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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성스'와 '대물', 그녀들이 대물이 된 사연 '남장여자'라는 존재는 그 자체가 남자를 상위에 놓는다. 즉 여자지만 남자 행세를 한다는 것이다. 왜? 남자여야 세상에 뜻을 펼칠 수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성균관 스캔들(이하 '성스')'의 남장여자 윤희(박민영)도 마찬가지다. 뛰어난 문재를 가진 그녀는 세상에 나가 뜻을 펼치고 싶지만 세상은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어떤 사내의 낙점을 받아 혼인해 살아가는 것뿐이다. 왜 그래야 하나. 윤희가 남장여자가 되어 금남의 지역인 성균관에 들어온 이유다. '성스'가 조선 정조시대로 날아가 여자라는 존재가 갖는 한계를 남자들만 수학할 수 있는 성균관이라는 공간에서 풀어낸다면, '대물'은 지금 현재 여성이 마치 남자들의 세상인 양 치부..
'대물'의 판타지, 현실 정치의 부재를 채우다 '대물'에 등장하는 정치인들은 서민들의 고충 따위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들의 관심은 오로지 표를 얻는 것, 그래서 권력을 계속 쥐고 있고 차츰 그 권력의 상층부로 올라가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물론 이건 드라마 속 얘기다. 현실에는 그래도 서민들의 삶을 생각하는 정치인들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대통령. 온 김에 우리 동네나 한 번 들려주지. 당췌 모기 땜에 살 수가 있어야지. 지옥이 따로 없어." 매립지에 생긴 웅덩이 때문에 모기떼들이 마을을 덮쳐 사람이건 동물이건 살기 힘들어하지만, 정치인들의 관심은 보궐선거에 가 있다. 검사들은 현장에는 나가보지도 않고 모기 때문에 벌어진 사건을 주민들의 집단 폭력으로 몰아 부친다. "그럼. 이 사람들 대신 ..
냉철한 카리스마에서 인간미 넘치는 카리스마로 '대물'이 시작되기 전부터 여자 대통령을 연기할 고현정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그 이유는 전작이었던 '선덕여왕'에서 그녀가 미실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보여준 지도자적인 카리스마가 이번 작품에는 어떻게 이어질 것인가 하는 궁금증 때문이었다. 뚜렷한 변화로 보이는 건 '대물'의 고현정이 연기하는 서혜림이라는 캐릭터의 표정이 확실히 많아졌다는 것이다. '선덕여왕'의 미실은 정치지도자로서 마음의 변화를 상대방에서 노출시키지 않았다. 따라서 표정변화 없이 늘 꼿꼿한 그녀의 모습은 그 속내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그 무표정함에서 잠깐씩 보이는 입술 꼬리의 미세한 움직임이 그 마음의 동요를 언뜻 비춰주었을 뿐이다. 미실이 무표정으로 일관한 것은 '선덕여왕'의..
비의 '도망자', 고현정의 '대물' 그 강약 비교 첫 방영에 '도망자'와 똑같은 시청률 18%를 기록한 '대물'은 기획이 잘 된 작품이다. 먼저 '여성 대통령'이라는 화제성이 대중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또 그 대통령을 연기하는 배우가 고현정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선덕여왕'의 미실로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던 그녀의 이미지가 여전히 여운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치 드라마를 소재로 담고 있지만 그저 현실적인 정치에 머무르지 않고 그 위에 대중들의 바람을 판타지로 엮어놓은 점도 강점이다. 천안함 사태나 아프카니스탄 피랍, 대통령 탄핵 같은 우리 주변에 이미 벌어졌던 사건들을 배치하지만, '대물'은 그것을 현실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즉 대통령을 다루지만, 아직은 현실적으로 바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