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참시', 냄새를 보는 소녀 이영자의 군침 가득 도는 먹방

실제로 먹은 건 두부와 고구마 한 개뿐이다. 그런데 이영자가 나오는 그 방송 분량을 보는 내내 입에 침이 고인다. 도대체 이건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우리가 늘 봐왔던 먹방은 도무지 입에 넣지 못할 만큼 음식을 담아 입안 가득 밀어 넣고 맛있게 먹는 장면이다. 물론 이영자도 그런 먹방을 보여주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이영자의 먹방은 확실히 무언가가 특별했다. 그 특별한 점은 실제 먹는 장면을 쏙 빼놓자 드디어 확연히 드러난다. 그건 이영자만이 가진 상상력과 표현력이었다.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이영자와 매니저의 광고를 하루 앞두고 벌어진 다이어트가 주요 소재가 되었다. 붓기를 뺀다며 한강둔치에서 운동까지 한 이영자는 그 곳을 찾은 연인들이 먹는 라면 한 그릇에도 참을 수 없는 유혹을 느꼈다. 하지만 꾹꾹 유혹을 눌러가던 이영자는 이러다간 밤늦게 뭔가를 먹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살짝 공복만 달래기로(?) 했다. 

그런데 소고기를 먹자고 했던 이영자가 찾아간 곳은 두부집. 두부 한 모를 그냥 잘라서 양념을 찍어 먹는 곳이었다. 하루 종일 공복 상태였던지라 두부 한 모의 맛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또 순두부는 종이컵에 세 숟가락을 담고 양념을 살짝 얹어 마치 커피를 마시듯 먹었다. 지나는 사람들에게 “커피 한 잔 해요”라고 천연덕스럽게 이야기하며.

그렇게 하루 다이어트가 성공한 줄 알았지만 진짜 복병은 맛집들이 늘어선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이었다.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냄새가 이영자의 발목을 잡아끌었던 것. 이영자는 이미 먹어봤던 그 맛집들의 음식들을 상상하며 그 맛이 어땠는가를 매니저에게 설명했다. 또 그 맛집에서 음식을 먹는 손님들과 눈이 마주치자 먹어보라며 그 맛을 그렇게 대신 느껴보려 했다. 

먹방을 흔히 ‘푸드 포르노’라고 말하게 되는 건 그 자극성 때문이다. 그 먹방이 자극하는 건 주로 시각이다. 눈앞 가득히 음식과 그 음식을 먹는 입을 클로즈업해 보여준다. 하지만 이영자의 먹방이 자극하는 건 시각보다는 후각과 청각이다. ‘냄새를 보는 이영자’라는 자막 표현이 그저 하는 이야기가 아닌 건, 이영자가 음식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언어들을 곱씹어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는 냄새에 유독 민감해 스스로도 말했듯, 음식점의 냄새 안에서 얼마나 청결한가까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란다. 

또 맛 표현에서 “지글지글”, “호로록” 같은 청각적인 단어들이 자주 쓰이는 것도 특이점이다. 음식 그 자체를 이야기하기보다는 식재료가 어떻게 자라나고 그것을 어떻게 가져와 조리하느냐까지의 그 과정들을 설명하며 그는 청각을 자극하는 단어들로 표현을 한다. 후각과 청각을 동원한 표현들은 시각보다 훨씬 더 상상력을 자극한다. 즉물적인 것이 아니라 각자의 경험치가 더해진 맛 상상이기 때문에 이영자의 먹방이 특별하게 느껴진다는 것. 

그런데 이영자의 음식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하는 양재웅 원장의 질문에 들려주는 답변이 소름 돋게 만든다. 어린 시절 엄마가 해주던 음식이 가장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것. 어쩌면 이영자는 그래서 그 때의 그 행복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공감하기를 바라는 지도 모르겠다. 탁월한 감수성에 개그우먼으로 잔뼈가 굵은 이만이 가질 수 있는 남다른 표현력이 더해지고 거기에 진심까지 얹어져 있으니 이영자의 먹방이 특별하게 느껴질 밖에. 상상만 해도 군침이 도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사진:MBC)

‘전참사’ 역시 이영자,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독보적 먹방

이영자가 하니 설렘 가득한 ‘썸’도 음식을 타고 온다. 방송이 재개된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이영자는 지금까지 보여줬던 먹방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그걸 한 마디로 표현하라면 “마음의 헛헛함까지 채워주는 이영자의 썸 먹방”이라고나 할까.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이영자만의 특별한 설렘으로 <전지적 참견 시점>의 스튜디오는 후끈 달아올랐다.

