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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미스티’, 시청자도 빠져드는 김남주의 진심 혹은 거짓제목처럼 ‘안개가 자욱한’ 상황의 연속이다. 과연 그녀의 진심은 무엇이고 또 거짓은 무엇이며 만일 거짓이라면 왜 그런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걸까. JTBC 금토드라마 에서 차량사고로 죽은 케빈 리(고준) 때문에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고혜란(김남주)은 참고인이 피의자처럼 취급되는 여론을 마주하게 된다. 청와대 대변인 제의까지 받고 있던 상황에서 고혜란은 대변인 자리는커녕 그가 하고 있던 ‘뉴스9’ 앵커 자리까지 위협받는다. 그런데 이 고혜란이라는 인물이 가진 심경이 복잡 미묘하다. 그는 앵커 자리를 지키기 위해 또 그 이상의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기 위해 뭐든 할 수 있는 인물이다. 심지어 그가 강태욱(지진희)과 결혼하게 된 것도 그가 가진 집안과 배경..
'돈꽃' 명작으로 만든 김희원 PD, 특급 드라마 연출자가 나타났다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은 막장이 아니냐는 의심에서 시작해 명작으로 끝을 맺었다. 사실 우리가 막장이라고 부르는 드라마의 범주는 애매모호하다. 지나치게 자극을 추구한다거나 혹은 만듦새가 엉성해 도무지 개연성을 찾을 수 없는 드라마를 흔히 막장이라고 부르지만, 우리는 그저 ‘기업극화’나 ‘복수극’ 혹은 ‘출생의 비밀’ 같은 코드들을 무조건 막장이라는 선입견으로 치부하기도 한다.하지만 작품을 막장과 명작으로 가르는 건 결국 소재 그 자체가 아니라 만듦새에 있고, 또 그 만듦새가 지향하는 일관된 메시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 그 흔한 복수극과 기업 내의 권력 투쟁 같은 흔한 소재를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명작이 된 이유를 ..
‘돈꽃’, 연출·연기·대본 뭐하나 빠지는 게 없는 보기 드문 수작MBC 주말드라마가 그간 방영해왔던 드라마들의 선입견 때문이었을까. 은 시작부터 막장드라마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았다. 여기에는 제목도 한 몫을 했다. ‘돈’이라는 단어를 직설적으로 붙여 ‘돈꽃’이라 붙인 제목은 이 드라마에 ‘속물적인 뉘앙스’를 선입견으로 갖게 만들었다. 그리고 실제 방영되면서 초반부터 등장하는 기업극화적 분위기와 복수극의 틀은 그런 선입견을 확증하는 듯 보였다.하지만 결과적으로 얘기하면 이건 완벽한 선입견으로 인한 오해다. 은 막장드라마가 아니고 오히려 촘촘하게 얼개가 짜여진 완성도 높은 드라마이며, 특히 놀라운 연출력과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는 드라마다. 물론 이 드라마 속에는 우리가 막장드라마에서 흔히 봐왔던 출생의..
‘나쁜 녀석들2’, 왜 박중훈이어야만 했는지 이제 알겠네2회까지 보니 알겠다. 왜 OCN 드라마 에 박중훈이 필요했는지. 오랜 만의 드라마 출연이지만 벌써부터 이 작품은 우리가 막연히 갖고 있던 박중훈에 대한 선입견을 여지없이 깨주고 있다. 어딘지 가볍고 코믹한 캐릭터로만 여겼던 박중훈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에서 박중훈은 드라마 전체에 묵직한 무게감을 부여하는 그런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첫 회를 어느 허름한 선술집에서 마주한 이명득(주진모) 검사장과 조영국(김홍파) 현성그룹 회장의 대면으로 열었다. 아마도 한 때는 나쁜 짓도 꽤 했을 법한 이명득 검사장이 ‘적폐청산’을 이야기하며 선전포고를 하자, 조영국 회장이 검찰 역시 ‘적폐’라며 전면전을 예고하면서 드라마가 시작한 것.흥미로운 건 2회의 시작 역..
