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기분 좋아지는 <무한도전> 콜라보의 정석

 

이 정도면 <무한도전> 콜라보의 정석이다. 방콕에서 유재석과 엑소가 함께 만들어낸 댄싱킹의 무대는 완벽했다. 이미 방송이 나가기 전부터 직캠으로 인터넷에 올라온 장면들을 통해 예견된 바였다. 그 장면들 속에서 엑소와 유재석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우러져 있었다. 누가 엑소고 누가 유재석인지 모를 정도로.

 

'무한도전(사진출처:MBC)'

이렇게 엑소와 유재석이 함께 만들어낸 신곡 댄싱킹은 음원이 나오자마자 차트 1위를 기록했다. 본래 엑소의 팬덤이 워낙 강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기에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보인 노력의 과정들이 얹어지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무한도전>답게 이 댄싱킹의 음원 수익은 전액 기부될 예정이라고 한다. 엑소도 유재석도 또 <무한도전>은 물론이고 시청자들까지 모두 기분 좋아지는 미션. <무한도전>이 추구하는 콜라보의 정석이다.

 

엑소는 유재석과의 무대가 영광이라고 했고, 유재석은 기꺼이 엑소의 막내를 자처할 정도로 그 무대에 긴장하면서도 설렘이 가득했다.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나오기만 하면 댄스곡을 원하고 노래보다도 춤추기를 갈망했던 춤꾼아니었던가. 그러니 엑소와 함께 한 무대에서 칼군무에 맞춰 춤을 춘다는 건 그에게도 꿈 같은 일이었을 게다.

 

이것은 엑소의 팬들도 유재석의 팬들도 또 <무한도전>의 팬들도 반색하는 도전이었다. 엑소의 팬들에게는 이 레전드 무대가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되었고, 유재석의 팬들은 그가 또 하나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기대했다. <무한도전>의 팬들은 엑소와 유재석이 만들어내는 무대의 과정들을 보며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방콕의 무대에서 댄싱킹이 끝나고 엑소의 선창에 관객들이 모두 유재석을 외치는 장면은 감동적이었다. 한 달 여간 여름휴가도 반납하고 혹시나 폐가 되지 않을까 저어하며 연습에 연습을 해온 유재석은 그런 엑소 멤버들을 하나하나 다독였다. 무대에서 내려와 그에게 춤을 개인지도해준 엑소 안무 선생은 그에게 최고의 무대였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번 <무한도전>의 유재석과 엑소의 콜라보 미션은 늘 그렇듯 장난처럼 시작됐다. 광희의 일종의 벌칙 제안으로 시작됐던 일. 하지만 결국 일은 커져버렸다. 유재석은 이번 무대에 대해 이런 기회를 준 광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광희 역시 유재석을 응원하는 사진을 찍어 보내기도 했다.

 

장난처럼 소소하게 시작하지만 거대한 행사로 커져버리는 미션, 그리고 개인적 소망으로부터 비롯되지만 점점 사회적 의미로까지 확장되는 도전. 이것은 <무한도전>이 지금껏 11년째 최고의 자리에 서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라는 걸 이번 유재석과 엑소의 콜라보 무대는 증명해 보여주었다.

 

그 중심에는 역시 유느님으로 불리는 유재석이 있다. 메뚜기춤 하나로 웃음을 주던 그가 가요제를 거치며 춤꾼으로 거듭나고 결국 엑소의 무대에 함께 군무를 추는 모습은 <무한도전>의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부각시켰다. 노력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그 과정을 거듭하다 보면 놀라운 결과 역시 가능해진다는 것. 유재석은 그걸 또 한 번 증명해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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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빨로맨스>, 웹툰으로는 몰라도 드라마로는

 

MBC <운빨로맨스>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먼저 그 캐스팅이 그렇다. 작년 <그녀는 예뻤다>로 로코퀸의 탄생을 예감케 했던 황정음이 돌아왔고, <응답하라1988>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류준열이 합류했다. 그러니 이 캐스팅의 팬덤만으로도 드라마는 들썩일 수밖에.

 

'운빨로맨스(사진출처:MBC)'

게다가 <운빨로맨스>는 원작인 웹툰으로 이미 일정한 팬덤을 가진 작품이다. <멍순이>를 연재했던 김달님의 웹툰으로 운빨로맨스는 꽤 인기 있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최근 tvN <또 오해영>이나 SBS <미녀 공심이> 같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들이 선전하고 있다는 것도 <운빨로맨스>에 기대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째 첫 회가 주는 느낌은 이런 기대감에서 상당히 벗어나는 것 같다. 아직 본격적인 로맨스에 들어가기 전 남녀 주인공의 만남의 과정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해도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가 너무 떨어진다. 사실 시작부분에 몇 개의 에피소드로 캐릭터의 매력을 만들어내는 것은 로맨틱 코미디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남자주인공인 제수호(류준열)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시퀀스는 카지노에서 특유의 계산능력으로 칩을 싹쓸이하는 모습이다. 물론 그것은 그의 계산적인 성격과 능력을 드러내는 장면이긴 하지만 그게 인물을 매력적으로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여자주인공 심보늬(황정음)은 갖가지 알바를 하면서 제수호와 여러 차례 악연으로 엮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다가 그녀가 가진 불행, 즉 동생이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어 있다는 것이 알려진다. 그 와중에 점과 운수를 지나치게 맹신하는 이 캐릭터가 소개된다.

