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힘겨운 현실, 위대한 사랑, '휴먼다큐 사랑'

틴틴 파이브의 멤버로 대중들의 사랑을 담뿍 받아왔지만, 결혼 직후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희귀병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이동우씨, 재혼해 행복을 꿈꾸다가 폐암 말기라는 판정을 받고 마지막 아름다운 나날들을 보내고 떠나버린 안은숙씨, 성탄절 버려져 같은 이름을 얻은 성탄이, 찾아온 친부모에게 "엄마 안 좋아"를 연발하지만 뒤에서는 엄마의 사랑을 그토록 기다려왔던 다현이, 어느 가족의 일원으로 들어가 그 가족을 행복하게 변화시킨 윤아, 아버지의 이혼으로 함께 살게 되었다가 이제 힘겨운 이별을 한 산골 소녀 가은이와 눈물 많은 할머니.

올해도 '휴먼다큐 사랑'이 바라본 것은 따뜻한 사람들이었다. 벌써 이 코너가 시작된 지 5년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달라진 건 없었고, 또 달라져서도 안되었다. 왜냐하면 '휴먼다큐 사랑'은 세상 속에 부재한 듯 보이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사랑을 찾아나서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멀리서 관망하면 그저 쿨하게 움직이는 듯 보이는 세상, 하지만 조금만 다가서서 바라보면 그 안에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수많은 사연들이 있다. '휴먼다큐 사랑'은 그 특별하지만 또 어쩌면 누구나 다 갖고 있는 보편적인 사랑을 매년 찾아 나선다.

'휴먼다큐 사랑'이 가진 인물에 대한 집중은 그러나 인물 속에만 매몰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동우씨를 통해서 시각장애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안은숙씨의 사연 속에 스며있는 재혼가정의 이야기를 바라본다. 아동복지센터를 배경으로 버려지고 거둬지는 성탄이와 서진이 그리고 윤아의 이야기는 힘겨운 현실을 보여주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래도 여전히 희망처럼 남은 사랑을 통해 입양의 문제까지 환기시키며, 가은이와 할머니의 이야기는 내리사랑 속에 교육의 문제를 떠올리게 한다. '휴먼다큐 사랑'의 카메라는 인물에 집중하면서 빛나는 그 인물들의 아름다운 사랑을 잡아내지만, 그것은 또한 프레임 바깥에 존재하는 차가운 현실을 말하기도 한다.

그 현실은 그들에게 상처를 만든다. 하지만 바로 그 상처 때문에 오히려 그들은 서로를 더욱 끌어안는다. 프레임 속의 인물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준 건 아닌가 생각하며 미안해하고 또 고마워하지만, 사실 그들은 자신들에게 갑자기 부여된 힘겨움을 서로 껴안아주면서 더 사랑할 수 없음에 미안해 했던 것뿐이다. 그들에게 상처를 준 것은 그들 자신이 아니라 그들 바깥에 존재하는 냉혹한 현실이다.

세상이 아무리 힘겨워도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으로서 '휴먼다큐 사랑'이 줄곧 보여주는 것은 가족애다. 보이지 않는 눈을 대신해주는 이동우씨의 가족들, 안은숙씨의 마지막 나날들을 아름답게 해준 남편과 아이들, 버려진 아이들을 사랑으로 껴안아준 아이들의 새 가족들, 자신의 힘겨움을 뒤로한 채 자식의 힘겨움까지 끌어안은 내리 사랑을 보여준 가은이의 할머니. 그들은 가족이라는 테두리로 상처받은 이들을 단단히 동여매준다. 그리고 다시 살아갈 수 있게 해준다.

'휴먼다큐 사랑'이 전하는 이야기는 그래서 매번 다르면서도 같다. 다른 것은 당대에 벌어지는 현실들이고, 같은 것은 가족애다. 매년 우리를 찾아와 잊고 있었던 눈물과 감동을 어김없이 선사하는 '휴먼다큐 사랑'. 우리의 눈에 여전히 눈물이 마르지 않는 것은 그 사랑이 아무리 달라진 세태 속에서도 변함없이 우리 가슴 속에 늘 존재하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내년에도 또 그 앞으로도 이 눈물이 마르지 않기를 우리는 기원한다. 이것이 '휴먼다큐 사랑', 그 고마운 존재의 이유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 http://thekian.net/trackback/1215 관련글 쓰기

우리에게 개그맨이자 틴틴파이브의 멤버로 기억되어 있는 이동우. 그는 망막색소변성증이란 희귀병으로 이제 5%의 시력만이 남았다. 사랑하는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다섯 살 박이 딸 지우의 얼굴도 잘 확인 안 되는 시력. 특히 어린 딸에게는 혹 상처가 될까봐 잘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 애쓴다. 혹 식탁에 부딪치거나 할 때면 짐짓 웃기려 그랬다는 듯, 딸 앞에서 개그맨 행세를 하는 그. 다시 돌아온 '휴먼다큐 사랑-내게 남은 5%' 편은 점점 시력을 잃어 이제 5%의 시력만이 남은 개그맨 이동우와 그 가족의 남다른 사랑을 전했다.