‘사랑의 오작교’가 되어달라는 이영자의 말에 한 달음에 달려간 매니저는 추천음식이었던 ‘토마토 치즈 제육 덮밥’을 먹으며 그 음식이 ‘동서양의 만남’이라는 말을 공감했다. 매콤한 제육덮밥에 토마토 치즈의 만남이라니. 그런데 이 음식의 만남은 마치 이영자와 그 음식점 셰프의 만남을 예고하는 전조처럼 느껴졌다. 가게를 나서며 매니저가 은근히 물어본 “혹시 결혼하셨나요?”라는 질문에 “아니오”라는 답변이 나오는 순간, 그 장면을 관찰하는 스튜디오의 출연자들은 저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서 골키퍼 없이 빈 골문에 골을 넣는 손흥민을 본 것처럼 환호했다.

바자회장에서 행사를 끝내고 나온 이영자가 자신도 “힐링해야겠다”며 셰프의 식당을 찾아가는 길, 매니저는 이 기쁜 소식을 전했다. 이영자는 내색하지 않는 듯 보였지만 갑자기 하지 않던 화장을 하기 시작해 매니저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 늘 허기를 느껴 음식을 찾던 이영자였지만 그 날은 진짜 마음의 허기를 느끼는 듯 보였다. 

그래서였을까. 셰프의 식당을 찾은 이영자는 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셰프가 앉으라는 자리에 앉으며 “배가 고프진 않는데 마음이 헛헛하다”며 슬쩍 속내를 드러낸 이영자는, “뭘 먹으면 좋겠냐”고 셰프에게 물어봤다. 지금껏 메뉴 선택에 있어서 자신이 정해놓은 메뉴추천을 하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또 잘 마시지 않는다는 맥주를 주문하고는 자신에게 너무 많다며 셰프에게 나눠 마시자고 제안했고, 그렇게 건배를 하는 그들에게서는 훈훈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음식 앞에서는 체면, 미모 포기하던 이영자였지만, 그 자리에서만큼은 달랐다. 조신하게 음식을 먹는 모습을 스튜디오에서 목격한 전현무는 “나한테는 목젖까지 보이며 먹는다”며 적응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장 시선을 집중시킨 순간은 이영자가 은근슬쩍 “매날 이렇게 일해서 여자친구가 싫어하겠다”고 물으며 여자친구가 있는가를 물어볼 때였다. 셰프가 “그래서 없어요”라고 말하자 좋아하면서도 수줍어하는 이영자는 먹방 요정이 아니라 여전히 썸에 설레는 ‘소녀 영자’였다.

이영자의 먹방이 도대체 무엇이 달라 이토록 시청자들의 열광을 이끌어냈는가 하는 의구심은 이번 이른바 ‘썸 먹방’이 한방에 날려버린 느낌이다. 썸을 타도 음식을 통해 가능하다는 걸 이영자는 보여줬다. 그리고 그것은 이영자만이 할 수 있는 독보적인 영역이라는 걸 확인시켜줬다. 허기만이 아닌 마음의 허기까지 채워주는 먹방이라니. ‘사랑은 비를 타고’가 아닌 ‘썸은 음식을 타고’를 보는 듯한 이영자의 먹방이라니.(사진:MBC)

‘밥블레스유’, 유쾌한 수다만으로도 포만감이 느껴지는 먹방

최근 대세 먹방러로 자리한 이영자, 입담만큼 먹는 것까지 우아한 최화정, 개그우먼이라는 본업보다 ‘새싹PD’가 더 잘 어울리는 대세 기획자 송은이 그리고 어느 자리에서건 위 아래 눈치 보지 않고 비집고 들어와 빵빵 터트리는 대세 개그우먼 김숙. 이렇게 네 사람이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올리브TV <밥블레스유>는 기대감이 넘친다. 