‘세상에서’, 원미경에게 슬픔 뒤 인간의 온기가 느껴진다tvN 드라마 은 1996년 MBC에서 방영되어 큰 화제가 됐던 노희경 작가의 작품을 4부작으로 리메이크했다. 드라마를 보지 않았거나 혹은 과거에 봤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한 시청자들이라도 제목만 들으면 대충 이 드라마가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를 감지할 수 있다. 한 평생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삶을 살다가 말기암 판정을 받게 된 주부의 이야기. 눈물은 이미 예고되어 있다. 하지만 은 우리가 뻔하게 봐왔던 말기암 판정 주인공을 통한 ‘짜내는 눈물’과는 거리가 멀다. 어떤 면에서 보면 이 드라마는 이 절망적 상황에서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들을 극도로 절제하고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그 사실을 먼저 알게 된 남편 정철(유동근)의 캐릭터..
‘고백부부’, 무엇이 이 드라마에 대한 열광 만들었나사실 ‘예능 드라마’라는 지칭에는 약간 이 새로운 형태의 드라마를 낮춰보는 시각이 있다. 그래서 정통적인 드라마 형태라기보다는 예능적 요소를 덧댄 드라마라는 측면에서 코미디적인 요소가 강조되고 현실성은 조금 떨어질 수 있다는 선입견이 있기 마련이다. KBS 역시 그 시작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먼저 청춘시절로의 타임슬립을 한다는 그 설정이 그런 선입견을 더 만드는 요소 중 하나였다. 물론 타임슬립 장치를 사용해서도 얼마든지 진지한 이야기를 담는 드라마들도 많았지만, 예능 드라마라는 지칭과 타임슬립이 만나니 조금은 어설픈 코미디 설정의 드라마 정도를 예상케 했기 때문이다.하지만 는 의외로 처절한 현실 부부의 고통스런 삶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했다. 가족을 위..
작품보다 인물 판타지, 마동석이라는 캐릭터는마동석 현상이다. ‘흥행보증수표’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항간에는 ‘원빈을 넘어섰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청불영화로서 역대 흥행 3위인 를 가 넘어섰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후속작으로 방영중인 역시 첫 주에 73만 관객을 동원하며 이대로 가면 100만 관객 돌파는 시간문제라고 한다. 무엇이 이런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는 걸까.액면대로 얘기하면 는 굉장한 작품이라기보다는 잘 만든 오락영화다. 특히 마동석이라는 배우가 가진 이미지를 가장 잘 끌어와 작품에 녹여냄으로써 흥행에 성공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는 에 비교하면 소품이고, 작품 내적으로 봐도 그다지 성취가 보이지 않는 영화다. 안동 문중의 보물을 찾는 형과 그 땅에 고속도로를 내기 위해 문중사람들을 찾아가 허가..
‘무도’ 정준하, 할리우드에서도 극찬 받은 까닭정준하 대상 밀어주기 프로젝트는 힘을 발휘하는가. 최근 에서 정준하의 존재감이 예사롭지 않다. 역시 ‘정준하 대상 밀어주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LALA랜드’ 특집에서도 단연 돋보인 건 정준하였다. 물론 다른 멤버들보다 상대적으로 연기 경험이 있는 그였기 때문에 그랬을 수 있지만, 그가 보여준 연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에서 더그 스탬퍼 역할을 맡고 있는 마이클 켈리가 “판타스틱한 배우다. 완벽했다. 재밌으면서도 희극적으로 접근하지 않았다”고 한 말은 진심이었다. 의 한 대목을 가져와 보인 연기에서 정준하는 다른 멤버들과는 달리 진심을 얹은 연기를 선보였다. 이에 감명을 받은 마이클 켈리는 다소 어려운 주문을 던졌다. 그것은 연설 도중 소변이 마려운 ..