어찌 잃은 게 시력뿐일까. 한 때는 잘 나가던 톱스타였던 그는 "눈이 안보이자 점점 자신도 사라져갔다"고 말한다. 하지만 출연료에 급급해하고 개편 시기를 두려워하는 생계형 연예인으로 6,7년간으로 살아오면서도 그를 늘 일으켜 세운 건 가족이었다. 연예인의 아내로서 결혼했으나 달콤한 신혼도 잠시, 장애인의 아내로서의 삶을 받아들여야 했던 아내 김은숙씨. 모든 걸 포기하고 헤어지려했던 마음을 다잡아준 것도 그녀였다. 두피관리사로 늦게까지 일하며 가정의 생계를 꾸리면서 늘 옆에서 묵묵히 바라봐주는 그녀가 있었기에, 그는 점점 암흑처럼 어두워져가는 세상으로 당당하게 걸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 겨우 다섯 살인 지우의 환한 웃음. 그를 일으켜 세우고 살아가는 이유를 주는 것으로 그것만큼 큰 것은 없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한참동안 보이지 않지만,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못내 두려운 그지만, 그렇게 두려운 시간을 지나고 나면 거기 있을 지우의 환한 웃음은 아마도 그에게는 어떤 희망이었을 것이다.

종양수술을 하면서 한쪽 청각을 잃은 아내는 그 두려운 내색 한 번 없이 오히려 그를 걱정한다. 어느 날 집에서 발견한 하모니카를 보고, 정말 시력을 다 잃고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면 길거리라도 나가려는 남편의 마음을 발견하고는 몹시 화를 냈던 그녀.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하루를 보내지만 "눈이 안 보이는 스트레스보다 돈을 못 버는 스트레스가 더 심할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녀다. 그래서 다시 틴틴파이브로 모여 음반을 내고 화려하진 않아도 세상으로 걸어 나가는 그에게 가장 크게 박수를 쳐주는 이 역시 그녀다.

이제 그는 편의점에서 콜라 하나 찾는 것도 버겁고, 딸 지우에게 동화책 읽어주는 것도 어렵다. 봄날 환하게 피어있는 아름다운 벚꽃도, 지우에게 선물한 예쁜 드레스도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다시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는 그의 모습을, 잘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거기 서 있기 때문에 뿌듯해 하며 "훌륭했다"고 말하는 아내와, "노래 끝나면 뛰어가 아빠 안아줄 거예요"하고 말하는 딸 지우가 바라보고 있고, 그들이 지금 그의 모습을 두고두고 기억해줄 것을 알기 때문에 그는 앞으로도 계속 무대 위의 이동우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평화방송 DJ로 또 뮤지컬 준비로 바쁜 그. 그는 5%의 시력을 잃었지만 가족이 전하는 95%의 사랑을 얻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 http://thekian.net/trackback/1194 관련글 쓰기

5주년 맞은 '휴먼다큐 사랑'의 끝나지 않은 사랑이야기

아이를 낳고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소윤이 엄마. 곧 떠날 몸이지만 소윤이의 돌잔치를 위해 버티고 또 버틴다. 의학적으로는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라는 그 몸으로 소윤의 첫 생일날 아이에게 전화를 걸어 힘겹게 '곰 세 마리'를 불러주고 "생일 축하해"라고 말해준다. 그것이 소봉씨가 소윤이에게 해준 처음이자 마지막 생일 축하가 되었다.

'휴먼다큐 사랑 - 엄마의 약속'편을 통해 엄마라는 존재의 위대한 사랑을 보여주었던 소봉씨. 그렇게 엄마가 떠나고 이제 5살이 된 소봉씨를 빼닮은 소윤이는 '곰 세 마리'를 불러주면 싫어할 정도로 그 어린 시절 엄마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다. 소봉씨를 보내고 소봉씨가 쓰던 두건을 쓴 채 유방암 투병을 하고 있는 소봉씨의 엄마는 그 병조차 "몸소 체험하라고" 소봉씨가 '동지의식'으로 내려준 것이라 생각한다. 그녀는 '소봉씨를 추억할 시간을 더 많이 갖기 위해' 건강을 찾아야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소봉씨의 사랑은 소봉씨 가족들의 기억 속에 살아남아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심한 장애를 갖고 태어나 그 누구도 입양해가지 않던 '로봇다리 세진이'. 유난히 그를 사랑하는 독종엄마(?)의 아들이 된 세진이는 그 장애를 이기고 세계 수영대회에서 여러 번 메달을 딴 차세대 수영 기대주가 되었다. 재수 없다며 더럽다며 다른데 가서 수영하라는 편견을 이겨내며 수영을 배운 세진이는 물 속에만 들어가면 하늘을 날고 있는 자유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울면서 "일반인이 되고 싶다"고 말하던 그 세진이는 이제 중학교에 입학에 작은 영웅으로 불리고 있다. '휴먼다큐 사랑'을 통해 알려진 세진이의 삶은 이제 그가 엄마와 함께 하는 강연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편견을 앓는 세상의 장애를 일깨워주고 있다. 공평한 세상. 자신에 대한 세상의 편견을 이겨낸 세진이는 이제 그 공평한 세상을 위해 매일 혹독한 연습을 이겨내고 대회에 나가고 강연을 다닌다. 장애와 아픈 아이들을 위해, 입양을 못간 아이들을 위해 뛰는 세진이의 사랑은 그렇게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행복이라는 것을 좀체 느껴보지 못했던 창원씨. 그에게 어느 날 나타나 "정말 행복하게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던 영란씨는 말기암 투병 속에서도 밝게 웃으려 애쓰고 있었다. 그런 영란씨에게 "아직은 안된다"며 힘내라고 말하는 창원씨 역시 강한 모습을 보이려 애썼지만, 그녀가 잠이 들면 비로소 흘러내리는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영란씨는 창원씨가 있기 때문에 살아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없으면 죽을 거 같아서 한 번도 마음 편히 가라고 얘기해본 적이 없다"며, 자신이 "너무 못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들을 갈라놓는 이유가 죽음이 된다면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하고 싶어 예쁘게 사진찍자고 영란씨에게 웨딩드레스를 입힌 창원씨는 눈시울을 붉히며 "너무 예뻐서 못 잊을 거 같다"고 말했다. 그 웨딩드레스가 창원씨가 영란에게 해준 마지막 선물이 되었다. 그리고 꽤 세월이 흘렀지만, 창원씨의 시간은 그 때 그 시간에 멈춰 있었다. 영란이 선물해준 시계는 이제 가지 않는다. 시계를 뒤로 돌려 "2555일만 가면 우리는 막 웃고 있을 것"이라는 창원씨의 마음 속에 영란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모든 기억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그 시간"을 찾기 위해 그는 지금도 기억 가장 먼 곳으로 떠나 고행하듯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가정의 달이면 어김없이 찾아와 시청자들을 감동하게 했던 '휴먼다큐 사랑'. 2006년 방영되어 5주년을 맞았지만, 그 때 보았던 그 사랑은 여전히 지금도 진행형이다. 우리가 일상으로 여기며 그 소중함을 알지 못했던 사랑이라는 가치는, 그들의 힘겨운 시간들 속에서 한 순간조차 아름다운 삶의 기억으로 남아있었다. '휴먼다큐 사랑'은 그렇게 그들의 이야기에서 우리의 이야기가 되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는 떠나갈 몸이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토록 아름답게 사랑하는 것이고, 그 사랑은 우리 생이 다해도 여전히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휴먼다큐 사랑'은 우리에게 넌지시 전해주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 http://thekian.net/trackback/1175 관련글 쓰기