이미 사적으로도 오랜 우정을 쌓아왔기 때문에 처음 만나 케미를 만들어가는 그런 과정 따위는 필요 없다. 그래서 포스터 촬영을 하러 모인 자리에서 이들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케미를 보여준다. 먹이사슬로 표현한 이들의 서열은 ‘최화정〉이영자〉송은이〉김숙’이지만 먹는 데 있어서, 또 빵빵 터지는 멘트를 던지는데 있어서 서열 따위는 없다. 

이들은 먹는 모습도 남다르다. 이영자의 말대로 최화정은 국밥을 먹어도 이태리 레스토랑에서 먹는 우아한 느낌을 주지만, 이영자는 이태리 요리를 먹어도 국밥 먹듯이 한다. 위경련이 있어 첫 방부터 잘 먹지 못하는 김숙에게 “양이 부족하다”며 먹지 말라고 하고, 그나마 챙겨온 죽을 돌려가며 뺏어먹는 모습은 이들의 남다른 식탐이 만들어낼 깨알같은 재미들을 기대하게 만든다.

하지만 <밥블레스유>는 오랜 우정으로 다져진 이들의 케미에서 나오는 유쾌한 먹방만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시청자들의 사연을 받아 그 사연에 걸맞는 음식을 제시해주는 쌍방향 소통 먹방이다. ‘진상고객들이 상담 전화할 때 화내고 소리쳐서 스트레스 받는다’는 사연에 최화정은 제대로 된 ‘엄마의 가정식’을 권하고 이영자는 그런 음식이 ‘자존감을 높여주는 음식’이라고 설명한다. 또 최화정은 소고기뭇국 같은 게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음식이라고 소개하고, 김숙은 그 뭇국에 오도독거리는 무말랭이 하나 얹어 먹으면 절로 스트레스가 풀릴 거라고 말한다. 

살짝 선보인 것이지만 <밥블레스유>는 그래서 고민에 맞는 먹방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푸드테라피’라는 새로운 영역을 제시한다. 물론 그들의 제안이 100% 맞는 건 아니지만, 그들 나름대로 경험을 더해 던져놓는 푸드테라피는 그저 듣는 것만으로도 유쾌한 기분을 준다. 마치 고민마저 꼭꼭 씹어 먹어버리는 듯한 그런 느낌이다.

여성 출연자들이 주축이 된 예능 프로그램들을 점점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에 이렇게 네 명의 여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다는 사실이 주는 의미는 크다. 프로그램 제목을 고민하면서 <맛있는 녀석들>에 대항하는 <맛있는 ×들>은 어떠냐고 농담하는 김숙의 발랄함이 남다르게 느껴지고, 여성, 남성 그리고 제3의 성인 ‘먹성’이 있다는 재치 있는 이야기에 성차 역시 씹어 먹어버리는 통쾌함마저 느껴진다.

흔한 먹방이 아닐까 들여다본 시청자들이라면 <밥블레스유>의 다른 지점들이 눈에 띌 것이다. 가장 먼저 자기 색깔이 뚜렷한 네 여성들의 빵빵 터지는 입담에 빠져들게 되고, 그러면서 남다른 맛 표현이 더해진 먹방에 주목하게 된다. 먹다 먹다 고민까지 씹어 먹는 먹방, 유쾌한 수다를 듣다보면 포만감까지 느껴지는 먹방이라니.(사진:올리브TV)

'전참시' 방송 파문, 제작진 몰랐다는 게 면죄부 될 순 없다

과연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의 제작진은 사전에 몰랐던 것일까. 예능 프로그램에 세월호 참사 보도 장면이 ‘조미료’처럼 편집되어 들어갔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시 보고 또 봐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그 장면이 예능 프로그램이 만들어내려는 웃음의 재료로 쓰였다니. 어떤 변명을 해도 상식적으로 결코 납득될 수 없는 일이다.