 

잘 나가는 CEO 남자주인공과 불행해도 씩씩한 캔디형 여자주인공. 사실 이 조합은 그리 신선하지 않다. 너무 많이 로맨틱 코미디에서 다뤄왔던 캐릭터 설정이기 때문이다. 물론 <운빨로맨스>는 여기에 이라는 변수를 집어넣었다. 동생을 살리기 위해서 호랑이띠 남자를 찾아서 하룻밤을 보내라는 무속인의 말 때문에 제수호에 접근하는 심보니의 이야기가 들어 있는 것.

 

하지만 이 설정 역시 웹툰이라면 모를까 드라마에 적합한지는 의문이다. 웹툰이 가진 만화적 특성상 점 때문에 절박하게 남자에게 접근하는 여자의 이야기는 흥미로울 수 있지만, 드라마는 그래도 조금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심보늬가 운에 이처럼 집착하는 것이 단지 재미를 위한 설정이 아니라 납득되고 공감할만한 현실적 이유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사실 팬덤은 어떤 면에서는 드라마에 역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만들어낸다. 그만큼 기대감을 잔뜩 키워놓았는데 그것을 드라마가 채워주지 못하면 실망감 또한 커지기 때문이다. 황정음과 류준열, 그리고 웹툰 원작에 대한 높은 기대감은 <운빨로맨스>가 넘어야할 산이다. 첫 회의 아쉬움을 차츰 채워줄 수 있을지 다음 회의 면면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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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없이 <무한도전>11년 간 만든다는 건

 

어린이날도 어제가 된 이 시간. 할 일은 많고.. 마음은 불안하고.. 애써 해도 티도 안나고... 다들 누구가 알아서 해줬으면 좋겠다 싶겠지만 그 누구가 바로 인 것 잘 알고... 환하게 불켜진 예능본부 회의실, 편집실 안에 계신 피디분들. 작가님들 마음은 다 비슷할 듯...”

 


'무한도전(사진출처:MBC)'

지난 6일 김태호 PD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짧은 글은 <무한도전>을 사랑하는 팬들에게는 꽤 묵직한 메시지로 다가왔을 법 하다. 지금껏 그 많은 힘든 상황들을 겪어냈지만 김태호 PD는 항상 의연한 자세를 보여 왔다. 그래서 그는 늘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사람으로 여겨져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에서 느껴지는 건 힘겨움이다. 늘 해야 할 일들은 넘쳐나고 마음은 항상 무얼 해도 불안했을 게다. 왜 그렇지 않을까. 11년 동안 우리네 예능의 맨 앞에서 새로운 분야들을 선구적으로 열어온 프로그램이다. 그만큼 관심과 기대가 높기 때문에 작은 구설도 용납이 안 되고, 죽어라 애써서 만들었는데도 오히려 비판을 받기도 한다.

 

늘 기대 이상을 해왔다는 사실은 그만큼의 부담과 불안감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애써 해도 티가 안 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누구나 쉽게 <무한도전>에 대한 애정으로 어떤 걸해줬으면 하는 이야기를 꺼내지만 그렇기 때문에 제작진들은 더 곤혹스러워진다. 팬덤이 커지고 기대치가 커질수록 그걸 맞추는 일은 요원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부담감과 불안함을 온통 떠안아야 하는 김태호 PD이고 제작진이다. 어찌 힘겨움이 없겠는가. 많아도 너무 많았던 고충들이 늘 무표정하게 출연자들과 밀당을 벌이던 그 얼굴 속에 숨겨져 왔을 것이다.

 

특히 MBC에서 <무한도전>은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많은 이들의 지금의 MBC의 어려워진 상황을 이야기하며 그나마 <무한도전>이 있어 MBC가 버티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어느덧 <무한도전>MBC에 남은 마지막 상징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그토록 안팎에서 요구해온 시즌제 같은 출연자와 제작진 모두가 좀 더 롱런할 수 있는 방식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노동 강도로 생각해보면 주말도 없고 휴가조차 좀체 낼 수 없는 제작진들은 엄청난 노동을 해온 셈이다.

 

이건 출연자들도 마찬가지다. 유재석 같은 늘 변함없는 얼굴을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해도 그 속내도 변함없다 얘기할 수 없는 이유다. 김태호 PD가 이 정도의 힘겨움을 토로하고 있다면 유재석 역시 드러내진 않아도 그 고충이 만만찮을 게다.

