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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 토론’과 ‘끝장토론’, 시사토크쇼가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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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시끄러운 세상, 시사토크쇼가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 촛불 정국, 삼성 사태, 심지어 대통령의 자질문제 같은 이 땅에 사는 모든 대중들이 가진 초미의 관심사들은 곧바로 토크쇼라는 도마 위에 올려져 여러 방향과 방식으로 재단되고 토론된다. 그 선두주자는 단연 ‘100분 토론’. 명쾌하고 균형감각 있는 진행으로 정평이 나 있는 손석희로 상징되는 이 시사토크쇼는 시의에 발맞추는 아이템과 뜨거운 설전으로 순식간에 화제의 반열에 올랐다. 주제는 시사에서부터 정치, 경제,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그 경계가 넓어졌다.

한편 케이블 방송에서는 백지연 앵커를 내세워 ‘끝장토론’이라는 좀더 자유로운 형식의 토크쇼를 선보이고 있다. ‘100분 토론’과 다른 점은 리얼리티를 추구한다는 점. ‘끝장토론’에서는 시민논객들이 마치 게임을 벌이듯 자유롭게 설전을 벌이며, 패널들 역시 공중파보다는 좀더 수위가 높은 말들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좀더 솔직한 내면을 드러내게 만드는 형식인 셈. 따라서 토론에서는 드러나면 안 되는 미세한 감정들이 노출되는 경우도 많다.

Good - 시사문제의 공론화
세상이 시끄럽고 논란이 많을수록 그만큼 맹위를 발하기 마련인 시사토크쇼는 그것이 어떤 형식이든 일단 문제를 공론화시킨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토론이라는 공론의 장은 한 가지 사안에 대한 다양한 시각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나와는 다른 의견과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이유를 들어보는 것은 중요하다. 그것은 개인의 자유가 보장된 사회 속에서 또한 함께 더불어 가는 삶을 유지해야 하는 민주주의 국가의 살아가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과거 TV는 한때 정부의 시녀 역할을 강요받은 적이 있다. 통폐합이라는 언론 앞에 놓여진 칼날은 TV라는 창을 국민들을 위한 것이 아닌 정부를 위한 것으로 바꿔놓았다. 이 과정에서 시사토크쇼란 존재 기반을 잃어버린다. 일정한 보도지침이 가이드라인처럼 설정된 상황에서 시사적인 문제에 대한 공론화란 자칫 선동이란 누명을 쓰고 어두운 지하밀실로 끌어내려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이미 과거지사가 되었다. 커뮤니케이션의 흐름이란 물과 같아서 누군가에게 가로막힌다고 해서 도달할 곳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돌아서 가든 뚫고 가든 가게 마련이다. 대중들이 각자 생활 속에서 조근조근 얘기하는 것을 막게 되면 그들은 광장으로 나와 소리를 치는 방식으로 막혀진 커뮤니케이션을 뚫기 마련이다. 인터넷을 활용할 줄 알면 논객이 될 수도 있는 지금 같은 시대에 물길은 어디로나 나 있다. 그러니 TV의 기능은 이제 한 발 더 나간 지점에 있게 마련이다. 이 도처로 흐르는 물길들을 시사토크쇼라는 형태로 묶어주면서 어떤 각자의 맥락을 이해하게 해주는 것이다. 시사토크쇼가 하는 기능은 거기까지여야 한다.

Bad - 예능보다 더 뜨겁다
따라서 시사토크쇼가 마치 세상을 변혁시킬 것 같은 권력을 가졌다고 믿는 것은 순진한 일이다. 오히려 그것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확인하는 것 이상이 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즉 이것은 보여지는 기능에 충실한 것이지, 그것을 통해 변화시키는 기능은 해서도 안되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문제는 이 보여지는 기능이 얼마나 충실한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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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토크쇼는 그 아이템의 논란 수위가 높아질수록 자극적이다. 속된 말로 ‘불을 확 질러버리는’ 누군가의 말 한 마디는 토론을 격한 전쟁터로 변모시킨다. 다음날 인터넷에는 그 말 한 마디에 대한 기사와 말들로 논쟁이 벌어진다. 놀라운 것은 이 과정에서 때로는 본말이 전도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정작 문제는 촛불집회에 대한 찬반논란에 대한 것이었는데 확대 재생산되는 메시지들은 누가 어떤 말을 했다더라 하는 선정적인 코드에만 머무는 경우도 많다.

시사토크쇼가 보여주는 화면과 영상을 자세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 리얼리티쇼의 영향으로 시사토크쇼들의 카메라는 좀더 패널들의 얼굴 가까이 다가가는 경향이 있다. 누가 어떤 말을 할 때 그 격앙된 얼굴이 클로즈업되거나, 그 말을 듣는 상대방의 당혹스런 얼굴이 클로즈업되는 것은 시사토크쇼가 가진 대결구도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다. 이런 부분을 특히 강화시킨 것이 ‘끝장토론’. 여기서는 마치 이종격투기 경기의 오프닝을 보는 것 같은 화면들이 효과음과 함께 배치되고, 중간중간 분할화면으로 ‘공격과 수비(?)’의 양상을 얼굴에서 찾아내 증폭시킨다. 리얼리티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가끔은 조종실의 모습도 끼워 넣는데 이것 역시 실제상황임을 강조하기 위해 매니저가 등장하거나 하는 스맥다운류 레슬링쇼의 편집의도와 유사한 것이다.

