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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시청률 지상주의와 정반대로 가는 ‘숲속의 작은 집’, 그래서 더 궁금하다“시청률 안 나와도 되니까 만들어도 된다고 해서 만든 프로그램이다.” 나영석 PD는 새로 시작하는 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대부분 새로운 프로그램이 런칭될 때 이른바 ‘시청률 공약’을 거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된 요즘, 나영석 PD의 이 말은 이례적이다. 물론 지금껏 프로그램 시작할 때마다 겸손한 자세를 보여왔지만, 이번은 그런 말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나영석 PD는 “심심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많은 걸 내려놨다는 뜻이다. 왜 나영석 PD는 이렇게까지 말한 걸까.그것은 이라는 프로그램의 특징과 무관하지 않다. 이 프로그램은 제목처럼 숲속의 작은 집에서 소지섭과 박신혜가 ‘미니멀 라이프’를 체험하는 과정을 담고..
‘소확행’ 작품 속 음식, 기존 먹방·쿡방과는 뭐가 다른가이른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하기 시작했다. 그걸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건 영화, 예능 같은 대중문화 콘텐츠들이다. 지금 같은 비수기에 극장가에서 선전하고 있는 , 가 그렇고, 에 이은 같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그렇다.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들 이른바 소확행 작품들의 중심에 서 있는 음식이라는 소재다. 한때 먹방과 쿡방이 하나의 트렌드로 등장해 식욕을 자극하는 자극적인 영상들이 넘쳐났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지금의 음식을 담은 소확행 작품들의 행보는 이들과 너무나 다르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들 작품 속에서 음식은 그저 식욕을 자극하는 소재가 아니고 하나의 소통이자 치유가 되고 있다. 영화 는 서울살이에 지친 청..
‘지만갑’, 소지섭·손예진의 아련한 동화 같은 판타지영화 는 어린 아이에게 읽어주는 ‘구름나라’ 동화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죽은 엄마가 장마가 시작되자 돌아와 아이를 만난다는 동화. 우진(소지섭)의 어린 아들 지호(김지환)는 세상을 떠난 엄마 수아(손예진) 역시 장마가 시작되면 돌아올 거라고 믿는다. 그런 아들이 못내 안타깝지만 어느 장마가 막 시작하던 날 우진과 지호 앞에 진짜 수아가 나타난다. 설정부터가 동화 같은 판타지지만, 관객들은 의외로 이 이야기에 몰입한다. 돌아온 수아는 모든 기억이 사라져버렸고, 우진으로부터 그들이 어떻게 만나 사랑하고 함께 살게 되었는가를 하나하나 듣게 된다. 판타지 설정으로 시작한 이야기지만, 관객들은 그런 판타지는 어느 순간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느낀다. 그건 우진..
‘무한도전’과 김태호 PD에게 휴식기가 갖는 의미는 뭘까거의 하루가 멀다 하고 MBC 예능 의 향배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다. 김태호 PD의 하차선언과 함께 3월 말을 기점으로 프로그램이 종영한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MBC가 출연자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출연자들 역시 전원 하차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마치 이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는 뉘앙스처럼 보도되었지만, 또 다른 매체는 이를 뒤집었다. 김태호 PD “은 계속 됩니다”라는 말로 이런 의혹들을 불식시켰다. 이처럼 혼란이 가중되는 이유는 13년을 이어온 이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마치 프로그램이 사라질 것처럼 얘기되는 건 그 아쉬움과 불안감이 작용한 탓이다. 하지만 MBC도 공식적으로 밝혔고..
‘군함도’, 이런 판을 만들어준 류승완 감독에게 박수를 지난해 송혜교는 미쓰비시 자동차 회사의 중국 광고 모델을 거절했다. 미쓰비시는 다름 아닌 최근 개봉한 의 실제 모델인 하시마섬(군함도라 불림)에서 탄광을 운영했던 ‘전범기업’이다. 최근에 송혜교의 공개 연인인 송중기는 를 찍었다. 그는 기자 간감회에서 송혜교 광고 거절 사실을 언급하며 마음으로 박수를 보냈다고 했다. 아마도 를 보고 나오는 관객들의 마음이 마치 송중기가 송혜교에게 마음으로 박수를 보냈던 그 마음이지 않을까. 결코 제작환경이 녹록치 않은 작품이다. 군함도 실제 크기의 2/3에 해당하는 초대형 세트를 제작했고 적지 않은 배우들과 엑스트라들이 참여했다. 실제를 방불케 하는 탄광 내에서의 혹독한 환경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조명과 각도까지 ..
, 아름다움이 산업이 된 시대의 사랑이란 KBS 에서 남자 주인공 영호(소지섭>은 세계적인 헬스 트레이너이자 가홍 의료 재단의 후계자 물망에 올라 있는 인물이다. 어찌 보면 헬스 트레이너라는 직업과 재벌가 후계자라는 위치는 잘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조합이 굳이 만들어진 건 이 직업과 조합이 우리 시대에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구석이 있다는 걸 말해준다. 그것은 다름 아닌 ‘부(富)’와 ‘미(美)’다. 부유함이야 이미 멜로드라마의 고정적인 남성 주인공 레퍼토리였으니 굳이 부연설명할 필요가 없을 게다. 즉 부라는 요소는 가 새로운 로망으로 자리하고 있는 미를 어떤 면에서는 보완해주는 로망 정도일 것이다. 사실상 가 다루려고 하는 건 그 제목에도 이미 들어가 있듯이 미, 즉 아름다움에 대한 ..
, 소지섭, 신민아 아니었으면 어쩔 뻔 예뻐지고픈 욕망, 잘 빠진 몸매, 멋진 훈남들. KBS 가 포인트로 잡고 있는 건 여성들의 로망이다. 강주은(신민아)은 거기에 딱 맞는 캐릭터. 한 때는 대구비너스라고 불렸지만 지금은 고대의 비너스처럼 살이 쪄버려 오래도록 사귀어온 남자친구에게 차이기까지 한 인물. 게다가 가족도 영 그녀를 도와주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아이를 가졌다며 살림을 차리려는 남동생에게 가게라도 차리라며 통장을 내미는 그녀다. 요즘의 시청자들이 완벽한 스펙과 외모와 직업을 갖고 있는 인물보다는 어딘가 부족한 면이 있는 캐릭터에 동질감을 느끼고 몰입할 수 있어 한다면, 그녀는 거기에 어느 정도 부합한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역변한 몸 때문에 모든 걸 잃어버린 인물처럼 보이지만 그럼..
, 역변한 신민아에게 없는 한 가지 KBS의 새 월화드라마 는 여러모로 최근 화제를 뿌리고 종영한 MBC 를 떠올리게 하는 드라마다. 의 여주인공이 주근깨가 잔뜩 생긴 얼굴로 역변했다면 의 여주인공 강주은(신민아) 역시 살이 잔뜩 쪄 같은 인물이 맞나 싶을 정로 역변한 몸을 보여준다. 그러니 로맨틱 코미디를 기본 장르로 깔고 있는 두 드라마가 갖고 있는 기본 설정은 같다. 외모가 아닌 진정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 라는 제목 속에서도 이 드라마의 이야기가 저 와 그리 다르지 않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즉 비너스는 미의 상징인데 이 드라마의 기획의도에 친절히 쓰여져 있는 것처럼 ‘21세기 비너스’는 ‘아프고 마르고 고통 받고’ 있다. ‘비너스의 완성은 예뻐지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 사랑받고, 진정으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