 

김태호 PD의 인스타그램이 올라온 후 팬들은 일제히 쉬엄 쉬엄 천천히 하라고 그의 어깨에 올려진 무거운 짐을 덜어주려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의 해결이 되지는 않는다. 결국 김태호 PD는 창작자다. 창작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보람을 느낄 만큼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그저 지금 힘드니 쉬엄 쉬엄 한다는 것으로 해결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김태호 PD와 제작진, 그리고 출연자에게 절실한 건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것만이 그들을 다시 즐겁게 일에 복귀하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그들은 변함없이 그 초창기 모습 그대로 11년을 달려왔다. 앞으로 언제까지가 될 지도 모를 시간을 지금처럼 변함없이 달려가라는 건 무리다. 이제 좀 더 지속 가능한 <무한도전>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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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공유한다는 것, 그 기적 같은 일

 

MBC <무한도전> ‘토토가2’는 역시 변함없는 감동을 안겨주었다. 해체 후 16년 만에 완전체로 무대에 선 젝스키스에게 노란 우비를 입고 객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눈물로 화답해주었다. 그들은 모두 함께 나이 들었고 그래서 더 성숙해진 모습들이었지만 그런 건 그들이 만나는 순간 모두 지워져버렸다. 함께 공유한 시간들은 그들을 고스란히 16년 전으로 되돌려 주었으니.

 


'무한도전(사진출처:MBC)'

사실 이번 특집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없었던 건 아니다. 그 중 가장 컸던 건 <무한도전>처럼 이미 하나의 공공의 장이 되어버린 프로그램에서 젝스키스 팬 미팅의 성격이 강한 토토가2’를 한다는 것이 너무 마니아적이 아니냐는 시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이 젝스키스의 16년만의 무대는 의외로 보편적인 감동을 주었다. 팬이라면 당연하겠지만 팬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도대체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던 걸까. 물론 젝스키스의 팬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당대를 지냈던 이들이라면 “Oh love -”의 후렴구로 유명한 커플이란 곡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왔을 때 저마다의 추억이 방울방울 소환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노래를 전혀 모르고, 심지어 당대를 살지 않은 젊은 세대라고 해도 토토가2’는 충분히 감동적일 수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시간을 공유한다는 것에 대한 남다른 감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20년 전 가수와 팬으로 만나 같은 공간에서 노래하고 춤추고 열광하고 박수쳤을 그들이 그렇게 다시 20년 후 한 자리에 모여 그 때와 똑같은 시간을 공유한다는 것. 그걸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었다는 것이다.

 

게릴라 콘서트형식으로 팬들과 만나기 전, 이런 시간의 공유가 주는 감동을 먼저 보여준 건 마지막 날 무대에 함께 오르기로 결심한 고지용이었다. 잠깐 커플의 안무동작을 바라보던 지용이 저도 모르게 춤동작을 기억해내고 따라하는 장면. 그것은 젝스키스 멤버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함께 해왔는가를 자연스럽게 드러내주었다. 머리는 기억을 못하지만 몸이 기억해내는 지용의 춤동작은 그래서 그것이 어설프다고 해도 멤버들을 반색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들의 감흥은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전해졌다. 설혹 젝스키스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사람과 사람이 시간을 뛰어넘어 함께 했던 시간을 공유한다는 건 얼마나 놀라운 인간만의 능력인가. 그것을 그저 쉽게 공감이라고 표현하지만 바로 이 능력이 있어 우리는 생판 모르는 타인과도 연결될 수 있는 것일 게다.

 

<무한도전> ‘토토가2’가 보여준 건 젝스키스의 팬 미팅도 아니고 그저 그런 추억 팔이는 더더욱 아니다. 그것은 전혀 그들을 모르는 타인이라도 똑같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이어지는 공감의 힘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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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외전> 강동원, 복수극 속에서 그가 빵빵 터트린 이유

 

<검사외전>은 어떻게 설 명절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무려 5백만을 훌쩍 넘기는 관객을 동원하고 있을까. 사실 이 스토리는 그리 새로운 것도 아니다. 흔하디흔한 복수극.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게 된 검사가 그 안에서부터 치밀한 계획 하에 복수를 하는 이야기다.

 


사진출처: 영화 <검사외전>

장르적 유사성이나 이야기 구조상으로 보면 <베테랑>이나 <내부자들>과 크게 다른 느낌이 아니다. 거기에는 부패한 권력이 있고 부조리한 법 정의가 있으며 무고한 희생자가 있다. 사회 현실의 답답함을 영화 속으로 끌어와 속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것. <검사외전>은 거기에 충실한 오락영화다.

 

아무리 좋은 것도 여러 번 보게 되면 식상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야기 구조나 정서에 있어서 <베테랑>이나 <내부자들>과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검사외전>은 만일 그것 만이었다면 쉽게 성공하기 어려웠을 영화다. 하지만 <검사외전>에는 강동원이 있었다. 그저 살 생긴 강동원의 팬덤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그가 연기하는 재욱이라는 귀여운 사기꾼 캐릭터가 <검사외전>만의 독특한 재미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재욱은 사기꾼이다. 돈 많은 여자나 후려내는 그렇고 그런 인물이지만 그가 보여주는 특유의 허세는 강동원이라는 연기자와 맞아 떨어지면서 관객들에게 시원한 웃음을 선사하는 캐릭터로 거듭난다. 잘 생긴 외모로 한껏 허세를 부리는 모습도 우습지만, 그런 그가 주먹이 무서워 찌질한 모습을 드러낼 때는 더욱 웃기다. 사기꾼이기는 하지만 어딘지 속내는 착해 보이고 어떤 면에서는 당하는 삶을 살아왔다는 점은 그가 밉지 않은 이유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건 정치인과 검사가 맞붙는 이 거창한 복수극 속에서 그가 위치한 어딘지 방관자적인 태도다. 그는 물론 억울하게 감방에 들어온 변재욱(황정민)을 돕는 입장에 서지만 사회 정의라던가 부조리에 대한 고발 같은 거창한 목적 따위는 그에게 없다. 그저 돈이 앞서고 그것이 아니라면 살아남기 위해 뛰는 것이며, 그저 가끔씩 인간적인 정 때문에 일에 뛰어들 뿐이다.