다양화된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시사토크쇼는 어떤 식으로든 그 존재가치가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존재의 의미를 살리려면 시사토크쇼는 좀더 투명해져야 한다. 쇼 자체가 자꾸만 무언가를 보여주거나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하면서 불투명해질 때, 오히려 그 안에서 쏟아내는 누군가의 메시지는 대중들에게 닿지 않을 수도 있다.
(본 원고는 청강문화산업대학 사보 100도씨(100C)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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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자살, 상품화된 사람의 문제

분류없음 2007/02/16 21:58 Posted by 더키앙

지난 ‘100분 토론’은 ‘베르테르 효과’를 우려하게 될 정도로 계속되는 ‘연예인 자살’문제에 대해 다뤄졌다. 파급효과가 클 수 있는 연예인의 자살은 단지 연예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 하에 이뤄진 이 토론에서 쟁점으로 다뤄진 것들은, 왜 이런 자살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논의에서부터 시작해 그것이 개인의 문제인가 아니면 사회와 스타시스템, 무한경쟁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구조적인 문제인가였다.

논의에 의하면 연예인들을 자살로 내모는 이유 중 하나로 그 직업상 포장된 이미지와 실제의 자신 사이에 괴리가 크다는 점을 들었다. 사생활이 노출되면서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가져오는 미디어 환경 변화 또한 이유 중 하나였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보았을 때, 연예인이라는 특성의 한 면인 ‘상품화된 사람’의 문제로 보인다.

고인이 된 유니, 정다빈씨의 공통점으로 가장으로서 가족을 돌봐야 하는 압박감에 인기 하락 국면을 맞이했다는 것, 또한 성형 논란 이후 안티팬의 악성 댓글이 급증했다는 점 등을 들었는데, 이것은 사실 대부분의 연예인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고충이기도 하다. 소위 ‘잘 나갈 때’는 자신의 상품화가 아무런 문제를 만들어내지 않지만, 갑작스레 자신의 상품가치가 떨어질 때, 상실감은 바로 그 상품화된 자신에 대한 자조감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여기에 자신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논란에 휩싸여 악플의 공격을 받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상품은 외모적인 측면을 더욱 강조하는 여배우에게 더 가중된다. 패널로 참여한 김일중 방송작가에 의하면 “여배우들은 연기도 해야하고, 요조숙녀 같은 사생활을 가져야 하며, 게다가 섹시함을 갖춰야 하고 또한 소녀가장으로서의 역할도 해야하며, 공인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여기에 자연미인으로서의 이미지까지 가져야 하는 실제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부역”에 시달리고 있다. 그렇다면 연예인들이 그렇게 된 데는 상품가치를 만들려는 기획사들 때문인가, 아니면 그 모든 것을 요구하는 상품구매자 즉 팬들 때문인가.

이것은 사실 어느 쪽의 문제가 아니라 연예인이라는 특정직업인을 사이에 두고 이루어지는 기획사와 상품구매자들 간에 공조에서 비롯된다. 한 패널이 말한 것처럼 “기획사의 역할은 라디오 스타의 안성기 역할”처럼 낭만적이지 않다. 기획사의 존재이유는 대중의 입맛에 맞는 연예인이라는 상품 개발과 그 개발된 상품을 활용한 이윤 창출에 있다. 물론 여기에는 이미지 관리 같은 연예인의 관리 부분이 들어가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상품으로서의 이미지 관리다.

어찌 보면 연예인의 길로 들어서는 그 순간부터 본인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상품화할 각오를 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상품화되는 것이 물건이 아닌 사람이라는 것이다. 최불암씨는 “상품화되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사명감이나 본분 같은 걸 가져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예인을 연예 상품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상품이미지로서의 관리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고통받는 한 사람으로서의 관리도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 관리 주체가 기획사가 되든 스타 스스로가 되든, 사람으로서의 관리가 이루이지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상품의 종말로 이어질 수 있다.

영화평론가이자 심리학자인 심영섭씨는 ‘우울증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연예인들이 마음놓고 상담을 할 수 있는 창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우울증이라는 정신질환을 우리네 대중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것이다. 이것은 정신질환자를 괴물 보듯 하는, 그래서 정신병원을 출입하는 것을 절대로 숨기려하는 사회적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아마도 연예인들이 우울증 상담을 선뜻 하기 어려운 것은 바로 이런 점들 때문일 것이다.

연예인 자살에 대해 다뤄진 ‘100분 토론’에서 드러나지 않게 논의된 것은 바로 상품으로서의 연예인과 인간으로서의 연예인 사이에 벌어진 대립이다. 자에 더 많은 방점이 찍혀지길 기대하며, 상대적으로 더 빈발하는 우울증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연예인들이 나오길 기대한다. 어쩌면 연예인들의 이런 적극적인 모습이 우울증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깨줄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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