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로맨틱 코미디 (62)
주간 정덕현
, 빠른 전개에도 감정몰입 괜찮은 까닭 거칠 것이 없다. MBC 수목드라마 의 전개 속도는 그 어떤 로맨틱 코미디보다 빠르다. 첫 회에 만난 한미모(장나라)와 송수혁(정경호)은 낯 술 한 잔으로 결혼 직전까지 달려간다. 결혼서약서에 친구인 구해준(권율)까지 동석시켜 사인까지 한다. 물론 서약서는 다행히(?) 접수되지 않았지만 만남에서 결혼까지 조금씩 진행해가는(심지어 어떤 로맨틱 코미디는 이 과정이 전부인 경우도 많다) 드라마와는 너무 다른 빠른 전개다. 2회에서는 술이 깬 한미모와 송수혁이 모든 게 술 때문이었다며 전 날 벌어진 일들을 그냥 해프닝으로 치부하고, 한 밤 중에 어지럼증을 느껴 응급실로 실려온 한미모가 송수혁의 친구인 구해준을 만나 첫 눈에 빠져버리는 이야기까지 흘러간다. 한미모는 구해준을..
, 역변한 신민아에게 없는 한 가지 KBS의 새 월화드라마 는 여러모로 최근 화제를 뿌리고 종영한 MBC 를 떠올리게 하는 드라마다. 의 여주인공이 주근깨가 잔뜩 생긴 얼굴로 역변했다면 의 여주인공 강주은(신민아) 역시 살이 잔뜩 쪄 같은 인물이 맞나 싶을 정로 역변한 몸을 보여준다. 그러니 로맨틱 코미디를 기본 장르로 깔고 있는 두 드라마가 갖고 있는 기본 설정은 같다. 외모가 아닌 진정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 라는 제목 속에서도 이 드라마의 이야기가 저 와 그리 다르지 않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즉 비너스는 미의 상징인데 이 드라마의 기획의도에 친절히 쓰여져 있는 것처럼 ‘21세기 비너스’는 ‘아프고 마르고 고통 받고’ 있다. ‘비너스의 완성은 예뻐지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 사랑받고, 진정으로 사..
야심찼던 , 왜 아쉬움이 남을까 아마도 는 올해 MBC가 남긴 최고의 드라마가 아닐까. 시청률면에서도 화제성면에서도 이 드라마는 놀라운 기록들을 남겼다. 첫 방 시청률 4.8%(닐슨 코리아)로 시작했던 드라마가 매회 시청률을 경신하더니 13회에서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18%를 찍었다. 어디 그뿐인가. 콘텐츠 파워지수 3주 연속 1위(CJ E&M/닐슨 코리아), 프로그램 몰입도 1위(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시청률의 급상승이 가능했던 건 이 드라마의 장르가 로맨틱 코미디물이라는 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펙없는 청춘의 자화상을 담아내는 현실적 요소들이 들어 있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즉 처음 이 드라마를 제목만으로 접한 시청자들은 그것이 그저 그런 로맨틱 코미디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가 보여주는 예쁘다의 새로운 정의 어째서 주근깨 투성이에 비만 맞으면 빵 터지는 폭탄머리 게다가 스타일도 전혀 ‘모스트(most)’스럽지 않았던 김혜진(황정음)이 그리울까. MBC 수목드라마 의 김혜진은 화장으로 주근깨를 가리고 스트레이트로 절대 펴지지 않을 것 같은 머리를 쫙 펴고 다시 회사로 돌아왔다. 그녀의 숨겨진 미모(?)에 깜짝 놀라는 장면부터 드라마는 너무 일찍 반전을 예고했다. 하지만 지성준(박서준)이 민하리(고준희)가 아닌 김혜진이 바로 옛 첫사랑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그녀에게 사랑을 공공연히 고백하고, 두 사람이 달달한 전형적 멜로를 보여주기 시작하자 어딘지 맥이 빠지는 건 왜일까. 게다가 지성준의 사랑을 확인한 김혜진이지만, 친구인 민하리가 지성준을 많이 좋아한다는 사실 때문에 그에게 거..
