싸도 최고의 제품만을 사려는 남편 사이의 실랑이나, 아내가 준 카드를 바로바로 내역이 문자전송 되는 것 때문에 쓰지 않는 남편의 이야기는 보통의 우리 같은 부부들 역시 공감할만한 내용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이런 공감대가 바탕이 되어 있고, 그것이 <동상이몽2>라는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남편과 아내의 서로 다른 입장을 통한 소통이라는 지점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이 연예인 가족 홍보와는 거리가 멀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즉 최근 민감해진 연예인 가족 관찰카메라의 관건은 연예인 가족이 출연한다는 사실 그 자체보다, 그 방송이 어떤 걸 지향하고 있고 그 메시지가 충실하게 시청자들을 공감시킬 만한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이 불편해하는 건 저들 만의 이야기가 보통의 시청자들과의 공감대와 상관없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관찰카메라를 제작하는 이들이라면 먼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봐할 것이다. 왜 그 방송을 시청자들이 봐야 하는가 하는 것에 대한 질문. <동상이몽2>는 현실부부의 서로 다른 생각을 공유하고 소통한다는 지점에서 그 질문에 충실히 답하고 있다.

시청률·화제성 모두 잡은 ‘동상2’, 왜 잘 되나 했더니

일요일 집안 일 도와 달라는 아내와 좀 쉬고 싶은 남편. 그래도 관절이 안 좋은 아내를 위해 툴툴 대며 일어나 물걸레질을 하지만, 어딘지 돕는다기보다는 더 일거리만 만들어놓는 남편과 애써 잔소리를 꾹꾹 누르는 아내. 짐짓 스킨십을 시도했다가 괜스레 민망한 거부의 손길을 당하고 여름휴가 계획으로 낚시를 가자는 남편과 풀빌라가 있는 집으로 가자는 아내. 아마도 이런 서로 다른 남편과 아내의 생각이 부딪치는 이야기들을 우리는 그 많은 드라마와 콩트 코미디에서 봤을 게다. 하지만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2>는 같은 이야기라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들이 설정이 아니라 실제 부부이고, 그 부부가 다름 아닌 이재명 시장 부부라는 점 때문이다. 

'동상이몽2(사진출처:SBS)'

지난 대선 당시 그 누구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이재명 시장이라는 점을 떠올려보면 <동상이몽2>가 보여주는 그의 모습은 그저 평범하기 그지없는 현실 남편 그대로다. 일터에서는 그 누구보다 남다른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그이지만 집안에서는 아내에게 구박받기도 하고 때론 구박받을 짓을 하기도 하는 그런 현실 남편. 그 모습이 남편들 입장에서는 200% 공감 가는 지점이다.

하지만 스튜디오에서 그의 부부생활을 같이 관찰하는 여성 출연자들은 이재명 시장의 행동 하나하나를 보며 아내 입장에서 질색하는 모습을 드러낸다. 이 관찰카메라에 참여한 추자현과 이지애 아나운서는 이재명 시장이 한 행동에 “저러면 아내 입장에서는...”이라는 주석을 연실 달아 놓는다. 그러면 김구라가 마치 남편 입장을 대변이라도 하겠다는 듯 이재명 시장의 입장을 대변한다. 그저 현실 부부의 일상을 관찰하는 것이지만, 이런 남편과 아내의 입장을 끄집어내는 스튜디오에서의 설전은 의외로 흥미진진한 남녀 관점 토크의 맛을 낸다. 

이재명 시장 부부의 일상이 현실 부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면, 화제가 되고 있는 추자현과 우효광 부부의 삶은 여성 관찰자들에게 로망이 될 수 있을 만큼의 판타지로 다가온다. 일을 하는 남편의 촬영장을 찾기 위해 100인분의 닭튀김을 직접 만드는 추자현의 모습은 그저 아내의 내조라기보다는 그녀가 어떻게 중국에서 그토록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는가를 가늠하게 해준다. 물론 그렇게 만들어서 촬영장 스텝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는 추자현 옆에서 하트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밤에는 힘들었을 아내를 위해 발마사지를 해주는 남편 우효광에게서는 그가 어떻게 그녀의 사랑을 얻었는가를 확인하게 된다. 

우효광이 어떤 행동 하나를 할 때마다 스튜디오에서 그것을 관찰하는 남자 패널들은 질색을 하고 대신 여자 패널들은 일제히 로맨틱함에 빠져드는 그 상반된 반응은 그 자체로 웃음을 준다. 하지만 그것이 그저 웃음으로만 끝나는 건 아니다. 거기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남편의 입장과 아내의 입장으로서 같은 상황이라도 서로 다른 생각을 읽어내고 공감하게 된다. 

<동상이몽2>는 그런 점에서 보면 시즌1보다 훨씬 더 안정적이면서 동시에 재미와 의미까지를 모두 담보하는 형식으로 돌아왔다. 시즌1은 일반인들이 출연한다는 데서 가질 수밖에 없는 리스크가 있었고, 그 관점의 차이도 어쩌면 편집의 차이로 나타난 인위성 같은 걸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하지만 시즌2는 그저 그들의 부부생활을 관찰하며, 그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를 남녀 관점으로 나누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동상이몽>이라는 이 프로그램의 취지를 자연스럽게 살려내고 있다. 

물론 이런 관찰카메라에서 가장 중요한 건 누구를 관찰하느냐는 점이다. 캐스팅이 사실상 절반 이상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조건이 된다는 것. 그런 점에서 보면 이재명 시장 부부나 추자현과 우효광 부부 같은 캐스팅은 신의 한수라고 해도 될 법하다. 이들의 진솔하고 때론 로망을 주는 삶이 소소한 갈등이 가득한 일상 속에서도 저마다의 매력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러니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거머쥘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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