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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동시 종영하는 수목극들, 이들이 준 위로 이 허전함을 어떻게 메울까. 지상파 수목드라마 3편이 동시에 종영한다. SBS , KBS 그리고 MBC 다. 시청률은 엎치락뒤치락했지만 오랜만에 지상파 3사의 수목드라마가 어느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지지 않고 고르게 인기와 화제를 모았던 작품들이다. 색깔은 조금씩 달랐지만 이들 세 드라마는 저마다 각각의 독특한 화법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 패자와 소수의 관점을 담은 SBS 은 코미디와 짠내의 절묘한 결합을 보여준 로맨틱 코미디였다. 질투의 관점으로 풀어낸 사랑이야기는 지금껏 우리가 삼자구도의 멜로드라마에서 봤던 그 상투적인 문법을 깨고 ‘패자의 관점’을 새롭게 보여줬다. 절친인 고정원(고경표)과 사랑하는 여자 표나리(공효진)의 사랑을 지켜봐야 하는 ..
조정석, 가슴으로 웃기더니 가슴으로 울리네 도대체 못하는 게 뭐야? SBS 에서 이화신 역할을 연기하는 조정석 얘기다. 유방암에 걸린 남자주인공이라니. 드라마에서 그 누가 상상이나 했으랴. 이 여자 저 여자에게 가슴을 내주는(?) 통에 민망했을 법한 그 연기를 참으로 천연덕스럽게 해내는 조정석은 역시 코미디 연기에 있어서 놀라운 섬세함을 보여줬다. 여성 전문과를 기웃대는 이화신이라는 캐릭터의 그 창피함을 견디지 못하는 모습이면서도 동시에 처절하기도 하며 때로는 아이처럼 떼를 쓰는 그 면면들을 조정석은 마치 제 옷을 입은 양 자연스럽게 연기해냈다. 그래서 이 초반부 그려내던 그 포복절도의 코미디는 다름 아닌 이 조정석의 디테일한 연기에 상당한 지분을 빚지게 되었다. 여성 전문과에서 이화신과 나란히 수술을 ..
양다리 사이에서 는 균형을 잡을 수 있을까 SBS 수목드라마 은 삼각관계의 관점이 독특한 드라마였다. 즉 보통의 삼각관계라고 하면 서로 사랑하는 남녀가 주인공이고 제3의 인물이 그 사이를 방해하는 연적으로 등장하기 마련이지만, 이 드라마는 거꾸로 사랑하는 남녀를 옆에서 바라보며 아파하고 질투하는 제3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세웠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이화신(조정석)이다. 3년 간 자신을 따라 다닐 때만 해도 그다지 관심이 없던 이화신이 표나리(공효진)에게 관심을 갖게 된 건 친구인 고정원(고경표)가 그녀와 좋아하는 사이가 되면서다. 자꾸만 그들이 눈에 밟히고 왠지 모르지만 가슴이 두근대고 아파오는 걸 느끼게 되면서 이화신은 홀로 먼발치서 친구와 사랑하는 여자를 바라보며 가슴앓이를 한다. 흥미로운 건 이..
공효진, 어떻게 양다리를 설득시켰을까 두 남자 사이에서 대놓고 간을 보는 여자. 여타의 멜로드라마라면 이런 여자 캐릭터는 비난받기 일쑤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SBS 의 표나리(공효진)는 다르다. 그녀는 내놓고 이화신(조정석)과 고정원(고경표)에게 자신의 마음이 두 개라고 말한 바 있다. 그래서 이화신이 양다리를 제안(?)했고 고정원도 그걸 수락함으로써 세 사람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이 두 남자 사이에서 대놓고 양다리를 통해 자신의 마음이 어느 쪽으로 기울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캐릭터. 어떻게 이 드라마는 표나리라는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설득시킬 수 있었을까. 사실 드라마의 앞부분을 보지 않고 세 사람이 한 집에서 동거하는 이 기묘한 상황부터 보게 된 시청자라면 이 장면 자체가 불편할 수도 있고 나..