, 무려 3배나 뛴 시청률의 비결 지금껏 이처럼 드라마틱한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가 있을까. MBC 의 첫 회 시청률은 4.8%(닐슨 코리아)로 시작했다. 사실상 드라마로서는 회생이 쉽지 않은 시청률 수치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2회에 7.2%로 훌쩍 시청률을 올리더니 그 후로 매회 1%씩 시청률을 올렸고 마침내 13.1%라는 경이적인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에 올라섰다. 시작과 비교하면 무려 3배나 뛴 것이다. 무엇이 이런 드라마틱한 시청률의 원인이었을까. 그 첫 번째는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시청자들의 애초 기대감이 워낙 낮았다는 점이다. 사실상 지상파 드라마에서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다는 건 이제 어려운 일이 되어가고 있다. 어디서 본 듯한 상황과 캐릭터들 그리고 뻔한 스토리 ..
, 지금도 충분히 예쁜 청춘들을 위한 위로 그녀는 예뻤다. 어린 시절 김혜진은 예뻤다. 그런데 나이 들어 이제 취업 전선 앞에 내몰린 김혜진(황정음)은 역변했다. 그녀는 블링블링한 외모와 스펙을 가진 절친 민하리(고준희)와는 사뭇 대조되는 인물이다. 민하리가 돈 많고 잘생긴 남자들의 끊임없는 구애를 받는 처지라면, 역변한 외모에 초라한 스펙, 면접만 보면 불합격하는 취업준비생인 김혜진은 그 누구의 눈길도 받지 못하는 처지다. 그녀는 겉으로는 매사에 긍정적이고 쾌활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위축될 대로 위축되었다. 어린 시절 그녀와 특별한 관계였던 뚱뚱보 지성준(박서준)이 멋진 훈남이 되어 돌아오자 그녀는 그의 앞에 역변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자신이 없다. 어찌 어찌해 회사에 들어가고 그 회사의 핵심부서에서 ..
김수현과 아이유의 썸이 살려낸 의 묘미 웬만한 예능 프로그램보다 웃기다. 사실 KBS 의 1,2회만 하더라도 기대만큼의 웃음의 요소가 등장하지는 않았다. 그것은 두 가지 요인에서 기인한다. 하나는 기대가 너무 컸다는 점이다. 김수현부터 공효진, 차태현, 아이유가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렇다. 여기에 예능국 이야기라는 점은 막연하게 웃음에 대한 기대치를 증폭시켜놓았다. 하지만 제 아무리 어벤져스급 배우들이 나온다고 해도 첫 회부터 빵빵 터트리기는 쉽지 않은 일.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라도 기본적인 캐릭터 설정이 깔리는 시간은 필요한 법이다. 게다가 예능국 이야기가 웃음을 주려면 그 현실적인 상황들이 이해되어야 한다. 1,2회가 의 형식적 틀을 이용해 그 예능국의 현실을 하나하나 설명하려 했던 건 그래서다. ..
여신이 아닌 여친,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의 진화 SBS 에서 지해수(공효진)는 도통 ‘예쁜 척’이라는 걸 모른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는 호불호를 확실히 얘기하고, 심지어 성적인 부분이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거침이 없다. 이것은 KBS 에서 한여름(정유미)이라는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한여름은 처음 만난 강태하(문정혁)에게 호감을 드러내는데 전혀 눈치를 보지 않는다. 지해수와 한여름이라는 이 여성 캐릭터들은 최근 로맨틱 코미디가 그려내는 달라진 여주인공의 진화를 보여준다. 이들은 당당하고, 솔직하며 무엇보다 남자 캐릭터에 의해 수동적으로 이끌리는 과거 신데렐라나 캔디형 인물들이 아니다. 그들은 이미 각자 자기만의 전문적인 일이 있고(정신과 의사, 가구 디자이너), 사랑에 있어서도 타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