이 비상식적인 장면은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에 삽입되었다. 마치 속보라도 들어온 것처럼 뉴스 보도 장면에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라는 자막이 붙여 웃음을 주려 했던 것이었다. 보도 앵커 뒤편에 담겨진 세월호 침몰 장면은 블러 처리되어 있었지만 그 장면이 세월호 참사 보도였다는 게 밝혀지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하필이면 어묵을 먹는 장면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도 대중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어묵은 일베 일부 회원이 세월호 희생자분들을 모욕하는데 활용됐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사건이 불거지고 나서 대중들은 MBC에 일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이미 해당 장면이 블러 처리되었다는 사실과 일베를 연상케 하는 어묵 장면에 삽입됐다는 점은 제작진이 사전에 알고 한 의도적인 행위가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 만든다. 하지만 제작진은 해당 장면을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 받은 것’이라고 했다. 즉 제작진은 그 장면이 세월호 참사 보도 장면이라는 걸 인지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제작진은 사과와 함께 ‘삭제조치’ 그리고 향후 이 문제를 MBC 내부에서 엄밀히 조사해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 아무리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 받은 것이라고 해도 이를 인지하지 못한 것 역시 책임을 모면하기는 어려운 일이 된다. 편집과 자막은 결국 최종 제작진의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선택에는 그 자료의 선별과정 또한 포함되는 일이다. 파문이 커지자 MBC 최승호 사장이 직접 SNS에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는 글을 게재했다. 또 “관련자의 책임을 묻고 유사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일베 논란을 일으킨 많은 사건들이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 바 있다. 그 때마다 방송사들은 내부적인 책임자 처벌과 향후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자체 검증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그 검증 시스템은 늘 구멍을 보여왔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이렇게 된 건 방송, 특히 예능 프로그램에 있어서 ‘자료화면’을 통한 편집이 갈수록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관찰카메라’ 형식이 이제 대세로 자리 잡은 예능 프로그램은, 현장에서 찍어온 영상을 어떻게 편집하고 자막을 얹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질감의 웃음이 만들어지는 결과를 보이게 됐다. 평범한 장면도 편집을 통한 일종의 ‘조미료 치기’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게 된 것.

문제는 이게 과도해질 때다. 적절한 조미료야 원 재료의 맛을 돋워줄 수 있지만, 아예 조미료만으로 맛을 낼 때는 과한 인위적인 느낌이 들기 마련이다. 게다가 이런 조미료에 대한 강박은 이번 사건 같은 말 그대로의 ‘방송 참사’가 빚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는 건 이제 부수적인 일이 아니라 방송 프로그램의 성패를 결정짓는 일로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편집과 자막이 사실상 그 프로그램의 생사를 가르는 일이 된 지금, 그 검증에도 그만한 인력과 노력이 투여되고 있는지 반드시 점검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또한 과도한 편집과 자막에 대한 강박 역시 결국은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제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지적 참견 시점>처럼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는 프로그램이라면 더더욱 그렇다.(사진:MBC)

드디어 물 만난 이영자, 그 근간은 진정성이다

이른바 ‘영자의 전성시대’다. 물론 이영자의 전성시대는 이미 오래 전 1990년대 “안 계시면 오라이-”를 외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여러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며 여러 유행어를 남겼다. 하지만 다이어트 파문으로 한 순간에 그 전성시대의 종언을 선언했고, 한동안 이영자는 방송에는 나왔지만 그다지 두드러진 역할을 보이지는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 이영자가 최근 다시 떠오르고 있다. 다시 맞는 ‘전성시대’라 할만하다.

MBC 예능 <전지적 참견시점>은 이영자가 가진 매력들을 다양하게 뽑아내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됐다. 물론 먹방이야 이미 방송가에 파다하게 쏟아져 나왔던 바지만, 이영자가 하는 먹방은 새로운 관전 포인트를 만들었다. 남다른 먹성을 지니고 있는데다 전국의 맛 집 지도를 머릿속에 넣어두고 다니는 것 같은 이영자가 매니저와 함께 휴게소 음식 투어(?)를 하는 모습들은 큰 화제가 되었다. 그가 소개하는 휴게소 음식들은 순식간에 소문을 타고 퍼져나갔고, 실제 매출이 급증하는 효과까지 가져왔다. 