조정석, 짠하고 찌질한데 웃기기까지 이 복합적인 감정을 뭐라 이야기해야 할까. 어찌 보면 짠하고 어찌 보면 찌질한데 또 객관적으로 그 상황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웃음을 참을 수 없다. SBS 이라는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전하는 감정 선은 이토록 복합적이다. 도대체 어떻게 희극과 비극이 이렇게 한데 어우러지는 게 가능할까. 표나리(공효진)를 사이에 두고 이화신(조정석)과 고정원(고경표)이 서로 다투는 장면은 우리가 흔히 멜로드라마의 삼각관계에서 봤던 그런 느낌이 아니다. 보통의 멜로드라마라면 사랑하는 마음과 사랑할 수 없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이 진지하고 분위기 있는 모습들을 보여줬을 것이다. 하지만 에서 그런 분위기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이들이 다투는 장면은 찌질하고 좀스럽기 그지없다. ..
경쟁시대의 사랑 , 패자의 사랑도 크다 “네가 위너잖아.” 표나리(공효진)를 두고 한바탕 갯벌에서 주먹다짐을 했던 이화신(조정석)과 고정원(고경표). 고경표가 왜 그 후로 “전화 안했냐?”고 묻자 이화신은 그렇게 말한다. SBS 수목드라마 에서 표나리를 사이에 두고 고정원은 승자고 이화신은 패자다. 한 때 표나리가 이화신을 3년 동안이나 짝사랑하며 따라다닐 때 그는 몰랐었다. 지금처럼 자신의 마음이 표나리를 향할 줄은. 하지만 그런 시간이 지난 후 표나리가 마음을 접고 절친인 고정원과 가까워지자 그는 어린 아이처럼 질투를 느끼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미 늦어버린 사랑. 그는 마음을 숨긴 채 ‘패자의 사랑’을 시작한다. 하지만 우연히 꼬마 범(설우형)이라를 따라 이화신의 집에 들어간 표나리는 방 한 가득 채..
, 조정석표 웃픈 멜로 제대로 터진 까닭 ‘사랑해요 표나리’ 그의 방안 가득 채워진 그림들은 아마도 이 짠내 가득한 남자의 마음 그대로가 아니었을까. 이화신(조정석)의 방에 우연히 들어가게 된 표나리(공효진)는 그 그림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간 이화신이 했던 어린아이 투정 같던 그 행동들이 새삼스럽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화를 내고 삐치고 투덜대던 그 모든 행동들이 사실은, 가장 좋아하는 친구와 사랑하는 여자가 서로 가까워지는 걸 보면서도 억지로 괜찮은 척 하려했던 이화신의 짠내나는 사랑과 우정이었다는 것을. 처럼 희비극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단번에 보여주는 멜로는 흔치 않다. 표나리를 사이에 두고 친구인 고정원(고경표)과 갯벌에서 주먹다짐을 했던 이화신이 온 몸에 뻘을 묻힌 채 홀로 걸어가는 ..
, 안쓰럽고 매력적인 질투하는 조정석 “정원이는 나 보다 더 자상하고, 나보다 더 돈도 많고, 무엇보다 건강한 놈이다. 정원의 마음을 의심하지 마라.” 이화신(조정석)은 과연 사랑보다 우정을 택한 걸까? 그는 그가 사랑하게 된 여자 표나리(공효진)에게 친구인 고정원(고경표)를 의심하지 말라고 조언하며 심지어 그에게 바래다준다. 고정원의 모친이 그가 금수정(박환희) 아나운서와 사귄다는 소문을 공공연히 내버리자 실망한 표나리를 위해 고정원의 사랑은 거짓이 아니라는 걸 대신 얘기해준 것. 로맨틱 코미디에서 남자주인공은 주로 질투를 하기 보다는 받는 인물이 대부분이다. 남자주인공들은 재력은 물론이고 외모, 스펙까지 빠지지 않는 인물이거나, 그런 것들이 빠져도 또다른 매력을 갖고 있어 적어도 여자들에게 사랑받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