 

재욱의 위치는 정확히 서민들의 시선을 만들어낸다. 도대체 저 사회 정의고 어쩌고 하는 거대담론이 중요한 건 알겠는데 그게 우리네 서민들에게 어떤 희망을 준 적이 있는가 하고 그는 되묻는 듯하다. 그런 거대담론과 대결하기 보다는 그저 눈앞의 삶을 잘 살아가는 것이 더 갈급한 일이라는 걸 재욱이라는 캐릭터는 대변하고 있다.

 

그러니 복수극이라는 무거운 틀 속에서, 그것도 썩은 정치와 검은 돈과 유린되는 법 정의라는 어마어마한 사건들 속에서 일종의 냉소를 날리는 듯한 재욱의 캐릭터는 그 자체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다. 잔뜩 긴장한 대치 상황 속에서 그가 등장하기만 하면 빵빵 터지는 건 그래서다. 그러면서도 어딘지 정의가 이기기를 바라는 재욱의 모습에 관객들도 자연스럽게 빙의되어간다.

 

<검은 사제들>이라는 영화가 결코 대중적일 수 없으면서도 흥행에 성공한 이면에 많은 이들이 강동원의 존재감을 얘기한다. 다른 이도 아니고 강동원이 사제복을 입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관객들의 마음이 움직였을 거라는 것이다. <검사외전>도 마찬가지다. 강동원이 과거 <전우치>에서 보여줬던 그 냉소적이면서도 허세가 가득하고 그것이 기분 좋은 유쾌함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그 면면들이 <검사외전>에서도 빛을 발한다. 흔히들 강동원은 늘 옳다고 말하지만 그것이 왜 그런가를 확인시켜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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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7>, 팬의 관점과 일반 관객의 관점은 다르다

 

미국에서는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이하 스타워즈7)>의 놀라운 흥행기록이 연일 타전되어 들어오고 있다. 지난 월요일까지 <스타워즈7>은 무려 61,080달러(7,186억원)를 벌어들였다고 한다. 한 매체에서는 <스타워즈7><아바타(278천만 달러)>의 기록을 넘어설 거라는 장밋빛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사진출처:영화<스타워즈>

하지만 우리나라에서의 흥행만 놓고 보면 <스타워즈7>은 그다지 폭발적인 반응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130만 관객 정도가 <스타워즈7>을 보았다. 200만 관객을 훌쩍 넘기고 순항하고 있는 <히말라야>와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흥행 성적이야 나라마다 정서가 다르니 그렇다 치고, 영화적으로 <스타워즈7>은 어떨까.

 

<스타워즈7>은 호불호가 분명히 나뉠 수밖에 없는 영화다. 만일 1977년 개봉된 <스타워즈 에피소드4>를 봤던 관객이고, 그래서 어느 정도의 팬심이 있는 관객이라면 <스타워즈7>은 보는 내내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영화가 분명할 것이다. 글자들이 뒤로 죽 물러나며 음악과 함께 줄거리를 알려주며 시작하는 그 장면에서부터 <스타워즈>라는 세계에 들어가는 흥분을 감추지 못할 것이니 말이다.

 

J.J. 에이브럼스 감독은 이번 <스타워즈7>에서 상당부분 <스타워즈 에피소드4>를 연상시키는 요소들을 많이 배치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적이 되어 광선검으로 싸우는 장면이나, 퍼스트 오더로 출격해 날아가는 비행선들이 적의 우주선들과 싸우는 장면 같은 <스타워즈> 팬들을 설레게 만드는 장면들이 수시로 등장한다. 게다가 한 솔로(해리슨 포드), 레아 공주(캐리 피셔)는 나이는 들었지만 여전히 <스타워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여기에 알투디투나 쓰리피오 같은 로봇 캐릭터들이 가세하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스타워즈7>은 이 추억들을 끄집어내 하나하나 재배치한 듯한 느낌을 준다. 따라서 이야기는 새로울 것이 별로 없다. 사라진 스카이 워커를 찾는다는 대명제가 있고 그 안에 과정들이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로 채워져 있다는 것.