하지만 그의 먹방이 특별하게 된 건 남다른 먹성 때문만은 아니었다. 음식을 먹을 때 그 맛을 표현하는 이영자 특유의 토크 능력이 더해지면서 그 특별함도 커졌다. “소중한 땀을 한 땀 한 땀 모아서 상에 올린 느낌. 내가 양반이 된 것만 같은 맛.” “소 한 마리를 통째로 집어 삼킨 느낌과 함께 내가 부자가 된 듯한 성취감까지 주는 맛.” 이런 표현들은 보는 이들마저 야식욕구를 일으킨다는 반응을 만들었다. 실제로 백종원은 이영자의 맛 표현이 “맛깔나다”며 자신보다 더 뛰어나다고 말한 바 있다. 즉 먹방과 함께 덧붙여진 그의 토크 능력이 이영자가 보여주는 먹방의 새로운 면이 되었다는 것이다. 

<전지적 참견시점>이 가진 관찰카메라 형식과 스튜디오 토크쇼 형식의 결합 역시 이영자에게는 최적화된 포맷이라고 볼 수 있다. 관찰카메라 형식으로 찍혀진 영상 속에서 이영자는 매니저와 마치 한 편의 콩트를 찍는 듯한 케미를 보여준다. 어딘지 약간 소심해 보이는 매니저와 먹는 문제에 있어서 실수가 있어서는 안될 것 같은 위압감마저 주는 이영자는 그 캐릭터 관계 자체가 웃음을 유발한다. 

목동에서 매니저에게 핫도그를 시키면서 벌어진 해프닝은 이런 코미디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오리지널, 모차렐라, 가래떡 3종류의 핫도그에 각각 설탕, 머스터드, 케첩을 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실수로 가래떡에 머스터드를 뿌리게 된 매니저는 그 일 때문에 이영자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 연출됐다. 사실 핫도그의 소스를 잘못 뿌린 게 무슨 큰일일까 싶지만, 그게 이런 긴장감을 만들어낸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코미디적 코드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이영자는 자신이 찍힌 관찰카메라 영상들을 스튜디오에서 보며 멘트를 넣는데 있어서도 발군의 재능을 발휘한다. 그가 스튜디오에 있으면 어딘지 주눅 들어 하는 유병재의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살고, 전현무와 양세형의 깐족대는 멘트도 힘을 발휘한다. 송은이의 센스 넘치는 멘트들도 이영자와 합이 잘 맞는다. 그러니 관찰카메라 형식 속에서의 코미디와 먹방이 주는 재미에 스튜디오 멘트까지 더해져 이영자의 존재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영자의 이러한 새로운 전성시대가 그냥 갑자기 이뤄진 건 아니다. 아주 긴 시간을 이영자는 조용히 ‘진심을 다지며’ 노력해왔다. KBS <안녕하세요> 같은 프로그램에서 오래도록 자리를 지켜온 건 그래서 지금의 이영자에게는 큰 자양분이 되었다. 그 시간들과 그 시간에 성실하게 일해 온 노력들이 더해져 이제 대중들은 이영자의 진정성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웃음을 위해 설정된 부분이겠지만 <전지적 참견시점>은 때론 연예인과 매니저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권력구조’가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그 균형을 맞춰나가는 것이 이 프로그램이 좀 더 사랑받을 수 있는 관건이 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영자가 자신의 이름을 도용하는 영세업자들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그 영세업자분들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괜찮다고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인 건 주목할 만한 일이다. 

그건 어쩌면 꽤 오래 걸려 돌아온 이영자의 전성시대가 앞으로도 더 오래 유지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웃음과 재미만이 아니라 어떤 의미일 수 있다는 걸 말해주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이영자가 지금 맞은 전성시대는 단지 재미 때문에 생겨난 게 아니라 긴 시간 동안 해온 노력의 진정성이 대중들에게 닿았기 때문이라는 걸 늘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영자의 전성시대가 계속 이어지기를.(사진:MBC)

청불댁, 영자의 전성시대 다시 열리나

 

조용했던 <청춘불패2>에 간만에 웃음꽃이 피었다. 시청자를 초청해 꾸미는 ‘청춘민박’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로 바뀐 <청춘불패2>에 새 주인이 들어왔기 때문. 그 주인공은 바로 “안계시면 오라이!”로 잘 알려진 이영자다. 이영자는 그간 웃음의 포인트가 없는 데다가 아이돌과 시골과의 연계라는 의미도 사라졌다고 비판받았던 <청춘불패2>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녀는 특유의 개그감과 콩트 능력으로 웃음을 만드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그 후덕한 인상으로 일반인 출연자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의미까지 선사했다.

