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아티스트 (13)
주간 정덕현
무엇이 시간여행자 양준일 신드롬을 만들었나 “나의 과거를 보면 꼭 그게 나의 미래로 그냥 이어간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거예요. 그래서 이것을 자꾸 버려야지, 버려야지. 그래서 예를 들어 행복하기 전에 불행함을 버려야 되는 것처럼 해서 제 머리에서 가득 차 있는 나의 나 자신에 대한 편견이라 그럴까요. 그것을 버리느라고 노력을 거의 뭐 생활처럼 했었었어요.” JTBC 에 나온 양준일은 그간 삶이 어땠냐는 손석희 앵커의 질문에 그렇게 답했다. 그는 과거의 일들, 화려한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또한 불행했던 그 과거를 ‘버리고 있었다’고 했다. 그렇게 버리고 남은 공간을 과거로 채우지 않으려 했지만 그게 쉽지 않았다고 했다. 자꾸 그 공간을 다시 채우는 과거를 버리고 새로운 걸 들이려 했지만 어려웠다는 것이다...
‘슈퍼밴드’ 디폴, 배우 아들이라도 박수 받는다는 건 한 매체가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에서 주목받고 있는 미디어 아티스트 디폴이 중견 배우 박순천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보도했다. 보통 이런 보도가 이슈가 되는 건 두 가지 이유다. 하나는 ‘연예인의 자녀’라는 사실 자체이고, 또 하나는 그것이 하나의 ‘특혜’처럼 비춰진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 대중들은 연예인 가족이 방송에 나오는 것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곤 한다. 그것은 일반 대중들이 방송에 나가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상황에 연예인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쉽게 방송에 등장해 이름을 알리고 그것이 생업으로도 이어지는 그 과정들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폴의 경우는 그 반응이 완전히 다르다. 이런 보도에도 오히려 “그게..
방탄소년단이 2년 반 동안 찾은 자신, BTS 그 자체마치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를 처음 접했을 때 받았던 신선한 충격이다. 방탄소년단의 리패키지 앨범 LOVE YOURSELF 結 ‘Answer’의 타이틀곡 ‘IDOL’에는 이례적으로 국악 장단과 ‘얼쑤’, ‘지화자’ 같은 추임새가 들어갔다. 그래서 처음 들으면 신나는 EDM과 ‘사우스 아프리칸 댄스 스타일의 곡’처럼 들리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이상하게도 어깨가 들썩이는 흥겨움이 묻어난다. 그건 국악 장단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어 몸이 먼저 반응하는 그런 느낌이다.이제 최단기간 뮤비 몇 천만 뷰 돌파나 전 음원 차트 점령 같은 기록들은 그리 놀랍지도 않은 결과다. 그것보다 중요한 건 이번에는 어떤 새로움을 갖고 왔는가에 대한 궁금증과 놀라움이 더 크..
장범준, '벚꽃 좀비' 현상은 우연도 기적도 아니었다“이 영화는 좀비물입니다.” 장범준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영화 의 유해진 감독이 던진 농담에 시사회장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이른바 ‘벚꽃 좀비’라고도 불리는 장범준의 ‘벚꽃 엔딩’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MBC 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유해진 감독은 TV다큐멘터리가 일회적인 속성을 갖고 있어 그 아쉬움 때문에 영화에 도전하게 됐다며 이 쉽게 지지 않고 계속 피어나는 그런 영화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그 농담에 섞었다. 우리에게는 매년 봄이면 찾아오는 시즌송, ‘벚꽃 엔딩’의 주인공 장범준. 은 버스커버스커로 데뷔했던 장범준이 솔로로 1집을 낸 후 그다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나서 2집을 통해 다시금 우뚝 서는 그 과정을 담았다. 에서 유해진..
