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정준하, 할리우드에서도 극찬 받은 까닭

정준하 대상 밀어주기 프로젝트는 힘을 발휘하는가. 최근 <무한도전>에서 정준하의 존재감이 예사롭지 않다. 역시 ‘정준하 대상 밀어주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LALA랜드’ 특집에서도 단연 돋보인 건 정준하였다. 물론 다른 멤버들보다 상대적으로 연기 경험이 있는 그였기 때문에 그랬을 수 있지만, 그가 보여준 연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더그 스탬퍼 역할을 맡고 있는 마이클 켈리가 “판타스틱한 배우다. 완벽했다. 재밌으면서도 희극적으로 접근하지 않았다”고 한 말은 진심이었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하우스 오브 카드>의 한 대목을 가져와 보인 연기에서 정준하는 다른 멤버들과는 달리 진심을 얹은 연기를 선보였다. 이에 감명을 받은 마이클 켈리는 다소 어려운 주문을 던졌다. 그것은 연설 도중 소변이 마려운 설정을 연기하되 ‘코미디적인 연기’가 아닌 정극으로 소화해내 달라는 것이었다. 정준하는 과장 없이 그 연기를 소화해냈고 마이클 켈리는 바로 자신이 원했던 것이 그런 연기라며 극찬했다. 

흥미로웠던 건 정준하의 그런 면이 어쩌면 지금의 예능이 요구하는 것과 부응하는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예능은 그저 웃음을 위한 웃음으로서의 희극적인 접근들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때로는 진지함으로 웃음은 아니더라도 재미를 줄 수 있는 것을 요구하기도 하는 것. 물론 정준하만큼 희극적인 것들(개인기 같은)을 많이 보여준 인물도 없다. 하지만 때때로 이런 정극적인 분위기를 드러내주는 의외의 재미를 줄 수 있다는 것. 

최근 들어 정준하가 자꾸 주목되는 건 그가 꽤 오래도록 <무한도전>을 함께 해왔지만 상대적으로 중심에 선 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중앙’에 서는 것을 꿈꾸며 ‘정중앙’이라고 별명을 붙였을까. 그는 다른 멤버들이 <무한도전>을 통해 한층 올라간 위상 속에서도 어쩐지 여전히 과거 그대로의 그 캐릭터(어딘지 모자란 듯한)를 유지하는 느낌이 강하다. 늘 맞고 당하는 캐릭터로서 웃음을 주지만 어딘지 짠한 느낌으로 ‘평균 이하’의 정서를 담아내는 인물로 그려지는 것. 

바로 이런 점들 때문일 것이다. 정준하는 어쩌다 보니 그 캐릭터로 인해 <무한도전>의 향수어린 초창기 시절의 면면을 여전히 자극하는 인물이 되었다. 아마도 그런 캐릭터가 있었기 때문에 ‘정준하 대상 밀어주기’ 프로젝트가 연간 프로젝트로 세워질 수 있지 않았을까. 알다시피 지금 현재 <무한도전>에서 이른바 연간으로 이뤄지는 장기 프로젝트는 사실상 없다. 그러니 정준하 대상 밀어주기 프로젝트가 주목되고, 그 주인공인 정준하가 주목될 밖에.

정준하는 실제로 조금은 과소평가된 인물이다. 연기도 진지하게 해낼 줄 알고, 뮤지컬 경험도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지금껏 계속 <무한도전>의 한 자리를 채워줘 왔음에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캐릭터 자체가 ‘받아주는 역할’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정준하 대상 밀어주기 프로젝트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지 역시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다음 주에 방영 예정인 <프로듀스101>을 패러디한 특집에서도 역시 정준하를 중심으로 세워둔 분량이 등장함을 예고하고 있다. 어떤 방식인지는 몰라도 나영석 PD와 한동철 PD가 직간접적으로 이를 위해 방송에 참여한다고 한다. 포스트에는 “정준하 슈퍼스타 만들 사람 나야 나-”라는 문구가 들어 있다. 그를 빛내 줄 PD를 참여시킨다는 것. 확실히 정준하는 <무한도전>의 정중앙으로 들어오고 있다.