 

'청춘불패2'(사진출처:KBS)

한때 이미 섣부른 이들은 사망선고를 내렸던 <청춘불패2>였다. 그도 그럴 것이 내로라하는 아이돌 걸그룹 멤버들을 이처럼 한 코너에 모아놓고도 이렇다 할 시청률도 얻지 못했고 그렇다고 화제성도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청춘불패> 시즌1이 유치리라는 동네와의 끈끈한 유대를 보여주며 착하고 훈훈한 예능으로 호평 받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시즌2는 지역과의 유대조차 그다지 보이지 않았다.

 

물론 변명의 여지는 있다. 지역적으로 어촌이라는 특성이 시즌1의 유치리 같은 농촌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어촌의 주민들은 특성상 농촌보다는 도시에 가깝다. 물론 지역 주민들의 도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로 인한 불협화음도 종종 생긴다. 누군 나가고 누군 안 나간다는 것에 대한 은연 중의 민원도 생겨난다. 따라서 <청춘불패2>는 지역과의 연계가 약화될 수밖에 없었다.

 

지역을 챙기는 착한 이미지가 사라지자, 그 행위 자체만으로도 긍정적으로 웃어주던 시청자들은 반대로 돌아서게 되었다. 의미가 사라진 세계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아이돌들의 풍경이 그 힘겨운 시골 환경에서 철없는 짓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떻건, <청춘불패2>는 이 위기를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는데서 넘어서려 했다. 지역과의 연계가 어렵다면 시청자분들을 참여시키는 ‘청춘민박’이라는 콘셉트로 그 따뜻한 이미지를 되찾으려 했던 것.

 

청불댁으로 분한 이영자의 투입은 그런 면에서 적절했다고 여겨진다.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운 아이돌들이지만 상대적으로 예능에 약한 그들에게서 웃음을 뽑아내는 능력을 이영자는 보여주었다. 엄마와 딸 설정으로 딸들에게 일을 시키고(말 안들을 때 프라이팬을 들고 쫓아다니는 모습이나 효연에게 닭발을 씻으라고 시키는 등의 모습은 그 자체로 웃음을 준다), 때로는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나드는 토크는 영자의 전성시대가 다시 돌아온 것 같은 인상을 만들었다.

 

게다가 청불댁이라는 손 크고 뭐든 끌어안을 것 같은 후덕한 캐릭터를 연출해낸 것도 <청춘불패2>의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따뜻한 이미지에는 적격이었다. 안으로는 딸들(아이돌)과의 아옹다옹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뽑아내고, 밖으로는 참여한 일반인 출연자들과의 소통으로 따뜻함을 만들어내는 것. 이영자는 <청춘불패2>라는 위기의 예능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사실 이영자의 개그감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이영자에게도 취약점이 있었다. 그것은 거침없는 입담이 때로는 너무 과할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의 이영자가 출연하는 프로그램들은 좀 더 세밀한 편집이 요구되기도 했다. 하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가진 긴 자숙기간과 tvN의 <택시>나 KBS의 <안녕하세요>를 통해 조금씩 방송에 적응한 그녀는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연륜마저 느껴지는 이영자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청춘불패2>는 그런 의미에서 이영자에게는 하나의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의미와 재미를 읽고 기울어져 가는 이 예능을 되살린다면 그것은 그 자체로 이영자의 두 번째 전성시대를 예고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한 때의 사건으로 자칫 잃을 뻔 했던 발군의 개그우먼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그것은 우리 예능에 큰 수확이 될 것이다.