아이유의 질문, 가수는 무릇 어떠해야 하나 이 또 음원을 낸 줄 알았다. 음원차트에 1위부터 7위까지 아이유의 새 음원 전곡이 올라 있었다. 그저 화제성이겠지 했다. 하지만 웬걸? 노래를 들어보니 하나하나 버릴 게 없다. 물론 ‘마음’ 같은 시적 가사를 써낼 때부터 어딘가 일을 낼 것 같은 아이유였다. 하지만 지난 23일 발매된 네 번째 미니앨범이자 그녀의 첫 프로듀싱 앨범인 ‘챗셔(CHAT-SHIRE)’의 타이틀곡인 ‘스물셋’을 들어보니 그 가사가 농익었다. ‘어느 쪽이게? 뭐든 한 쪽을 골라. 색안경 안에 비춰지는 거 뭐 이제 익숙하거든.’ 그녀는 스물셋 먹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수수께끼처럼 내놓고는 끊임없이 이런 모습일까 저런 모습일까를 추론하게 만든다. 물론 답을 주지 않는다. 사랑을 하고 싶..
우리 코미디를 살리기 위해 필요한 행보와 가능성 어째서 나이 들어가는 배우를 보는 느낌과 코미디언을 보는 느낌은 다를까. 이순재, 박근형, 최불암. 나이 든 노년의 배우들에게서 연륜은 나이테처럼 쌓여 연기에서도 더 깊은 맛을 준다. 하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 지워져가는 코미디언들을 떠올려보라. 한때 우리를 그토록 웃게 만들었던 고 배삼룡 선생이나 고 서영춘 선생. 아니 그렇게 멀리 갈 것도 없이 한 때를 풍미했던 최양락, 김학래, 엄용수 같은 현역 방송활동을 하고 있는 코미디언들에게서도 배우들과는 달리 느껴지는 건 어떤 애잔함이다. 아마도 그건 직업적인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일 수 있다. 늘 밝게 웃으며 웃음을 주던 이들이 어느 날 나이 들어간다는 걸 확인하게 되는 데서 오는 애잔함. 하지만 그것뿐일까. 혹..
의 칭찬과 혹평, 그리고 유희열의 위치 “지금 하도 많이 칭찬을 받기도 하고, 대중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기도 해서 본인은 헷갈릴 것 같다.” 에서 유희열은 의외로 이진아의 노래에 대해 혹평을 했다. 그는 “제일 별로였다. 솔직하게 이진아의 매력이 없다. 이 곡은 앨범으로 치자면 수록된 10곡 중에 잠시 쉬어가는 9번 소품과 같다”고 말했다. 이진아에게 그 혹평은 강도가 더 강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새로운 자작곡 ‘두근두근 왈츠’에 대해서도 박진영과 양현석 심사위원은 또 한 차례의 폭풍 칭찬을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특히 박진영은 스스로도 자신의 과한 평가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을 의식한 듯, “과하게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라는 단서를 붙인 뒤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녀의 곡에 대한 칭찬을 했다...
, 참가자 모두 극찬하는 심사의 맹점 에 출연한 이진아가 괜찮은 아티스트라는 건 분명하다. 그것은 그녀가 연달아 부른 ‘시간아 천천히’나 ‘마음대로’ 모두 최소한 듣는 이들에게 어떤 음악적인 감흥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재즈적인 감성에 돋보이는 멜로디, 그리고 무엇보다 가사를 하나하나 들려주는 그 노래 전달력이 기존 아이돌 흉내 내던 오디션 참가자들과는 격이 다르게 다가온다. 그녀는 에서의 성취와 상관없이 이미 자신만의 세계를 가진 싱어 송 라이터다. 그런 그녀에 대해 심사위원들이 극찬을 쏟아내는 건 어쩌면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이상한 건 이 극찬이 너무 지나치다 보니 생겨나는 호불호다. “전 세계적으로 들어보지 못한 음악”이라는 평이나 “음악 이제 그만 둬야겠다”는 식의 호평은 한두 번 들을 때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