5월 한 달, 우리들 가슴을 먹먹하게 해준 '휴먼다큐 사랑'. 그 만드는 분들의 면면이 궁금해 MBC를 찾아갔더랬습니다. 마지막 회인 '엄지공주 편'이 방영되는 날이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문에 방송사 분위기도 착 가라앉아 있더군요. 'MBC스페셜' 전체의 책임을 맡고 있는 윤미현CP가 '휴먼다큐 사랑'도 맡아서 하고 있었는데, 또 밤을 새웠는지 초췌한 얼굴로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다행히 시간이 있어서 올해 '휴먼다큐 사랑'을 찍은 세 주인공, 유해진, 김새별, 김진만 PD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휴먼다큐 사랑'의 진심이 대중들과 공감하게 되었는가를 알 수 있었죠. 많은 얘기를 나눴지만 그 중에 기억에 남는 몇 마디를 적어보는 것만으로 그 분들의 면모를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과연 저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 김진만 PD('로봇다리 세진이' 연출)
바로 이것이 '휴먼다큐 사랑'이 출연자를 선정하는 기준이라고 합니다. 신문기사나 인터넷을 통해서 많은 정보를 얻고 또 그 인물들을 찾아가지만 실제와 다른 경우도 많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첫 순간부터 "저 사람들과 사랑에 빠질 것 같다"고 느껴지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이 섭외 대상이 된다고 합니다. 찍는 사람과 그 찍히는 대상 사이에 이러한 사랑관계가 존재하지 않으면 아마도 그 영상은 아무런 감흥도 전달되지 못할 것이 뻔한 일입니다. 세진이를 처음 본 순간 김진만 PD는 그 발게 웃는 모습에 홀딱 반해버렸답니다. '풀빵엄마'를 연출한 유해진PD도 처음 그 엄마와 은서를 봤을 때, "이들이 정말 예쁜 사랑을 하는구나"하는 느낌을 바로 받을 수 있었다고 하는군요.

"1인칭 내레이션은 (소통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입니다." - 윤미현 CP(전체 총괄)
'휴먼다큐 사랑'의 내레이션은 3인칭이 아니라 1인칭입니다. 즉 출연자를 관찰하는 자의 목소리가 아니라 바로 그 출연자의 목소리를 대신 하는 것이죠. 이것은 자칫 다큐 자체를 어색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영상에 진정성이 묻어나지 않는다면 1인칭은 그저 거짓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여기에 대해 윤미현 CP는 그것이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했습니다. 그만큼 출연 가족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이미 가족의 한 부분이 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런 과감한 시도가 가능한 것이라고 말입니다.

"미화하거나 동정적 시각을 끌어내려 하지 않습니다." - 김새별 PD('네 번째 엄마', ‘우리가 사랑할 시간’ 연출)
'네 번째 엄마'에서 입양의 문제를 다루면서 그래도 '내 딸에 아직은 더 마음에 간다'는 솔직한 심경 표현으로 게시판에 찬반양론이 일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김새별 PD는 그런 부분들이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것이며, 억지 감동을 주려고 미화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또한 출연자들을 너무 동정적 시각으로 다루려 하지 않는 '휴먼다큐 사랑'의 방향성과도 맞는 이야입니다. 유해진 PD는 '풀빵엄마'가 자신들의 이야기가 동정적으로 그려지기보다는 노력하며 사는 이야기로 비춰지길 원했고, 이것은 후기에 등장한 그녀가 고마움을 전한 이유이기도 하죠.