일하는 여성을 보는 사회의 이중잣대

"아들에게 미안해서 무릎 꿇고 빌었어요." '밤이면 밤마다'에 출연한 이경실은 끝내 참던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아들 보승이가 4살 때 안 좋은 일이 벌어져 신경을 써주지 못했고, 심지어 아들이 조금만 잘못을 해도 아이에게 다른 모습을 투영해 더 크게 혼을 냈다는 말을 꺼내는 이경실의 눈은 붉게 충혈됐다. 아마도 자식 가진 모든 부모의 인지상정이었을 것이다. 그 얘기를 들은 조혜련도 "나와 우주의 관계가 그렇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경실을 비롯한 많은 개그우먼들은 그 직업상 '대가 센' 여성으로 이미지화되어 있다. 이경실이 스스로 밝힌 대로 직업이 사람들을 웃기는 일이다 보니 자신의 사적인 불행한 일에서도 눈물을 감추고 심지어는 쾌활한 척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미 사생활이 다 노출된 개그우먼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참 독하다'는 것일 게다. 하지만 진짜 그런가. '밤이면 밤마다'에 출연한 이경실의 눈물은 개그우먼으로 산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것은 이경실만의 얘기가 아니다. '세바퀴'에서 이상용이 '우정의 무대'에서 부르던 '그리운 어머니'를 부르면서 애끓는 사모곡을 내레이션으로 말했을 때, 그 자리에 있던 개그우먼들은 모두 눈물을 흘렸다. 아이를 낳은 지 얼마 안 된 박경림이 그랬고, 그 엄마들이 군대 간 아들에게 하는 말이 "깻잎 나오냐? 너 좋아하는 거."라는 이상용의 말에 이경실이 "그 말이 더 슬프다"며 울었다. 그러자 진행자인 박미선도 따라 울었다. 그 눈물 속에서 이경실이 농담처럼 던진 "남자들이 뭘 알아"하는 푸념은 한 아이의 엄마로서도 살아가야 하는 개그우먼의 고충이 담겨져 있었다.

이경실을 포함해 이영자, 정선희 같은 개그우먼들이 더 도드라지게 '대가 센' 여성으로 이미지화되는 것은 그녀들이 불행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행을 겪으면서도 웃음을 주기 위해 그걸 억누르는 모습을 '독하게'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다분히 이중적이다.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고도 여전히 대중들에게 웃음을 주려 애쓴 고 이주일씨의 아픈 사연을 들으면서 우리는 모두 그 프로정신에 박수를 쳤던 적이 있다. 속으로 울면서도 내색없이 웃겨야했던 코미디언들의 삶에 대한 진심어린 공감.

하지만 개그우먼의 불행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여기에는 사회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여성들을 바라보는 우리네 사회의 차가운 시선이 느껴진다. 아이를 갖고 출산하는 것조차 업무의 손실로서 여기는 게 우리 사회 워킹우먼들이 겪는 일상사가 아닌가. 다행스러운 것은 지금은 그나마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게다. 예능 프로그램이 그동안 마치 금기시된 것처럼 웃음만을 강요했던 개그우먼들을 통해 진심어린 눈물을 보여주는 것에서도 그 작은 변화를 느끼게 한다.

불행 앞에서 밝게 웃으며 카메라 앞에 서는 개그우먼들은 '대가 세다'거나 '독한' 여성들이 아니다. 그녀들은 그만큼 자신의 일에 있어서 프로라는 것이고, 상대방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자신의 불행을 감출 줄 아는 천상 모성애들의 소유자라는 것이다. 이경실의 눈물은 그래서 이 땅에서 살아가는 개그우먼, 아니 나아가 워킹우먼들의 그 눈물을 떠올리게 한다.

‘무릎팍 도사’, ‘일밤’ 왜 비판받나

이영자의 ‘가짜 반지 소동’은 리얼리티쇼 시대에 과다한 시청률 추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페이크 쇼(가짜를 진짜인 척 하는 쇼)의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혹자들은 이 사소한 일처럼 보이는 소동이 왜 이렇게 시끄러운 지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이른바 쇼는 쇼일 뿐인데, 왜 거기서 진실이냐 거짓이냐를 따지냐는 것이다. 일견 이러한 의견은 타당성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오락 프로그램들이 일제히 리얼리티쇼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이 문제의 핵심이 보인다. 우리는 이영자가 ‘경제야 놀자’란 쇼에서 과장되게 얘기한 사실이 엉뚱하게도 쇼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소라에게 악플로 나타났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이영자가 쇼의 재미요소로 끌어들인 것은 말 그대로 만들어진 쇼의 한 부분이 아니라, 이영자의 사생활 즉 리얼리티였다는 것.