<조선마술사>, 영화라는 판타지가 줄 수 있는 것

 

<조선마술사>라는 제목은 기묘하다. 조선이라는 실제 역사의 무게감에 마술사라는 어딘지 판타지적인 소재가 덧붙여져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미 조선시대로 돌아간 장르물이라는 형태로 <조선명탐정>을 필두로 해 <조선미녀삼총사> 나아가 <해적>이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영화들이 시도해온 역사 장르물(?)들이다. 어찌 보면 할리우드의 장르 영화들을 조선이라는 시대적 상황으로 버무려 새로운 퓨전을 추구한 작품군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영화<조선마술사>

제목에서 드러나듯 <조선마술사>는 현실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조선시대에 환술(마술)을 하는 환희(유승호)라는 인물이 있다는 설정도 그렇고, 그가 마술을 하는 곳이 물랑루라는 기루라는 점은 아예 대놓고 물랑루즈를 염두에 둔 것을 드러낸다. 물론 그의 마술쇼에 보조자로 아낙네가 올라와 사랑을 표현한다거나, 신체 토막 마술 같은 걸 시도한다는 건 당대의 윤리적 잣대로서는 불가능한 것들이다. 그러니 <조선마술사>는 영화의 허구로서 봐야지 현실성을 따지기 시작하면 그 독특한 재미의 지점들을 모두 놓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을 하나의 영화적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일단 인정하고 보면 <조선마술사>는 의외의 다양한 장르적 재미들을 선사하는 영화다. 조선시대를 설정으로 하는 마술은 하나의 예술적인 퍼포먼스처럼 보이고, 그 마술을 통해 신분 차이를 훌쩍 뛰어넘어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는 마치 <로마의 휴일>의 그레고리펙과 오드리 햅번의 이야기를 조선시대판 희비극 버전으로 바꾼 듯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이들을 옥죄어 오는 복수의 화신 청나라 마술사 귀몰(곽도원)의 등장으로 후반부 벌어지는 마술 무대에서의 한 판은 흥미진진한 액션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충분하다.

 

영화는 따라서 심각하게 현실 문제나 사회적 사안들을 천착하는 모습을 보여주진 않는다. 오롯이 이 장르들의 문법 안에서 어떤 재미적 요소들을 찾는 데 더 집중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어린 시절 학대 받으며 자라나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마술사 환희나 나라와 가족을 위해 청나라에 팔려가는 입장이 된 공주 청명(고아라) 그리고 환희 곁에서 그를 사랑하지만 누이로서 현실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시각장애인 보음(조윤희)이라는 세 청춘이 접하고 있는 현실의 어려움은 지금의 각박한 현실에 내몰려진 청춘들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어느 날 저잣거리에 나왔다가 우연히 가게 된 산길에서 배고픈 아이들을 먹여 살리다가 결국은 길바닥에 죽어나가는 엄마를 보게 된 청명은 그 살벌한 현실이 자신만이 아니라 그 땅에 사는 많은 민초들 전체의 현실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는 이 세상의 아픔을 짊어지려 하지는 않는다. 대신 그 속에서 잠시 현실을 벗어나 판타지로서 위안을 제공하는 마술의 실체를 영화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유승호와 고아라는 이 이색적인 조선시대의 마술 같은 사랑이야기를 이물감 없이 잘 연기해내고 있다. 특히 아이처럼 좋아하다가 아기처럼 흐느끼는 고아라의 연기는 <응답하라1997> 이후 꽤 안정감 있는 몰입을 보여준다. 여기에 호위무사로 등장한 이경영의 든든함과 유럽의 광대가 조선시대 버전으로 그대로 바뀐 듯한 박철민의 놀라운 감초 연기는 이 판타지를 꽤 그럴 듯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되어준다.

 

물론 영화도 그 자체로는 하나의 환술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것이 현실을 직접적으로 바꿔주지는 못하니 말이다. 다만 현실에 지친 대중들에게 몇 시간의 위로와 위안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환술이 되지 않을까. 저 조선시대에 피폐한 민초들이 환희의 환술을 보며 잠시 간의 고통을 잊으려 했던 것처럼. <조선마술사>는 그래서 영화라는 판타지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많은 것 중의 하나를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신의 한수>, <군도>의 이슈화, 할리우드를 잠재운 까닭

 

<트랜스포머 : 사라진 시대(이하 트랜스포머4)>가 개봉했을 때까지만 해도 이번 여름철 블록버스터 시장은 또 할리우드가 장악할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압도적인 비주얼에 개봉했다 하면 관객수 신기록을 경신해버리는 <트랜스포머> 시리즈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이하 혹성탈출)>이 가세하면서 할리우드의 장악은 더 공고하게 여겨졌다.