"때론 세진이 아빠가 된 기분입니다." - 김진만 PD
이러한 동정없는 시각과 가족같은 친밀함 속에서 촬영을 하다보면 점점 가족이 되어가는 기분에 사로잡힌다고 합니다. 김새별 PD는 "명절 같은 때 가족보다 먼저 출연했던 주인공들을 챙기게 된다"고 말하며 "그럴 때면 제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말하더군요. 김진만 PD는 세진이랑 가까워져서 세진이 교육문제나 수영코치문제 등을 가족들과 함께 상의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답니다. 그럴 때면 진짜 아빠가 된 기분이라고 하더군요. 사실 방송을 통해 나쁜 의도를 갖고 접근하는 이들도 있기 때문에(예를 들면 의족기 같은 걸 세진이를 통해 홍보하려는 사람도 있었답니다), 그걸 선별하는 건 중요한 일이랍니다.

"혼자가 아닙니다" - 유해진 PD
유해진 PD는 '풀빵엄마'를 찍으러 가면서 엄마가 없던 시간에 늘 혼자 놀았을 아이들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무도 없는 방에 덩그라니 놓여졌을 혼자의 시간 때문인지 촬영팀이 우루루 몰려가(그래봐야 한두 명이지만 말입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을 무척 좋아하더랍니다. 그 과정에서 그 가족들은 어떤 보호받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건 진짜 사실이죠. 방영된 바로 다음날 '풀빵엄마'에 쏟아진 찬사와 대중들의 사랑은 카메라가 보았던 그 따뜻한 시선, 보호하고픈 시선의 연장선이었을 것입니다.

이들을 만나고 오는 마음이 훈훈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우울했던 마음이 조금은 위안받는 느낌을 주더군요. '휴먼다큐 사랑'을 통해 알게된 것은 이 차갑디 차가운 카메라의 시선 역시 그걸 들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따뜻해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따뜻함은 영상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에도 전해질 수 있다는 것이었죠. '휴먼다큐 사랑'이 전하는 기적같은 사랑의 이야기는 이 프로그램이 하고 있는 행위 자체에도 해당되는 것이었습니다. 내년에는 또 어떤 이야기를 갖고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줄 지 벌써부터 설레는군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 http://thekian.net/trackback/883 관련글 쓰기

  1. 2010년 휴먼다큐 사랑을 기다리다...

    Tracked from 연습장의 일상다반사  삭제

    2006년부터 가정의 달이 되면 TV를 통해 우리들 가슴을 적셔주었던, 그것도 뜨거운 눈물로 적셔주었던 휴먼다큐 사랑. 오랜만에 MBC 웹사이트를 방문했다가 우연히 2010년 제보를 받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2010년 또다시 우리 안방을 찾아와 또다시 감동의 물결을 전할 준비를 하는 것이죠. 휴먼다큐 사랑... 솔직히 다큐라고 한다면 우리는 흔히 다큐멘터리를 생각하게 되며, 딱딱하고 사실적이며, 논픽션의 작품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다큐라는..

    2010/01/09 12:25

모성을 통해 가족애, 인간애를 담다

세상에 모성만큼 사랑을 그 자체로 표현해주는 것이 있을까. 올해 가족의 달을 맞아 다시 돌아온 '휴먼다큐 사랑'은 다섯 엄마의 다르지만 같은 모성을 통해 작게는 가족애를, 크게는 보편적인 인간의 사랑을 그려냈다. 이 다섯 엄마들의 사랑은 저마다 평범하지 않은 극한적인 상황 속에서 피어올랐고 그 사랑을 통해 희망을 얘기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자체가 기적이었다.

태어나자마자 입양되었다가 버림받기를 거듭한 12살 소녀 지원이를 입양해 노력해가며 사랑을 만들어가는 네 번째 엄마 송옥숙씨.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를 저는데다, 아빠 없이 두 아이를 키워야 하는 싱글맘, 게다가 위암 말기라는 극한 상황에 내몰리면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풀빵엄마 최정미씨.

두 다리와 오른손 손가락이 없는 세진이의 엄마가 되어 로봇다리보다 더 튼튼한 다리가 되어준 양정숙씨. 뇌종양 시한부 선고를 받은 딸 앞에서 얼마 남아있을 지 모르는 날들 앞에서도 하루하루를 희망과 사랑으로 채워 넣었던 재희 엄마 정자경씨. 그리고 도저히 아기를 낳을 수 없다고 했지만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된 윤선아씨. 이 다섯 엄마가 그 극한의 상황 속에서 보여준 모성애는 우리에게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주었다.

송옥숙씨의 사연을 통해서는 사랑은 서로 노력하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고, 풀빵엄마를 통해서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서로가 서로를 세워줄 수 있는 사랑의 위대함을 알려주었으며, 세진이 엄마를 통해서는 늘 든든한 다리가 되어주는 가족의 소중함을 보여주었다. 또 재희 엄마를 통해서 우리는 잊고 있었던 하루하루의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깨닫게 해주었고, 엄마가 된 엄지공주를 통해서는 모성의 위대함을 목도할 수 있었다.

'휴먼다큐 사랑'이 이 다섯 모성을 절절히 담아내 그 진정성을 시청자들과 공유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제작진과 다섯 가족들 간의 끈끈한 유대가 만들어낸 결과였다. '풀빵엄마'와 '엄지공주'를 영상으로 담아낸 유해진 PD는 "제작이 끝나도 유대관계는 끝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이방인처럼 만나지만 어느새 가족이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는 것. '세진이'를 찍은 김진만 PD는 심지어 자신이 아빠라도 된 듯한 마음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런 깊은 유대감은 영상으로 드러나기 마련. 우리가 '휴먼다큐 사랑'을 통해 받았던 감동은 그 이야기를 전해주는 제작진들이 현장에서 받은 그 감동이 그대로 영상에 담겨졌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것은 이 다큐의 내레이션이 가진 1인칭 화자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1인칭 화자를 쓰는 것은 그만큼 그 가족들의 내면과 깊게 접촉하지 못했다면 어설픈 일이 됐을 것이다. 그만큼 충분히 소통하고 충분히 교감을 하면서 '바로 그 사람의 입장'이 되었기에 비로소 가능해진 것이다.