 

이렇게 되다보니 <스타워즈>의 팬이라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추억들이 보통 일반인들이라면 너무 심심하게 느껴지는 게 당연해진다. 도대체 왜 스카이 워커를 그토록 찾는지도 알 수 없고 우주선 몇 대가 편대를 이뤄 날아가 별 하나를 폭파시키는 그 <스타워즈> 팬들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관습적인 장면이 영 이해가 가지 않게 된다. 너무 허술하게까지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스타워즈7>이 하려는 것은 이제는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이 스토리의 중심에 설 수 없는 한 솔로나 레아 공주 그리고 루크로부터 레이(데이지 리들리), (존 보예가), (오스카 아이삭) 같은 새로운 인물들로 세대교체를 하는 것이다. 이것 역시 <스타워즈> 팬이라면 향후 이어질 <스타워즈>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는 그 기대감을 만들기에 충분할 것이지만, 일반 관객이라면 그다지 큰 감흥을 주지 못할 것이 뻔하다.

 

<스타워즈7>에 대한 관객들의 호불호가 분명하게 나뉘게 된 것은 바로 이 팬으로서의 입장과 일반 관객으로서의 입장이 너무나 다른 데서 비롯된 일이다. 결국 영화는 일반 관객들을 끌어모아야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 <스타워즈>가 하나의 국가적인 설화나 되는 것처럼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미국이라면 상황은 다를 수 있을 것이지만 우리에게 <스타워즈>는 하나의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콘텐츠의 하나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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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기획사만 살아남는 음원유통 구조, 사재기 불러

 

음원사이트의 차트를 들여다보다 보면 간간이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 걸 목격하곤 한다. 상위권에 올라온 어떤 곡은 의외로 잘 모르는 곡일 경우도 많고 그다지 좋다고 여겨지지 않는데도 꽤 오래 상위권에 머물러 있는 곡들도 많다. 물론 취향의 문제이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형 기획사들에서 나오는 곡들이 내놓는 족족 음원 차트 올 킬을 하는 것도 이상하긴 마찬가지다. 어떻게 이들은 매번 홈런을 치는 것일까.

 


'JTBC뉴스룸(사진출처:JTBC)'

JTBC가 보도한 음원사재기에 대한 문제제기는 이렇게 이상하게 그려지곤 하는 음원사이트 차트의 비밀을 우리에게 슬쩍 알려준다. 팬 등록 아이디 절반이 동일 패턴을 갖고 있다는 건 분명 음원사재기가 공공연하다는 심증을 갖게 한다. 물론 그 음원사재기의 패턴은 두 가지일 수 있다. 하나는 기획사가 나서서 수 천 수 만 개의 아이디를 확보한 후 음원을 다운로드받거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의도적으로 받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팬덤이 움직여 자발적으로 음원을 대량으로 사재기하는 경우일 것이다.

 

물론 팬덤이 음원을 사는 것이 뭐가 잘못됐냐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이다. 팬덤은 말 그대로 팬과 스타의 충성도 높은 관계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음원이 좋던 나쁘던 일단 사는 건 하나의 당연한 의리처럼 여겨진다. 그 자체가 잘못된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팬덤의 음원 구입이 상대적으로 팬덤이 약할 수밖에 없는 신인 가수들이 설 자리를 없앤다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이렇게 되면 그만한 시간과 돈을 들여서 팬덤을 키워갈 수 있는 대형기획사들만이 음원 차트에 들어올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밖에 없다. 신생 기획사나 그런 기획사 자체가 없는 신인 가수들은 언감생심 음원 차트에서 자신의 노래가 랭크되는 걸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만일 여기에 기획사들이 나서서 음원 사재기까지 한다면 그 흐름은 결코 바뀌지 않는 대세가 되어버릴 것이다.

 

사실 대형기획사들은 오히려 JTBC가 제기한 음원사재기 보도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내세우고 있다. 즉 그들은 기획사가 나서서 음원을 사재기한 적이 없다는 걸 명확히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이 그럴 것이다. 이미 팬덤이 확보되어 있는데 굳이 기획사가 나서서 음원 사재기를 하는 무리수를 쓸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새로운 가수를 런칭하는 신생기획사들이라면 이들 대형기획사들의 기득권을 뚫고 들어가기 위해 사재기라는 무리수라도 써봐야 할 판이다. 음원 차트에서 보이지 않는 가수와 곡이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처럼 여겨지는 게 지금 우리네 가요계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문제는 유통의 문제로 귀결된다. 모든 음원이 몇몇 음원 차트에 의해 유통되는 이 구조가 사실 대형기획사들만이 살아남는 공고한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음원사재기는 물론 잘못된 관행이고, 반드시 그 대상을 색출해 처결해야 하는 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음원사재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우리네 가요계 음원 유통의 구조적인 문제를 한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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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많은 <무도> 식스맨, 이제라도 시각을 바꿔야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제 바람과 욕심이 <무한도전><무한도전>을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께 누를 끼치지 않도록 미약하나마 후보 사퇴를 통해 제 잘못에 대한 뉘우치는 마음을 전하려 합니다.” 마치 장관이나 국무총리의 청문회 끝에 나올 것만 같은 이야기가 장동민의 입에서 나왔다. 그는 결국 2013년에 팟 캐스트에서 했던 문제의 발언들이 빌미가 되어 <무한도전> 식스맨 후보에서 자진사퇴를 결정했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과거를 반성하고 이제 비상하려던 한 개그맨이 대중적인 심판대에 올라 꿈이 꺾인 것에 대해 안타까움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이 또한 어쩌면 장동민으로서도 치러야할 과정일 것이다. 인터넷은 잘못된 과거를 덮지 못한다. 그것들이 분명한 사죄의 절차적 과정을 통해서만이 그저 받아들여질 뿐이다. 우리는 이 사태를 김구라를 통해 확인한 바 있다. 대중적인 지지가 높아질수록 검증의 잣대는 더 날카로워진다.