 

'사진출처:영화 <트랜스포머:사라진 세계>'

하지만 이런 예측은 한국영화들이 하나 둘 블록버스터 시장에 선을 보이면서 여지없이 깨져버렸다. <트랜스포머4>가 워낙 중국시장을 겨냥했기 때문에 우리네 관객에게는 그다지 어필하지 못한 면이 강하지만 그래도 이제 5백만 관객을 조금 넘어섰다는 건 그리 좋은 성적은 아니다. 이것은 <혹성탈출>도 마찬가지다. 좋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관객수는 현재 4백만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반면 19금이라는 족쇄에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신의 한수><트랜스포머4><혹성탈출> 사이에서 35십만 관객을 돌파한 건 대단한 성과다. 또한 개봉하면서부터 흥행 돌풍을 일으킨 <군도 : 민란의 시대>가 순식간에 4백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군도> 역시 평단이나 관객의 평가가 그리 좋지 못했던 건 마찬가지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과거라면 단순히 한국영화라는 프리미엄이 있었겠지만 요즘은 한국영화니 더 봐달라는 식은 마케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다. 그러니 작품의 완성도에 있어서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으면서도 괜찮은 성적을 낸 <신의 한수><군도>는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는 최근 변화한 영화 마케팅 방식이 한 몫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신의 한수><군도>가 보여준 것은 이슈화의 성공이다. 좋은 평가가 나오던 좋지 않은 평가가 나오던 일단 말이 많이 나오는 작품에 관객들이 관심이 가는 건 당연한 이치다. <군도>의 바람몰이는 본격적인 이번 여름 우리 블록버스터의 첫 걸음을 기화로 활활 타올랐다. 평가는 호불호가 갈렸지만 그럼에도 <군도>는 일정한 완성도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 호불호를 호기심으로 바꾸며 끊임없이 관객들을 유입시킬 수 있었다.

 

<군도>의 이슈화가 워낙 강하다 보니 할리우드 영화들의 이야기는 저만치 멀어져 버렸다. 여기에는 계속 연이어 개봉되는 <명량>, <해적>, <해무> 같은 한국영화의 라인업으로 더 힘을 받았다. <명량><군도>의 비교점을 만들면서 벌써부터 흥행 대박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요한 건 영화가 일정 부분의 완성도를 유지하고 있다면 이 우리 블록버스터 이슈화 바람에 쉽게 올라탈 수 있다는 점이다.

 

생각해보면 <트랜스포머><혹성탈출> 그리고 <드래곤 길들이기> 같은 할리우드 대작들이 쏟아져 나오는 와중에 이 정도의 선전을 하고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여기에는 논란이나 호불호마저 이슈화하고 잘 꾸며진 라인업으로 밀고 당겨주는 마케팅의 힘이 느껴진다. 과거 할리우드 대작들이 들어오면 거의 초토화되어버렸던 극장가를 생각해보면 확실히 최근 들어 제작뿐만 아니라 이제 마케팅적인 면에서도 성공하고 있는 우리 영화의 달라진 면모를 볼 수 있다.

 

BLOG main image
더키앙
문화 속에 담긴 현실을 모색하는 곳
by 더키앙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4410)
블로거의 시선 (96)
네모난 세상 (4199)
SPECIEL (19)
문화 코드 (1)
생활의 발견 (23)
술술 풀리는 이야기 (4)
스토리로 떠나는 여행 (10)
책으로 세상보기 (8)
문화 깊게 읽기 (4)
스토리스토리 (24)
사진 한 장의 이야기 (4)
드라마틱한 삶을 꿈꾸다 (7)
대중문화와 마케팅 (9)

달력

«   2018/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13,047,781
  • 64532
textcubeget rss

더키앙

더키앙's Blog is powered by Tistory. / Supported by TNM Media.
Copyright by 더키앙 [ http://dogguli.tistory.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