어쩌면 카메라가 조명하기 전까지 그들은 외롭게 혼자 세상과 싸워나가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니 어느 날 낯설게 다가와 차츰 익숙해지고 서로 동화되면서 때로는 형처럼, 때로는 아빠처럼, 때로는 언니처럼 그들을 세상의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게 만든 이 카메라가 어떤 모성애를 닮아있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다섯 가족을 보듬어주고, 우리네 가슴을 따뜻하게 해준 '휴먼다큐 사랑'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엄마가 아닐까.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 http://thekian.net/trackback/877 관련글 쓰기

  1. 2009년 6월 4일 목요일 오늘은 왠지 이 곡

    Tracked from 이웅장의 동네가요가요  삭제

    얼마 전 한 방송사에 ‘사랑’이라는 이름의 다큐멘터리를 선보였는데요. 아주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으면서 많은 화제를 불러 모았죠? ‘사랑’은 다섯 엄마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모두들 다 절절한 사연을 담고 있어서 보시는 분들의 눈물샘을 자극했었죠. 아빠 없이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부터 입양되었다가 버림받기를 거듭한 딸을 사랑으로 키우고 있는 어머니의 이야기, 그리고 뇌종양으로 힘들어하는 딸에게 끊임없이 희망과 사랑을 채우려고 하는 엄마의 이..

    2009/06/04 16:52

'휴먼다큐 사랑', 사랑은 존재만으로도 충분하다

세상 그 어떤 부모가 그 작고 예쁜 손을 놓을 수 있을까. 세상 그 어떤 부모가 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그 눈을 보고 싶지 않을까. 뇌종양 시한부 선고를 받은 재희(12)의 엄마 정자경씨는 말을 할 수 없는 재희에게 계속 말을 건다. 눈을 뜨라고, 손을 올려보라고, 또 보드판을 내밀며 무언가를 써보라고. 그러면 고맙게도 아이는 엄마가 그토록 간절히 바라는 그 작은 동작들을 힘겹지만 해준다. 어쩌면 아이는 엄마가 그 작은 동작 하나에도 기쁨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알고 있는 지도 모른다.

실로 아이와 함께 그렇게 있을 수 있는 것, 그것이 부모가 바라는 전부일 것이다. 서로 말을 걸고, 눈을 마주치고, 손을 매만지고, 뺨을 맞대는 그것이 아마도 세상의 모든 부모가 자식에게 바라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진정으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리고 재희의 부모는 그 많지 않은 사람 중의 한 부모다. '우리가 사랑할 시간'을 문득 느끼게 되는 그 순간에서야 우리는 비로소 아무 것도 바라는 것 없이 그저 옆에 함께 있는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존재들이 아닌가.

'휴먼다큐 사랑-우리가 사랑할 시간 편'은 뇌종양 시한부 선고를 받고 투병중인 재희와 그 가족들의 눈물겨운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길어야 1년이라는 선고에 마지막으로 떠난 여행에서 가족들은 그제야 하루하루 순간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았다고 했다. 흔히들 '사랑하며 살기에도 모자란 시간'이라고 말하곤 하지만, 재희네 가족이 그 악몽같은 선고 이후 보낸 2년 남짓은 바로 그 말을 실증해보인 시간들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얼굴에 크림을 찍어 바르는 엄마는 매일 매일이 이렇게 새로울 수가 없는 것이 모두 재희 덕분이라고 말한다.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말할 수 없는 행복이라고. 하지만 어찌 고통이 없을까. 매일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병수발은 눈앞에서 아파하는 딸을 바라보는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 고통이었을 것이다. 잘 움직일 수 없는 딸의 손과 발이 되어 거의 모든 것을 해주고 있지만, 딸의 아픔을 대신해줄 수는 없는 그 손과 발은 또한 얼마나 무력하게 느껴졌을까.

하지만 꼭 안아주는 따뜻한 엄마의 품속에서 재희는 가수의 꿈을 꿀 수 있었고 꿈을 이룰 수도 있었다. 그 품이 주었던 희망은 재희를 살게 해주는 힘이기도 했다. 그렇게 품으로 보듬어 희망을 준 엄마에게 재희는 자주 '미안하다, 고맙습니다'라고 보드판에 삐뚤빼뚤 어렵게 써놓는다고 한다. 그렇게까지 생각해주는 재희가 안쓰럽다며 엄마는 "그 애는 나니까 자식은 나니까 내가 나를 위해 하는 건데 그런 얘기 들을 필요도 없다"고 말한다. 이미 엄마는 그렇게 재희와 한 몸이 되어 있었다.

