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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스타트업', 청춘들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샌드박스들 한 명의 청춘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샌드박스들이 필요할까. tvN 토일드라마 을 보면 서달미(배수지)나 남도산(남주혁) 같은 청춘들의 성장기에 무수히 많은 샌드박스들이 존재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넘어져도 다치지 않을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샌드박스들이 있어 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었다는 것. 먼저 서달미에게 가난해도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그 삶을 통해 전하고 간 아버지 서청명(김주헌)이 있다. 그는 서달미가 놀이터에서 그네를 마음껏 탈 수 있게 그 밑에 모래를 깔아줬던 인물이다. 물론 꿈이 실현되기 직전에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지만, 아버지의 그 삶은 서달미가 가난해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다. 대학에..
'청춘기록', 만만찮은 현실에도 청춘을 버틸 수 있게 해준 건 "사랑해. 우리 헤어지자." 사혜준(박보검)에게 안정하(박소담)가 한 그 말에는 여러 가지 뉘앙스들이 담겨 있다. 사랑하는데 왜 헤어지냐고 사혜준은 묻지만, 그 역시 안정하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결코 사랑하는 사람에게 미안한 일은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만만찮은 현실은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만날 때마다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는 사혜준이었으니. 이제 마지막회만을 남긴 tvN 월화드라마 은 한 마디로 '덕질' 드라마다.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오롯이 노력해 모델에서 배우가 되는 사혜준을 덕질하고, 부모가 이혼하고 혼자 독립해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려고 꿋꿋이 노력해온 안정하를 덕질하..
'스타트업', 그래도 마음껏 꿈꾸라 말해주는 어른들이 있다는 건 "왜 사는 데 기를 써야 돼? 그냥 좀 살면 안돼? 새 아빠 보니까 사는 게 되게 쉽더라. 뷔페도 쉽고 여행도 쉬워 옷 사는 것도 쉽고 남일 같던 유학도 내일처럼 쉬워. 근데 아빠 봐. 월급날 겨우 치킨 사오잖아. 그거 먹으면서 세상 맛있는 척 좋아하는 척 하는 거 너 안 질리디? 난 물리던데. 기름 쩐 내 맡기도 싫어. 진절머리가 나." tvN 새 토일드라마 에서 인재(강한나)는 동생 달미(배수지)에게 재혼한 새 아빠로 인해 달라진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인재와 달미는 부모가 이혼한 후 각각 엄마와 아빠를 선택했다. 엄마를 따라간 인재는 부자 새 아빠를 만나 쉽게 성공을 거머쥔다. 반면 아빠를 선택한 달미는 여전히 그 삶에서 벗어나지 못..
하희라와 신애라를 통해 '청춘기록'이 담은 어른의 역할 안정하(박소담)가 사혜준(박보검)과 사귄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이영(신애라)은 자기 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는 사혜준의 엄마 한애숙(하희라)에게 그 사실을 이야기하며 자기 맘에는 드는데 한애숙의 마음에도 들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건 한애숙의 기분을 묘하게 건드린다. 자기 자식의 이야기를 한애숙에게 듣게 되는 게 조금 거슬려서다. 하지만 한애숙의 대꾸는 단순하다. "자기들끼리 맘 맞으면 돼요." 한애숙은 사혜준을 믿고 신뢰한다. 그래서 아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응원해준다. 하지만 그런 한애숙의 답변에 김이영은 마치 걱정이라도 해주는 척 자신의 방식이 옳다는 걸 은근히 주장한다. "세상에 제일 변하기 쉬운 게 마음이야. 일시적으로 맞았다고 계속 맞는다는..
갑질하거나 응원하거나, '브람스'와 '청춘'의 극과 극 어른들 무엇이 청춘들을 힘겹게 할까. 청춘멜로를 그리고 있지만 현실의 밑그림이 만만찮은 건 SBS 나 tvN 이나 마찬가지다. 이 두 드라마에서 어른들은 두 부류로 갈라진다. 갑질하거나 응원하거나. 의 채송아(박은빈)와 박준영(김민재)이 힘겨운 건 그들이 하고 꿈꾸고 있는 일의 성취 때문이 아니다. 그들을 힘겹게 하는 건 성적이나 순위 심지어 태생으로 줄 세우고 차별적 시선을 던지는 현실이다. 채송아가 대학원 입시 준비를 하면서 돕게 된 이수경(백지원) 교수는 그 현실에 선 청춘들의 절실함을 이용해 갑질하는 어른이다. 마치 제자로 키워줄 것처럼 이야기하면서 사실은 채임버 공연에 채송아를 앞세워 티켓을 팔고 자신의 라인을 세우려는 게 이수경의 진짜 속..
'사이코지만 괜찮아', 우리가 자폐 오정세를 통해 위로받은 까닭 "배 째-" 자신의 엄마가 강태(김수현)와 상태(오정세) 형제의 엄마를 살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문영(서예지)이 자꾸만 자기 집에서 떠나라고 하자 상태는 그렇게 말한다. 그건 상태가 생각하는 가족 간의 갈등을 봉합하는 방식이다. 자신들을 떠나라고 하는 문영 때문에 고민하던 강태가 상태에게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자, 상태는 떠날 수 없는 이유로 "우리는 가족"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하는 거고, 떠나도 같이 떠나야 한다고 한다. 자신들만 떠나면 문영이 혼자 남게 된다고 하며 그러면 안 된다며 그래도 떠나라고 하면 "배 째!"라고 하면 된다고 한다. tvN 토일드라마 에서 상태는 애초 보호를 받아야 할 자폐를 가진 형처럼 ..
‘인간수업’, 넷플릭스라서 허용되는 용감한 드라마라는 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은 한 마디로 파격적인 드라마다. 고등학생들이 주인공이지만 19금이라는 사실 자체가 그렇다. 그것은 고등학생들이 등장하지만 이 그 흔한 청춘물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드라마는 청소년 성매매 어플을 통해 돈을 버는 오지수(김동희)와 실제 성매매를 하는 여고생 서민희(정다빈) 그리고 오지수의 이 비밀을 알게 되면서 그 범죄의 세계 속으로 깊숙이 함께 들어가는 배규리(박주현) 같은 고등학생들이 주인공이다. 고등학생들이지만 우리가 드라마를 통해서 봐왔던 그런 모습은 발견하기 어렵다. 이들이 처한 현실은 한마디로 살풍경하다. 시종일관 욕과 담배를 입에 달고 살고, 학교에서는 평범해 보이지만 방과 ..
‘김사부2’, 한석규 같은 사부와 성장하는 안효섭과 이성경 보통 금요일을 우리는 ‘불금’이라 부르지만 SBS 월화드라마 에서 돌담병원의 금요일은 ‘살아있는 금요일의 밤’이라 불릴 정도로 아비규환이 되는 요일이다. 유독 사고들이 많아 갖가지 환자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 눈치 챘다시피 ‘살아있는 금요일의 밤’이라는 부제는 조지 로메로 감독의 영화 에서 따온 것이다. 그만큼 죽었다 복창해야 하는 정신없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뜻이다. 고라니가 갑자기 나타나 생긴 버스 사고 때문에 외국인 공연단 사람들이 큰 부상을 입고 들어오고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약을 먹인 후 스스로 뛰어내려 동반자살을 하려던 가족이 응급실로 실려 들어온다. 또 일반 감기약을 과다복용해 의식이 없는 아이까지 응급실에 실려 오면서 의사와 간호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