 

장동민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지만 그보다 이 논란이 가져온 <무한도전>에 남긴 여파는 자못 크다고 할 수 있다. 이건 결코 <무한도전>이 식스맨 특집을 통해 원했던 결과가 아니다. <무한도전> 식스맨 특집을 기획한 것은 실제로 그 여섯 번째 멤버가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김태호 PD도 밝힌 바대로 이보다 더 큰 것은 우리 예능계에 이처럼 많은 가능성의 존재들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물론 장동민은 가능성만큼 위험성도 컸다는 걸 말해주지만.

 

하지만 이런 의도에도 불굴하고 <무한도전>이 가진 현실적인 영향력과 팬덤은 이 일종의 선거전을 그저 웃으며 바라볼 수 없게 만들었다. 누가 식스맨이 될 것인가에 더 초점이 맞춰졌던 것. 그러니 그 물망에 오른 인물들에 대한 대중적인 호불호는 <무한도전>의 팬덤을 흐트러뜨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축제니 뭐니 말하지만 선거란 냉철하게 말하면 낙선자를 지지한 이들의 상처를 남기기 마련이다.

 

본래 의도와 상관없이 생겨난 <무한도전> 식스맨 특집의 상처는 너무 결과 지향적으로 이 아이템을 바라본 데서 발생한 일이다. 누가 될 것인가. 누가 떨어질 것인가. 그런데 사실 이건 지금껏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중시하고 그것을 모토로 하는 <무한도전>의 색깔과는 너무 동떨어진 시각이다. 어찌됐든 의도와 달리 이렇게 바라보는 시각이 생긴 만큼 그 집중도는 높아졌을지 몰라도 그 뜨거워진 만큼의 상처들도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

 

장동민의 자진하차는 이번 식스맨 특집의 의도와 달리 만들어진 상처의 가장 큰 표본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이미 불편함과 상처들이 존재했을 거라 여겨진다. 이를테면 유병재 같은 후보가 탈락했을 때 그를 지지하던 팬들은 어떤 식으로든 실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번 장동민 사태가 갑자기 불거진 것에 대해 배후가 있다는 식으로 음모론이 나오는 건 예상외로 치열해진 식스맨 선거전의 양상을 잘 드러내준다.

 

물론 이 모든 건 <무한도전>이 의도한 게 아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렇게 흘러왔다면, 거기에 대해 결자해지를 하는 것도 <무한도전>이 해야 할 일이다. 지금으로서 가장 좋은 방법은 애초의 의도대로 식스맨이라는 자리를 한 사람의 자리로 부여하는 일을 피하는 것이다. 지금 현재 막상 식스맨이 된다고 해도 그 위치가 편할 수 있는 후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결과는 선거전의 여진으로 남아 식스맨 당사자에게도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왜 굳이 식스맨은 한 사람이어야 할까. 지금껏 이 아이템을 위해 노력해온 많은 후보군들이 그 자리를 돌아가며 차지할 수는 없는 일일까. 이것은 그간 고생한 후보들에 대한 예우이기도 하고, 본래 식스맨 특집 기획의 본질적인 의도에 부합하는 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무한도전>의 상수로만 이뤄진 견고한 가족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변수를 하나씩 집어넣어 새로운 이야기를 창출해내는 장치가 될 수도 있다. 늘 그래왔듯, <무한도전>이 이번 사안에서도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묘수를 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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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 없는 카라, 등 돌리는 팬덤

 

걸 그룹 카라의 새 멤버 영입 발표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강지영과 니콜의 탈퇴로 박규리, 한승연, 구하라가 남아 있지만 음악적인 완성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새 멤버 투입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니콜이 빠진 카라에서 랩 파트는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그리고 이것은 퍼포먼스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친다.

 

'카라(사진출처:DSP미디어)'

하지만 새 멤버 투입이 절실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식의 일방적인 통보는 어딘지 잘못된 느낌을 만든다. 카라의 소속사인 DSP 미디어는 케이블 채널인 MBC 뮤직에서 27일부터 오디션 프로그램인 <카라 프로젝트>를 통해 새 멤버를 뽑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 14일 첫 후보 소진을 공개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DSP 미디어측이 <카라 프로젝트>를 통해 기대하는 건 분명하다. 우선 멤버 충원도 할 수 있고,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 하면 자연스럽게 팬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으며, 또 설사 카라 멤버가 되지 못한 후보자들도 오디션이 만들어낸 눈도장으로 또 다른 그룹의 가능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꿩 먹고 알 먹는 기획이라 여기는 것.