사랑할 시간이 앞으로 얼마나 남아있을까. 그것은 재희의 엄마도 또 세상의 그 어떤 사람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이제 열두 살 재희와 그 가족은 우리에게 그 얼마나 남아있을 지 모르기에 바로 지금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렇게 순간순간을 충분한 사랑의 시간으로 지내온 엄마의 가슴 속에서 이미 재희는 그 눈과 입을 닮아버린 별과 노래가 되어 영원히 살아가고 있었다.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존재로.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 http://thekian.net/trackback/871 관련글 쓰기

로봇다리 보다 든든한 가족을 가진 세진이의 희망가

세진이는 참 없는 것투성이다. 먼저 두 다리가 없고 오른손 손가락이 없다. 태어났을 때는 가족도 없었다. 남들 다 가는 유치원도 34번이나 퇴짜를 맞았고, 초등학교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친구도 없었다. 아니 없는 정도가 아니라 왕따에 심한 놀림을 받기 일쑤여서 차라리 학교가 없었으면 했을 정도였다. 수영을 배우려 했지만 수영할 수영장이 없었고, 가르쳐줄 코치 선생님이 없었다. 외국에 수영대회를 나갈 때면 동행해주는 코치나 감독도 없어서 현지 적응하는데 애를 먹곤 했다.

하지만 그렇게 가진 것 없는 세진이가 가진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어느 날 그의 앞에 나타나 그를 안아준 엄마였다. 엄마를 만나고 나서부터 두 다리도 생겼고 손가락도 생겼다. 그리고 가족이 생겼다. 학교도 다닐 수 있었고 친구도 사귈 수 있었다. 춤도 배우고 스키도 타고 볼링도 치고 마라톤도 완주하고 록키산맥도 등반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영을 배울 수 있었다. 엄마는 없는 수영장도 만들어주었고, 가르쳐줄 코치 선생님도 찾아주었다. 외국에 수영대회를 나갈 때도 늘 엄마가 옆에 있었다. '거위의 꿈'과 '나는 문제없어'를 응원가처럼 부르는 엄마는 세상 그 누구보다 뛰어난 코치이자 감독이었다.

'휴먼다큐 사랑-로봇다리 세진이'편에서는 저 스스로를 무서운 엄마, 나쁜 엄마라고 부르는 양정숙씨와, 그 엄마를 세상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세진이의 희망가를 들려주었다. "병신자식 데려다가 앵벌이 시킨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엄마는 세진이 앞에 저 스스로 모진 현실이 되어야 했다. 남들 일어나서 걷기 시작할 때, 먼저 넘어지는 법을 가르쳤고, 한창 예쁜 말들을 배워야할 때, 병신, 등신, 장애인 같은 나쁜 말을 가르쳐야 했다. 그만큼 혹독한 현실 앞에 세진이를 당당하게 서게 하기 위해서였다. 세상은 세진이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가 넘기에는 너무나 모질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없는 두 다리를 만들기 위해 쓰러진 아이를 끊임없이 일으켜 세워야 했고, 병신소리에 가둬놓고 때리고 온갖 모욕을 주는 학교에 가기 싫다 우는 세진이를 "오늘은 아닐 거라고 매일 달래서" 학교에 보내야 했다. 없는 친구를 사귀기 위해 세진이는 안간힘을 써야 했고, 밤마다 자기 전에 보통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수없이 기도를 해야 했다. 수영장 물 더러워진다고 소독해놓고 가라는 수모를 받으면서도 엄마는 하루 여섯 시간을 수영장 청소를 해가며 세진이에게 수영장을 마련해주었고, 그렇게 만날 손이 부르터가지고 오는 엄마를 보며 세진이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해서 그들이 원한 것은 세진이가 애기였을 때 말했던 것처럼 그저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었다.

한 번도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엄마에게 세진이는 이제 제법 어른스럽게 말한다. "그냥 우리들 앞에서 울어. 가족이 있는 한 가족 앞에서 풀어야 돼. 그게 가장 좋은 약이야." 엄마와 함께 '거위의 꿈'을 노래하던 세진이는 이미 그 엄마 뱃속 같은 물속에서 자유로이 하늘을 나는 꿈을 꾸었는지도 모른다. 거위가 날아오르는 그 꿈을 말이다. '휴먼다큐 사랑-로봇다리 세진이'편은 아무 것도 갖지 못한 채 태어났지만 모든 것을 갖게 된 세진이를 통해,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자칫 소중함을 잊고 지내왔던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주었다. 어떤 시련 앞에서도 절대로 쓰러지지 않는 가족이란 실로 그 어떤 로봇다리보다도 든든한 존재가 아닌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 http://thekian.net/trackback/863 관련글 쓰기

두 아이의 싱글맘으로 암투병중인 풀빵엄마가 언 손을 녹여가며 길거리에서 풀빵을 구우는 모습을 본 분이라면 누구나 저기 있는 저 풀빵을 전부 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너무 조숙해져버린 은서가 고사리손으로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설거지를 하는 모습을 보셨던 분이라면 그 집에 가서 하루 식모살이라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글쟁이로써 할 수 있는 일이 그저 글로써 사람들에게 그 절절한 상황을 알리는 것이라고밖에 생각하지 못한 저는 그 안타까움에 말 그대로 마음 속으로 울면서 글을 쓸 수밖에 없었죠. 한편으로는 화도 났습니다. 높은 나랏님네들은 저런 분들을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도대체 무슨 엉뚱한 짓거리들만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었죠. 불황 불황 하면서 서민들은 고통받고 있지만 그게 어디 서민들이 잘못한 일인가요. 늘 서민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렇게 묵묵히 버티면서 살아가고 있었던 것을, 마치 풀빵엄마가 겪는 일을 통해 보는 것만 같았답니다.

