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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 007을 도마에 올리다 여전히 007 제임스 본드는 유효한가. 50주년을 맞은 이 던지는 질문이다. 영화 속에서 제임스 본드의 상관인 M은 장관에게 불려나가 MI6라는 조직의 유효성에 대해 질문을 받는다. 장관은 이제 007 같은 스파이가 물리력으로 세상을 바꾸는 시대가 아니라고 말한다. 영화 속 스파이 조직의 존폐에 대한 질문은 그대로 이 스파이 영화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바뀐 시대에 대한 증언은 007 시리즈에 신무기를 개발하는 캐릭터인 Q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는 과거처럼 제임스 본드에게 어마어마한 신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 그저 제임스 본드의 지문을 인식해서 그만이 쓸 수 있는 총 한 자루와 그가 위기상황에 놓일 때 위치를 알려주는 위치추적기 한 개를 줄 뿐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
'사랑비' 시청률 5%가 전부는 아니다 '사랑비'의 시청률은 5%에 머물러 있다. 배용준을 잇는 차세대 한류스타라는 장근석과 K팝의 중심에 서 있는 소녀시대의 윤아, 그리고 1세대 한류의 선봉장 역할을 한 '겨울연가'의 윤석호PD와 오수연 작가, 게다가 방영 전 이미 일본에 80여억 원의 외화를 벌어들였다는 성과까지. 이렇게 과하다 싶을 정도로 성공요소로 지목되는 것들이 많은 드라마로서 5%라는 시청률은 가혹할 정도다. 그러나 더 가혹한 건, 5%라는 시청률이 아니다. 그 5%라는 수치 정도의 작품성으로 이 작품이 치부되는 현실이다. 시청률 추산이 대중적인 호불호를 드러내는 것은 맞지만, 이미 TV시청률이 중장년층들에게 편향되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얘기이고, 또 시청률이 높다고 해서 작품성이 좋다는..
디지털은 광장을 지구촌으로 확장시켰다 전경과 시민간의 승강이가 벌어지는 현장. 자칫 폭력 진압, 폭력 시위가 연출되려고 하는 일촉즉발의 긴장 속에서 누군가 외친다. “찍어요! 찍어서 올려요!” 그러자 여기 저기서 무수한 카메라들이 고개를 들이민다. 시민들의 손에 들려진 폰카들이 그 수많은 눈들을 번뜩이자 긴장은 순식간에 풀어진다. 카메라의 힘이 승리하는 순간이다. 그리고 그것은 디지털이 아날로그적 마인드를 넘어서는 순간이기도 하다. 아날로그 시대의 광장은 물리적인 충돌로서 자신들의 의사를 표시했다. 광주민주화운동이 그랬고, 87년 610민주항쟁이 그랬다. 그 때 광장이라는 물리적 공간은 마치 선점하거나 사수해야할 진지였다. 세상을 향해 사회의 부조리를 외치는 장소로서의 광장은 유일한 시민들의 매체였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