 

하지만 여기에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지점이 있다. 그것은 카라의 멤버 탈퇴가 있기 전 5인의 카라를 여전히 완전체로 여기고 있는 팬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니콜이 지난 1월에 그리고 강지영이 4월에 카라를 탈퇴했다. 그리고 이제 겨우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팬들로서는 여전히 기존 5인의 카라에 대한 기대감과 아쉬움 등으로 제대로 된 마음의 정리를 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그런데 덜컥 새 멤버라니 당연히 반발이 나올 수밖에.

 

또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한 멤버 충원이라는 나름대로의 대안을 내놓았지만 과연 이게 올바른 선택인지도 미지수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경쟁적인 구도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누군가 합격을 하면 누군가는 불합격을 당해야 한다. 팬 입장에서 자신이 지지한 후보자가 탈락하게 된다면 그 이중적인 상실감은 어떻게 할 것인가.

 

최근 카라가 보이는 일련의 행보들은 과연 팬들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인지가 의심스러운 구석이 더 많다. 아이돌의 팬덤은 그 핵심이 요즘 시쳇말로 의리에 있다. 어려웠던 시기부터 줄곧 의리 있게 팬들은 그녀들 옆에 있어주었고 드디어 톱 아이돌로 성장했을 때도 여전히 그 옆을 지키며 박수와 환호를 보내주었다. 노래가 같아도 패키지만 다르다면 무조건 사주는 의리구매는 당연한 것이었다. 자칫 논란에 휘말렸을 때도 팬들은 그들을 감싸주는 의리를 보여주었다.

 

그런데 지금 카라가 하는 행보들은 의리와는 거리가 멀다. 탈퇴 선언을 했을 때 니콜은 소속사인 DSP미디어와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카라 활동은 계속 하고 싶다는 애매모호한 의견을 내비친 적이 있다. 이것은 물론 아쉬워하는 팬들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겠지만 다른 식으로 들으면 소속사 계약을 벗어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지면서 동시에 카라 활동도 하겠다는 식으로도 들린다. 불가능한 이야기다. 결국 자신의 탈퇴 문제를 소속사의 문제로 떠넘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난 2011년 이미 카라 해체 이야기가 나왔고, 그때부터 이미 팬들은 큰 상처를 입었다. 당시 해체설이 나온 이유도 그 근본적인 원인을 들여다보면 어설픈 매니지먼트와 돈 문제가 깔려 있었다. 정상에 올라 팬들이 변함없는 의리로 지지를 보내고 있을 때 카라는 팬들을 먼저 생각하기보다는 자신들의 개인적인 이익에 더 몰두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곤 했다. 결국 멤버의 탈퇴와 독자노선 선언은 그 결과인 셈이다.

 

해외의 경우 팀의 멤버 한 명이 빠지게 되어 팀이 해체된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드러머인 존 보냄이 사망하자 해체된 레드제플린이 그렇고, 존 레논이 사망하자 역시 해체된 비틀즈가 그렇다. 물론 모든 팀이 그런 결정을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팀들이 레전드로 남게 된 것은 그 한 명이 대체불가라는 걸 인정하면서 팀으로서의 의리를 지켜냈기 때문이다. 이것은 또한 그들을 응원해주던 팬들에 대한 의리이기도 하다.

 

과연 카라는 팬들과의 의리를 제대로 지켜내고 있는가. 이미 몇 차례에 걸친 상처만 계속해서 주고 있는 건 아닌가. 힘겹던 시절부터 줄곧 지켜봐주고 그 성장에 박수를 쳐준 팬들에 대한 배려 없는 일련의 행보들은 그 팬덤마저 등 돌리게 만드는 이유다. 마음으로 기존 멤버들을 보내지도 못했는데 새 멤버 영입을 위한 오디션이라니.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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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화된 <무한도전>, 뭐가 문제일까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에서 박명수와 프라이머리가 노래한 ‘I Got C’에 대해서 한예종 이동연 교수는 “교묘하고 노골적인 표절”이라고 질타했다. 네덜란드 가수 카로 에메랄드의 노래 세 곡을 짜깁기했다는 것. 국내 한 매체에 보낸 이메일에서 카로 에메랄드는 이미 ‘I Got C’를 포함해 프라이머리의 과거 몇몇 곡들도 자신들의 곡의 표절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프라이머리 소속사 아메바컬쳐는 여기에 대해 “기술적으로 전혀 다른 노래다. 레트로 스윙 장르다 보니 유사하게 들리는 것일 뿐 표절은 절대 아니다”라고 밝혔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물론 에메랄드 측은 법적 대응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그것은 표절이 아니기 때문이 아니라, 법적 대응을 해봐야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게다. 실제 법적 판단이란 판단하는 당사자에 따라 애매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표절이어도 표절이 아니라고 나올 수도 있고, 표절이라고 나와도 우리의 경우에는 얼마 안 되는 벌금으로 넘어갈 뿐이다. 물론 그 사이 벌어들인 음원수익은 엄청날 것이지만. 이만큼 국내의 가요계에는 표절에 대한 일종의 불감증 같은 것이 걸려있다. 구조가 그걸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글은 프라이머리의 표절 논란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는 한두 해에 걸친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그보다 표절 논란에 대해 <무한도전>이 취하고 있는 태도가 적절한가 하는 것이고, 과거부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무한도전>이 취해왔던 방식이 올바른 것이었나 하는 점을 지적하고자 함이며, 또한 비판조차 하기 어려워진 성역화되고 권력화된 <무한도전>의 팬심이 과연 프로그램을 위해서도 또 대중을 위해서도 좋은 일인가를 생각해보고자 함이다.