하지만 그래도 세상은 살만한 것이 어려운 이들의 마음은 어려운 이들이 안다고, 풀빵엄마에 쏟아지는 사랑을 직접 보게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시청자게시판에는 '풀빵엄마 힘내세요'하는 응원의 글과 풀빵엄마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주자는 후원이 운동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벌써 후원회라는 이름으로 카페가 개설되었더군요. '은서네가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게'라는 타이틀처럼 카페의 활동은 은서엄마의 치료지원과 은서, 홍현이의 생활 육아지원 같이 체계적으로 되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개인적으로 혹은 후원회의 이름으로 마음을 전하고 있는 상황이죠. (카페 주소는 http://cafe.daum.net/helpces)

이제는 거꾸로 풀빵엄마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할 것 같습니다. 풀빵엄마가 보여준 사랑이 많은 이들의 마음 속에도 하나씩의 사랑의 꽃을 피워내게 한 것이니까요. 5월 가족의 달에 풀빵엄마가 준 가족이라는, 또 보편적인 인간애라는 선물.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 http://thekian.net/trackback/852 관련글 쓰기

모성애 그리고 희망을 버리지 않게 하는 힘, 가족

(아직도 어제 보았던 최정미씨의 젖은 눈과 앙다문 입, 그리고 고통 속에서도 여전히 아이들을 보며 짓던 미소와, 은서의 그 작은 손과 초롱초롱한 눈, 엄마를 온 몸으로 감싸안는 그 행동들이 눈에 선합니다. 좀더 많은 분들이 그 가녀린 손짓들과 몸짓들이 전하는 인간에 대한 희망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미 칼럼으로 쓴 글을 블로거 뉴스로 다시 발행합니다.)

저 작은 고사리 손이 얼마나 많이 엄마의 발을 주물렀을까. 말기암으로 투병 중인 두 아이의 싱글맘, 최정미씨의 발을 매만지는 맏딸 은서의 손은 제법 야무지다. 이 일곱 살 아이의 손은 엄마가 잠시라도 누워있으라며 대신 설거지를 하고, 동생 홍현이의 목욕을 시켜주고 밥을 차려준다. 주중 동안 엄마와 떨어져 어린이집에서 지내야 하는 동안, 은서의 손은 엄마의 손을 대신해 동생을 살뜰이도 돌본다. 그렇게 엄마의 손을 대신하면서도 아이는 엄마한테 잘 해준 게 없다고 한다. 애들이 잘 때 그래서 아이는 그 고사리 손을 모아 매일 기도를 한다. 엄마를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그래서 함께 지내게 해달라고.

'휴먼다큐 사랑'의 풀빵 엄마 최정미씨는 은서의 그 야무진 손을 볼 때마다 마음이 저리다. 아이가 너무 빨리 커버린 것만 같고, 자기가 해야할 몫을 자꾸 아이한테 하나씩 짐을 지우는 것 같아서다. 하지만 암 투병에 생계를 위해 해야 하는 풀빵 장사만으로도 최정미씨의 몸은 천근만근이다. 사실 어떤 사람들은 독한 항암제를 맞느니 치료를 포기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럴 수가 없다. 자신은 두 아이의 엄마니까. 그녀는 입만 열면 자신이 '아이들의 그늘막'이 되어주어야 한다고 한다. 자신은 없어져도 되는데, 아이들의 그늘 되어줄 사람이 없어지는 건 상상하는 것만으로 암의 고통보다 더한 고통이라고 한다.

'휴먼다큐 사랑'이 늘 같은 감동적인 얼굴로 우리들에게 다시 돌아왔다. 다큐가 가진 진정성의 힘을 온전히 인간이라는 존재에 조명해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똑같은 깊은 울림을 전해주는 제목 그대로의 휴먼다큐. 풀빵 엄마 최정미씨의 이야기는 인간의 사랑이라면 가장 먼저 지목될 모성애를 그려냈다.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를 저는데다, 아빠 없이 두 아이를 키워야 하는 싱글맘으로도 충분히 힘겨운 삶에, 위암 말기라는 극한 상황에 내몰리면서도(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최정미씨는 더 절절한 모성애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모성애는 가족이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얼마나 큰 희망과 힘이 되는지를 또한 말해준다. 한겨울 풀빵 장사를 위해 손이 꽁꽁 어는 길가에 서 있다가도 저 멀리서 다가오는 아이들을 볼 때면 마스크 쓴 얼굴 너머로 환하게 웃게 만드는 그 힘은 바로 그 가족이 준 힘이다. 위를 잘라내 잘 먹지 못하는 엄마에게 자꾸만 "엄마 밥 먹었어?"하고 묻는 딸 은서 때문에 그녀는 힘겨워도, 억지로라도 조금씩 음식을 넘기려 노력한다. 도저히 넘어가지 않는 설날 떡국을 그 고사리 손이 챙겨 입에 밀어 넣어주었을 때도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 받아 넘기다가는 울컥하는 감정에 눈물을 쏟아냈다. 그녀가 더 이상 눈물 흘릴 수 없었던 것은 아마도 그 와중에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도 휴지를 챙겨다주는 은서의 그 작고도 야무진 손 때문이 아니었을까.

"엄마 우리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재롱잔치에서 엄마에게 한 마디 하라는 말에 이렇게 말하고 훌쩍이는 은서 앞에서 엄마는 절대로 희망을 버릴 수 없었을 것이다. 사진 속에서 늘 웃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포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을 돌볼 때면 말기 암 환자라는 것도 잊는다고 한다. 엄마가 얼마나 살기 위해 노력했고, 또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 그것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이라고 말하는 최정미씨는 이미 아이들에게 영원히 죽지 않는 그런 존재로 남아있을 것이다. '휴먼다큐 사랑'의 풀빵엄마 최정미씨의 이야기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족을 새삼 되돌아보게 한다. 가족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이며 기적인가.