즉 리얼리티쇼는 완전한 허구로 구성되는 코미디 프로그램과 달리, 시청자들이 받아들였던 리얼리티가 거짓으로 드러나는 순간 프로그램 자체의 진정성을 잃게 된다. 리얼리티쇼의 핵심이 진정성에 있기 때문에 이것이 훼손된다면 그것은 시청자의 웃음은 기만당한 셈이 된다. “그저 웃었으면 됐지 않냐”고 할 수 있겠지만 이것은 마치 속은 채 웃은 뒤에 남는 ‘바보 된 느낌’은 시청자의 몫이지 거짓말한 자의 몫이 아니라고 하는 궤변과 같다.

몰래카메라, 과연 지금도 유효한가
쇼 프로그램이 현실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런 사례는 이미 리얼리티쇼를 주창하고 나왔던 프로그램들에서 쉽게 찾아낼 수 있다. ‘몰래카메라’가 거의 매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리얼리티쇼를 표방하는 이 쇼 프로그램이 늘 진위를 의심받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의 숨기지 않은 맨 얼굴을 잡아낸다는 몰래카메라에서 억지스런 상황설정으로 ‘속지 않은’ 최진실의 모습을 발견한다든가, 작위적으로 오버하는 성시경의 모습을 본다든가, ‘속은 척 해주는’ 유세윤의 모습이 보인다든가 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즉각적인 비판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진짜 속은 것인지, 아니면 속은 척 해주는 것인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쩌면 ‘몰래카메라’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가진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처음 시도되었을 때는 그 몰래카메라의 주인공이 자신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연예인들이 이제는 몰래카메라 자체를 일상의 하나로 받아들이는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몰래카메라’의 재미가 성립되려면 첫째, 베일에 쌓인 신비스러운 연예인이란 전제조건이 필요하고, 둘째 그 연예인의 겉옷을 벗겨내는 몰래카메라라는 비장의 무기가 잘 숨겨져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여기에 부합되지 않는다. 연예인들은 신비주의를 벗고 생얼을 드러내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고, 여기서 몰래카메라는 오히려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상황이다. ‘몰래카메라’가 의도했든 아니든, 본래의 의미를 상실하고 홍보의 또 다른 방식이 되는 지점에서 진실과 거짓에 대한 논란은 표출될 수밖에 없다.

무릎팍 도사는 과연 그들의 죄를 사해줄 수 있는가
‘무릎팍 도사’가 ‘물의 연예인 면죄부 프로그램’이냐는 논란은 이 리얼리티쇼가 가진 프로그램 진정성 역시 의심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연예인을 무릎 꿇리고 거침없는 질문공세로 맨 얼굴을 드러내게 만드는 ‘리얼 인터뷰 쇼’라는 애초의 의도는 희석되고,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에게 오히려 변명의 기회를 주는 면죄부 프로그램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무릎팍 도사가 인기를 끌면서 초심을 잃어버린 결과이다. 물의 연예인들이 매주 등장해 자신의 소회를 얘기하는 것은 좋지만, 결론적으로 무릎팍 도사가 ‘그들의 죄를 사해주는 것’은 시청자들을 무시한 오만한 행위로 비춰지기도 하는 것이다.

리얼리티쇼들은 그것이 진실을 끄집어낼 때 보여지는 날 것의 신선함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늘 그 신선함을 유지한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단 쇼의 리얼함으로 인기를 끈 프로그램 제작자들은 조금씩 연출에 대한 유혹을 받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편집에 의해 이루어지기에 당연한 연출자의 권리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아무리 대본이 아닌 연예인들의 애드립으로 현장성을 높인 쇼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거기에는 반드시 편집이 가해지기 마련이며, 출연자들은 최종편집이 될 때까지 자신의 발언이 어떤 뉘앙스로 시청자에게 전달될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이런 리얼리티쇼의 진정성 문제는 출연자들의 의도라기보다는 편집권을 가진 연출자들의 문제이다. 당장은 이야기가 가진 자극적인 뉘앙스에 유혹을 받는 것이 당연할 지라도, 그것은 멀리 볼 때 프로그램을 오래 지속시킬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편집은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위해 쓰여져야지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위해 쓰여져서는 안 된다. 그것은 리얼리티쇼에서 결국 제 살을 파먹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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