 

<무한도전>은 프라이머리와 박명수가 자유로 가요제에 낸 곡이 표절 논란에 휘말렸지만 여기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대신 김태호 PD가 트위터를 통해 쓴 내용은 스포일러성 기사에 대한 불쾌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아마도 표절이냐 아니냐 하는 것에 대한 확실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것도 쉽지는 않은 일일 게다. 하지만 표절 문제는 결과가 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일단 이런 논란이 나온 것에 대한 입장 발표는 먼저 내는 것이 예의다.

 

프라이머리의 표절 논란은 현재 국내의 대중들의 이목이 집중된 사안이면서 동시에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문제가 되어버렸다. 네덜란드 신문 ‘더 텔레그래프’는 ‘한국인이 카로 에메랄드를 상대로 좀도둑질을 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프라이머리라는 개인적인 표절 논란에 머물지 않고 이제는 한국인 전체, 즉 K팝에 대한 인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저 예능 프로그램에서 만든 곡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한도전> 가요제가 가진 파괴력은 이미 자신들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유재석이 자유로 가요제에 앞서 굳이 음원제작자들에게 이해해달라고 양해를 구한 것은 그 때문이다. 하지만 이 양해란 유재석 개인적인 이야기일 뿐, 가요계와 방송계가 음악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헤게모니 전쟁에서 이미 방송이 그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일 게다. 가요제가 끝나고 거기 나왔던 노래들이 음원차트를 점령하는 것이 그 증거다.

 

그러니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한 프라이머리와 박명수의 ‘I Got C’의 표절 논란에 있어서 <무한도전>이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 곡을 만든 것도 띄운 것도 또 소비하게 만든 것도 어찌 보면 <무한도전> 가요제니 말이다. 표절 논란의 초점을 프라이머리로 자꾸 맞추는 것도 정당하다 여겨지지 않는다. 과거 가요제로 노래가 떴을 때를 생각해보라. 그 때는 오히려 멤버들이 부각되지 않았던가. ‘I Got C’라는 곡은 프라이머리와 <무한도전>이 함께 만든 합작품이란 점이다. 그러니 거기에 대한 책임도 같이 져야 한다.

 

<썰전>에서 허지웅은 본인이 <무도> 팬임을 스스로 밝힌 후, 최근 <무도>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장미여관이 저런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아닌데 색깔을 많이 바꿨다. 그리고 마지막에 우리 같은 밴드에게 이런 기회를 얻는 것이 어렵다며 흐느꼈다”면서 “나는 그게 현재 <무한도전>이 처한 상황의 어두운 면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틀린 얘기가 아니다.

 

현재 <무한도전>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빅 재미가 없어서도 아니고 아이템이 고갈돼서도 아니다. 문제는 대한민국 평균 이하를 주창하며 탈권력화의 통쾌함을 선사해줬던 <무한도전>이 스스로 권력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무한도전>은 이제 가요제를 해도 자유로 가요제 정도의 규모를 취할 수밖에 없는 위치가 되었다. 심지어는 과도하게 팽창된 팬덤으로 인해 비판조차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마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결국 <무한도전>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권력화를 가중시킬 뿐이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의 멤버들 중 몇몇은 최근 사회적인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정형돈은 함량미달 돈가스를 홈쇼핑에 팔아 논란이 됐었고, 길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의 임대 문제로 갑을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물론 거기에는 그만한 곡절이 있을 게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 당사자들은 이렇다 할 자숙이나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무한도전>이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다. 작은 논란 하나만으로도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키는 것이 우리네 연예계 아닌가.

 

<무한도전>은 과거에도 논란이 나올 때마다 그것을 오히려 프로그램 안으로 끌어들여 예능화하는 식으로 문제를 풀어내기도 했다. 그것은 대단히 영민한 대응이지만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사안이 가진 논점들은 사라지고 덮어진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건 <무한도전>이 아닌가. 이 정도의 영향력과 팬덤을 가진 프로그램이 덮어주고 지나치겠다고 하면 실제로 문제가 덮어지는 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에 한 번쯤 <무한도전>의 팬이 아니었던 사람이 있을까. 아니 거의 대부분이 나서진 않아도 심정적인 지지를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일 게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점점 성역화되고 권력화되는 것은 <무한도전>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과거 힘없던 시절을 괜스레 코스프레할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달라진 위상 속에서 최소한의 지켜야할 초심을 버려서도 안될 것이다. 대중들에 의해 생겨난 힘에는 대중들에 대한 그만한 책임도 따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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