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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라디오스타 특집, 그 유쾌함과 훈훈함의 정체 MBC 라디오스타 특집에는 특이한 연출 구성이 눈에 띈다. 그것은 멤버들이 라디오를 진행할 때, 카메라가 전국 방방곡곡의 라디오가 있을 법한 현장을 스케치하며 보여준다는 점이다. 사실 라디오의 소리는 눈에 볼 수가 없다. 하지만 이런 연출 구성은 그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를 마치 눈에 보는 듯한 느낌으로 바꿔준다. 일일 DJ를 맡아 정형돈이 선곡한 곡을 어느 길거리를 지나는 이들이, 또 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나누는 연인들이, 또 퇴근길에 지친 몸을 지하철에서 흔들리고 있는 직장인들이 듣는 듯한 그 장면을 눈으로 본다는 건 특이한 경험이다. 그것은 라디오가 가진 ‘소통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귀에서 귀로 전해지는 그 따뜻함. 길을 걷다가도 문득 미소 짓게 ..
서태지보다 조인성인 이유 서태지가 KBS 에 단독으로 출연한다는 사실에 대해 반가움보다는 불편함을 거론하는 이들이 더 많다는 사실은 작금의 달라진 예능의 생태계를 가늠하게 한다. ‘신비주의’의 대명사이자 마지막 남은 ‘신비주의’라고까지 불리던 서태지가 아닌가. 하지만 지금은 ‘신비주의’가 심지어 마치 ‘연예인병’처럼 거드름으로 느껴지는 시대다.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서태지는 그간 좀체 내밀지 않았던 얼굴을 예능에서 보이겠다고 마음먹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신비주의를 벗어나 좀 더 친근한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마음먹는다고 해서 탈신비주의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의 제목에 걸맞지 않게 다른 게스트 없이 단독 출연해, 그것도 유재석과 1대1 토크를 한다는 건 그래서 여전히 서태지의 이미지가 ..
, 이런 기적 같은 토크쇼가 있나 점점 이 외국인들의 매력에 빠져든다. JTBC 에 가나 대표 샘 오취리처럼 이미 예능 프로그램으로 익숙해진 웃기는(?) 외국인만 있는 줄 알았는데, 차츰 그 옆에 앉아 있는 자못 진중하고 신뢰가 가는 중국 대표 장위안이 눈에 들어오고, 우리나라 사람보다도 더 보수적인 터키 대표 에네스 카야의 까칠함도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지적인 미국 대표 타일러 라쉬나, 여성을 예술작품처럼 대한다는 이태리 대표 알베르토 몬디, 또 멋진 영국 신사 제임스 후퍼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남자 실체 보고서’라는 주제로 나누는 대화는 마치 의 글로벌판 같은 흥미로움을 안겨준다. 거기에는 나라는 달라도 남자라는 똑같은 지점이 주는 국가를 초월한 공감대가 있기도 하고, 때로는 국가 간 문화의 차..
에 끌리는 몇 가지 요소들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만을 놓고 보면 는 “역시 전편만한 속편은 없다”는 통설을 떠올릴 수 있다. 사실 이것은 가 워낙 전편에서 파격적인 메시지를 던졌기 때문에 남게 된 잔상이다. 아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에게 주인공이 다리가 잘리는 사고를 보여준다는 건 웬만한 파격을 즐기는 제작자로도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는 여타의 아동용 애니메이션의 틀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었다. 아이도 재밌지만 어른들도 그 메시지에 공감했던 것. 이로써 는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을 뛰어넘었고, 또 타자와 어떻게 공존해나가는가에 대한 주제의식을 살릴 수 있었다. 거기에 비하면 는 메시지에 있어서 조금은 약하다고 여겨진다. 물론 주인공 히컵이 다리를 잃는 대신 투슬리스와..
의 논란, 정상회담의 화기애애보다 낫다 “KBS 아나운서 합격을 못했어도 YTN의 손석희가 되면 되는 거였다.” 에서 전현무는 굳이 손석희의 이름 석 자를 꺼냈다. 손석희와의 비교점을 만든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다분했던 발언이었다. 하지만 전현무가 그런 얘기까지 꺼낸 목적은 단 하나였다. 웃기겠다는 것. 벨기에 전현무 줄리안의 평가처럼 그는 늘 웃기려고 노력한다. 본래 비호감의 이미지를 캐릭터로 갖고 있는 전현무지만 최근 등을 진행하면서 훨씬 이미지가 나아졌던 전현무였다. 그것은 아나운서에서 프리로 선언해 이제는 예능인으로 인식되는 지점에 이르렀기 때문에 생겨나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뭔가 반듯해야할 아나운서로서의 전현무는 호감과 비호감의 극과 극으로 나뉘어질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 예능인으로서는 자신..
, 개념 예능이란 이런 것 “믿을 수 없는 참사로 대한민국 국민들 모두가 깊은 슬픔과 안타까움에 무거운 나날을 보내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분들과 그리고 실종자 분들 또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힘들게 버티고 계실 가족 분들에게 더할 수 없는 비통한 심정을 담아 머리 숙여 위로의 뜻을 전하고자 합니다. 저희 무한도전 멤버들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마치 조문을 온 듯 모두 검정 양복을 입은 채 MBC 은 이렇게 시작했다. 세월호 참사로 잠시 멈춰서 있던 예능 프로그램을 재개하면서 먼저 이번 참사로 고통을 겪고 있는 희생자 분들, 실종자 분들 또 가족 분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예능 재개를 한다는 것이 역시 쉽지 않았을 터다. 하지만 ..
유아인, 순수함과 안타까움 사이 “선생님께서는 내가 제일 힘들었을 때, 내 자신이 죽고 싶다고 했을 때 피아노를 다시 치라고 권하셨고 내 마음이 흔들리는 걸 읽어주셨어요.” 의 이선재(유아인)가 오혜원(김희애)에게 키스를 하게 됐던 이유에 대해 말하는 장면에서는 청춘의 순수함과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그의 사랑은 단지 육체적인 이끌림도 아니고, 그저 남녀 간의 사랑 그 자체도 아니다. 거기에는 그 누구도 들여다보지 않았던 이 청춘의 아픔을 알아봐준 오혜원이란 존재에 대한 고마움이 들어 있다. 얼마나 힘겨웠으면 그랬을까. 갖고 있는 재능을 그 누구도 알아봐주지 않는 세상에서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낸다는 것. 피아노 건반을 두드려야 할 손이 퀵서비스 오토바이 핸들을 붙잡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 무엇보다 그런 그..
복고를 타고 온 청춘, 세대를 진정 소통시키려면 청춘(靑春)은 아름답다. 지금 그 청춘을 누리는 젊은 세대는 물론이고 그 청춘이 한참 지나가 추억으로 자리한 세대도 마찬가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이 시기는 그래서 젊은 세대든 나이든 세대든 똑같은 감성으로 공감할 수 있는 지대가 된다. 흔히들 복고 트렌드를 현재에서 과거를 들여다보는 어떤 것으로 말하곤 할 때, 그 트렌드의 중심에 늘 청춘이 서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의 최루탄이 뽀얗게 깔리던 80년대도, 과 의 김동률의 음악에서 아련한 향수를 느끼던 90년대도 그 시기만 달랐을 뿐, 거기에는 늘 당대의 청춘들이 주인공으로 서 있었다. 또 의 어르신들이 그 멀고 먼 유럽까지 날아가 배낭여행을 하면서 발견한 것이 다름 아닌 ‘청춘’이다. 어르신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