- 늘 낮은 곳에 계신 분들의 아름다운 삶이 평범한 우리들의 삶을 보다 값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제 길가에서 지나다 우연히 마주하게 되는 풀빵 장수 아주머니를 볼 때마다 님을 떠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 http://thekian.net/trackback/851 관련글 쓰기

다큐의 시대, 진짜 다큐의 맛 ‘휴먼다큐 사랑’

재작년부터 TV에 시청자들이 요청한 것은 리얼리티였다. 이미 짜여진 틀 속에서의 프로그램에 식상해진 시청자들은 좀더 의외성이 돋보이는 예측불허의 영상을 요구해왔다. 이것은 그간 본격 다큐멘터리가 가진 리얼리티의 요소를 모든 TV프로그램 속으로 끌어들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로써 드라마 분야에서는 정해진 룰 속에서 맴돌던 트렌디를 버리고 좀더 디테일한 리얼리티를 요구하는 전문직 장르 드라마가 등장했고, 예능 역시 무정형의 리얼리티쇼가 대세가 되었다. 케이블은 연일 자극적인 다큐의 틀을 끌어온 자칭 페이크 다큐 프로그램들로 넘쳐났고, 한편으로는 다큐 드라마라는 형식도 시도되었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다큐멘터리의 요소가 스며들었다는 의미에서 지금을 ‘다큐의 시대’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프로그램들 안에서 다큐멘터리는 어떤 식으로 활용되었을까. 이렇게 생각하면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끌어온 것은 ‘실제상황’이라는 조금은 자극적으로 해석된 요소였다는 걸 알 수 있다. 거기에는 고발이나 폭로, 혹은 폭탄선언, 막말 같은 다큐의 외면적 자극만이 존재했지, 내면이 가진 진정성이 좀체 보이지 않았다. 그 짜고 맵고 단 자극적인 맛의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의 입맛마저 무디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은 왜 매년 ‘휴먼다큐 사랑’이 시청자들의 큰 공감을 얻고 있는지를 뒤집어 말해준다. 그것은 이 진짜 다큐멘터리에는 진정성이라는 다큐의 진짜 재료의 맛 이외에는 그 어떤 조미료의 맛이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휴먼다큐 사랑’이 포착하는 것은 ‘평범함의 가치’다. 그리고 그 가치는 바로 가족이라는 테두리 속에서 피어난다. ‘휴먼다큐 사랑’의 주인공들이 거의 몸이 불편하거나 죽음을 앞두고 있거나 한 것은 바로 이 ‘평범함의 가치’를 알려주기 위함이다. 병 없이 살아간다는 것, 장애 없이 살아간다는 것,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누군가를 키운다는 것 같은 일상의 평범함은, 그들에게는 그 자체로 비범함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돌잔치를 함께 하는 것은 평범한 일이지만 이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소봉씨에게는 비범한 일이 되며, 결혼하고 아기를 낳고 가정을 이루는 것은 평범한 일이지만, 눈 먼 아내와 점점 눈이 멀어가는 남편에게는 비범한 일이 된다. 극한의 병 앞에서는 밥 한 끼 먹는 일, 아니 그 고통을 바라보는 일조차 힘겨운 일이 된다.

하지만 평범함조차 비범한 일이 되어버리는 갑작스런 상황 속에서도 놀라운 것은 가족의 사랑이 가진 힘이다. 죽음을 앞둔 상황이지만 소봉씨에게 그 힘겨운 투병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딸 소윤이라는 존재이며, 저 자신 또한 암이지만 그 암을 마치 감기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게 만드는 황정희씨의 힘은 똑같이 투병생활을 하게 된 성윤이라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눈 먼 아내와 자신마저 눈이 멀어가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경호씨와 영미씨가 희망을 버리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힘은 다름 아닌 이제 두 살 된 신비가 있기 때문이다.

‘휴먼다큐 사랑’은 이 가족들이 만들어내는 기적 같은 사랑을 보여주면서 그것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원천적인 힘이라는 걸 담담하게 전한다. 세상은 점점 살풍경이 되어가고 있고 그 속에서 점점 메말라 가는 사람들은 삶의 목표를 자꾸만 욕망으로 덧씌운다. TV가 반영해 보여주는 것들은 그 욕망들이 점점 강한 자극으로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가끔씩 다큐의 리얼리티적 요소를 통한 자극으로만 점철되어오던 리얼 버라이어티쇼에서 어떤 순간적인 진정성을 목도했을 때, 때아닌 감동을 느끼게 되는 것처럼, ‘휴먼다큐 사랑’은 모두가 더 큰 욕망으로만 달려가는 이 세태에 좀더 간단하고 평범한 진리를 끄집어내는 것만으로 마음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킨다. 그 진리란 사람은 서로 기대고 등을 대줄 때 본질에 가까워지고 아름답다는 사실이다.


Daum 블로거뉴스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추천하기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 http://thekian.net/trackback/524 관련글 쓰기

BLOG main image
더키앙
문화 속에 담긴 현실을 모색하는 곳
by 더키앙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113)
블로거의 시선 (88)
네모난 세상 (974)
생활의 발견 (44)
상투잡기 (4)
깊게보기 (2)
스토리스토리 (1)

달력

«   2010/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3,527,223
  • 6741,612
textcubeget rss

더키앙

더키앙'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Copyright by 더키앙 [ http://dogguli.tistory.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